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럭셔리버프-82화 (8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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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A급 괴수의 출현.

마치 북을 찢는 듯한 소리가 모두를 강타했고, 거미줄을 떼어내던 이들은 즉시 고개를 돌려 틸란을 바라보았다.

투둑! 투두두둑!

틸란의 배에서 털로 뒤덮힌 거대한 몇 다리가 보였다.

“대, 대체 뭐야 저건?”

능력자들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틸란의 배를 뚫고 나온 것은 틸란과 똑같은 거미 종류였다. 하지만, 온 몸이 털로 뒤덮혀 있었고, 크기 또한 틸란 보다 족히 20미터 이상은 커보였다.

틸란은 거대한 이녀석이 튀어나온 후, 그대로 죽어버렸다.

“타란툴라인 것인가?”

거대한 크기에 털이 뒤덮힌 거대한 타란툴라.

B급의 틸란이 A급 타란툴라를 낳게 되었던 것이다.

“빌어먹을!!”

능력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소스라치게 놀라고 있다. A급 괴수 타란툴라.

“여기서 막아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동료들이 위험해요!”

타란툴라에 모두가 정신이 나가 있을 때, 신민배가 큰 소리로 외쳤다. 아직까지 거미줄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길드원들이 6명 이상이 넘었다. 지금 상황에서 후퇴를 한다면 반드시 그들은 죽는다. 그렇다는 건 이 자리에서 6명을 구할 때까지 타란툴라를 상대해야만 하는 것이다.

“안됩니다! 지금 당장 후퇴를 해야해요!”

이에 임창종이 강하게 부정하며 모두에게 후퇴 준비를 지시하려 하였다.

“야! 그딴 짓 하지마라. 너 그러다 내 손에 죽는다?”

임창종을 바라보고 남백호가 크게 소리쳤다.

그에게 있어서 동료를 내버려두고 후퇴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 현실을 가장 먼저 직시하는 사람은 바로 임창종이었다.

“길드장님! 안됩니다! 당장 이곳에서 후퇴를 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위험하단 말입니다!”

“닥쳐! 무슨 수를 쓰던 간에 한 명의 낙오자도 없게 만든다! 모두는 타란툴라를 상대로 전투 준비를 해! 그리고 호주 군과 능력자들에게 지원을 요청해!”

현재 이곳에 남아 있는 괴수는 A급의 타란툴라 하나 뿐. 똥을 배설하는 괴수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B급 괴수에 여력을 둘 시간이 없었다.

호주의 군 관계자가 급히 무전을 쳤다. 백호 길드의 주변에서 경계를 하고 있던 호주 능력자들이 대거 모이기 시작했다.

“제길! 같이 사냥은 해보고 싶었지만, 하필이면 그게 왜 A급이냐고!”

“무슨 이런 일이! B급이 변태뿐만 아니라, 새끼도 낳을 수 있는 거였나?”

“큭큭…… 여기서 살면 영웅이 되는거고, 죽으면 개죽음이 되는거겠군.”

호주 능력자들의 반응은 가지각색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눈앞에 있는 괴수는 A급 타란툴라. 크기부터가 이미 다른 괴수와는 비교 할 수가 없었다.

다리를 펼치고 있는 모습이 최대 50미터에 육박할 정도의 엄청나며, 몸통 또한 틸란과는 비교도 할 수 없었다.

“지금부터 모두에게 버프를 넣겠습니다!”

지원을 온 호주 능력자들을 보며 신민배가 크게 외쳤다.

“제길……!!”

임창종은 지금 상황이 짜증이 날 수밖에 없었다. 의견 차이의 문제가 아니다. 인명 피해가 얼마나 심하게 나냐, 아니냐의 차이인 것이다.

지금 그의 말대로 이곳에서 백호 길드와 호주 능력자들이 철수를 하게 되면, 최대한 군 병기로 A급 타란툴라가 자신들을 쫓아오는 것을 막을 수는 있을 것이다. 최소한 그들이 시간을 벌어주는 것은 가능하단 소리다.

하지만 능력자들이 직접 타란툴라를 상대해야 한다면 이는 필시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 장담하는 임창종.

그는 인명 피해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작전 지휘를 하고 있는 이였다.

A급 괴수 출현은 호주의 방송사들에게 곧바로 전해졌으며, 백호 길드와 호주 능력자들이 A급 괴수 타란툴라를 사냥하고 있다는 소식이 퍼졌다.

그것은 곧장 전 세계적으로 퍼지는데, 고작 1시간도 걸리지가 않았다.

쿠궁쿠궁!

타란툴라는 몸의 크기에 비해서 상당히 재빨랐다.

방어계들은 아무리 타란툴라의 어그로를 잡으려고 해도 크게 소용이 없었다.

“빌어먹을!”

남백호는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타란툴라는 여기저기를 쏘다니며 능력자들을 죽여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300명이었던 호주 능력자들 중 이미 40명이 목숨을 잃었다. 타란툴라가 탄생하고 1시간이 조금 지났을 무렵이다.

“보호막!!”

콰창!!

신민배가 시전한 보호막은 타란툴라의 단 한 번의 공격으로 그대로 깨져버리고 능력자들에게 피해를 안겨주었다.

B급과는 비교도 안되는 엄청난 공격력 앞에 능력자들 모두가 타란툴라 사냥을 체념하고 있는 수준이 되었다.

‘정신력이 너무 부족해!’

지금 타란툴라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방어계의 어그로를 잡는 것이 1순위였다. 하지만 그런 것이 절대 불가능한 상황에서 다음 순위는 화력으로 타란툴라를 죽이는 수밖에 없었다.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신민배의 정신력이 매우 필요하다. 최대한 호주 능력자들 모두에게 버프를 걸어줘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정신력이 매우 부족했다. 하물며 돌진이나 정신일도를 사용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정신력.

현재 상태로는 대다수의 이들에게 강화 버프외에는 걸어줄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했다.

A급 괴수 사냥은 계속해서 진행은 되고 있었다. 하지만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고 있었으며, 남백호 역시도 이대로 물러서려 하지는 않았다.

‘제길…… 물러서야 하나? 그것이 모두를 위한 길인가?’

A급 괴수의 생명력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 또한 신민배의 버프와 디버프가 활성화 되더라도 상대하기 힘든 것은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다.

길드장으로써 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거미줄에 갇혀 있던 길드원들은 전원 구출을 한 상태다. 그렇다면 더 이상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던 남백호가 철수 명령을 임창종에게 전달했다.

이에 호주 군부와의 협의를 통해서 백호 길드는 천천히 퇴각을 했고, 호주의 능력자들도 철수를 명령 받았다.

남은 군 병력은 최대한의 화력을 동원해 타란툴라의 진로를 돌리려고 했지만,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도 타란툴라는 계속해서 앞으로 갈뿐이었고, 그 진로는 인가가 위치한 지역이었다.

호텔에 돌아온 백호 길드의 일은 모든 것이 끝났다. 비록 A급 타란툴라를 처리하지 못했으나, 그들에게는 틸란이 죽은 것까지 확인 되었기 때문이다.

A급 타란툴라가 틸란에게 나왔다고 해서 모든 탓을 백호 길드에게 돌릴 수는 없는 것이다. 또한 의뢰에는 B급 괴수 처리였지, A급은 포함이 되어 있지 않았던 것.

백호 길드원들은 한국으로 귀국 준비를 서둘렀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나도 알아.”

“그럼 그만 표정 푸시지요.”

“짜증나는 걸 어떻게 하라고!”

남백호의 표정이 좋지 않다. 그 이유를 알기에 임창종은 그에게 도움이 될 법한 말들을 하기 시작했다.

“세계를 통털어 A급 괴수를 처리 할 수 있는 길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막상 있다고는 하나, 그 피해를 감수하며 싸워야 합니다. 길드장님은 그러실 수 없지 않습니까? 길드원의 생명을 누구보다 중시하시는 분이, 지금 A급 괴수를 못 죽여서 짜증을 내시다니요?”

“안다고! 아니까 그만 하라고! 단지 내가 너무 무능해보여서 그래! 꼴에 방어계 3등급이라고 기고만장은 하고 있으면 뭐해? A급 괴수 어그로도 제대로 잡을 수가 없는데?”

지금 남백호가 가장 짜증나는 것은 이것이다. A급 괴수로 인해 후퇴를 명령한 것보다, 괴수를 상대로 방어계가 어그로를 끌 수 없다는 자체가 치욕이었던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거대한 덩치의 괴수를 상대로 방어계는 무의미할 뿐입니다.”

그의 말대로다. 방어계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 할 수 있는 것은 엄연히 C급 괴수 까지가 최고다. B급의 경우 진로를 방해하는 역할만을 수행하기 때문에 C급 괴수의 전투와는 상당한 양상을 보였다. 그래도 백호 길드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B급 괴수도 어느 정도 사냥 진행이 가능했던 것이다.

“길드원 모두가 준비를 마쳤습니다.”

임창종은 조심스럽게 그에게 대답했다.

“가자.”

그로써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일.

A급 괴수 타란툴라가 나타나고 6시간 만에 내린 결정이었다.

“잠시만요! 잠시만 이야기 좀 들어주십시오!”

그런데 그때 호주의 군 관계자가 큰소리로 말하며 달려왔다. 그와 동시에 그의 곁에는 호주 괴수 안전 대책 본부의 수장도 함께 와 있는 상태다.

“이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끝났습니다.”

임창종이 그들을 먼저 제지 했다. 그들이 이곳으로 온 이유도 알고 있는 것이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만 더 고려를 해주십시오! 제발 부탁입니다.”

타란툴라에게서 후퇴를 한 이후, 먼저 이들에게 요청이 왔었다. 가급적이면 A급 괴수를 처리하는데에 협조를 해달라고 말이다. 하지만 할 수 없는 것을 의뢰 받을 수는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그 즉시 거절을 한 백호 길드다.

그런데 그들이 전화상이 아닌, 이제는 직접 달려와 부탁을 하고 있었다.

백호 길드원 전원이 호텔의 로비에 멈춰 서서 군 관계자와 호주 괴수 안전 대책본부의 수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현재 골드 코스트에는 50만이 넘는 인구가 있습니다. 이미 대피 명령을 내리기엔 너무 늦었습니다. 막대한 희생자가 나올 것입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호주에서 지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남백호는 그런 수장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이고 싶으면 빨리 대피 명령을 서두르는 것이 좋을 겁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전 세계에 가장 잘나가는 길드들을 발 빠르게 소집하는 것을 권합니다.”

남백호는 정중히 그들의 부탁을 거절했다. 본인 스스로도 부끄럽고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그는 그 말만을 남기고 로비에서 걸어 나왔다. 그를 백호 길드원들이 뒤 따랐다. 그리고 로비 밖으로 나왔을 때, 그들은 황당한 장면을 목격했다.

9일 동안 함께 괴수 사냥을 전담하며 백호 길드를 호위했던 능력자들과 일반 시민들이 나와 백호 길드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A급 괴수의 출현. 그것은 어쩌면 재앙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사람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소리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골드 코스트의 사람들을 구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저희들도 최선을 다해서 돕겠습니다!”

시민들과 능력자들이 하는 말은 곧장 통역 되었다.

‘대체 호주는 어떻게 이렇게 한 마음이 될 수 있는가?’

민배는 그들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생각에 잠겼다.

한국이라면 상황은 다를 것이다.

군부대야 나라를 위한 군인들이기 때문에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더라도, 능력자들은 스스로의 안전이 최우선이었다. 하물며 시민들이 나서서 다른 시민들을 구해달라고 하는 것은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다.

단지 위험에 처한 이들을 위해 애도와 도움을 손길을 빌려 줄 뿐, 그들을 위해 직접 나서서 이러한 말들을 할 수 있는 이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곳 시민들과 군병력은 마치 한마음이 된 것 같았다.

‘이런 씨발…….’

그 모습을 보니 남백호는 절로 욕이 나왔다.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장면인 것이다.

다혈질이고 말도 마구 내뱉는 남백호라 할지라도 가슴 찡한 상황에서는 한없이 여린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작품 후기 ============================

어제는 5연참을 한 관계로 현재는 두 편만 올리고 오늘은 쉬겠습니다.

다음 편으로.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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