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77 48. 인체 실험 =========================================================================
록산을 바라보는 신민배의 표정은 묘하게 변해 있었다.
‘일반적인 인간과는 다른 느낌이야…… 마치 다른 종족인 것 같은 느낌?’
그는 록산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이내 말을 하기 시작했다.
“다름이 아니라 당신이 실험으로 1등급 능력자가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음…….”
록산의 인상이 살며시 찌푸려졌다.
“하나만 말씀드리고 싶군요. 현재 실험을 통해서 1등급 능력자가 탄생했다고 말씀하시는데…… 사실상 등급이 오른 능력자의 느낌과는 사뭇 다릅니다.”
“네? 그게 무슨?”
“글쎄요? 저도 처음에는 치유계였습니다. 등급이 상승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죠. 하지만 현재 저를 1등급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약간 의문이 담기는 말이군요.”
신민배는 의아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인체 실험을 하게 되면 1등급 각성이 아닌 다른 현상이 나타난다는 소리처럼 들리는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하지?’
지금까지 그가 아는 등급 상승과는 전혀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는 소리였다.
“신민배씨라고 하셨죠?”
“네. 그렇습니다.”
“이번 인체 실험에 참가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나만 물어보죠. 당신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궁극적인…… 목표라…….”
지금까지 강해지기 위해서 노력을 해왔고, 언제나 강해지며, 남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 그였다.
하지만 막상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그는 알 수가 없었다.
“잘 모르겠네요. 궁극적인 목표 따위…… 저에게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현재에서 괴수로부터 제가 아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러시군요…… 그 마음이 변치 않길 바라겠습니다.”
“네?”
“후후…….”
록산은 살며시 그저 미소를 지을 뿐이다. 지금 그가 왜 이런 표정을 짓는지 알 순 없다. 하지만 그 목소리에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느낄 수 있었다.
‘동떨어져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인간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너무나 강하게 들었던 것이다.
록산과의 대화에서 그에게 1등급 능력자에 대한 많은 느낌들을 물어보고 싶었으나, 그의 페이스에 휘말려 그 어떠한 질문을 해볼 수가 없었다. 단지 오히려 더 거북한 느낌만 가지게 되었다.
신민배는 인체 실험에 앞서 시차 적응을 위해서 일주일의 시간을 연구실에서 보내게 되었다.
1등급 능력자가 된 이후에 보통 능력자와 다른 것이 있다면 바로 능력 테스트나 채혈 따위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불필요한 검사일 뿐이었으며, 하물며 검사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 어떠한 수치도 연구 데이터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마치 능력이 한 몸이 되었고, 스스로가 발휘할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면 그 능력을 사용할 수가 있게 된다는 에릭의 설명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 말을 믿지 않았으나, 록산까지 나서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록산은 자연의 힘을 다스릴 수가 있었는데, 그 중 토목 쪽에 대해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가 있었다. 아주 작은 나무라 하더라도 그의 손길만 스치면 순식간에 몇 십미터를 자라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의 능력을 처음 본 신민배와 남백호의 두 눈이 동그랗게 떠질 정도였다. 또한 신민배는 록산으로 인해서 오히려 인체 실험에 대한 성과가 더욱 기대 될 수밖에 없었다.
많은 이들의 연구 성과를 보며 혀를 내두르기를 반복하다보니 일주일의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컨디션은 어떻습니까?”
“괜찮습니다.”
“그러시군요.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물론 그래야겠지요.”
에릭은 신민배와 남백호를 데리고 인체 실험 연구실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미 견학 삼아 한 번 본적이 있는 장소.
거대한 홀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주변 모든 벽이 방탄으로 되어 있었다. 웬만한 충격에는 절대 흠집하나 나지 않을 정도의 강력한 강도.
그런 넓은 홀에 신민배 혼자만이 덩그러니 자리하고 있다.
그가 누울 수 있는 침상은 만일에 대비해 그의 몸을 구속할 수 있는 장비들이 있었다.
양손과 양 다리. 그리고 허리와 목 부분을 구속한 이후, 천천히 침상이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대략 45도 정도로 세워진 침상에 누운 신민배는 약간 두려운 감정이 들기 시작했다. 만에 하나 실험이 잘못 된다면 자신이 어떻게 될지 몰랐기 때문이다.
멀리 보이는 남백호의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끄덕.
신민배는 남백호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아마도 모든 일에 대한 사후 문제는 그에게 일임한다는 제스처 같았다.
천장의 문이 열리며 거대한 장비 하나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마취에 들어 가도록하겠습니다.]
스피커를 통해 목소리가 들려왔고, 신민배의 팔에 마치 주사가 찔러 들어왔다.
서서히 눈이 감기기 시작했고, 이내 정신을 잃은 신민배.
인체 실험은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수술과 같은 절차로 진행이 된다. 해서 마취가 된 이후, 네 명의 사람들이 자리로 들어왔다. 이는 사람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서 먼저 마취를 하고 대상이 정신을 잃고나면 들어와서 실험을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그들은 빠르게 실험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먼저 혈액의 원활한 공급을 진행하기 시작했고, 그리고 신민배의 가슴을 열었다. 그런데 그 순간 신민배의 심장이 절단 되는 것을 목격한 남백호.
“이런 미친! 지금 뭐하는 짓이야!!”
지금까지 실험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심장을 잘라 낸다는 말은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진정하십시오. 모든 절차는 정상적으로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사실상 심장을 도려낸다는 말을 했다면 아마 두 분은 실험을 허락하지 않으셨겠지요.”
“당연하지! 어떤 미친놈이 심장을 뜯어내고 살 수 있겠어! 당장 저 심장 붙여 놔!”
“죄송하지만 그렇게 할 순 없습니다. 이미 수술은 진행이 되었고, 만약 융합이 되지 않는다면 신민배씨는 살아 날 수가 없을 겁니다.”
“유, 융합? 이런 씨발…….”
융합에 대한 설명은 들은 바 있었다. S급 마력석과 신체가 융합이 되어야만 1등급 능력자로 발돋움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하나만 알아둬…… 만약 민배의 실험이 하나라도 잘못되면…… 내 목숨을 걸어서라도 네놈의 목을 쥐어 뜯어버리고 이 연구실의 능력자들 대다수 죽여버리고 나도 같이 간다.”
“음…….”
지금까지 많은 능력자들을 지켜 본 에릭이었지만, 남백호처럼 이토록 살기를 발하는 인물을 본 적이 없었다.
지금 그의 말은 진실로 느껴졌고, 신민배의 수술이 잘못되면 지옥 끝까지라도 쫓아와 자신을 죽일 것 같은 남백호였다.
‘절대로 잘못되면 안되겠군…….’
남백호의 말 이후 에릭 역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수술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심장을 도려 낸 이후, 거대한 장비 속에 심장을 넣는 연구원들.
“저건 뭐지?”
“S급 마력석을 녹여 액체로 만든 관입니다. 저곳에서 심장과 S급 마력석의 액체들이 융합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단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심장으로 스며들게 되지요.”
“만약 실패한다면?”
“심장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대로 터져버리고 맙니다.”
“개새끼들…….”
중요한 일에 대한 정보는 쏙 빼놓고 자신들에게 실험에 참가할 이야기만을 전해준 에릭이 죽도록 싫었다.
“당신. 이번 실험이 어떻게 끝나던 간에 두 번 다시 아는 척 하지 말자고. 정말 재수 없는 것 같으니까.”
“하하…… 그렇습니까?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 죄송합니다. 저 역시도 자국의 이익과 더불어 세계의 안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비록 당신이 저를 미워하고 질타한다 하더라도…… 저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겁니다.”
실험관 속으로 들어간 신민배의 심장.
그리고 실험관에서 약간의 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오!! 드디어 진행하나 보군요.”
“뭘?”
“바로 융합 말입니다. 지금 저 빛이 바로 심장과 S급 마력석의 액체가 융합을 시작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가?”
그 말을 들으니 약간 더 불안한 마음이 드는 남백호.
융합이라는 첫 번째 관문이 진행이 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슝슝슝~!
뭔가 빠르게 날아가는 소리가 거대한 홀 안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건 무슨 소리지?”
“실험관 속에서 액체들이 빠르게 회전을 하고 있는 소리입니다.”
“뭐라구? 이 정도의 강한 소리가 들릴 정도면 심장이 무사하지 못 할텐데?”
“걱정 마십시오. S급 마력석 자체가 이미 융합을 통함으로 해서 심장을 보호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실패한다면 터져서 사라져버리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상 액체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신민배씨의 심장을 보호하게 됩니다.”
에릭의 말이 미덥지 못했으나, 어찌할 도리는 없었다.
‘제기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이렇게 초라하게 느껴질 수 없었다.
‘부디…… 잘 버텨라. 민배 심장아…….’
소리는 계속해서 진행이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융합의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다.
30분 정도 계속해서 융합이 계속해서 진행이 되던 와중에 지금까지 보지 못한 더욱 강한 빛이 실험관속에서 피어올랐다.
“이럴수가?”
그런데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에릭 뿐만 아니라, 현재 수술에 참가한 연구원들 역시도 약간 당황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뭐가 잘못 된거야?”
“그, 그게 그러니까…….”
에릭은 쉽게 입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덥썩!
“이 빌어먹을 자식아! 대체 뭐가 잘못 되었냐고!”
남백호가 에릭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지, 진정하십시오. 잘못되었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능력자들과는 다르게 융합의 시간이 너무나 짧게 줄어 들었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겁니다.”
“뭐라구? 그게 사실이야?”
“당연하죠. 지금까지 S급 마력석의 경우 심장과 융합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가 4시간에서 길게 6시간까지 걸렸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끝날 때쯤에는 지금 보셨던 상황처럼 실험관 속에서 약간의 빛이 새어나오죠. 그런데…… 신민배씨의 경우는 너무나 빠르게 융합이 끝났기 때문에 모두가 당황해 하는 것입니다.”
“지랄! 그게 지금 좋다는 뜻은 아니잖아! 평범한 것이 아니란 소리잖아!!”
“무, 물론 그렇긴하지만…….”
남백호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신민배를 바라본다.
‘그래…… 넌 특별한 놈이니까 다른 이들보다 더 빠르게 융합이 되었을거야. 그럴거야…… 넌 특별한 놈이잖아!’
애써 지금의 상황을 잊고 싶은 심정이다.
연구원들이 조심스럽게 시험관을 열기 시작했다.
반짝!
“헉!”
“말도 안돼!”
실험관의 문을 연 연구원들이 급히 서로 눈을 마주치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이번엔 또 무슨 일이야! 대체 저새끼들 왜 저래!”
또다시 에릭의 멱살을 잡고 남백호가 묻자 이번엔 에릭 조차도 고개를 가로저어 보였다.
“저, 저도 모릅니다. 제가 본 게 아니니까 말입니다.”
에릭은 마이크에 다가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봐. 무슨 일이야? 설마…… 상황이 좋지 않은 건가?”
그의 목소리가 스피커로 들리자 연구원 하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 그게…… 직접 눈으로 보시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천천히 연구원이 실험관 속에서 신민배의 심장을 꺼냈다.
번쩍번쩍!
그런데 실험관에서 꺼낸 신민배의 심장이 매우 밝은 색으로 빛나고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황금색으로 물들어 있었던 것이다.
“이 무슨 말도 안되는!!!”
분노하고 있는 남백호까지도 에릭의 큰 목소리에 깜짝 놀랄 정도였다.
‘이 씨발…… 괜히 나까지 놀라게 하고 자빠졌어…….’
남백호가 에릭을 바라본다.
“무슨 저런 일이! 대체 어떻게?”
“이봐. 혼자만 알지 말고 나한테도 좀 말해주지?”
“그, 그게 그러니까…….”
============================ 작품 후기 ============================
크... 드디어 내일 입니다. 병원가면 뭐라고 할지 심이 걱정이 되는군요...
제 생각에는 무조건 수술은 해야 할 듯한데... 음냥~
아무 생각을 하고 싶지 않네요...
아참 그리고 탄생전기의 경우 조아라와 협의 해서 완결 본을 연재한다는 전재하에,
9월5일까지 완결을 전부 올리기로 했습니다.
이후 9월 25일에 프리미엄으로 돌아가니 보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아마 완결까지 노블레스로 편하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저의 럭셔리버프를 봐주시는 분들께 제가 해드릴 수 있는거라곤... 고작 이정도의 노블레스 베품 밖에는 없습니다... 그점 양해 해주시길 바랍니다.
어차피 9월 5일 중으로 탄생전기는 완결이 올라오게 되니, 하루 10편씩 보기 싫은 분들은 그때 몰아서 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참. 그리고 이건 간단한 이벤트 같은 것인데요.
참고로 혹시 남자분들 중에 신발 구두 275~280 신는분 계신가요? 그럼 제가 구두 하나를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새신발이구요. 단 한 번도 신지 안았습니다.
제가 275인데, 사고보니 구두가 더 크네요. 아마 280정도 될 듯 합니다.
혹시나 생각 있으신 분들은.... 바로 쪽지 날려주십시오.
참고로... 이 구두는 선착순 한 분에게만 통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쪽지 주는 분께 구두를 선물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쪽지에는 주소와 성함. 연락처를 기재해주시면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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