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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버프-169화 (169/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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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나타나다.

“시란아. 걱정하지마. 오빠도 위험한 일에 발벗고 나설 생각은 전혀 없으니까. 단지 근처에서 다른 능력자들에게 버프만 줄거야. 절대 괴수가 있는 곳엔 안들어가.”

“그, 그래도 안돼…… 안된단 말이야…… 왠지 기분이 좋지 않아……!”

시란은 신민배의 팔을 잡고 놓아주질 않았다.

“그러게…… 오늘은 날이 아닌가? 너에게 할 말이 좀 있었는데…… 아무래도 갔다와서 하는게 나을 것 같아.”

신민배가 시란을 살포시 안아주었다.

“걱정하지마…… 이제 기다리게 하지 않을테니.”

처음으로 신민배가 그녀를 따스하게 안아주었다. 시란은 그런 신민배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조금씩 눈가에 눈물이 맺혀갔다.

‘이제 오빠가 허락해준거야?’

오랫동안 지켜만 봤었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었다. 하지만 신민배가 그 어떠한 대답을 들려주길 바란 것은 아니다. 다만 그녀가 볼 수 있는 곳에 언제든지 그라는 존재가 서 있어주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 마음이 통한 것인지 신민배의 따스한 마음이 그녀에게 전해졌다.

“다녀올게.”

“오, 오빠…….”

그녀가 조심스럽게 신민배를 부른다.

“조심해서 돌아오세요…….”

“그래…….”

이미 광장 주변에는 많은 민간인들과 군부대 그리고 능력자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고, 신민배는 그런 이들 사이를 뚫고 곧장 사고 현장으로 달려 갔다.

얼마간 달려오자 많은 능력자들이 여기저기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젠장! 1조 어떻게 된거야? 왜 응답이 없어?”

치이이이익~!

한 남자가 무선으로 외쳤지만, 그곳에서는 노이즈만 들려 올 뿐이다.

“어떻게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까?”

“넌 뭔…… 데…… 아!”

자신의 곁에 다가와 질문을 하는 신민배의 얼굴을 확인한 인물이 급히 말했다.

“현재 1조 팀이 사고 현장으로 급파 된 이후에 아무런 연락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능력자 모두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해서 이번에 2조를 투입 해보려고 합니다.”

“알겠습니다. 제가 모두에게 버프를 넣어드릴게요.”

“가, 감사합니다!!”

그의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사고 현장의 상황이 어떤지 알 수는 없지만, 신민배의 버프를 받을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던 것이다.

2조원 50명이 다시 꾸려졌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가 신민배의 버프를 받기 시작했다.

“버프는 2분과 5분을 겸해서 능력이 조금씩 감소 될 겁니다. 그러니 그 안에 가급적 상황을 인지하시는 게 좋습니다.”

네!!

50명 능력자 모두가 그에게 존대를 표하기 시작했다. 대다수 신민배 보다 나이가 어린 것도 있었지만, 워낙 대단한 인물이기 때문에 상하 관계가 아닌 상태에서도 자연스럽게 존댓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신민배의 버프가 모두에게 전해졌다. 그리고 그들 모두는 눈앞에서 순식간에 사라져 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능력자들의 입이 쩍 벌어졌다.

“설마 이 정도로 굉장했던 건가?”

“대단하네…… 말로만 들었지. 저 정도의 능력을 가졌을 줄은?”

“이거 아무리 그래도 같은 보조계인데…… 너무 차이 나잖아?”

모두가 신민배의 대단한 능력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쿠아앙~~!

그리고 그때 사고 현장에서 거대한 파편 하나가 그들이 있는 곳으로 곡선을 그리며 날아오고 있었다.

쾅!!

떨어진 잔해의 정체는 아스팔트였다.

“대, 대체…… 저기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지?”

사고현장에서는 계속해서 거대한 불길과 더불어 굉음이 들려오고 있었지만, 눈으로는 확인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직경 3미터가 넘는 도로판이 뜯어져 그들에게 날아올 정도의 상황.

대체 이 도로판은 왜 파괴가 되었고, 어떻게 신민배가 있는 지점까지 날아오는 것일까?

‘무슨 상황일까? 그리고 지금 이건…… 누가 던진거야? 아니면 폭발에 의한거야?’

현재 신체 능력으로 가장 대단한 것은 방어계다. 남백호 역시도 엄청난 힘을 발휘 할 수 있는데, 이런 거대한 도로판을 뜯어 보이지도 않는 거리에서 지금 이 장소까지 날릴 수 있는 힘은 없었다.

‘단순한…… 폭발이라도 일어난거야? 그렇다고하기엔…… 굉음과 파편이 날아오는 타이밍이 너무 맞지 않았는데…….’

의아함을 감출 수가 없는 신민배는 곁에 있는 능력자의 목소리에 집중을 하고 있었다.

“2조! 대답해. 무슨 일이야?”

[그, 그러니까 그게 괴, 괴수가……]

“괴수라고? 역시 괴수인 건가? 급은? S급이야? 아니면 A급?”

그는 정부 측 능력자였으나 아직도 괴수의 급 수 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이, 일반적인 괴수가 아닙니다!! 으아아악!!]

치이이이익!

그는 제대로 된 정보도 제공하지 못하고 그대로 무전이 끊기고 말았다.

“빌어먹을!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냐고!!”

그는 무전기를 금방이라도 박살 내버리려는 듯 손을 하늘로 들어 올렸지만, 차마 무전기를 파괴하진 못했다.

“젠장…….”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아직 아무것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거대한 불길과 화염으로 인해 공중에서도 상황을 판단하긴 힘들어 보였다. 그랬기에 이번에는 3조를 꾸릴 수밖에 없는 상황.

“3조를 꾸리겠…….”

“아뇨. 꾸리지 마십시오.”

신민배가 그를 보며 말하자, 그는 인상을 쓰며 물었다.

“무슨 말입니까? 어찌했던 현재 저 속의 상황을 알아야만 합니다. 그게 정부 측의 능력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무턱대고 들어가봐야 희생만 커질 뿐입니다. 그리고 방금 버프를 넣고 채 5분이 다 지나지도 않았는데…… 무전이 끊겼어요. 그렇다는 건 제 버프로도 감당 못하는 괴수가 있다는 소리가 된 단 말입니다. 아무리 계속해서 조를 편성하고 인원을 투입해봤자, 사망자만 더 늘어날 뿐입니다.”

신민배의 말을 듣고 그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의 능력은 자신도 깜짝 놀랄 수준이었다. 그런데 그런 버프 능력을 받고서도 괴수에게 아무런 대응조차 할 수 없다면 이미 손쓸 방도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갑 부대 지원은 언제쯤 되는 건가요?”

“도심지와 멀리 떨어진 곳에 있기 때문에 이곳에 오려면 한참이나 더 있어야 할 겁니다.”

“그럼 시민들의 대피는요?”

“능력자들이 나서서 대피를 시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애초에 대피를 시키기 위해서 들어갔던 능력자들도 이미 연락이 두절 되었습니다.”

그의 말에 신민배는 참담해질 수밖에 없었다. 현재로썬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럼 지금 당장 이곳을 떠야합니다. 만에 하나 괴수가 이곳에까지 오게 된다면 모두는 죽은 목숨일테니까…….”

“음…….”

정부의 능력자로써 이곳 지역을 사수하지 않고 후퇴를 한다는 것은 상당히 민감한 사항이다. 그렇지만 죽을 것을 알고 이곳에 있을 수도 없으며, 살아 있는 민간인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상황에 이곳에 있을 수도 없다. 해서 그는 주변의 능력자들에게 즉시 명령했다.

“전원 광장까지 후퇴한다!”

수많은 능력자는 거대한 화염에 휩쌓인 도시에 아무런 손도 쓰지 못하고 그대로 명령을 받고 후퇴하기 시작했다.

신민배 역시도 그런 그들을 따라 이동을 하려 했다. 그리고 그 순간 또다시 거대한 파편 하나가 자신들이 있는 장소를 향해서 날아오고 있었다.

“헉!!!”

하지만 이번 것은 파편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컸다.

마치 건물 층수를 통째로 부수어 그것을 날려 보낸 것 같은 엄청난 크기.

“젠장!! 신의 가호!!”

자신을 주변으로 거대한 투명 막이 형성되었다.

쿠우우웅!!

거대한 건물 파편은 그런 투명 막에 막혀 바닥에 떨어져 내렸다.

“사, 살았다…….”

“죽는 줄 알았네…….”

“방어막도 있다더니…… 이걸 보고 한 말이었구나…….”

그 자리에 있던 수많은 능력자들은 죽음에서 벗어난 것에 대해 길게 한숨을 내 쉬고 있었다.

파편을 뒤로하고 능력자들은 신민배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어서들 빨리 이곳을 빠져 나가죠.”

건물 자체를 통째로 날릴 정도의 대단한 힘을 가진 괴수라면 현재 이들로써는 상대할 수가 없다고 판단했고, 신민배는 그들에게 후퇴를 종용했다.

그들은 모두 건물 파편에서부터 등을 돌려 광장으로 이동하려 했고, 신민배 역시도 마찬가지 모습을 보였다.

“찾았다~!”

그런데 그때…… 아무도 없어야 할 장소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신민배에게 상당히 익숙한 목소리였다.

고개를 천천히 돌려보니 화염을 등에 업고 붉은 기운을 내뿜으며 긴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인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명암으로 인해 얼굴의 분간이 확실히 되지는 않았지만, 신민배는 인영에 대해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안젤…… 리나?”

신민배가 인영을 보고 이름을 말하자, 그는 계속해서 그 자리에 서 있을 뿐이었다.

“안젤리나!”

그리고 신민배가 다시금 입을 열어 큰 소리로 이름을 불렀다.

쉭!!

그런데 인영의 모습이 갑자기 사라졌다.

“크아아악!”

“아아악!!”

푸확!!

피쉬이이익!!

비명 소리와 함께 주변에 있던 능력자들의 피가 허공에 솟구치기 시작했고, 모두는 자리에 쓰러지기 시작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엄청난 살육이 자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머, 멈춰!! 안돼!!”

인영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스피드와 힘으로 그 자리에 있던 능력자들을 몰살해 나가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같은 사람이라 할 수도 있을 키와 여성처럼 외소한 몸집인 괴인. 인간이라고 말하기엔 그 파괴력이 너무나 심각했다.

몸이 반으로 나뉜 능력자가 있는가하면, 날카로운 것에 살이 찢어져 있는 능력자도 보였다. 그리고 목에서는 연신 피를 쏟고 있는 인물들이 있는가하면, 팔이나 다리를 잡고 그대로 뽑아버리는 모습도 눈에 들어 왔다.

“멈춰!! 멈추라고!!”

그는 더욱 큰 소리로 외쳤다. 하지만 그의 말은 괴인에게 들리지 않는 듯, 얼마 간 수많은 능력자들은 반격조차 해보지 못하고 모두 살육을 당하고 말았다.

휘이이이잉~!

사고 현장에서의 뜨거운 바람이 불어 닥친다. 그리고 그곳에 서 있는 이는 단 두 명. 바로 신민배와 정면으로 하고 있는 은발의 긴 머리카락과 실오라기 하나 걸치고 있지 않은 백옥 같은 피부를 가진 안젤리나와 똑 닮은 여성체가 자리하고 있었다.

저벅저벅.

여성체는 신민배를 향해서 아주 천천히, 그리고 요염하게 걸어오고 있다.

“안젤리나……?”

신민배가 그녀를 보며 다시 한 번 이름을 불렀다.

“내 심장…… 내놔.”

그녀는 길다란 손톱이 자라나 있는 차가운 손으로 신민배의 가슴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얍!

엽!

호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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