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럭셔리버프-72화 (7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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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버프의 활용성.

“오늘은 고생했어. 내일 보자.”

민배는 자신의 여자친구인 안젤리나에게 손을 흔들었다. 안젤리나 역시도 그런 신민배에게 미소로 보답했다.

그들이 그렇게 주차장을 떠나고 노광휘 역시 자신의 차 앞으로 다가갔다.

“제길…… 오늘 일진이 왜 이렇게 더러운거야?”

탕!!

자신의 자동차 문을 강하게 닫았다.

“후…….”

긴 한숨이 흘러나온다. 방금 신민배가 탄 차와 자신의 차가 너무나 비교가 되었던 것이다.

그 역시도 외제차를 타고 다닌다. 차는 얼마 전에 바꾼 벤츠였다. 1억 가까운 금액을 주고 산 새로운 차였다. 하지만 이런 벤츠가 프롬브론의 옆에 나란히 서 있는 것을 생각하면 얼굴이 붉어질 정도다.

자동차를 타고 가며 노광휘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어. 그래 나다. 너 혹시 민배 소식 알고 있냐?

-누구?

“민배 말야. 신민배! 그 보조계 7등급!

자신의 동창에게 연락을 해서 대뜸 신민배에 대해서 묻는다.

-아~? 그 동창회에 나왔던 신민배? 그야 모르지. 차라리 고창식한테 전화를 해보지 그러냐?

“고창식?”

-응. 그 신민배하고는 고창식이 절친이잖아?

“아! 그렇구나. 알았다. 혹시 연락처 좀 알면 찍어줘.”

띠링~!

그리고 얼마 뒤 번호가 하나 날아왔고, 그는 또다시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두르르르~!

-여보세요?

“어. 창식이냐? 나다. 노광휘.”

-누구? 노광휘?

“그래. 인마. 반갑다. 동창회에서도 금방 가버려서 섭섭했거든.”

우선은 그에게 친근감있게 다가가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해서 화를 내기보다는 오히려 듣기 좋은 목소리로 노련하게 대화를 이끌어 가려는 노광휘.

그런데 돌아오는 말은 황당할 뿐이었다.

-누군지 모르겠는데요. 전화 잘못 거셨습니다.

뚜뚜뚜뚜~!

고창식이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런 씨발!”

콰악!

노광휘는 자신이 들고 있던 스마트폰을 그대로 의자에 집어 던져버렸고, 의자의 쿠션에 의해서 튕겨 스마트 폰이 날아 간곳은 바로 자동차 유리였다.

콰창!

“젠장!!”

끼이이이익!

쿵~!!

자동차 유리가 깨져버리고 시야가 사라졌다. 노광휘는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신호를 받고 대기하고 있던 자동차의 후미를 그대로 들이 받았던 것이다.

“아!! 씨발. 진짜 되는 일 없네!”

노광휘는 핸들에 분풀이를 하고는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바닥에 침을 뱉으며 자동차의 후미에 나와 있는 사람을 보지도 않고 말했다.

“퉤! 전방주시 제대로 못한 내 탓이니까 그냥 보험처리 합시다.”

그의 말이 끝나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그래? 그래. 보험처리하자.”

그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신민배였고, 그가 후미를 박은차는 프롬브론이었다.

“음…… 보험처리 하면 얼마나 나올지는 모르겠다만…….”

외제차다.

외제차는 아주 사소한 긁힘이라도 보험료가 엄청나게 청구가 된다. 하물며 일반적인 외제차가 아니라 프롬브론. 슈퍼카다.

프롬브론이 장갑으로 뒤덮혀 있기에 찌그러진 흔적은 없었지만, 도색이 약간 벗겨진 것이 눈에 들어왔다.

‘아……!!

노광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프롬브론의 보험처리…… 오랫동안 그는 보험의 노예가 될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

“아이고! 목이야!!”

차문을 열고 나온 시현이 급히 뒷목을 잡고 바닥에 드러눕고 있었다.

“…….”

“아이고…… 우리 동생이 많이 다쳤나보네? 이거 보험사 올 때까지 기다릴 순 없겠다. 대충 찍고 동생 병원 데리고 가야겠네.”

신민배는 급히 스마트폰을 가지고 와 사고난 흔적을 찍기 시작했다. 그리고 양 옆쪽에 있던 차주들에게 블랙박스를 세 배의 돈을 주고 구매를 했다.

“뭐 알아서 잘 하고 나중에 합의 때 보자. 간다.”

그렇게 신민배는 뒷목을 잡고 있는 시현을 차에 태우고 즉시 사라졌고, 노광휘는 보험사가 올 동안 멍하니 사고가 난 자리에 서 있을 뿐이었다.

“이런 느낌이구나…….”

비행기를 처음으로 타 본 신민배는 감회가 새로웠다.

‘내가 비행기를 타게 될 줄은…….’

남들은 외국 여행이다 뭐다 하면서 비행기를 타봤을지 몰라도, 그는 비행기를 타고 갈 정도로 먼 곳을 여행해 본 적이 없었다. 더군다나 아직까지 대한민국 땅인 제주도도 못가 본 그였다.

‘출세했네. 나도…….’

그리고는 자신의 옆에 앉아 있는 안젤리나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신민배와 눈을 마주친 그녀. 뭔가 그가 할 말이 있을거라고 생각했으나, 이내 민배는 살짝 웃고는 창가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땅의 풍경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마치 미니어처로 만들어 놓은 세상 같다고나 할까?

창밖을 바라보다 문득 안젤리나에게 말했다.

“안젤리나. 넌 어디 여행 가고 싶은 곳 없어?”

“응? 음…… 딱히 가고 싶은 곳은 없는 것 같아. 있다고 한다면 신비한 곳 정도?”

“오? 그래? 네가 말하는 신비한 곳은 어딘데?”

“지구에 있는 신비한 곳은 거의 다 가봤고…… 앞으로는 싱크홀 터널 정도 되려나?”

“헉?”

그 말을 듣고 민배도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많고 많은 곳 중에 왜 하필 위험천만한 싱크홀 터널이란 말인가?

“얘기 듣기로는 무척이나 신비하고 무섭다고 하더라고.”

현재 대한민국 역시도 싱크홀 터널에 대한 조사가 착수 되었다. 해서 대다수의 능력자들은 싱크홀 주변의 괴수 퇴치를 주된 사냥으로 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정부에서는 30%의 세금을 싱크홀 주변의 괴수를 사냥하면 20%까지 깎아주는 감면 혜택을 시행하고 있었다.

10%의 금액은 능력자들에게도 무시 못 할 것이기 때문에 대다수 능력자들은 현재 싱크홀 주위에 있는 괴수들을 우선 순위로 사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단 하나의 싱크홀도 입구를 막은 곳은 없다. 싱크홀 주변에 워낙 많은 괴수들이 있기도 하며, 싱크홀 입구를 폭파할 시에 주변 인근에 어떤 영향을 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해서 괴수들을 처리하게 되면 지질학자들과 함께 일정한 터널을 살피며 안전한 수위 내에서 폭파 시킬 생각이다.

비행기 탑승한 백호 길드원은 B급 괴수 사냥 인원과 함께 지원조들이 타고 있었으며, 총 40명에 해당하는 백호 길드가 이번 이라크 토벌에 나서게 되었다.

이라크에 도착한 백호 길드원은 이라크 정부로부터 환대를 받았다. 이미 대기하고 있던 차에 몸을 싣고 그들은 이라크에서 가장 좋다는 호텔로 이동했다.

이라크의 시설은 한국에 비해 상당히 열악하다. 다만 석유 하나로 부자가 된 나라이기 때문에 부익부빈익빈은 대한민국에 비교할 수조차 없는 수준.

사막 모래 먼지가 사방으로 휘날리고 있었다.

능력자 모두는 인상이 다소 구겨져 있었다. 아무리 괴수 사냥이라고 하지만, 주변 환경이 좋아야 그것도 편하게 할 수 있는 법이다.

“아무래도 이번 원정이 편할 것 같진 않네.”

차량에 탄 누군가가 한 말이었다.

“그러게. 모래 먼지가 너무 심하네. 이건 뭐 사막 폭풍이라도 올 기세니까 말이야.”

“그래도 다들…… 큰 돈 받고 하는 거잖아? 다들 군소리 하지 말라고. B급 괴수 전문 팀이 되고 싶어하는 길드원들은 많다고~!”

사실이다. 현재 백호 길드원 중에서는 B급 괴수 전문 팀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이들이 상당했다.

애초에 그것을 목표로 열심히 실력을 갈고 닦는 이들도 존재했으니 말이다.

E급부터 C급까지 열심히 잡아봐야 B급 괴수 한 마리 잡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보니, 모두가 선망하고 있는 위치임은 분명했다.

이들 모두는 호텔 앞에서 내려 그날의 피로를 풀었다.

B급 괴수 퇴치는 3일 뒤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시차 적응도 있었으며, 괴수에 대한 브리핑도 있을 예정이다.

“다들 들으셨다시피, 이곳 이라크에 있는 괴수들은 대다수 곤충형입니다. 외갑의 견고함에서는 대한민국에 있는 괴수보다는 약하지만, 공격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명시해야 합니다. 특히 방어계들이 말이죠. 또한 어그로가 튀면 상당히 위험한 것이 사실입니다. 해서 이번 B급 괴수 퇴치에서는 방어계가 어그로를 확실하게 끌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창종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괴수 사냥에 있어서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그날 저녁 이라크 정부에서는 그들에게 만찬을 준비했다. 아무래도 출발 전 날이기 때문에 술은 일체 금했으며, 맛있는 음식으로만 만족하기로 한 백호 길드.

“아무쪼록 잘 좀 부탁드립니다.”

“걱정마십시오. 어차피 돈 받고 하는 일인 만큼, 대충 할 생각은 없습니다.”

이라크 정부 관료는 남백호에게 다가와 말을 했다.

사실 이들은 처음 백호 길드를 제대로 신용할 수 없었다. 세계 길드 랭킹 100위에도 들지 못하는 것은 물론, 고작 20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인원으로 B급 괴수를 처리한다는 말을 믿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B급 괴수 퇴치 영상을 보고 이들의 대단함을 확신했다. 정부에는 공개하지 않았지

만, 이들은 B급 괴수 퇴치 당시의 영상을 가지고 있었다. 우선적으로는 홍보용이기도 하며, 의뢰인들에게 어필을 해야하기 때문에 영상 촬영은 기본이었다.

다음 날 날이 밝고 그들은 이라크 군의 호위를 받으며 B급 괴수가 있는 사막으로 향했다. 사막으로 향하는 동안 구경 할 거라고는 끝없이 펼쳐진 노란 빛의 사막 바닥과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빛 뿐이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것이 괴수뿐만 아니라 더위와도 싸워야 한다는 것이 오히려 더 큰 걱정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2시간을 넘게 차를 타고 이동 후, 그곳에 보이는 경광은 괴수에 의해서 파괴 된 시추와 건물 잔해였다.

군 관계자 한 명이 다가와 그들에게 말했다.

“B급 괴수가 나타난지는 대략 1년 정도 되었습니다. 아마 저기 건물 잔해 뒤편에 괴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 됩니다. 저희는 이곳에서 호위를 하겠습니다.”

따지고 보면 이것은 호위가 아니라,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서 상당히 떨어진 거리에 있겠다는 소리다.

통역을 통해 대화를 전달 받고, 백호 길드 일원은 모두가 괴수가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카당~ 카당~!

쇠봉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남백호의 눈이 가늘어지며 나직히 말했다.

“저곳에 있다. 모두 긴장 늦추지 말고 대형을 유지하며 간다.”

============================ 작품 후기 ============================

이유 없이 그냥 한편 던지고 갑니다.

12시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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