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94 52. 다른 공간 =========================================================================
루카스의 손에서 거대한 화염이 뿜어져 나오며 나무들과 넝쿨을 순식간에 태워버리기 시작했다.
화력이 너무나 막강한 탓에 넝쿨과 나무는 타오르는 것이 아닌, 순식간에 재가 되어버릴 정도였다.
“응?”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 본 안젤리나는 곧장 록산을 도우기 위해 더런을 내버려두고 그 자리를 벗어나려 했다.
덥썩!
그런데 그때 더런이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흐흐, 이제 시작인데 어디로 가시려고?”
강한 힘으로 그녀의 얇은 발목을 잡았지만, 부러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쿠아앙!
발목을 잡은 상태로 더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그대로 들어서 바닥으로 그녀를 내려쳤다.
거대한 소리와 함께 그녀의 몸이 바닥으로 틀어 박혔다.
“흐흐, 이제 시작이야. 설마 정신 잃은 척하는 것은 아니겠지?”
더런이 안젤리나의 발목을 놓지 않은 채로 그대로 들어 올렸다. 눈을 감고 있는 안젤리나의 표정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신나게 바이킹이나 타볼까?”
콰아앙!
그리고 또다시 그녀를 바닥으로 내려쳤다.
거대한 근육에 의해서 그 힘은 가히 대단했고, 내려치는 속도는 이로 말할 수가 없었다.
바닥에 내동댕이 쳐진다기 보다는 거대한 힘으로 바닥을 파헤쳐버릴 정도였던 것이다.
보통 인간이라면 지금 더런의 이런 공격에 아마 육신이 터져나가 버릴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안젤리나의 육체는 워낙 튼튼했으며, 가히 1등급 능력자들과 맞먹거나 더욱 뛰어난 신체였다. 해서 더런의 이런 공격에도 버티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더런은 그녀를 들어서 그대로 한쪽으로 강하게 던져버렸다.
콰아아앙~~!
거대한 운석이라도 떨어진 듯, 그 자리에 거대한 원이 파헤쳐졌고, 안젤리나는 그 아래쪽에 쓰러져 있었다.
“신의 방패!!”
쿵! 쿵쿵쿵쿵~!
신민배가 그 모습을 보고는 급히 신의 방패를 시전했다. 신의 방패는 안젤리나가 쓰러진 장소에 정확하게 내려 꽂혔고, 그녀를 완벽하게 가두었다.
“지금은 록산을 처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록산을 함께 처리해주세요!”
“흐흐, 물론 그러지요!”
투앙~~!
더런이 빠르게 자리에서 튀어나가며 록산이 있는 방향으로 날아올랐다. 그가 자리를 벗어나고 신의 방패 속에서는 아주 조용하게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탕~!
터엉~!
터터텅~!
그 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었지만, 지금 일행들 모두는 신의 방패 속에 있는 안젤리나보다 록산을 처리하는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크아아악!”
록산이 루카스의 화염을 맞고 비명을 질러댔다. 뜨거운 화염에 의해서 순식간에 팔이 타 오르며, 뼈가 보이기 시작했다.
록산은 그 상황에서 빠르게 치유를 시작했다. 그러자 타오르고 있던 화염은 순식간에 사라지며, 그의 팔은 다시금 원래대로 재생이 되었다. 가히 엄청난 재생 능력이라고 볼 수가 있었다.
“빌어먹을…… 태워짐과 동시에 곧장 재생을 해낼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라니?”
“흐흐, 그렇지만 정신을 잃으면 어떻게 될까?”
쿠캉!!
더런의 말과 동시에 안드레와 세이빌이 허공에서 록산을 그대로 바닥으로 추락시키고 있었다.
자신의 팔의 고통으로 인해 안데르와 세이빌의 위치를 놓쳐버린 록산이었다.
터어엉~!
바닥으로 추락한 록산은 순간적인 통증에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즉각 치유를 진행했다.
아마도 떨어지면서 외부의 타격보다 내부의 타격이 심했던 모양이다.
“헉헉.”
거친 숨소리가 조금씩 고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은 지옥의 시작일 뿐이었다.
“안녕?”
어느새 다가온 더런.
그 모습을 보며 록산이 빠르게 도망을 치려고 했다. 하지만 록산의 발목을 잡은 더런이 말했다.
“배신은 곧 죽음이야…… 왜 배신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네가 선택한 일이고…… 우리는 배신자를 죽인다!”
더런이 그의 발목을 잡고 한쪽으로 빠르게 집어 던졌다. 안젤리나에게 보였던 행동과 같아 보였다.
쿠아아앙~!
한 번의 던져짐으로 록산은 정신을 잃고 말았다. 육체 또한 여기저기 부러져 있었다.
짧은 공격이지만, 더런의 지금 몸 상태는 감히 록산이 버틸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정신을 잃고 쓰러진 록산. 이제 그는 이대로 놔둬도 아마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하지만 곱게 죽도록 내버려 둘리가 없는 일행들.
그들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록산을 처리하고 안젤리나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만 했다.
“결국 이렇게 죽을 것을…… 대체 네놈을 무엇이 그렇게 바꿔 놓았단 말인가?”
콰직!
록산은 더런의 발길질 한번에 그대로 머리가 터져 나가고 말았다.
록산.
그는 2등급 치유계의 능력자로써 미국에 대한 애국심이 상당했다. 해서 자원해서 실험 대상이 된 남자다.
많은 사람을 살리는 것이기 때문에 치유계로써의 자긍심도 대단했으며, 1등급 능력자가 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또한 괴수에 대한 마지막 의뢰 이야기를 듣고 목숨을 받쳐서라도 이번 일을 완수 하려고 했다.
그렇게 실험은 진행이 되었고, S급 마력석이 자신의 심장을 집어 삼켰을 때, 록산은 S급 마력석이 아닌 다른 것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지구와 자연이었다.
록산이 공감대가 형성이 된 것은 지구. 일명 세르데치니의 감정을 알 수가 있었던 것이다.
세르데치니의 영향 때문인지 록산은 인간에 대해 경멸하기 시작했다. 태초부터 내려온 지구의 자연을 파괴하기 시작한 것은 그 어떠한 생명체도 아닌, 바로 인간이었다.
인간으로 인해서 지구는 점차 병들어져 가고 있었고, 세르데치니는 결국 도움으로 인해서 괴수라는 것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
괴수의 목적은 인간의 파멸과 인간이 만들어 놓은 구조를 파괴하는 것이었다.
모든 생각이 정리가 되면서 록산은 자연스럽게 세르데치니의 감정에 녹아들었다. 그리고 1등급 능력자가 된 직후부터 세르데치니와의 만남을 깊게 생각하게 되었고, 이후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일어나고 말았다.
“한심한 놈…….”
더런은 자신의 발을 탈탈 털고는 한숨 섞인 말을 내뱉을 뿐이었다.
콰아아앙~!
그리고 그와 동시에 한쪽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려왔다.
“씩씩! 감히! 감히 네놈이 날!!”
그것은 거의 폭주 상태로 보이는 안젤리나의 모습이었다.
서울 시가지에서 보여줬던 모습. 긴 머리가 사방으로 뻗어 나가며, 주변에 있던 바위나 석조 물 들을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허공에 가히 5미터 이상의 암석들이 둥실둥실 그녀의 머리카락으로 떠 있을 정도다. 족히 20개 이상은 되어 보이는 저런 거대한 바위들이 허공에 둥둥 떠 있는 모습을 보니, 두려움이 엄습할 정도다.
“모두 죽여버리겠어!!!”
쉬아아아앙~~!
“방탄막!!”
콰콰쾅! 콰콰쾅!!
수많은 바위들이 그들이 있는 방향으로 날아왔다. 하지만 신민배의 방탄막으로 쉽게 막아 낼 수가 있었다.
쩌저저적!
그런데 방탄막이 바위의 위력을 버티지 못하고 순식간에 금이 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헉! 대체 얼마나 강력한 능력이란 말이야?”
눈으로 제대로 쫓을 수도 없는 수준으로 바위를 날리고 있다보니, 그 위력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신민배의 방탄막으로도 온전히 바위들의 공격을 다 받아낼 수가 없었고, 고작 두 개의 바위를 막아냈을 뿐인데, 벌써부터 방탄막에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젠장! 고작 5미터 정도의 바위일 뿐인데!’
현재 신민배는 허공에 떠 있는 상태에서 자신들을 노리고 날아온 바위 두 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두 개 다 5미터 정도의 바위로 안젤리나의 머리카락에 의해서 떠 있는 바위들 중 가장 작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두 개의 바위로 이미 금이 가버린 방탄막이기 때문에, 연이어 방탄막을 시전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만약 10미터 이상의 바위가 날아온다면 방탄막은 한 번에 와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쉬우우우웅!!
그리고 그런 생각을 끝으로 거대한 바위 하나가 그들을 향해서 날아왔다.
“변화의 바람!!”
그와 동시에 공간이 일그러지며, 거대한 10미터의 바위가 공간에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는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방향을 틀어서 날아가기 시작했다.
“흥!!”
변화의 바람에 의해서 날아간 바위는 정확하게 안젤리나를 향해서 날아갔고, 안젤리나는 그런 바위를 보며 콧방귀를 끼었다.
쿠콰콰쾅~!
두 개의 바위가 그대로 허공에서 부딪혔다.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방탄막!”
파편들은 바닥에 그대로 박힐 정도로 위력이 높았기 때문에, 맨몸으로는 막아 낼 수가 없었다.
일행들 모두가 신민배의 곁에 서 있었고, 그들은 지금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모르고 있었다.
전투는 오로지 신민배와 안젤리나 두 사람만이 진행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변화의 바람으로 날아오는 바위들을 견제하며, 오히려 공격으로 전환하고 있는 신민배였지만, 점차 바위의 크기가 불어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제 머지않아 변화의 바람의 굴절이 되는 공간의 크기보다 바위가 커진다면 변화의 바람은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상황이 어려워요! 다들 지금부터 벗어나세요!”
20미터가 넘는 거대한 바위들이 날아온다고 해서 방탄막으로 어떻게 막아 볼 수 있는 상황은 애초에 지나버렸다.
지금부터는 그들이 신체적인 능력으로 바위를 피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결코 쉬운 것은 아니었다.
쿠콰콰쾅!
콰아아앙~!
거대한 바위가 바닥으로 떨어져 내릴 때마다 흙먼지와 더불어 파편이 사방으로 날아들었다. 더런과 안드레, 세이빌의 경우는 신체적 능력이 좋기 때문에 파편으로부터 여유롭게 피해다닐 수가 있었지만, 루카스나 신민배의 경우는 그렇지가 못했던 것이다.
이에 신민배는 은색 안젤리나의 등에 타고 빠르게 피해다니고 있었다. 아무래도 행동력 면에서는 자신의 능력보다 은색의 안젤리나의 회피 동작이 더 뛰어났기 때문이다.
“크아악!”
그런데 그때 루카스가 파편에 맞고 큰 비명을 질르고 말았다. 파편은 정확하게 루카스의 골반에 명중하고 말았다. 그때문인지 루카스가 좀처럼 움직임이 쉽지가 않게 되었던 것이다.
쉬아아아앙~~!!
“젠장!”
그런데 쉬지 않고 계속되는 공격에 또다시 루카스를 향해서 날아가기 시작하는 거대한 바위 덩어리.
쿠르르르르~!
루카스는 그것을 피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더군다나 다른 능력자들이 루카스를 도와줄 수 있는 상황도 되지 못했다.
루카스는 20미터가 넘는 거대한 바위를 마치 화염으로 태워버리기라도 하려는 듯, 막강한 화염을 쏟아 냈다.
날아오는 거대한 바위는 화염에 휩쌓이기 시작하면서, 마치 운석이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듯 한 모습을 보였다.
‘안 돼! 이 상황에서는 반드시 죽고 말거야!’
바위가 날아가는 속도와 뜨거운 화염으로 타오르는 속도. 과연 무엇이 빠를까? 그것은 눈으로 보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가 있었다.
신민배는 그 상황에서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손을 루카스를 향해서 뻗었다.
“능력의 축원!”
슈르르르르르~!
신민배의 손에서 황금색 빛이 루카스의 몸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자리에 누워있던 루카스가 빠르게 일어났다.
이미 지척가까지 다가온 거대한 바위를 바라보며 루카스는 몸을 날려 피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웃으며 자신을 향해서 날아오는 화염 덩어리의 바위를 바라볼 뿐이다.
살포시 미소 짓던 루카스가 바위를 향해 손을 뻗으며 말했다.
“사라져라.”
콰르르르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