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화 (6/33)

담로스의 말에 난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말없이 몸을 일으키곤 그에게 다가갔을 뿐이다.

"할짝, 할짝!"

이미 나의 몸은 그에게 교육을 받은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가 원하는 건 성행위 뒤의 뒷처리.

'아아, 정말 최악...'

난 남자면서도 다른 남자의 물건을 맛있다는 듯 빨고 있었다.

"꿀꺽~ 할짝! 할짝!"

구역질이 날 정도로 혐오스러운데 그 행위를 안 하면 안된다는 걸 몸은 학습하고 말았다.

마치 먹이를 주면 침을 질질 흘리는 파블로프의 개처럼 난 조건반사적으로 그걸 빨고 있는 것이다.

"하아, 하아, 담로스님...저도..같이 빨게요..."

막 정사를 끝낸 라이라도 담로스에게 다가와 그의 페니스를 잡더니, 나와 같이 담로스의 긴 남성을 핥았다.

그녀는 아직도 검은 흥분제의 영향이 다 빠지지 않아, 얼굴이 흥분으로 붉어져 있었고 눈 역시 풀려져 있는 것이 제정신이 아니었다.

성욕에 미친 암컷의 얼굴...그리고 그건 아마 나 역시 마찬가지일 게 뻔했다.

검은 흥분제가 들어가면 상태이상 '발정 상태'가 된다.

그리고는 로그아웃이 불가능해진다.

다른 가상현실게임들이 다 그렇듯 상태이상인 상태에서의 강제 로그아웃은 뇌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인 듯 했다.

'하지만 그런 것치고 너무 길잖아...'

검은 흥분제의 지속시간은 무려 5시간이다.

사정을 받게 된다해도 그 지속시간이 1시간정도는 계속 지속된다.

그 정도라면 담로스는 3번 이상은 쌀 수 있는 시간이다.

"할짝, 할짝, 할짝~"

난 정성껏 정액과 라이라와 애액으로 엉망이 된 담로스의 페니스를 빨면서, 너무나 사기적인 검은 흥분제의 효력을 저주했다.

"하아, 하아~."

내 손은 어느새 자신의 사타구니로 가 있었다. 

나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서 말이다.

-꿀쩍 꿀쩍 꿀쩍~!

음란한 물소리와 함께 나의 사타구니에서는 끊임없이 애액이 흘러나왔다.

"큭큭큭, 내가 박아줄 때까지 참을 수가 없나 보군."

담로스는 어색한 손놀림으로 자위를 하는 날 보더니 만족스런 웃음을 띄우며 말햇다.

그는 이제 다시금 힘을 되찾은 자신의 물건을 꼿꼿이 세우며 내 근처로 다가왔다.

"후아, 후아...."

난 그걸 멍하니 보면서 스스로의 다리를 벌려갔다.

그가 빨리 내 안에 들어와주길 원한다는 듯 말이다.

그것은 교육을 받아서인지 아니면 내가 상태이상에 걸려 있어서인지를 모르겠다.

난 지금 완전히 맛이 가 있었다.

"하하하, 역시 교육이 제대로 되었구나.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잖아?"

담로스는 그런 나의 행동을 기특하다는 듯 쳐다보면서 물어보았다.

"..."

난 그의 말에 수치심을 느껴 대답하길 망설였다.

이성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지만, 나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 그걸 막고 있었다. 

"자, 말해봐라."

그가 재촉했다.

"...."

하지만 난 끝까지 망설였다.

그걸 말하는 순간, 난 영원히 나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

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는 내가 말하기 힘든 걸 뻔히 알면서 그걸 강요하고 있었다.

그가 바라는 것은 나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것.

그는 내 스스로 음란한 말을 해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내 스스로 자신이 색노라는 걸 인정하고 다리를 벌리길 원하고 있었다.

"빨리 말하지 않는다면 라이라에게 해줄테다."

"윽..."

으득하고 이를 악문 나는, 결국 남자로서도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프라이드도 전부 버리면서까지 입을 열어야 했다.

"흑흑...부디...이 음란한 성노 연아에게..담로스님의 우람한 자지를...박아주세요..."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아무리 교육받은대로 하는 말이라지만 너무나 비참했다.

13살 꽃다운 나이에 NPC에게 성을 구걸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주륵~!

그 말을 끝내 내뱉게되자 난 내 안의 모든 프라이드가 무너지는 기분을 느꼈고, 눈물날 정도의 깊은 슬픔을 맛봤다.

난 끝내 성욕에 굴복하고 만 것이다.

'고작 NPC따위에게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이야...'

난 비참한 마음에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다.

하지만 나의 몸은 아직도 검은 흥분제에 의해 발정인 상태.

나의 몸은 스스로 위로를 해봐도 풀리지 않는 성욕에 안타까워하며 그의 자지를 갈구하고 있었다.

"크하하하하~~! 최고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처녀였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는군!"

그는 검은 흥분제의 탁월한 효과에 감탄하며 다시금 나의 안에 자신의 긴 물건을 삽입해왔다.

-뿌직~!

물에 가득찬 나의 조개는 그의 자지를 수월히 받아들이며 입맛을 다셨다.

난 슬픔을 압도하는 쾌감에 흐느꼈다.

도대체 언제까지 해야 끝이 나는 것일까?

'이미 현실세계에선 밤이 다 되었을텐데...'

몇 시나 됐을까?

부모님은 과연 돌아오셨을까?

리얼 게임머신에 들어가 꼼짝도 안 하고 있는 날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일까?

'난 과연 이 게임에서 로그아웃할 수 있을까?'

수많은 단편적인 생각과 걱정들을 하며 난 담로스의 자지를 받아들였다.

"하압! 쪽! 쪽~!"

라이라는 담로스의 입에 키스를 하며 그에게 안겨 있었다.

"하아, 하윽~!"

난 이대로 영원히 이 게임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될까봐 무서웠다.

아니 그보다 영원히 이런 지독한 쾌감에 허우적거리다 나가지 못하게 될까봐 그게 더 무서웠다.

'으으윽...!'

다시금 쾌감의 파도가 몰려왔다.

난 눈을 질끈 감았다.

-짹 짹 짹!

내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세상은 환한 아침이었다.

-멍~~.

"연아야! 네 친구 한성이가 놀러왔다! 어서 일어나거라!"

엄마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멍~~~~.

난 눈을 뜬 상태로 제자리에 앉아 잠시 멍하니 있었다.

난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구분이 되질 않았다.

'아, 맞아. 나 지금 내 방 침대에 있지.'

피곤했다.

몇 시간이나 잤는지 모르지만 온몸이 무거워서 움직이기가 싫었다.

악몽같았던 게임,

지옥같았던 퀘스트,

그리고 최악의 한계를 맛보게한 능욕...

'나 어제 간신히 로그아웃 할 수 있었어...'

난 무려 10시간이 넘는 게임시간 동안 담로스에게 붙잡혀 있었다.

최악의 상대. 

설마 퀘스트 한번 잘못받아서 10시간이나 붙잡혀 능욕당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무리 행위 그 자체는 기분좋았다지만,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당한 굴욕은 상상이상의 마음의 상처를 주었다.

성인용 게임은 다 그런 걸까.

만약 전부 그런 식으로 만들어져 있다면 난 죽어도 다신 성인용 게임은 하지 않을 것이다.

'잠깐, 한성이라고?'

난 엄마의 말에서 어떤 이름을 기억해내고는 이를 갈았다.

갑자기 억눌러왔던 분노가 부글 부글 들끓어 올라왔다.

'한성이! 이 개자식!!'

난 잠옷 차림인 것도 상관하지 않고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죽일 놈의 한성이 자식을 보기 위해 내려갔다.

참고로 내 침대는 이층침대고, 한살터울인 여동생 소은이와 2층에 있는 방에서 같이 생활하고 있었다.

부모님은 1층에 있는 방을 쓰기 때문에, 거의 간섭을 안 받아 좋았다.

하지만 솔직히 어제 같은 위급상황에서는 평소완 다르게 부모님이 알아차려주었으면 하기도 했었다.

'어제 다행히 다른 유져가 퀘스트 때문에 도와주러 와줘서 겨우 살아남았지, 그렇지 않았으면 영원히 담로스의 노예가 될 뻔했잖아!'

그렇다.

난 어제 다른 유져의 도움으로 겨우 담로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끔찍했던 능욕의 시간.

온갖 굴욕과 수치를 다 받으며 난 능욕당했고, 간신히 그 지옥에서 벗어나 마을로 복귀, 겨우 로그 아웃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야! 이한성!"

난 얼굴이 시벌개진 체로 한성이 녀석을 보자마자 멱살을 잡고는 뒤흔들어댔다.

"크헉! 연낭자, 아무리 내가 반갑기로서니 너무 과격하구려!"

"과격해? 이게? 너 진짜 나한테 한번 죽어볼래?!"

난 한성이놈을 잡자 마자 탈탈탈 녀석의 몸을 잡고 흔들었다.

"애들아! 시끄럽게 굴려면 방에 가서 떠들거라!"

입체 영상 TV로 버라이어티 쇼를 보고 계시던 아빠가 소리를 지르셨다.

"네..."

화가 난 듯한 아빠의 말에 기가 죽은 난, 감정이 실린 손으로 한성이를 이끌고는 내 방으로 데려갔다.

"야, 도대체 왜 그리 화를 내는거야?"

한성이의 질문에 내가 따지듯이 되물어보았다.

"정말 몰라서 물어?"

그러자 한성이 뭔가 알았다는 듯 피식 웃으며 물어보았다.

"아하, 설마 내가 강제로 여성 캐릭터 생성되도록 만든 것 때문에 그런거냐?"

난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그거 때문에 겪은 수모를 생각하면 주먹부터 날리고 싶었다.

'내 첫키스도 그렇고...남자와 그거까지 해야 되었던 내 마음을 너가 알기나 해?'

다시금 그때 생각이 들자 가슴이 터질듯이 화가 났다.

"킥킥, 하긴 그건 좀 장난이 지나치긴 했지."

녀석은 웃으며 자신의 짖굳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남자캐릭터를 다시 만들 수 있었는데 왜 안 했어?"

녀석은 오히려 이상하다는 듯 물어보았다.

"에엑...그럴수 있었어?"

난 전혀 몰랐다는 듯 되물어보았다.

"당연하지. 너 MMORPG 한두번 해본 것도 아니잖아. 그렇다면 계정 여러개 생성 가능하다는 거 알았을텐데 왜 안 했냐?"

한성이의 말에 난 머리에 하애질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띠잉~~!

'그리고보니 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LD&LD+는 주민등록증도 안 확인 안 하는 게임이었다.

기껏 알아보는 거라곤 아이디와 비밀번호 그리고 이메일이 전부.

그렇다는 건 얼마든지 멀티 계정이 가능하다는 말이었다.

그게 아니라해도 멀티 계정은 가상현실게임에서 그리 드물지 않았다.

이전에는 1인당 1계정이 전부였지만, 그건 리소스가 부족하던 때나 그랬고, 요즘은 얼마든지 여러개의 캐릭터를 만들어도 상관없었다.

'그런데도 그 때 내가 그런 생각을 못했던 건...'

그 당시 난 여성이 되었다는 신기함에 심취해서 열심히 자위를 하느라 까먹은거다.

"...."

그런 뒤엔?

당연히 그 뒤론 뜻하지 않은 악당, 소울가이드를 만나 놈에게 이끌려 광렙하느라 제정신이 아니었고 말이다.

"..."

'나 대체 뭘한거지..?'

유져주제에 NPC에게 이끌려서 헤맨 것도 모자라, 퀘스트 실패해 능욕당하다니...

생각해보니 완전 바보짓 혼자 다 한거 아닌가.

"너 설마 그냥 여자로 플레이했던거냐? LD&LD는 여성으로 하면 여러가지로 불리한 게 많아서 게임 진행하기 힘들었을텐데?"

한성이는 오히려 끝가지 여성으로 플레이한 내가 더 용하다는 듯이 말했다.

본래 내 성격대로라면 캐릭터 지우고 다시 할 줄 알았다면서 그럼 아직 제대로 게임도 못했을거라며 놀려댔다.

"남자로 했으면 성인의 단계를 밣는 것도 간단한데 말야."

녀석은 그러면서 초반 퀘스트 중 발생하는 라이라 납치 퀘스트를 들먹이며, 그거 깨면 담로스에 의해 발정상태가 된 라이라와 자동 H가 가능하다며 신나게 떠들었다.

"...."

충격.

해줄 말이 없다.

녀석이 들먹이는 초반 라이라 납치 퀘스트?

해봤다.

다만 실패해서 능욕당했다.

어른의 단계?

당연히 밣아보았다.

다면 여성으로서 강간이란 형태로.

라이라와 강제 H?

해봤다.

물론 담로스와 3P로.

'그것도 무려 10시간이나 말야.'

어른의 단계를 너무 거쳐서 성정체성마저 잃을 정도로 위험한 시간을 보냈지...

'난 도대체 뭘했던거지?'

그리고보니 한성이놈은 나보고 꼭 그 캐릭터 가지고만 하란 말도 안 했지 않은가?

나 혼자 쌩쇼를 하고 그걸 한성이에게 풀려고 했었다니...

'우으으...'

도무지 이 갈 길없는 분노를 어디다 풀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어이, 연낭자..?"

열심히 떠들어 대던 한성이는 완전히 혼이 나간 듯한 내 모습을 보며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녀석이 보기에 필경 난 제정신이 아닌 듯 보일게다.

'아아...난 도대체 뭘하려고 그 많은 뻘짓을 다 했던거지?'

난 왠지 모든 게 허무해졌다.

한성이놈만 족치면 다 끝날 줄 알았는데, 가장 멍청하고 나쁜 게 사실 나라는 걸 깨닫자 억울함만이 밀려왔다.

"하아~~~."

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이, 연아야?"

한성이가 다시금 날 부르자, 난 다시한번 한숨을 푸욱 쉬고는 날 혼자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미안. 한성아. 오늘은 그냥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냥 돌아가주지 않을래?" 

녀석은 나의 심각한 얼굴을 보고는 잠시 걱정을 했다.

하지만 내가 거듭 그냥 돌아가달라고 하자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연아야...혹시 내가 했던 장난때문에 그런 거라면 미안하다..난 네가 이정도로 충격을 먹을 줄은 몰랐어."

한성이는 조심스럽게 그렇게 사죄를 했다.

"...."

하지만 난 녀석에게 아무런 대답도 해주지 못했다.

그저 엄청난 충격을 먹은 듯 고개를 가로 저었을 뿐이다.

"나 가볼께...그럼 내일 학교에서 보자..."

난 한성이가 나간 뒤로도 멍하니 있었다.

너무나 억울했다.

아무리 게임상에서라지만 온갖 수치와 굴욕을 다 받았는데...

'그게 전부 내 탓이라고...?'

허탈했다.

정말 기분이 엿 같았다.

xxx

난 그 뒤 점심도 먹지않고 멍하니 침대에서 데굴거렸다.

'이게 전부 이 게임때문이란 말이지.'

내 손 안에는 한성이에게 받은 디스크가 들려있었다.

난생 처음 접하게 된 성인용 게임.

Light & Dark, Life & Dead +

난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았던 경험을 되새기며 그 디스크를 박살내버릴까 고민해보았다.

아직 리얼게임머신엔 LD&LD+가 저장되어 있었다.

이대로 눈앞의 디스크를 부숴버리고, 계정마저 삭제해버린다면, 내 암울했던 과거는 다 지워져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난 솔직히 망설이고 있었다.

처음엔 한성이 때문에 큰 충격을 먹게 되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경험이 마치 마약처럼 강렬히 내 몸 안에 남아버렸기 때문이다.

'지워버릴까...? 아니면 이대로 계속 해봐야 할까...?'

어쩌면 남자로 다시 플레이해보는 것도 좋을지 몰랐다.

그럼 진짜 한성이가 말했던 것처럼 어른이 느낄 수 있는 쾌감을 맘껏 즐겨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아냐. 또 접속했다가 무슨 꼴을 당하려고.'

난 고개를 저었다.

당한 것은 한번으로 족했다.

'하지만, 난 날 도와준 유져에게 감사말도 제대로 못했잖아.'

게임 자체야 아무런 미련이 안 남는다해도 딱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그건 바로 나를 마지막에 구해준 유져.

아무리 게임상이었다지만, 나를 지옥에서 구해준 사람이었다.

그런데 난 구출되었을 당시, 말도 제대로 안하고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로그아웃을 했다.

그걸 생각해내자 내가 얼마나 싸가지 없이 굴었는지를 뒤늦게 깨달았다.

만약 게임을 접는다면 그 사람에게만큼은 제대로 인사를 하고서 게임을 접고 싶었다.

'그래, 그 사람을 만나 인사만 하고 접도록 하자.

결국 난 다시 한번 LD&LD+에 접속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 뒤숭숭한 마음을 풀 수 없을 것 같아서 말이다.

'하아, 또 들어오고 말았어.'

난 게임 안으로 들어오자 한숨이 나왔다.

그렇게 험한 꼴을 당했는데 단 하루도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오다니...

-웅성 웅성

턴싱워 마을은 어제와 변함이 없었다.

여전히 시끄러웠고, 사람들이 많았다.

오히려 주말이라 사람이 더 늘었는지 조금씩 렉도 생겨났다.

[오오~ 연아님 돌아오셨군요~!]

난 곧 내가 게임에 접속하자마자 날 반기는 소울가이드를 만날 수 있었다.

'크윽...이 자식, 아직도 있었구나.'

난 가장 만나기 싫었던 녀석과 만나게 되자 인상이 절로 찡그려졌다.

녀석은 내가 담로스에게 강간당하고 있을때 도와주지 않은 최악의 녀석이었다.

아무리 공격력이 없다지만 그냥 차분히 지켜보다니 최악이었다.

'아니 오히려 재밌다는 듯 지켜보았지.'

난 완전히 녀석의 태도에 화가 난 상태였기에 흥하고 코방귀를 뀐 뒤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런, 이런. 혹시 화나셨나요?]

소울가이드는 나의 태도에 난처한 듯 그렇게 물어보았다.

적어도 자신이 한 일이 잘못되었다는 건 알고 있는 듯 보였다.

'너 같으면 화 안 나겠냐?'

난 완전히 삐져서 녀석을 무시하였다.

아니 아예 없는 녀석 취급하며 내 갈길을 가려 하였다.

[흐음~]

그러자 녀석은 쯧쯧 혀를 차더니 말을 건네왔다.

[이런, 연아님께 퀘스트 때 찍은 동영상들을 넘겨드릴려고 했는데 안되겠군요. 그냥 제가 잘 가지고 쓰도록 하겠습니다.킥킥킥]

'뭐,뭐라고? 동영상?!'

난 소울가이드의 말에 깜짝 놀라 녀석을 보았다.

그러자 녀석의 몸이 서서히 희미해지며 사라지려고 하였다.

"자,잠깐만! 동영상이라니?"

난 서둘러 사라지려는 녀석을 붙잡으며 물어보았다.

[아하하,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냥 라이라 퀘스트 때 연아님의 표정이 너무나 꼴.려.서.요. 제가 멋대로 찍은 동영상이랍니다. 한번 보시렵니까?]

녀석은 킥킥 웃으며 그때 장면을 내게 플레이해주었다.

"아앙~! 하악 하악~! 담로스님!"

"아아, 너무 좋아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