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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무기라는 건.
아샤 항공에서 여객기 한 대가 도착했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내렸다. 그 중 선글라스를 끼고 있던 금발의 여성이 옆에 있는 건장한 사내에게 물었다.
“한국 땅을 처음 밟은 소감은 어떠십니까?”
“큭…… 소감? 그따위 감상이나 하자고 여기 온 것 같은가?”
“하지만 첫 한국 방문이지 않습니까? 소감 정도는 말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큭큭. 그냥 냄새가 나~! 그것뿐이야.”
한국에 처음 와봤다고 하는 그들. 모두 70명으로 구성 된 아레스 길드로 세계 길드 랭킹 34위에 올라 있는 그들이다. 그리고 정부가 B급 괴수 사냥을 의뢰한 이들이기도 했다.
“숙소는?”
“이미 한국 최고의 호텔로 배정 받았습니다.”
“괴수는 내일 인가?”
그에 금발 여자는 선글라스를 벗으며 답했다.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다만 한국 정부 인사들을 만나서 간단한 인사라도 하는 것이 어떨지요?”
그에 남자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내가 왜 이딴 나라의 정부 인사들과 인사를 해야 하나? 필요 없다. 비행기 타고 오느라 컨디션이 엉망일테니, 모두에게 푹 쉬도록 지시해. 첫날부터 사고치는 녀석은 길드에서 추방할테니 그렇게 알라고 하고. 내일 바로 괴수 사냥이다. 5마리쯤이야. 금방이지.”
“알겠습니다. 마스터.”
길드의 명으로 인해서 모두는 신뢰 호텔에서 하루를 묶었다. 그리고 다음 날 마스터의 명에 따라서 모두가 괴수 사냥을 준비했다.
“사냥에 필요한 모든 것은 준비 되었겠지?”
“그렇습니다. 모든 지원을 한국 정부에서 해주기 때문에, 저희들의 짐만 챙기면 되는 문제입니다.”
“그렇군. 그럼 바로 출발한다.”
마스터의 명이 떨어지고 신뢰 호텔 앞에 대기하고 있던 수많은 차들이 출발을 시작했다. 이미 계약과 동시에 B급 괴수의 위치를 모두 파악하고 있는 상태였기에 조금이라도 시간을 허투루 쓰진 않았다.
첫 번째 장소에 도착한 아레스 길드는 주변 정리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어떤 녀석이지?”
“스톤 자이언트입니다. 20미터 정도의 규모 밖에 되지 않지만, 몸 전신이 거의 바위로 뒤덮혀 있어서 어중간한 공격으로는 절대로 잡을 수가 없습니다.”
“특징은 그것뿐인가?”
“아뇨. 일정 시간이 지나고 위험 수위에 오르게 되면, 몸에 있던 바위들이 비산하게 됩니다. 그 외에는 없습니다.”
“그렇군. 그럼 바로 시작하지.”
아레스 길드 마스터. 피코 에반스.
190 정도 되는 거대한 키에, 49세 정도의 중년인이다. 시간을 허투루 쓰는 것을 가장 싫어하며, 백인우월주의 성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길드원 모두는 백인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괴수 사냥 시작을 명한 이후, 그의 손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빛은 길드원들에게 이어졌다.
세계에서 신민배를 포함해 5명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3등급 보조계. 피코가 바로 그 5명 중 한명이었다.
처음 4등급까지의 보조계 였을 때는 이정도로 알려지진 않았었다. 더군다나 그에게는 길드도 없었으며, 소수 팀을 짜면서 사냥을 전전해 왔다.
그리고 어느 날 3등급으로 각성 된 이후, 그의 특별한 능력은 사람들을 끌여 들였고, 차후 길드를 만들게 된다.
그의 능력으로 인해 길드의 랭킹은 순식간에 올라가기 시작했고, 급기야 세계 랭킹 34위라는 위엄을 달성하게 된다.
그는 보조계들이라면 대다수가 가지고 있는 공격력 강화와 방어력 강화 버프는 걸지 않았다. 그의 곁에 있는 세 명의 지원 보조계들이 능력자들 모두에게 걸어주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그가 길드원들에게 버프를 걸었다.
“레벨 업 아이템!”
그의 첫 번째 능력. 레벨 업 아이템. 이것은 능력자들이 착용하고 있는 아이템의 성능을 50%까지 상승 시키는 능력이다. 그렇다보니 아이템의 성능이 좋을수록 버프 효과를 제대로 맛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아레스 길드원 전원이 비싸 보이는 방어구와 무기 등을 착용하고 있었다.
“윈드 스피드!”
두 번째 능력! 윈드 스피드!
능력자들의 신체 특성 중 하체에 힘을 부여해, 이동속도를 30%의 수준까지 끌어올린다. 방어계와 근접 공격계에게 상당한 능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능력이다.
“체인 힐링!”
마지막 능력 체인 힐링.
보조계이면서도 능력자들에게 생명력을 회복시켜주는 특이한 경우의 능력이라 볼 수 있다. 7등급의 치유계보다 치유력은 못하지만, 체인 힐링을 시전 한 대상의 주변에 있는 이들에게 생명력이 조금씩 회복되게 만드는 능력이었다.
단 세가지.
피코에게 있어서 다른 보조계에게 없는 능력 세 가지는 바로 이것이었다. 이 세 가지의 능력을 3등급이 되어서 얻었고, 그것만으로 길드를 34위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길드원들은 전부 버프를 받고 그대로 괴수에게 돌진 했다. 그 이동속도는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었다.
“대, 대단한데?”
“그러게 말이야. 괜히 34위의 길드가 아니었어.”
“이 정도라면 정부가 부탁할 만하군.”
B급 괴수 사냥에 대한 촬영은 이미 계약에 명시가 되어 있었다. 그랬기에 한국 기자들이 지금 아레스 길드의 사냥 모습을 찍고 있다.
보통은 괴수 사냥에 대한 촬영 권한은 모두 당사자들에게 있다. 그럼에도 촬영을 허락하는 능력자들이 많은데, 그 이유는 바로 개개인의 능력 때문이다.
막상 능력자로 세계 패권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능력자의 능력에 의해 괴수를 사냥하는 것이기 때문에, 능력자의 기술이 기밀로 되는 경우는 없다. 대다수가 스스로 숨기는 경우 뿐.
그리고 다른 문제는 바로 능력자의 능력을 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따라 할 수가 없기 때문이야.
같은 능력을 지닌 자들은 다르지만, 다만 영상만을 보며, 사냥 방법을 흉내는 내긴 하겠지만, 각기 다른 능력자들 모두의 것을 따라 할 순 없기 때문이다.
이동 속도부터 다른 아레스 길드원들 중 신체 능력이 탁월한 방어계와 근접 공격계들의 움직임은 마치 전광석화를 방불케 했다.
투탁! 타탁!!
샤샤샤샥!
모든 길드원들의 공격이 진행 되고 있었지만, 스톤 자이언트에게 큰 피해를 주지는 않고 있었다.
“계속 두들겨! 그러다보면 열리게 되어 있다!”
모든 괴수가 그렇지만, B급 괴수 이상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레스 길드 뿐만 아닌 다른 모든 길드들이 B급 괴수 사냥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것은 사실이었다.
스톤 자이언트 사냥이 진행이 되고, 그 모습을 잠시 지켜보던 피코가 말했다.
“난 쉬고 있을테니, 20분이 지나면 말하도록.”
그의 버프 능력 시간은 20분을 기준으로 삼는다.
“알겠습니다.”
그는 금발의 여자에게 말을 건네고 자신의 휴식지로 돌아갔다.
***
“음…… B급 괴수를 잡는 것이 우리나라로써는 그렇게 힘든 건가?”
TV를 보고 있는 신민배. 예전 킹덤 길드와 함께 사냥을 해 본 결과 위험성이 있긴 했지만, 크게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다만 100%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것 정도.
괴수를 잡는 능력자들이 100%의 안전성을 가지고 사냥하는 경우는 없다. 그들 모두 위험을 인지하고 이런 일에 뛰어 드는 것이다.
E~D급이야 어느 정도 실력만 되면 위험도가 많이 낮아지기 때문에 낮은 금액으로 책정 되지만, 최소한 C급부터는 그만큼의 배당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나저나 정부에서 B급 괴수 사냥 의뢰를 할 정도라면 꽤나 실력이 있는 팀이겠군. 한 번 보고 싶은데…….”
휴가는 그에게 따분하기 그지없다. 차라리 사냥을 다니는 것이 그에게 더 재미있을 듯 했다.
시현은 람보르기니 이후로 계속해서 차고에만 거의 틀어 박혀 있다시피 했기에, 집에서는 제대로 대화를 나눌 사람조차 없다.
“차라리 사냥이나 가볼까?”
따분하기 이를 때 없는 집안 생활.
능력자가 아닌 일반인 때는 쉬는 날 같은 경우 집에 있는 자체가 좋았다. 일을 하지 않고 휴식만을 취하며 하루의 시간이 흘러가도 몸의 피로를 씻겨 준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능력자 이후 가만히 앉아 있으면 그게 오히려 더 불편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런데 그때 시현이 다가왔다.
“형. 심심하지 않으세요?”
“말이라고 하냐…… 미치겠다.”
“하하, 그럼 저랑 같이 나가지 않으실래요?”
“어딜?”
“아무래도 조만간 무기를 바꿔야 할 것 같아서요.”
“음…… 그렇지. 근접 공격계는 무기가 생명이니까…….”
시현의 무기는 그렇게 비싼 무기가 아니다. 또한 장시간 사용을하며 수리를 계속하다보니, 무기의 질감과 성능이 계속 떨어졌던 것이다.
“그래. 그러자. 어차피 집에만 있어봐야 따분하기만 하고. 그렇다고 괴수 구경을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두 사람은 간단하게 외출용 옷을 갈아입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둘 다 백호 길드 제복을 입고 나온 것이다.
“넌 옷도 없냐?”
“형이야 말로…….”
사실상 옷이라는 것에 큰 관심이 없는 두 사람. 그들이 가진 옷 중에서 가장 예쁜 옷이 바로 백호 길드 제복이었다.
슬림한 정장 같으면서도 몸에 착 달라붙는 편안함. 그리고 옷의 제질 역시도 괴수의 가죽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때도 잘 타지 않는 옷이었다.
“오늘…… 나가면 우리 옷이라도 좀 살까?”
“하하…… 그것도 좋겠네요.”
두 사람은 부끄러워졌다. 아무리 그래도 입을 옷이 ‘제복뿐인가?’ 하는 생각에서였다.
차고로 간 두 사람은 잠시 차를 바라보았다.
“어떤 걸 타고 갈까?”
“당연히 이녀석이죠. 이녀석은 덩치가 커서 주차하기도 힘들어요. 아무리 주차 공간이
좋아도, 이녀석 덩치가 주차 공간 크기 만한데, 만약 누가 긁기라도 하면 그 사람 인생 형이 책임 지실거예요?”
그런 의미로 아제라S를 선택한 시현.
“야…… 내가 알기론 이녀석이 더 비싸거든? 이녀석을 긁는 사람 인생은 신경 안쓰냐?”
“에이…… 그래도 최소한 이녀석을 긁을 확률이 조금은 줄어들잖아요. 덩치가 작으니까.”
“그런데 왜 네 차를 타고 나가잔 말은 안하냐?”
“형! 제 애기는 제가 몰아야죠! 아직 출산도 못했잖아요!”
시현은 아직 면허증이 없다. 면허증을 따는 것이 하루 이틀 만에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기 때문이다.
차고에서 시동은 걸어보았지만, 운전을 해볼 수는 없는 노릇. 그렇기에 차고에만 존재하는 람보르기니를 임산부에 비교하는 그였다.
“그래. 알았다. 그럼 이걸로 가자.”
두 사람은 아제라S에 탑승 했다.
부와아앙~!
신난 굉음을 내며 아제라S가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방어구와 무기를 파는 명품 대장간이었다.
명품 대장간이라는 이름과 다르게 5층의 화려한 건물로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드나든다. 능력자들이야 무구를 보기 위함이었지만, 일반인들은 능력자들이 선망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무구를 보는 것만으로도 약간의 기쁨을 만끽하는 것이다. 여자들이 아이쇼핑만으로 몇 시간을 보내는 이유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아제라S를 주차하고 두 사람은 즉시 건물 내부로 들어섰다.
1층은 쇼핑을 하고 잠시 여유를 즐기기 위한 카페와 음식점들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2~3층까지는 방어구가 전시 되어 있고, 4~5층은 무기가 전시되어 있었다.
두 사람은 4층으로 바로 향했다. 그곳에는 수많은 물품들이 진열이 되어 있었고, 한 곳으로 향한 시현이 말했다.
“무기를 좀 보러 왔는데요.”
============================ 작품 후기 ============================
즐거운 주말 입니다. 여러분을 위해서 연참을 준비했읍죠...
여러분과 좀 더 많은 대화를 하고 싶고, 다음 차기작에 대한 의견도 좀 묻고 싶고...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것은 많은데... 커뮤니티가 영 안되서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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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참은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