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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그들의 시작.
임창종에게 사고가 일어나고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심장의 상처가 생각보다 빠르게 아물어 갔다. 아마도 자신의 능력 덕분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이제는 팔과 다리의 부분도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없었다. 마치…… 예전부터 없었던 것처럼.
일주일이 지나고 임창종은 프랑스로 파로스와 함께 이동했다. 임창종의 아내가 함께 동반했으며, 남백호와 신민배는 한국에 남아 있기로 했다. 그들은 해결해야 할 일도 있었지만, 차마 임창종이 로봇 팔과 다리를 부착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싫었던 것이다.
프랑스에 도착한 파로스와 임창종. 그리고 그의 아내는 즉시 파로스의 저택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파로스가 준비한 팔과 다리를 보며 아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어, 어머?”
“지금…… 뭐하자는 겁니까?”
준비한 팔과 다리. 그것을 보며 두 사람이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역했다.
“좋잖아? 멋지지? 나도 조만간 이런 걸로 한 번 달아보려고 하는데, 캬~! 멋진 것 같아.”
지금 세 사람이 보고 있는 팔과 다리는 황금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족히 몇 백억을 호가 할 것 같은 규모의 황금 팔과 다리를 보며 임창종이 진지하게 물었다.
“이걸 내가 달고 다니느니…… 차라리 기어 다니겠습니다.”
“에? 진짜? 음…… 난 멋져 보이는데…… 그럼 기존에 생각했던 걸 보여줄게.”
파로스는 임창종이 능력자 생활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해서 처음부터 그의 팔에 대한 생각은 이미 정리해둔 상태였다.
두 번째로 파로스가 보여준 그의 팔과 다리는 생체공학으로 만들어진 완벽한 인간의 팔과 다리처럼 보였다.
“생활하는데는 전혀 부담이 없을거야. 일정한 칼에도 잘리지가 않고, 또한 촉감도 인간의 80% 정도의 효율을 보이지. 뭐 내가 사용하기에는 너무 재질이 약해서 터져버려서 사용할 순 없지만, 치유계인 당신이라면 매우 쓸만할거야.”
그것을 보며 임창종의 아내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완벽한 팔과 다리가 새로 생기는 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고, 고맙습니다.”
“고맙긴 뭘. 민배의 친구면 나의 친구이기도 한 걸. 그럼 시술을 진행 해볼까?”
파로스가 뒤를 바라보며 손짓하자 하얀 가운을 입은 다 섯명의 사람들이 들어왔고, 그들과 함께 임창종이 다른 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럼 수술이 끝날 동안 우리는 차라도 한잔 할까?”
그의 아내를 데리고 파로스는 응접실로 향했다.
“남백호입니다.”
[아! 예. 안녕하십니까!]
아침부터 남백호가 차혁진에게 연락을 했다.
“중요한 일로 대화를 했으면 합니다.”
[무, 물론이죠. 제가 당장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응당 그래야 한다는 듯이 즉시 대답을 해줬다.
“아뇨. 당신 말고. 이 나라의 대통령과 대화를 했으면 합니다. 중대한 일입니다. 만약 조건이 맞지 않다면 우리는 의뢰를 받아들일 생각도 없으니까요.”
[예에?]
난데없이 대통령을 만나겠다는 남백호의 말에 차혁진이 당황했다. 하지만 나라의 안위가 걸린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즉시 답했다.
[알겠습니다. 바로 대통령님께 보고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정말 감사합니다.]
차혁진은 마지막까지 남백호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만 끊겠습니다.”
남백호는 전화를 끊으며 전화를 계속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차혁진의 태도에 대한 생각 때문이다.
사실 남백호는 차혁진이라는 인물에 대해 화가난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애초에 그를 처음 봤을 때부터, 그리고 그의 행동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차혁진에게 이토록 차갑게 대하는 이유는 국민들에게 받은 비난을 그에게 대신 해소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미안하군…….’
영국에서부터 한국에서까지. 차혁진은 높은 위치의 정부 관리이면서도 남백호에게 당한 굴욕은 이로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만날 때마다 싫은 내색 한 번하지 않은 그에게 미안할 따름이었다.
차혁진에게 연락을 취하고 대략 30분 정도가 지났을까? 곧장 그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다.
[대통령께서 청와대로 초청하셨습니다.]
“초청?”
[그, 그렇습니다.]
차혁진은 약간 말을 더듬었다. 그 이유는 당연하다. 나라의 안위가 걸린 상황. 더군다나 백호 길드가 아니면 나라가 사라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국빈 대접으로 대통령이 찾아와도 모자랄 판에 청와대로 직접 초청을 한 것이다.
“훗…… 알겠습니다. 청와대로 가도록하죠.”
남백호는 코웃음을 쳤다.
‘마지막 자존심은 세우고 싶다 이건가?’
아무래도 이렇게 밖에 생각을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죄송합니다.]
“당신이 죄송할 건 없습니다. 지금 바로 청와대로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예. 그렇게 연락을 취해놓도록 하겠습니다.]
남백호는 전화를 끊고 신민배에게 연락을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함께 만나 호텔 로비로 내려 왔다.
그런데 그곳에는 검은 정장과 선글라스를 낀 인물들이 자리하고 있었고, 남백호와 신민배를 보더니 이내 달려왔다.
“모시러 왔습니다.”
“청와대?”
“그렇습니다.”
남백호의 물음에 달려온 그가 즉시 답했고, 두 사람은 그들을 따라나섰다.
‘그래도 경호원은 붙여준다는 건가? 이걸 고맙다고해야 되나, 말아야 하나?’
남백호는 그들을 따르면서도 못내 기분이 좋지는 않은 상태였다.
“그럼 형님. 과연 저희들의 조건을 들어 줄까요?”
“글쎄다? 넌 어떻게 생각하는데?”
“음…… 솔직히 나라가 멸망해가는 가운데 우리의 조건이 터무니없다고는 해도 멸망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들어주지 않을까요?”
“그렇겠지? 더군다나 우리로 인해서 경제까지 다시 되살리고 나라가 안전해진다면…… 대통령으로써는 당연히 받아들여야하는데…… 문제는 국민들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아닐까?”
“그렇겠죠…… 대통령의 결정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반발하는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모르는 거죠.”
두 사람의 고민의 주축은 아무래도 국민들의 인식이 어떻게 될 것인가가 가장 큰 문제였다.
“처음에야 그렇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들 인정하는 날이 오겠지…… 우선 그 문제는 신경 쓰지 말자고. 만약 안된다고 하면 우린 의뢰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이니까.”
이런 말을 하면서도 남백호는 약간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베르나 말로는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했다. 그랬기에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는 이유도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이 청와대로 안내 되었다.
10년 이 지날 동안 두 번의 대통령이 바뀌었고, 이번에는 40대 후반의 젊은 대통령이 탄생하게 되었다.
두 사람은 대통령을 보며 고개를 숙여보였다. 두 사람과는 대조적으로 대통령은 인사를 받은 후,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대통령의 권위인 것일까? 그는 굴하는 듯한 태도는 보이지 않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의 대통령 방조승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백호 길드 남백호입니다.”
“안녕하세요. 신민배입니다.”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는 두 사람을 자리로 안내했다.
조식 후였기 때문에 식사보다는 간단한 차를 대접하는 대통령이었다.
“이렇게 직접 백호 길드가 한국을 찾아 올 줄은 몰랐군요. 뭐 좋지 않은 일로 오시긴 했지만 말입니다.”
이미 정보를 통해서 백호 길드가 왜 한국에 있는지에 대해 알고 있는 방조승 대통령.
“저에게 할 말이 있으시다고 들었습니다.”
“할 말이라기보다는 조건일 뿐입니다.”
“조건이라…… 어디 한 번 들어볼까요?”
대통령은 차를 약간 마시며 남백호에게 되물었다.
“뭐 딱히 다른 말은 할 필요가 없으니까 바로 본론만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은 이 나라의 모든 괴수를 처리해드린 다는 겁니다.”
대통령은 들고 있던 찻잔이 약간 떨리고 있었다. 또한 근엄하게 보이려하던 태도와는 달리 눈빛이 흔들리고 있다.
“모든 괴수를 처리하는 대신에…… 무엇을 얻으려고 하시는지?”
대한민국의 모든 괴수를 처리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새롭게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을 맞이할 수가 있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의 업적에도 큰 변화가 생기는 일이라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의 땅을 주시지요.”
“땅이라……? 얼마만큼을 원하시는지?”
이것은 딜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가 얼마만큼을 원하는지 알 필요가 있었다.
“대구를 포함한 부산과 포항까지를 연결할 수 있는 땅을 원합니다.”
“뭐라구요??”
대통령이 깜짝 놀라며 그에게 다시 물었던 것이다. 땅을 달라고는 했지만, 설마하니 그 땅의 크기가 현재 대한민국 한반도 땅의 십분의 일을 달라고 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뭘 그렇게 놀라십니까? 어차피 지금 부산과 대구와 더불어 포항 쪽까지는 애초에 괴수들의 차지가 되어있지 않습니까? 하물며 사분의 이가 사라진 대한민국 땅은 겨우 반쪽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지요. 또한 지금도 계속해서 괴수의 침공으로 땅의 크기가 줄어들기 때문에 경제가 힘든 것 아닌가요? 더군다나 식량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압니다만?”
대통령은 남백호의 말에 제대로 대답을 할 수는 없었다. 그가 한 말이 모두 맞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괴수를 처리해준다고 해서 그 엄청난 땅을 내놓기란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음…… 이건 저 혼자서는 절대로 해결 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대통령이 해결 할 수 없는 문제라면…… 국회의원들과 논의하실 건가요? 그도 아니면 국민들? 하나만 말씀드리죠. 저희는 그렇게 한가한 몸이 아닙니다. 현재 S급 괴수의 의뢰 만해도 5마리나 밀려 있는 상태이고요. 시간이 늦춰질수록 저희가 조건을 제시했지만, 의뢰를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땅이야…… 돈 주고 얼마든지 다른 나라에 살 수 있으니까요.”
그 말에 방조승은 한 참이나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문득 그가 제시한 조건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체…… 그 엄청난 땅으로 무엇을 하려고 그러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아뇨. 물어보진 마십시오.”
“하지만…… 아시다시피 국내의 땅을 드리는 문제입니다. 그렇다는 건 자국 내에 새로운 뭔가가 생긴다는 것인데…… 이건 대통령으로써 당연히 알고 가야하는 것 아닌가요?”
“그렇군요…… 반드시 알아야겠다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는 그 해당 지역을 백호 시티로 만들 생각입니다.”
“예? 백호 시티라면……? 단순한 도시를 만든단 말입니까? 그 엄청난 땅의 크기를요?”
대통령은 어이가 없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도시는 바로 서울이다. 서울이 대한민국의 수도이며 수도 중 가장 넓은 면적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남백호는 두 개의 광역시와 하나의 시를 포함한 그 사이에 있는 모든 땅을 하나의 이름을 가진 도시로 재건한다는 소리였다.
“그렇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세한 사항이나 법적 조항들이 필요하겠지만, 승낙을 하신다면 그때 말씀드리는 것으로 하지요.”
“음…….”
방조승 대통령은 한참이나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실을 따지자면…… 그런 땅쯤이야 상관이 없다. 어차피 나의 임기 안에서 모든 일만 잘 해결되면 되는거야.’
현재 그의 임기는 대략 3년 정도가 남아 있는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대한민국의 괴수들을 얼마 동안 처리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안건인 것이다.
“하나만 묻고 싶군요. 혹시 대한민국의 모든 괴수를 처리하는데 얼마의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까?”
“대한민국의 괴수를 처리하는 시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만약 조건만 맞춘다면 전 세계에 있는 2만 명의 백호 산하 길드를 대한민국에 전원 투입할 생각입니다. 그렇게되면 아주 빠르게 괴수를 처리할 수가 있을 겁니다.”
2만 명의 능력자들. 그들의 힘은 매우 대단하다.
한때 신민배가 처음 능력자가 되었을 때에도 2만 명 정도의 능력자가 대한민국에는 존재 했었다. 하지만 워낙 낮은 등급들이 많았기 때문에 실질적인 괴수를 잡을 수 있는 능력자는 적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금 백호 산하 길드라고 한다면 최소한의 괴수를 잡을 수 있는 능력자들이다. 그런 능력자들이 2만 명이 대한민국으로 몰려든다면, 내수가 살아나는 것은 물론, 잃어버린 땅을 되찾아 다시금 식량과 제조업을 통해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었다.
“음…… 알다시피 이것은 조건이라고 말하기엔 너무나 큰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를 통해 결정이 나야 합니다. 답은 그때 드리도록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들은 이만 나가보도록하겠습니다. 차는 잘 마셨습니다.”
남백호가 신민배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사람이 청와대의 차량을 타고 호텔로 돌아갔고, 대통령은 긴급 국회 소집을 명했다.
============================ 작품 후기 ============================
아... 요즘들어서 계속 구역질이 나오네요... 대체 이유를 모르겠네... 병원가기는 때려죽어도 싫고... 그렇다고 버티기는 힘들고... 후... 미련하다는 소리를 이래서 듣나보네요.
그리고 한 가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내일 부터는 아마 연재량이 평소보다 한 두 편씩 더 많아 질 것 같습니다.
이유는 '럭셔리버프'의 연재를 빨리 끝내고 싶은 이유이고요.
기존 9월 완결로 약속드렸었는데, 아무래도 8월 중으로 완결이 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점들 미리 알아주셨으면하고요. 완결이 다가오면 다음 소설 장르에 대한 설문이 이어질테니, 그때 확실하게 투표해주시면 차기작은 독자님들의 취향에 맞는 것으로 갈 것 같네요.
내일 또 비온답니다... 다들 우산들 꼭 챙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