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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럭셔리버프
능력자들이 보기에 지금 신민배는 마치 좀비 같았다. 다 죽어갈 듯한 얼굴을 하면서도, 다시 쌩쌩해진 얼굴로 버프를 넣고, 또다시 쓰러지는가 하면 아무렇지도 않은 척 다시 일어선다.
누가 보더라도 미친 사람처럼 보일 뿐이지만, 지금 그의 버프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그들 스스로가 느끼고 있었다.
“마지막 갑니다……! 공격력 극화!”
훅~!
뭔가 강한 빛이 모두를 쓸고 지나갔다. 그 순간 신민배가 정신을 잃었다. 이제는 깨어나지도 못한다.
아마도 정신력이 다시 회복 되기 전에 이미 정신 줄을 놓아버렸던 것이다.
“모두 총 공격!!”
남백호가 쓰러진 신민배를 보며 크게 소리쳤다.
와아아아아아아~!
숲이 떠나갈 듯 했고, 타란툴라가 함성소리에 움찔 했다.
그리고 벌떼 같이 달려들기 시작하는 근접 공격계 능력자들.
그가가가강~!
그들 모두가 검을 휘두르는 소리가 마치 그라인드 장비가 강하게 돌아갈 때 나는 소리와 흡사했다.
근접 공격계들은 최대한 타란툴라의 얼굴과 다리의 공격에 집중했다.
슈쾅!
꽈과과과광~!
그리고 이곳저곳에서 산발적으로 원거리 공격계의 공격이 이어진다. 미사일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폭발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방어계들이 이런 화력에 휩쓸리지 않도록, 원거리 공격계는 타란툴라의 몸통 중 가장 큰 부위인 배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쿠앙!!
쾅쾅!!
거대한 타란툴라가 연속적인 엄청난 공격을 이기지 못하고, 조금씩 밀려나는가하면, 균형도 잡지 못하고 그 자리에 쓰러졌다.
하지만 끝은 나지 않았다. 현재 능력자들에게 걸려있는 버프의 시간. 그것은 1초라도 허비하는 것은 사치였다.
능력자들이 타란툴라를 상대로 자신의 역량을 모두 펼치고 있다.
백호 길드는 물론, 호주의 능력자들까지. 모두가 한 마음으로 타란툴라가 죽길 바랬다.
쿠쾅!
콰콰콰쾅!!
바닥에 쓰러진 이후 타란툴라가 미동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격 중지 명령은 내려지지 았다.
펑~ 펑펑~!
어느 순간 갑자기 공격 효과음이 달라졌다. 버프의 시간이 모두 끝난 것이다.
아무런 명령도 없었다. 그런데 모두가 쥐 죽은 듯이 타란툴라를 바라보고 있다.
그때 신민배가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끝난거야?”
아주 작은 그의 목소리는 고요했던 상황에서 그의 목소리가 숲 전체에 퍼지는 듯 했다.
우와와와와!
와아아아아!!
“해냈어!!”
“A급 괴수를 쓰러 뜨렸다!!!”
“우리가 해낸거야!!”
숲이 떠나 갈듯한 함성.
야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있던 새들도 그 소리를 듣고 숲속 하늘을 높이 날고 있다.
한 동안 괴수 성공에 대한 환호성은 진정되지 않았다.
정신을 차리고 있는 신민배에게 임창종이 다가왔다.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이 많은 사람에게 버프를 넣다니요? 설마 잠시 사이에 각성이라도 하신 겁니까”
임창종이 너무 놀라 물었다. 그 역시도 지금 A급 괴수 사냥 성공으로 인해서 약간 들떠 있는 상태였고, 목소리도 흥분을 가라 앉히지 못하고 있었다.
“에헴!”
그때 시란이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시란이 민배의 곁에 섰고, 그는 시란의 머리를 헝클었다.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기 때문에 시란은 아무런 말도 안했다.
“다 이녀석 때문입니다. 이녀석이 없었다면 아마 오늘 이곳은 모두의 무덤이 되었을지도 모르죠.”
“네? 대체 어떤 일이길래?”
아직까지도 상황을 모르는 임창종으로써는 두 사람을 서로 번갈아 바라볼 뿐이었다.
텅~!
“정말 고생 많았다.”
남백호가 다가와 신민배의 등을 방패로 살짝 쳤다.
“아닙니다. 길드장님이 고생하셨지요.”
“야야, 그런 말은 솔직히 믿음도 안간다. 내가 한 게 뭐가 있냐? 어그로라도 잡혔어야 뭐 고생을 하던가 말던가 하지.”
남백호는 그저 쓴 미소를 지어 보일 뿐이었다.
모든 상황은 끝이 났다. 이제 남은 것은 바로 A급 괴수의 사체 처리 뿐.
이전 상황이 어려웠다고는 하지만, 이것은 엄연히 돈에 관한 문제다. 더군다나 한 두푼도 아닌 A급 괴수의 사체. 모두가 눈독들일만 한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사실 백호 길드도 뭐라고 선뜻 입을 열지 못했다. 자신들만이 잡은 것이 아니라, 호주 능력자들이 대폭 지원을 해주었기에 가능했던 사냥이었으며, 사상자 역시도 호주의 능력자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마음을 알아서일까? 호주 군사령관이 직접 이 자리로 찾아왔다. 그리고는 신민배의 손을 잡았다.
“정말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호주의 큰 위기를 넘겼습니다.”
“아닙니다. 호주의 능력자 분들이 함께 해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군사령관의 이러한 행동에 제재를 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것은 남백호도 마찬가지다. 신민배의 영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확인 했다.
‘대단한놈.’
어떻게 보면 자존심 상할 일이다. 길드장인 자신을 뒤로하고, 길드원에게 손을 잡고 감사를 표한다는 자체가 이미 길드장을 무시하고 있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길드장을 무시하는 것이 아닌,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에 대한 존경의 뜻으로 보였다.
이후 사령관은 남백호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백호 길드가 이번 의뢰를 받아 주지 않았다면 정말 큰일날뻔 했습니다. 호주 국민을 대표해서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닙니다. 모두가 간절히 바랬기 때문에 함께 할 수 있었을 뿐입니다.”
남백호는 이 자리에서만큼은 건방진 모습을 버렸다. 자신에게 예로 대하고 예의로 다가오는 사람에게까지 막나가는 것은 아니었다.
“호주의 모든 이들은 아니었으나, 과반수 이상이 찬성을 했습니다. 해서 A급 괴수에 대한 사체의 권리를 모두 백호 길드에게 양도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A급 괴수의 처리 비용 또한 드리기로 했습니다.”
“네? 하지만 이건 모든 능력자들이 함께 잡은 겁니다. 더군다나 호주의 능력자 피해가 상당할텐데요?”
“물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백호 길드가 아니었다면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모두의 통일 된 생각입니다. 이것이 호주에서 해드릴 수 있는 유일한 것입니다.”
사령관의 말에 따르면 A급 괴수의 사체를 백호 길드에게 넘겨준다는 것이다. 마력석은 없었으나, A급 괴수의 사체는 1,000억에 가까운 금액. 문제는 단순한 사체가 아닌 A급 괴수 사체이기 때문에 이것을 매매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 이미 이 부분에 대한 것을 임창종은 계획하고 있었다.
또한 A급 괴수 처리 비용으로 호주가 백호 길드에게 건넬 비용은 자그마치 1조원.
만약 골드 코스트에 A급 괴수가 진입했다면 1조원이 아닌, 수백조의 피해가 일어났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세계 최초로 괴수 퇴치비용으로 1조원이 처음으로 돌파한 순간이다.
또한 A급 괴수 사냥을 하기 위해 호주 능력자 700명 가량이 투입 되었으며, 사망자 80명. 부상자 280명이라는 최하의 수치를 기록. 백호 길드 6명이 다친 것은 수치에서 제외 되었다.
현재까지 있은 A급 괴수 토벌 중에서 가장 적은 인원으로 가장 최소의 희생자와 함께 가장 짧은 사냥 시간으로 기록되었다.
한 동안 A급 괴수 타란툴라를 잡은 열기는 쉽사리 식지 않았다. 여기저기에서 능력자들은 타란툴라의 사체를 가져가기 전에 사진이라도 한 번씩 찍는 이들이 많았으며, SNS, 페이스 북 등 각종 메신저를 통해서 A급 괴수 사냥이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 세계로 퍼졌다.
호텔로 돌아온 백호 길드 일행은 엄청난 환대를 받았다. 호텔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호주 국민들의 환호성이 대단했던 것이다.
그들은 실시간으로 A급 괴수에 대한 상황을 생중계로 보고 있었다. 그리고 백호 길드의 위대함을 지금 이 자리에서 칭송하고 있는 것이다.
백호 길드가 호텔 인근에 도착하고 호텔 안까지 들어가는데만 해도 무려 1시간이 넘게 걸렸다. 얼마나 많은 인파가 그들을 맞이하고 있는지 예측이 가능한 것이다.
백호 길드는 호텔에 오자마자 각자의 방으로 갔다. 남백호가 격려의 한 마디를 한다 던지 하는 행위는 없었다. 지금 이 순간 남백호도 지쳐 쓰러질 정도였기 때문이다.
회의는 다음 날로 미루고 모두는 각자의 방으로 가서 그대로 쓰러졌고, 시란은 안젤리나와 한방에서 잠을 청했다.
날이 밝고 호텔 로비 풍경은 아주 장관을 이뤘다.
호주 각지에서 보낸 수많은 축하의 꽃은 물론 축하 메시지로 가득했던 것이다. 누가 보면 세기의 결혼식이 열리는 곳이라고 착각할 정도였다.
백호 길드는 본래 이곳에서 며칠을 묶으며 관광을 즐길 생각이었으나, 호텔 입구에 진을 치고 있는 호주 국민들로 인해서 광관은 물 건너 가버리고 말았다. 해서 괴수에 대한 부분과 금전에 대한 것을 정리하기 위해서 임창종만 호주에 남고 모두는 그대로 한국으로 돌아갔다.
한국 땅을 밟은 백호 길드. 역시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제 명실상공 백호 길드는 대한민국 최고의 길드가 되었다.
“백호 길드 만세!!”
“정말 대단하다 백호 길드!!”
“백호 길드 때문에 대한민국이 살아나는구나!!”
수많은 인파가 그들을 맞아주었고, 백호 길드 한 명, 한 명이 TV와 신문에 얼굴이 실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
“럭셔리 버프다!”
“럭셔리 버프 신민배다!!”
“신민배다! 최강 럭셔리 버프!!”
엉뚱하게도 신민배를 지칭하는 명칭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럭셔리 버프’.
세계 최고의 버프라고 인정이 되기 시작하면서 그의 명칭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극성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미 ‘럭셔리 버프’라는 칭호는 대한민국에 퍼졌고, 신민배를 지칭하는 하나의 단어가 된 것이다.
‘와…… 이거 잘못 생각하면 된장남이 될지도…….’
뜻은 좋지만, 럭셔리란 자체가 이상하게도 물질만능주의를 비교하는 것 같아 신민배 자신으로써는 내심 달갑지 않을 정도였다.
백호 길드의 A급 괴수 처리 이후에 세간에는 많은 점들로 이슈화 되고 있었는데, 우선 괴수의 특징에 대해서 조금더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괴수는 B급부터 변태가 가능하며, 변태와 더불어 괴수를 낳는다는 것이다. 아직 확정이 된 것은 아니지만, B급 괴수가 낳는 괴수는 한 단계 높은 등급이 태어난다고 알려졌다. 물론 이런 가설은 이번에 백호 길드에서 처리한 A급 타란툴라를 토대로 발표한 것이지만, 어느 것 하나 신빙성을 주기에는 다소 부족한 정보였다.
그리고 세계 인터넷을 뜨겁게 달 군 것이 있었으니 바로 랭킹이었다. 이번 랭킹은 길드 랭킹을 뽑은 것이 아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백호 길드를 세계 랭킹 1위라고 떠들었지만, 그것은 소수일 뿐만 아니라, 대다수가 대한민국 네티즌이었다는 것이다. 해서 세계 길드 랭킹 순위는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었다.
반면에 다른 랭킹 순위가 모습을 나타냈다. 그리고 이 랭킹 순위는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 정도였다.
세계가 선정한 위대한 능력자 12인. 바로 이것이었다.
============================ 작품 후기 ============================
감질맛 사라질까... 몰래 한 편 더 던지고 가요...
그리고 몰아보시는 분께도... 저에게 도움을 주신 분께도... 아무 말없이 지켜봐주신께도... 글이 재미없어져서 이탈하시려는 분들의 위해서...
오늘도 커피숍으로 갑니다...
(그나저나... 로판의 힘이 엄청나군요...? 몇 편으로 투베 싹쓸이 할 정도의 힘이라니..
은근히가 아닌, 로판 보는 분들이 엄청 많다는 것을 여기서 깨닫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