소설리스트

럭셔리버프-54화 (5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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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차의 노예.

“우와!!! 이게 뭐야!!”

그들과는 다르게 약간 늦게 달려온 시현이 그 모습을 보고 크게 소리쳤다.

“부, 부길드장님! 이게 다 뭔가요!!”

시현의 눈이 아주 커다랗게 떠졌고, 언성도 높아진 상태였다.

“다 자동차죠. 마음에 드시는 걸 골라 보십시오. 아주 싼 값에 드리겠습니다.”

“우와! 우와~~~!!”

사실 시현은 자동차에 푹 빠져 있었다. 남자의 로망이라고 하는 자동차에 처음 관심을 보인 것은 바로 부길드장의 페라리를 봤을 때였다. 그 이후로 자동차에 급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거의 모르는 종류가 없을 정도였다.

“으아!! 스파이더! 이 완전 잘 빠진 몸 좀 봐! 헉? 이건 스파노! 스파이더 보다 네가 실물이 더 낫구나! 아니? 넌! 넌 맥라렌이 아니냐! 네가 어떻게 이곳에!! 그래! 이곳은 천국이었구나. 너희들 모두가 천국으로 온거였어!!”

시현은 정신없이 여기저기를 뛰어 다니며 자동차 앞에서 흥분한 듯 숨을 크게 내쉬고 있었다.

“시현씨는…… 상당히 마음에 든가보군요.”

“그런 것 같네요. 저도 저런 모습은 처음이라…….”

여기 저기를 뛰어 다니며 괴성을 연발하는 시현.

“으아아악! 투아타라 네가 여기에서 나를 반기다니!! 이 아름다운 녀석 같으니라고!!”

시현이 여기저기를 뛰어다니고 있을 때, 신민배가 물었다.

“혹시…… 자동차 수집이 취미십니까?”

“하하, 그럴리가요? 전 자동차 보다 제 딸자식들이 더 좋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두 세명은 더 낳을 계획입니다.”

“헉? 대단하시군요…….”

“그래도 아들 낳을 때까진 계속 달려봐야죠. 아내도 원하고 있고요.”

그는 아이를 낳는다는 것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남들은 애 양육비 때문에 쩔쩔 매면서 안낳는게 낫다고 난리인데…… 하긴, 돈을 버는 자체가 다르니 상관은 없겠다만…….’

서민들의 경우 아이 하나만으로도 벅찬 것은 사실이다. 나라에서 지원이라고 해봐야 애가 태어날 때 고작 몇 푼 이다보니 아이 하나를 낳게 되면 저축 할 겨를 조차 없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다다다다!

근데 그때 시현이 빠르게 달려왔다. 그리고 신민배의 손을 강하게 잡으며 그를 이끌고 있었다.

“왜 그러냐?”

“형! 빨리 가야해. 지금 그녀석이 있어.”

“그녀석? 그게 누군데?”

“그녀석…… 아주 무시무시하지. 남자의 심장을 빼서 도망갈 수 있는 아주 위험천만한 녀석. 그녀석이 지금 여기 있어…….”

“누굴 말하는건데?”

시현의 걸음이 멈췄다. 그리고 자신의 앞에 있는 슈퍼카를 보며 말했다.

“람보르기니 베네노 로드스터…… 이녀석이…… 나와 눈을 마주치고 말았어……!!!”

엄청난 마력과 속도를 자랑하며, 외관에서부터 매력이 뿜어져 나오는 람보르기니는 많은 남성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슈퍼카였다.

대한민국에는 없다고 알려진 그 슈퍼카가 지금 이 차고에 있던 것이다.

“마음에 드십니까?”

“네? 아…… 전…….”

신민배는 섣불리 대답을 하지 못했다. 솔직히 너무나 마음에 드는 것은 사실이다. 외관만 봐도 이미 자동차에 대해서 잘 모르는 그도 매우 끌렸던 것이다.

“그런데 대체 이 많은 슈퍼카를 왜 모으신겁니까? 보니까 관심도 없어 하시더니?”

“사실…… 여기에 있는 모든 슈퍼카는 제 것이 아닙니다. 제 앞서 타고 온 페라리 한 대 뿐이지요.”

“네? 그럼 다른 사람의 것이란 소린데. 왜 이런 슈퍼카를 부길드장님에게 맡기신 건가요?”

그 말에 임창종은 잠시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여기에 있는 모든 슈퍼카는 길드장님의 것 입니다.”

“예?? 길드장님요?”

그때부터 신민배는 임창종의 이런 사연을 듣게 되었다.

다혈질적인 남백호는 주변에 제대로 된 인맥이 단 하나도 없다. 그리고 아직 결혼도 하지 못했다. 선이나 소개팅을 한 경우는 두어번 있었지만, 너무나 직설적이고 말을 마구 내뱉는 통에 그 어떠한 여자와도 연결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매일 같이 길드원들과 사냥을 했고, 길드를 대한민국에서 2위까지 끌어 올렸지만, 임창종을 제외한 어울리고 놀만한 사람이 없었다.

그렇다보니 돈은 계속 남아돌기 시작했고, 그것을 슈퍼카 사는 곳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길드가 쇠퇴하기 시작하면서 자금난이 심각해졌다.

성격상 남에게 이런 힘든 상황에 대해 같이 고민하거나, 부탁을 해볼 사람은 없었다. 해서 그는 자금을 해결하기 위해서 자신의 슈퍼카를 모조리 팔았다. 그리고 그것을 남백호 몰래 사들인 임창종이었다.

“길드의 여유가 풀릴 때, 이 모든 슈퍼카는 다시 길드장님에게 드릴 겁니다. 그게 제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것 같거든요.”

임창종에게 있어 남백호는 매우 특별한 사람이다. 자신을 여기까지 끌어올려 준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며, 자신이 위험에 처하면 언제든지 달려와 줄 사람. 그리고 만약 자신의 신변에 문제가 생긴다면 자신을 대신해 아내와 딸들을 죽을 때까지 책임져 줄 수 있는 확신이 있는 사람이었다.

“어떠십니까? 이 차가 마음에 드시는 건가요?”

“네네! 물론이죠! 내 사랑 르기니!!”

신민배 대신해 시현이 큰 소리를 치고 있었다.

“그래도…… 차주가 누군지 알게 된 이상 제가 마음대로 할 수 없지 않습니까? 또한 길드장님의 여유가 풀리면 모두 드릴 것 들인데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길드장님은 자신이 마음에 든 사람에게는 신체 일부라도 내줄 수 있는 분입니다. 아마 신민배씨가 이 차를 타고 다니면 길드장님께서 오히려 기뻐하실걸요? 최소한 자신의 차를 다른 누군가도 아닌 신민배씨가 타고 다니는 것이니까요.”

“음…….”

람보르기니 앞에서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신민배. 하지만 문득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저기…… 좀 큰 건 없나요?”

“네? 큰거요?”

“네…… 아무래도 저만 타고 다닐 것도 아니고, 가족들과 함께 여행가고 하려면…….”

그 소리를 들은 시현이 큰 소리로 말했다.

“형! 무슨 소리에요! 전 괜찮아요! 차 뒤에 매달려서 갈게요! 동생들은 제가 업고 달릴테니! 제발 이차로 해주세요!”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 외관이 좋긴 하지만 그래도 실용성이 있어야지.”

자동차에 관심이 크게 없는 그로써는 구태여 람보르기니를 선택할 필욘 없었다.

“정 그러시다면 저쪽으로 가시죠.”

임창종은 그런 신민배를 이끌고 한쪽으로 갔다. 그곳에는 슈퍼카들과는 다르게 거대한 녀석이 자리하고 있었다.

“뭐죠? 이 괴물 같은 놈은?”

자동차의 외관을 보며 입이 ‘삐죽’ 나와 있던 시현이 물었다.

“프롬브론이라는 것으로 SUV입니다. 가족들이 함께 여행하긴 딱 좋지요.”

프롬브론.

일반적인 SUV가 아니다. 방탄으로 된 차로 가격은 12억에서 옵션에 따라 30억까지 하는 대단한 차였다.

“오! 그렇네요. 크기도 괜찮고. 안에도 상당히 넓군요!”

“이, 이런 괴물 따위에게 르기니가 밀리다니! 형! 우리 지금 당장 안과부터 가봐요. 아무래도 안되겠어요!”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듯 시현의 눈은 충혈 되어 있었다.

“이차로 하시겠습니까?”

“네! 전 좋습니다.”

“후후, 그러시죠. 차키는 꽂혀 있으니 바로 시승해보시면 될 겁니다. 그리고 구입 후 이동 시킬 때 외에는 단 한 번도 타지 않은 차들이라 완전 새 차입니다. 뭐 길드장님이 계속 운전 면허가 떨어져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오? 그래요? 감사합니다.”

신민배는 그 즉시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구우웅~~!!

시동음부터 차원이 틀린 프롬브론의 매력이 한껏 느껴졌다.

“와…… 정말 좋네요. 감사합니다. 이런 차를 타고 다니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하하, 뭘요. 어차피 신민배씨 분배에서 까지게 될 텐데요?”

“헉? 얼마나 빼가시려고?”

“걱정마십시오. 굶어죽지 않을 정도만 빼가겠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지만, 임창종이라면 정말로 굶어 죽지 않을 만큼의 금액만 입금 시키고 나머지는 찻값으로 다 빼낼 것 같았다.

“저기…… 죄송한데 가격을 좀 물어봐도 될까요?”

“음…… 말씀 드리기 좀 애매한데…… 25억 짜리입니다.”

“캑……?”

걸었던 시동을 당장 껐다. 그리고 얼른 프롬브론에서 내린 신민배.

“아, 안되겠네요.”

“걱정 마십시오. 죽을 때까지 할부로 해드리겠습니다.”

“그, 그래도…….”

신민배가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가격을 듣고 어쩔 수 없이 나오는 행동이다. 그런 그의 모습에 임창종은 길게 한숨을 쉬고 말했다.

“휴…… 그럼 어쩔 수 없죠. 저도 요즘 생활이 좀 힘들었는지라…… 이 슈퍼카들을 아.

무.사.람.에.게.나 팔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해야겠네요.”

“헉? 협박인가요?”

이미 자동차들에 대한 가슴 아픈 이야기를 모두 들은 상태다. 그런데 이 차들을 판다고 하는 임창종의 말이 충격일 수밖에 없다.

“에이~! 설마요? 제가 어찌 신민배씨에게 협박을 하겠습니까? 다만…… 저도 생활비가 좀 후달리다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인거지요. 안그래도 제일 마음에 안드는게 바로 이 프롬브론이었는데, 이녀석부터 팔아버려야겠습니다.”

“그러지…… 마십시오. 제가…… 살게요…….”

“하하! 생각 잘하셨습니다!”

임창종은 선택을 해준 신민배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제부터 이 차는 신민배의 차가 될 것이다.

“기왕 오신 거. 저의 가족들을 한 번 보시겠습니까?”

“아휴…… 그래 주신다면야 저야 영광이죠.”

가족을 소개시켜 준다는 말에 신민배는 얼른 승낙을 했고, 두 사람은 그렇게 함께 걸어갔다.

“형…… 우리 르기니는…… 어떻게 하고 저런 괴물만 데리고 가는데…… 형…….”

혼자서 차고에서 중얼 거리고 있는 시현은 이후 눈이 붉어진 상태에서 임창종 가족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저택에 들어서자 안은 매우 호화로웠다.

‘대체…… 얼마를 버셨길래 집이 이렇게 호화로운거야?’

입구에 들어서자 아이들의 ‘꺄르르’거리는 소리가 가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빠!”

“어이쿠! 우리 귀여운 토끼들. 잘들 있었어?”

두 아이를 동시에 안아든 임창종은 연신 아이들의 얼굴에 뽀뽀를 해대기 시작했다.

‘와…… 무슨 애들이 이렇게 귀여워? 인형 같이 생겼잖아?’

아이들은 정말로 인형처럼 생겼었다. 머리는 길게 허리까지 왔으며, 커다란 눈망울은 금방이라도 빠져 들 듯 했다.

“오셨어요. 여보? 어머? 손님이 오셨네요.”

그녀의 아내가 두 사람을 맞이했다.

‘아이들이…… 엄마를 빼다 박았구나…….’

임창종의 얼굴도 준수한 편이다. 하지만 그의 아내는 연예인을 해도 잘 나갈 것 같은 미모

의 소유자였다.

============================ 작품 후기 ============================

여러분... 진행 속도 어떠세요?

좀 더 괴수 잡는 것에 중점을 둘까요? 아니면 이런 일상편도 간간히 나와주는 게 좋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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