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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뜻 밖의 상황
임창종이 다시 물었다.
“특이하게도 저 곤충과 괴수는 지상으로 나왔을 때 여기저기에 배설을 뿌립니다.”
“예?? 배설요?”
“예. 단순하게 한곳에만 보는 것이 아닌…… 배설을 땅에 뿌립니다…….”
“미치겠군. 그럼 저녀석은 똥통 속에 살고 있단 소리잖아? 야, 임창종. 이번 의뢰 다시 생각해보면 안되겠냐? 나 다른 건 몰라도 비위 약한 건 알잖아?”
“…….”
임창종은 아무런 말도 없었다. 설마하니 배설물을 뿌리는 괴수가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지금까지 배설을 하는 괴수는 많았다. 다만 그 흔적이 거대한 건물을 쌓을 만큼의 배설물을 층층이 쌓아갔을 뿐. 자신의 배설물을 주변에 뿌리는 녀석은 단 한 마리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저기 가면 배설 분수 쑈를 보게 되는건가?”
“보호 장비 말고, 방독면이라도 준비해서 가야하는거야?”
능력자들 모두가 인상을 쓰고 있었다.
이미 의뢰를 받은 마당에 취소하기에는 계약불이행의 타격이 컸다. 문제는 의뢰를 했던 호주에서 모든 사실을 알려주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되긴 했다.
“어쩔거냐? 두 마리는 정보도 없다. 더군다나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똥싸개다. 너 같이 깔끔 떠는 녀석이 저녀석을 잡을 준비가 되어 있긴 하냐?”
남백호의 말에 임창종은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지금 그로써는 엄청난 고민에 빠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참을 고민을 하고 있는 임창종. 모든 사건을 통털어 가장 오랜 시간을 고민하고 있는 임창종이었다.
그런 임창종의 표정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백호 길드. 그들로써는 차라리 이번 의뢰를 안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임창종의 의견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죄송하지만, 이번 의뢰는 수정을 해야 될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와!!
그의 말에 백호 길드가 작은 환호성을 발했다.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솔직히 다른 건 다 괜찮지만, 똥을 뿌리는 괴수라니요? 이건 정말 아니지 않습니까? 죄송하나 이번 의뢰 괴수 목록에서 저 배설을 뿌리는 괴수를 제외하지 않는다면, 의뢰는 취소하도록 하겠습니다.”
호주 정부도 섣불리 생각할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이 의뢰를 취소한다면 나머지 9마리의 괴수는 어떻게 한단 말인가?
그들은 할 수 없이 10마리가 아닌, 9마리의 괴수로 합의를 보았다. 하지만 의뢰비용은 1,000억원 그대로였다. 이유야 아직 정보가 없는 괴수 한 마리가 포함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괴수 사냥은 이틀 뒤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한국과 호주의 시차는 고작 1시간 가량 차이가 난다. 그렇기 때문에 시차 적응은 크게 상관이 없는 부분이었다.
다만 10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왔기 때문에 모두가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는 시간을 준 것이다.
이틀 뒤 백호 길드가 괴수 사냥 준비를 끝마치고 차에 올랐다.
호주의 군부대와 다른 B급 괴수의 진입을 막아 줄 능력자 300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차량이 대거 출발하기 시작했다. 목적지는 골드코스트. 오늘부터 그곳에서 백호 길드는
세계 최초로 9마리의 괴수 의뢰를 진행하게 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길드들이 괴수 의뢰를 받고 사냥을 진행하지만, 대다수는 5마리 이상은 넘기지 않는다.
그 이유는 B급 괴수 한 마리에 장시간을 소모하기 때문에 능력자들의 피로감도 극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백호 길드는 20명밖에 안되는 인원으로 짧은 시간 B급 괴수를 사냥할 수가 있기 때문에 하루의 피로는 그날 하루로 컨디션 조절이 가능했다. 그렇다보니 9마리 괴수 사냥은 크게 힘들 것이 없었다.
호주 능력자들은 백호 길드가 차에서 내리자 그들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세계적으로 유
명한 길드 이다보니, 그들로써는 존경의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지금 백호 길드의 그 누구보다 ‘그’라는 존재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능력을 발휘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라는 존재를 외형만보고 찾아 낼 수는 없었다.
“저기 저 사람 아니야?”
“무슨 소리야? 남자라고 들었다고.”
“에? 그래? 난 여자라고 들었는데? 저 여자 기사에서 본적 있어.”
“아냐. 분명 남자라고 했단 말이야.”
능력자들은 백호 길드원들을 보며 서로 추리를 시작했지만, 그들 중 아직까지 누
가 ‘그’라는 존재인지 확인할 방법은 전무했다.
“지금부터 B급 괴수 사냥을 시작할 겁니다. 호주 능력자들은 주변을 흩어져 혹시 모를 괴수들에 대한 대비를 해주시고, 군부대는 능력자들을 엄호해 주십시오.”
호주 작전 지휘관이 말을 하자, 모두는 발 빠르게 흩어졌다.
“슬슬, 우리도 시작해 볼까?”
남백호가 해머와 방패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첫 번째 B급 괴수가 있다는 위치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최대한 다른 지역에 피해가 없게 하기 위해서 뉴캐슬과 골드코스트 사이에서 먼저 괴수 처리를 할 생각이었다.
백호 길드는 B급 괴수를 발견하고, 즉각 전투에 임했다.
쿠쾅!
쾅쾅쾅!
엄청난 굉음 소리에 주변에 흩어져 있던 능력자들의 시선이 자동으로 전투가 벌어진 방향으로 향했다.
하지만 거리가 워낙 떨어져 있기 때문에 그들이 어떠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제길! 전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고 싶은데!”
“그러게 말이야. 결국 우리들은 지원조에 지나지 않는다는게 짜증이 날 뿐이야.”
“그런데 대체 어떤 전투를 치르면 저런 엄청난 굉음이 쏟아져 나오는거야? 설마 탱크가
원호를 하고 있는 건가?”
모두는 소음의 정체가 궁금할 따름이었다. 그리고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그들이 어떻게 능력을 발휘하는지도 호기심을 자극할 뿐이었다.
하지만 이는 엄연히 정부에서 조치한 것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그들의 전투를 관람할 수는 없었다.
호주에 온지 벌써 3일 째가 되었다.
“생각보다 너무 술술 풀리는 기분인걸?”
남백호는 아무런 위험성이 없는 B급 괴수 사냥에 약간 찜찜한 기분이 들정도였다.
“부상자 없이 안전하게 사냥하면 그만 아닌가요?”
“물론…… 그렇기야 하지. 그런데 말이야. 액땜이라는 것이 있잖아? 초반에 한두명이라도 부상을 당하면 경각심을 가지고 오히려 조심하는 경향이 있지만, 지금 우리 길드는 너무 산만해. 마치 붕 떠 있는 느낌이랄까?”
현재 남백호는 백호 길드가 어떠한 상황인지 잘 알고 있다.
대다수의 이들이 백호 길드를 응원하고 있으며, 백호 길드에게 믿고 의지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누군가가 자신을 믿는 다는 것은 결국 용기를 얻는다는 것이 되고, 그 용기는 자신감으로 형성이 된다. 또한 자신감이 계속되면 그것은 자만으로까지 번지게 되는 것이다.
남백호는 이러한 일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며, 이미 이런 일로 인해서 지우지 못할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중이다.
“어떻게 할까요? 길드원들에게 경각심을 안겨줄까요?”
“아니…… 강요한다고 될 일이 아니야. 결국 자신의 마음가짐이지. 이럴 때 차라리 B급 괴수가 조금이라도 더 강한녀석이 나타난다면 그들은 스스로도 느낄거야. 문제는 자신의 안위는 이미 안전하다라는 것을 뼈속으로 느끼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크지만 말이야…….”
신민배로 인해서 길드원들 전원이 B급 괴수에 대한 경각심을 잃어가고 있다.
‘어쩔 수 없는 건가? 결국은…… 아무리 안전을 확인해도 결국 한 번의 실수로 사고는 일어나지. 사람의 자만심은 그만은 클모 없는 감정일 뿐이니까…….’
현재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길드원들이 가장 안전하게 공격할 수 있도록 괴수를 방어하는 것이었다.
그날도 괴수 사냥은 진행 되었고, 별반 무리 없이 끝을 맺었다.
하루가 지날수록 호주 능력자들은 백호 길드를 추켜세우고 있었다. 이제는 백호 길드에 가입을 하고 싶다는 사람까지 생겨날 정도였다.
하지만 이 부분은 각 나라의 정부에서 제안을 둔다. 귀화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적이 다른 능력자들은 다른 나라의 길드나 클랜에 소속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팀을 짜서 사냥은 가능하지만, 소속이 되는 것은 불가능 했다.
이 말은 즉, 호주의 능력자들이 대한민국에 귀화를 요청한다는 말이 될 수도 있다. 해서 지금 호주 정부 측은 상당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만에 하나 한 두명의 능력자가 대한민국에 귀화 신청을 하게 된다면 연이어 다른 능력자도 발생할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생각해?”
함께 자리하고 있는 남백호와 임창종. 그리고 신민배가 자리하고 있다. 내일 있을 괴수에 대한 사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능력이 되는 만큼 괴수는 잡으면 그만이었고, 이 자리에서 문득 호주 능력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 나왔기 때문이다.
남백호는 신민배에게 질문을 했다.
“글쎄요? 이 사람들이 귀화를 한다면 백호 길드에 오기 위해서 귀화를 하는 건가요?”
“물론 그렇지. 그렇지 않고서야 정부의 대우로 따지면 호주가 훨씬 좋은데 왜 한국으로 오려고 하겠어?”
“그렇군요. 그럼 기본적인 대화는요? 이들은 전부 영어를 사용하는데, 우리 길드에 온다고해서 대화는 자유로울 수 있나요?”
“하긴…… 그런 문제도 없지 않아 있지.”
신민배는 호주 능력자들의 귀화를 막진 않는다. 하지만 백호 길드에 가입하기 위해서 귀화를 하는 것은 오히려 그들에게 짐이 될 수도 있는 문제였다.
“우리 길드에 들어오고나서 강해진다는 보장도 없고, 단순하게 1군인 우리들이 B급 괴수를 사냥하는 것에 대한 존경심이라면 절대로 안된다고 봅니다. 결국 그들은 스스로 후회를 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신민배 역시도 능력자다. 그리고 7등급부터 3등급까지 오르면서 많은 기분을 느꼈었다.
결국에는 능력이 상승되지 않으면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을 가지게 된다.
그는 빠르게 능력이 오른 사람 중 하나였으나, 그 역시도 능력이 약해서 한 때 큰 걱정을 한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너는 반대 한다고?”
“물론이죠. 호주와의 외교 문제도 생길뿐더러, 적응하지 못하는 호주인은 다시 호주에 귀화 시킬건가요? 아니잖아요. 조금은 더 시간을 두고보는게 좋다고 봅니다. 아니면 호주에 백호 길드 지사를 설립하는 것도 좋겠죠.”
“오~? 너 지금 한 그 말이 마치 임창종이를 빼다 박아 둔 것 같다?”
임창종이 신민배를 슬쩍 보더니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무래도 닮아간다는 말에서 기분이 좋았나보다.
“하하, 그렇습니까?”
세 사람의 분위기는 참으로 좋았다. 남백호는 그런 상황에서 임창종을 바라보았다.
“요즘 길드 상황은 어때? 다들 능력 상승이 도움이 되고 있긴 한 건가?”
백호 길드는 많은 금액을 길드원들에게 투자를하고 있었다. 괴수를 잡지 않고 하루 종일 괴수 사냥법의 훈련만하는 이들에게도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게 되었다.
그러니 굳이 괴수 사냥이 아니어도 이들은 자신의 실력을 올리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현재 길드원 중 20%가 능력 상승을 했습니다. 하지만 각성 현상은 단 네명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래? 그래도 그게 어디야? 수련을 하니까 결국 능력 상승의 효과를 맛볼 수 있다는 거잖아?”
“그렇습니다. 해서 이번 기회에 다시 2군을 겸해서 3군을 더욱 훈련에 박차를 가해볼까 합니다.”
“음…… 좋아. 능력자의 능력이 상승하는 것만큼 좋은 소식은 없지. 아무튼 수고하고 있어.”
남백호는 한숨을 크게 쉬었다. 이럴 때 담배라도 한 대 피고싶은 그였지만, 이미 끊은지가 오래 였다.
“그래서 정부놈들은 뭐래?”
사실 이용석과 남백호의 사이에 일이 벌어진 후, 정부의 압박이 이어지고 있었다.
“뭐 자기들이 말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저희들이 법을 무시한 것도 아니고요.
아무런 제재도 가할 수 없는 입장입니다. 저희들의 입장은 이대로 고수할테니까요.”
“나중에 다른 문제가 일어나는 것 아냐?”
“막상 다른 문제가 일어날 때 일어나더라도, 현재는 국민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우리에게 아무리 불만이 있다하더라도 국민의 의사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겁니다.”
“다행이네. 이참에 비리까지 죄다 까발려버렸으면 좋겠는데…….”
세 사람은 그렇게 대화를 끝냈다. 이제 그들에게 있어서 문제는 단순한 괴수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능력자들과 더불어 정부의 상황까지 생각해야 하는 문제가 된 것이다.
============================ 작품 후기 ============================
P.S 아.. 이번편 내가 생각해도 정말 재미없다. 반성할게요.
아!! 젠장... 민배 연애 이야기 좀 해볼랬더니... 이건 뭐.. 연애 해본지가 하도 오래되서 뭘해야하는지를 모르겠네요... 해서 연애 이야기는 아~~주 줄일 생각입니다.
이제부터 괴수, 싱크홀 터널, 능력의 비밀에 대해서. 빠른 전개 들어가겠습니다.
연애는... 나랑 안맞아!!
나중에 뵙죠...
부족한 글을 보아주신 여러분을 위해서...
내일은... 한편이라도... 더 올려드립죠...
아.... 외로우니 글이라도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