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럭셔리버프-93화 (9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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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성녀

시현이 함께 영국으로 가겠다는 것을 힘겹게 만류한 신민배.

“시현아. 네가 힘든 건 알지만, 이 상태로 괴수 사냥을 갔다가는 더 큰 일이 우리를 덮칠지 모른다. 형은 그런 게 싫어. 그러니까 넌 이번엔 빠져.”

힘이 없어 보이는 시현의 어깨. 이미 축 늘어져 조금만 더 늘어지면 땅에 닿을 기세였다.

“형…… 죄송해요…….”

“죄송할거 없다. 나는 아직… 너의 아픔을 이해 할 순 없겠지. 그래도 내가 갔다 왔을 때, 조금이라도 네가 기운을 차렸으면 좋겠다.”

시현의 어깨를 ‘툭툭’치며 한 동안 그렇게 시현을 보고 있었다.

아직까지도 기억 속을 헤매는 시현은 잠자는 것조차도 괴로워 할 정도였다.

‘조금이라도 기운을 차린 네 모습이 보고 싶구나…….’

신민배는 그렇게 시현을 바라보며 시란과 함께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

“오빠, 그런데 이번에는 A급 괴수도 아니라고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왜 연합이래요?”

“글세? 나도 잘 모르겠어. 뭐 그쪽 길드장이 날 한 번 보고 싶다고 했다던데?”

“에? 오빠를요? 왜요?”

“나도 모르겠어.”

“혹시 여자예요?”

“응. 그런가봐. 성녀 베르나라고 하던데?”

“그럴 줄 알았어! 역시 여자들은!! 어휴…….”

시란이 길게 한숨을 내쉰다. 왜 그러는지 신민배는 이유를 알 수는 없었다. 차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을 때, 그곳에서 백호 길드의 마크가 그려진 항공기 한 대를 볼 수 있었다.

“형님. 저건 뭡니까?”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대기하고 있는 1군과 아직 도착하지 않은 인원. 그런 그들 중에서 남백호가 가장 먼저 공항에 나와 있었다.

“뭐긴 비행기표 사기 귀찮고 해서 한 대 뽑았지.”

“예? 비행기를요?”

“그럼~! 이제부터 우리도 전용기를 가진 길드가 되는거지! 너도 알다시피 저번에 A급 괴수 잡으면서 우리 길드가 별로 피해도 없이 엄청난 보상을 받았잖냐? 그걸로다가 한 대 구입했지. 그런데…… 영 백호 마크가 별로네? 붉은색이 아닌 검은색으로 칠할걸 그랬나?”

“하하…… 아뇨. 제가 볼 땐 멋져 보이는데요?”

“그렇지? 맞지? 멋져보이지? 거봐. 멋져 보인다니까? 그런데 이놈의 창종이 자식은…… 촌스럽다니 어쩌니…… 하여간 마음에 안들어. 그놈의 성격.”

혀를 차는 남백호의 뒤로 임창종이 다가왔다.

“누구 성격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으응? 왔어. 아냐. 저기 지나가는 놈 성격이 별로 좋지 않아 보인다고. 애들은?”

“다섯 명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거주지가 외지에 있다보니 좀 늦는 것 같습니다.”

“그래? 그러면 쓰나? 집 좀 옮겨 주지 그래? 남아도는 돈으로 뭐해?”

그 말에 임창종의 눈이 가늘어지며 남백호를 바라보았다. 남백호는 자신도 모르게 ‘움찔’했다.

“길드장님. 저희가 원정을 가서 벌어온 돈이 모두 우리 백호 길드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 돈으로 운영도 해야하며, 차후에 벌어질 일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할 돈입니다.”

“아, 알았어. 돈 문제는 그럼 네가 알아서 해. 에이…… 무슨 돈 문제 이야기만 나오면 눈에 쌍심지를 키고 진짜…….”

아무래도 길드를 운영하는 부분에 있어서 백호 길드 1군의 수입이 상당한 수준이라 할지라도, 그 모든 돈에 대한 상세한 지표까지 만들어준 임창종이다. 그렇다보니 막무가내로 돈을 쓰려고하는 남백호의 말만 들으면 스트레스부터 받는 그였다.

얼마 기다리지 않아 1군 길드원 모두가 도착했다.

“뭘 기다리고 서 있어? 우리 비행기야. 얼른 타. 타서 기다려도 돼.”

백호 길드는 전원 비행기에 올랐다.

“이야~! 우리 길드 이제 진짜 잘나가나보네?”

“그러게 말이야. 전용기 가진 길드가 몇이나 되겠어?”

“완전 죽인다! 역시 백호 길드 들어오길 잘했어.”

현재 백호 길드의 1군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한 날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사망자도 없이 괴수 처리는 물론, 한 번의 원정으로 엄청난 금액도 보답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하물며 백호 길드에서 대우까지 좋게 해주다보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모두가 자리에 착석하고 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세라가 다시 백호 길드 들어오고 싶다지?”

“에? 세라가?”

세라라는 이름이 문득 길드원들을 통해서 흘러 나왔다. 신민배 역시도 세라라는 여인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상당히 도도해 보이는가하면 한편으로는 섹시해 보이는 여성이라고나 할까?

‘그러고보니 눈 뜨고 그 여자를 본적이 없었네. 길드 탈퇴했었나?’

세라에 대한 기억이 조금은 있는 그였기 때문에, 길드원들이 하는 이야기에 자신도 모르게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하? 길드 어려워지자마자 가장 발 빠르게 나간 사람이 누군데 이제와서 가입할거래?”

“그러게 말이야. 의리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었으면서 무슨? 설마 길드에서 받아주는 것은 아니겠지?”

길드원들은 상당수 그녀에게 불만을 품고 있는 듯 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수준이었으니, 길드원들이 그녀를 달갑게 생각할리는 없었나보다.

“뭐 길드에 가입할 때 가입하더라도 1군에는 못 들어오겠지.”

“난 결사반대야. 들어오는 것도 달갑지 않아.”

대다수가 세라가 길드에 다시 들어오는 것을 반대했다.

길드원들은 세라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백호 길드에 있을 때부터 워낙 말쑤가 적었으며, 도도해 보이는 얼굴로 인해 쉽게 말을 거는 사람도 없었다.

단지 미모와 몸매가 뛰어 났기 때문에 인기는 있었지만, 그녀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는 이들은 매우 부족했다.

“오빠는 어떻게 생각해요?”

그의 곁에 있던 안젤리나가 물었다. 안젤리나라면 세라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안면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당시 백호 길드 내에서 미모라면 단연 투톱으로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 별 생각 없는데? 이야기를 그다지 해본 사이도 아니고 말이야.”

“그렇구나…….”

안젤리나는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이내 입을 닫아버리고 신민배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다들 빨리 처 자! 영국 가려면 족히 12시간은 걸릴테니까.”

남백호의 말에 모두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지만, 그 누구도 잠을 청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나저나 베르나라는 사람은 왜 나를 보고 싶다고 한거였을까?’

성녀 베르나에 대한 의문이 갑자기 드는 신민배. 그는 스마트폰으로 성녀 베르나를 검색해보았다.

자신의 머리를 기대고 자고 있는 안젤리나 몰래 행한 행동이었다. 만약 이 행동이 들키게 된다면 상당히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어야만 할 것이다.

성녀 베르나를 검색하자 많은 검색어들이 떴다.

[베르나 신탁]

[성녀 베르나 신탁]

[베르나 미성년자]

[초딩 베르나]

[베르나 치유]

[베르나 몸매]

검색어를 무심히 보던 그는 신탁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신탁?’

과연 요즘들어 ‘신탁’이라는 단어를 쓸만한 일이 있을까하는 의문이 드는 신민배.

신탁이란 쉽게 말해 신의 말씀이다.

지구상에서 신이란 존재가 여럿 있지만, 과연 신탁이 있은지 몇 번이나 있을까? 또한 있다하더라도 괴변뿐이며, 존재의 여부 또한 알지 못하는 신에 의해서 신탁애 내려진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소리였다.

그 역시도 신은 믿지 않는다. 하물며 종교도 무교로 오로지 자신이 하는 만큼 보상을 받는 다고 생각하는 타입이다.

그리고 ‘베르나 신탁’이라는 문구를 클릭했을 때, 많은 기사들이 떴다.

[성녀 베르나의 신탁! 그것은 사실이었다.]

[성녀에게 내려진 신탁! 신은 정말 존재하나?]

[신탁이 내려졌다면 신이 존재한다는 것! 신은 과연 어디에?]

[신! 과연 그 존재는 누구일까?]

[베르나를 선택한 신의 여부를 캐묻는다.]

기사를 하나 둘씩 읽어보던 중 놀라운 사실은 ‘신탁’이 내려왔을 때마다 그녀가 예언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예언은 100% 적중했다는 것.

따지고 보면 그녀는 예언자나 다름이 없다. 문제는 신이라는 존재가 그녀에게 말을 전해줬다는 것.

‘궁금하네…… 과연 어떤 신일까? 우리가 흔히 아는 3대 신 중 하나인가?’

그녀가 자신을 만나고 싶어하는 만큼, 자신 역시도 신의 존재여부를 확인하고 싶어졌다.

‘생각보다 재미있을지도…… 이번 원정은…….’

이야기 듣기로는 어려운 부분이 없는 원정이었기에 신민배는 편한 마음으로 눈을 감았다.

12시간에 걸쳐서 런던에 도착한 백호 길드 일행.

그런 백호 길드를 반갑게 맞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첫 번째가 바로 신성 길드였다.

신성 길드에서는 부길드장 알파소가 마중을 나와 있었다. 깡마른 체구였으나, 자세히 보면 전신이 잘게 다져진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부길드장 알파소는 신성 길드에서 방어계를 담당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도 알아주는 능력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성녀 베르나의 위상이 너무나 높기 때문에 그의 이름은 제대로 거론 조차 되지 않는 것이 현실.

“어서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시는 길 불편하지는 않으셨는지?”

알파소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 모습이 매우 정중했으며, 백호 길드가 좋은 대우를 받고 있따는 것을 느낄 정도였다.

“딱히 불편한 건 없었습니다.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남백호 역시 존대를 사용하며 그에게 정중히 인사를 했고, 두 사람은 그렇게 악수를 청했다.

그런 그의 곁에 또다른 사람이 인사를 했다.

“영국에 오신 것을 영국 왕실을 대신해 환영합니다.”

영국의 총리 캐마린이 인사를 건넸다.

“저기봐. 총리 아냐?”

“헐? 진짜네? 영국에서 총리가 직접 마중 나온거야?”

“대박이네. 우리 길드 정말 엄청 크긴 컸구나.”

뒤에 있던 백호 길드원들이 영국 총리 캐마린을 보며 매우 놀라운 표정을 보이고 있었다.

한 나라의 수상이 마중을 나왔다는 자체가 이미 백호 길드의 입지가 얼마나 두터운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영국은 백호 길드와 좋은 우애를 맺길 바랍니다.”

“하하, 저희야 말로 그렇게 생각해 주신다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대한민국과는 나무나 차별화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상황. 현재 대한민국은 능력자를 그저 괴수 사냥용 인간으로 밖에 취급하지 않는다. 일정한 대우를 해주고는 있지만, 이렇게 극진한 대우로써 예를 표하지는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틀렸다. 애초에 능력자로 인해서 국민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가 있기 때문에, 능력자의 처우는 세계에서 5위 안에 들 정도였다.

‘캬…… 멋지네? 태어나려면 이런 나라에 태어나서 능력자가 되었어야 했는데.’

신민배 역시도 그런 캐머런을 보며 영국이란 나라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간단한 인사만을 마치고 그들 모두는 호텔로 향했다.

영국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빅토리아 호텔.

이는 신성 길드인 베르나에서 백호 길드가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었다. 스위트룸을 모두 예약하여 영국에 있는 기간 동안 최고의 대우를 해줄 것을 명했다.

============================ 작품 후기 ============================

약속은 반드시...

한 편 또 올려드리고 사라집니다.

저녁 12시에 다시 뵙겠습니다.

P.S 많은 코멘트의 응원에 힘이 납니다.

해서 코멘트 신경 안쓰고 싶은데, 눈은 폼으로 달고 있는게 아니다보니... 계속 보게 됩니다.

신이시여... 악성 코멘트들에게 노블레스 결제 오류 떠서 다른 소설도 못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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