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2 / 0176 ----------------------------------------------
36. 막을 수 없는 괴수.
비상 상황이 해제가 되고, 새로운 저택까지 구경을 끝마쳤다. 가족들 모두가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시현은 지하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언제나 시간이 나면 틈이 나는대로 훈련에 매진하는 그. 그리고 시란은 자신의 방에서 많은 생각에 잠겨 누워있었다.
새로운 저택을 본 것까지는 좋았지만, 그 이후부터는 기분이 줄 곳 좋지 않았던 것이다.
“휴…….”
앞으로를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제 완전히 다른 사람의 남자가 되어가는 신민배를 보고 있자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때였다.
웅웅웅~!
흑흑흑~!
어디선가 여자 우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란은 급히 허리를 세워 책상을 바라본다. 그곳에는 비곡검이 놓여 있었다.
“어머? 쟤가 왜 저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었던 현상.
비곡검에 대한 약간의 전설이 있었지만, 그것을 애써 무시한 시란이다.
“비곡검이 울면 불길한 징조라던데…….”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던 일이 오늘 일어나다보니, 그런 말을 믿지 않는 시란으로써도 약간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음…….”
비곡검을 손에 들자, 진동과 함께 흐느끼던 소리가 사라졌다. 그리고 비곡검을 한참 바라보는 시란은 뭔가 알 수 없는 불안감이 계속해서 형성되는 것을 느껴야만 했다.
우우웅!
그때 그녀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확인해보니 문자가 온 것이다.
“응?”
기급 소집 문자. 백호 길드에서 온 것이었다.
그녀는 비곡검을 들고 급히 1층으로 내려갔다.
“오빠들도?”
그녀뿐만 아닌 다른 이들 역시도 모두 긴급 소집 문자를 받은 상태였다.
그들은 급히 준비를 하고 차를 타고 길드로 달렸고, TV에서는 긴급 속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길드에 도착하자 그들 외에 많은 이들이 모여 있었다. 모여 있는 숫자로 보아 길드원 전원이 모인 듯 보였다.
급박한 상황이기에 신민배 역시도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황. 이에 남백호와 임창종이 백호 길드 본관의 가장 높은 자리로 올라갔다.
“알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직까지 긴급 소집에 대한 이유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말하겠다.”
남백호가 큰 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웅성거리던 길드원들이 모두가 조용해졌다.
“현재! 대구 도심에 괴수가 나타났다. 괴수는 S급으로 지금까지 우리가 보지 못한 최악의 괴수라는 것이다.”
명칭 조차 생소한 S급 괴수.
이 괴수의 급수는 전 세계적으로 이미 정해져 있는 급으로 괴수의 크기와 파괴력 등을 고려해 SS급까지 정해져 있는 수준이었다. 해서 대구에 나타난 괴수는 A급을 넘어선 S급으로 분류가 되었고, 이에 대한민국 전체에 능력자 긴급 소집이 내려진 상태였다.
“현재 괴수가 나타난지 1시간이 지나지도 않았지만, 대구 중심부가 이미 반 이상이 파괴되었다고 한다. 해서 시민들이 피난 할 수 있게 지금 즉시 능력자들이 긴급 소집을 받은 상태며 우리 길드 역시도 정부의 부름에 응한 상태다. 하지만 6등급 이하의 능력자들은 제외해도 좋다는 정부의 허가를 따로 받은 상태이니 만큼, 이번 위험한 상황에서 6등급 이하 능력자들은 빠져도 좋다.”
남백호의 말에 3군의 능력자들이 조금씩 눈치를 보기 시작한다. 남백호의 호의는 좋지만 다른 길드원들은 사지로 달려가는데, 자신들만 안전하게 있어야한다는 생각에 내심 자존심도 상했으며, 최소한 길드원으로 부끄럽지 않기 위해 한 능력자가 손을 들었다.
“저, 저는 가고 싶습니다! 6등급이지만 최소한 시민들을 안전하게 대피 시킬 수는 있습니다.”
“저 역시도 그렇습니다. 6등급이지만 이미 E급 괴수를 상대해봤고, 만약 S급 괴수 외에 다른 괴수들이 있다면 괴수를 처리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저도 가고 싶습니다!”
“시민을 지키는데 당연히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가게 해주십시오!”
여기저기서 백호 길드원들이 손을 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조금이라도 더 힘든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하나 둘씩 올려지는 손을 바라보며 남백호는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좋다! 가고 싶은 사람은 허락하겠지만, 가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도 이해하도록 하겠다. 그러니 결정은 본인이 스스로 하도록! 단 최대한 시민들의 대피를 우선으로 할 것이며, S급 괴수 외의 괴수들은 무조건 피하도록 해라!”
예! 알겠습니다!!
S급 괴수가 나타난 상황에서 A급 괴수나 B급 괴수를 사냥할 시간은 없다. 그것은 오로지 1군의 힘으로만 상대해야 하며, 시민은 물론 능력자들의 피해도 줄여야 하는 것이다.
백호 길드의 긴급 소집에 차량까지 빠르게 대기하기 시작했다. 이번은 레이드와는 다르다.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머뭇거리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백호 길드의 차량은 물론, 급하게 관광버스까지 빌려 백호 길드 전원이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그들은 급히 대구로 향했다.
“대구까지 가는데는 얼마나 걸리지?”
“아무래도 거리가 있다보니, 족히 3~4시간 정도는 걸릴 것 같습니다.”
“음…… 하필이면 시간대도 오후라서 차가 더 막힐 텐데…….”
남백호는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1시간 만에 S급 괴수로 인해서 대구의 중심부가 반 정도 파괴 되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빨리 도착해서 3시간으로 가정한다 해도 대구 자체가 전부 파괴되어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현재 경기도를 포함한 다른 지역에 있는 능력자들도 모두 긴급 출동을 한 상태라고 합니다. 아마 대한민국의 전 능력자들이 소집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군…… 막상 오지 않는 능력자들을 대충 감안한다치면 대략 1만 5천 정도는 모일 것 같나?”
“아뇨. 사실상 A급 괴수에게도 두려움을 느끼는 능력자들이 많기 때문에 고작해야 1만 정도 모일 것으로 예상 됩니다.”
한국에 능력자들은 대략 2만 명 정도이며, 그 중에서 6~7등급을 제외하면 1만 명 정도의 능력자들이 있다.
남백호는 가장 최저의 인원을 감안했고, 그들이 만약 다 모인다는 가정 하에 1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었다.
하지만 과연 A급 괴수를 1만 명으로 막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였다.
‘이건 승산이 없다. S급 괴수에 대한 방법은 전무해…….’
남백호도 이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아직 마주하지 않은 S급이지만, 이미 자신도 모르게 모든 것을 체념한 듯 보였고, 최대한 희생자가 늘어나는 것을 줄이는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기로 했다.
현재 고속도로는 경기도로 올라오는 차량은 막히고 있는 수준이며, 대구 방향으로 빠지는 도로는 수많은 버스들만이 향하고 있었다. 바로 경기도 능력자들이 탑승한 버스였다.
고속도로가 비어 있는 상황에서 버스는 빠르게 달려 3시간 정도에 걸쳐서 대구에 도착했다.
대구를 빠져나가는 도로는 아직도 차량으로 꽉 막혀 있는 상태였다.
대구의 톨게이트가 보인다. 해가 지기 시작한 오후 붉게 물들어 있는 것은 노을이 아닌, 도시가 불에 타며 붉은 빛을 발하는 모습이었다.
거대한 화염에 휩싸인 대구 시가지가 눈에 들어왔다.
“저, 저게 뭐야!!”
“세상에 저게 S급이야?”
“말도 안 돼! 무슨 저런 거대한!!”
도시의 거대 건물들을 훨씬 웃도는 거대한 크기의 괴수 하나가 눈에 보인다.
직립 보행의 S급 괴수. 하지만 그 크기가 지금까지의 괴수와는 비교도 못할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고 있다.
“저런 걸 대체 어떻게 막으라는거야?”
괴수의 모습을 보고 있는 방어계들은 어이를 상실해버리고 말았다. S급의 괴수는 인간 방어계가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수준의 크기가 아니었던 것이다.
쉽게 표현하면, 인간의 크기에 쌀 한 톨이 놓여져 있다고 보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지나가다가 발에 차여도 사망할 정도로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고 있는 S급 괴수. 이를보며 멀쩡한 정신을 지닐 수 있는 능력자는 얼마 없을 것이다. 하물며 남백호 역시도 멍한 표정으로 S급 괴수를 보고 있을 뿐이었다.
직립 보행으로 서 있는 S급 괴수는 얼굴은 쥐에 가깝지만, 모든 형태가 공룡과 흡사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물며 서 있는 모습은 족히 200미터 이상의 크기이며, 머리에서부터 꼬리까지는 250미터를 훌쩍 넘을 듯 했다.
그런 거대한 괴수 앞에 버스를 타고 있는 모든 능력자들이 할 말을 잃었으며, 그것은 다른 버스들도 똑같은 상황이었다.
버스는 시가지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멈추어 섰고, 능력자들이 급히 버스에서 내렸다.
모두가 서 있는 앞에 남백호가 말했다.
“현재 정부에서 우리 길드에서 내린 지시는 동, 서, 남, 북 중 남쪽으로 대피하고 있는 시민들을 보호하라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다른 급수의 괴수들이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시민들의 대피를 최우선으로 하라는 정부의 방침이 있다. 그러니 모두들 그렇게 알고 지금부터 시민 대피에 최우선을 기한다. 알겠나?”
예!!
모두가 큰 소리로 외쳤고, 그들은 즉시 대구의 남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이미 괴수가 대구의 중심지를 파괴한 상황에서 그곳으로 들어가는 것은 무의미 했다. 해서 외각 지역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시민들을 보호하며 그들을 안전하게 이동시키는데 주력하기 시작하는 능력자들.
이미 다른 지역에서 빠르게 올라 온 능력자들이 많은 시민들을 돕기 시작했다.
“괴, 괴수다! 다른 괴수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때 S급 괴수가 아닌 다른 급수의 괴수들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대구의 거대한 싱크홀을 통해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는 S급 이하의 괴수들. 이제 능력자들은 시민들을 대피시키는 것이 아닌, 그들이 대피 할 수 있도록 괴수를 막아야하는 상황으로 바뀌게 되었다.
“6등급 이하들은 시민들의 대피에 힘쓰고, 나머지 이상 급들은 지금부터 괴수 사냥에 나선다!”
남백호가 큰 소리로 외쳤고, 길드원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쿠아앙!!
콰아아앙~!
수많은 괴수들이 대구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그 어느 지역보다도 많은 숫자라고 할 수 있었으며, 과연 이 많은 괴수들을 이곳 대구에 있는 능력자들이 감당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 될 정도였다.
하물며 S급 괴수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큰 희망은 없었다.
“가급적이면 큰 괴수들보다 작은 괴수들을 먼저 처리한다. 이동에 있어서 이녀석들이 시민을 해칠 가능성이 더 높아!”
“알겠습니다!”
능력자들은 각기 전투를 하기에 이르렀고, 그동안 훈련 했던 것처럼 각기 조를 이뤄 괴수를 처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제기랄!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거야!”
“생각하지마! 지금이 생각한다고 될 일이냐! 괴수 처리에만 열중해! 그렇지 않으면 그 순간 죽은 목숨이니까!”
현재 대구에 모인 능력자는 대략 잡아 7천 명 이상. 그들은 모두 괴수를 사냥하고 있었다. 그리고 유일하게 사냥을 당하지 않는 S급 괴수는 계속해서 도심을 파괴해 나가고 있었다.
한 번 걸을 때마다 자동차들이 짓밟혀 폭발해 나갔고, 두 걸음 걸을 때마다 건물이 파괴 되어 간다. 이동 할 때마다 꼬리가 좌우로 스치면서 큰 건물들을 송두리째 부수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S급 괴수를 막을 수는 없었다.
그 상황에 신민배는 1군 능력자들과 함께 A급 괴수를 상대하고 있었다. 주변에 다른 여타 괴수들도 상당히 몰려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급적 A급 괴수는 2개의 팀이 상대를 하고 있었으며, 다른 나머지 인원들은 다른 괴수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막고 있는 수준이었다.
“민배야! 안되겠다. A급 괴수는 어떻게든 막아 볼테니까 좌우에 있는 다른 길드원들을 좀 도와줘! 그리고 파로스! 렌드! 샤오웬! 레이라! 너희들 역시 민배를 도와서 빠르게 다른 괴수들을 처리해!”
“알겠습니다. 형님 조심하고 계세요!”
“걱정마라!”
일정한 버프만 유지가 되고 있다면 당장에 신민배가 빠진다고해서 A급 괴수를 방어 못할 수준은 아니다. 다만 공격력에서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신민배가 돌아오기까지는 A급 괴수에게 큰 타격을 입히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많았다.
신민배는 급히 좌측에서 괴수를 상대하고 있는 능력자들에게 달렸다.
‘안돼! 능력자들이 너무 뿔뿔이 흩어져 있어서 이 상태로는 버프가 전원에게 들어가기 힘들거야. 다시 편성을 해야 해!’
상황이 급박한 만큼, 버프 역시도 잘 생각하며 사용을 해야만 한다. 그에게도 능력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무수하게 쏟아져 나오는 괴수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버프의 재사용 시간을 맞추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며, 능력자들에게 맞는 버프를 시전해주는 것도 가장 중요 했다.
============================ 작품 후기 ============================
다소 허술하게 진행되는 점 정말 죄송합니다. 전투 씬을 좀 제대로 넣고 싶은데... 별다른 내용이 없는 전투 씬에 또다시 분량 허비해버리면 다소 독자님들이 보는 것이 지루하실 수도 있을 듯하여....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