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화 (7/20)

   "으으음...."

 언제 잠들었는지, 눈을 뜨니 시계는 9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러니까...어제 저녁 먹고.. 윤아누나한테 한번 더 전화했는데 꺼져있었고... 그래서

잠시 침대에 쉬려고 누웠고...

 그대로 잠들었구나. 일단 세수랑 양치질 좀 하구....

 누나한테 전화해서 다 잘 풀렸다구 알려줘야지... 걱정하고 있을 텐데..

 내가 전화를 하려고 핸드폰을 집어 들자, 문자 두통과 부재중 전화 5통이 와있었다.

 부재중 전화 5통은 전부 윤아누나에게서 온 것이었다..

*그 남자가 갑자기 내일 낮에 스캐줄 가지 말고 나 혼자 숙소에 남으래.. 어떡해...?* -윤아누나  (12월 29일 오후11:07)

*효인아..자니..? 그 남자가 지금 파일 보여준다고 문 열래... 별일 없겠지? 응? 지금 숙소에 나밖에 없는데...* -윤아누나

(12월 30일 오전 09:04)

 젠장... 4분이면 20분 전이잖아! ...뭔일 생기진 않았겠지..?!

 난 수면바지에 후드티인, 자고 일어난 옷 상태 그대로 신발을 신고 집을 뛰쳐나갔다. 양말도 신지 않고, 날씨가 쌀쌀해 몸이 떨렸지만, 그런 것을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휴대폰을 손에 꽉 쥔 채로, 제발 아무 일도 없길 빌었다.

 이분정도, 쉬지 않고 달려가는 동안 오직 내 책임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내가 섣불리 나서지 않았다면.. USB를 뺏고 그 남자가 허튼짓

못하게 조취만 취해놨다면... 젠장, 젠장!!!

 걸어서 십분 거리를 뛰어서 이분 만에 도착한 나. 문을 두드렸지만, 안에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불길한 예감이 들어, 바로 태연누나에게

문자를 보내 숙소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다행히 자세한 이유를 묻지 않고,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태연누나였다.

 삐, 삐, 삐, 삐리릭-

   "윤아누....나...."

 문을 열고 들어가자 내 바로 정면에 보인 것은, 두 눈은 안대로, 입은 테이프로, 몸은 밧줄로 묶여있는 윤아누나와, 그 바로 옆에서 칼을 윤아누나의

목에 갔다대고 있는 남자였다.

   ".....넌 누구야?!"

   "......."

   "우우읍-! 으읍-!"

 황민호는 들고 있던 단검을 누나의 목에 더 가까이 들이댔다. 윤아누나는 묶여있는 상태에서 땀을 흘리면서 민호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여자의 힘으로, 그것도 묶인 채로 180cm는 되는, 건장한 남자의 손에서 벗어 나는건 물론 불가능했다.

   "어이, 너! 이 여자 죽는 것 보기 싫으면, 거기 줄로 니 양손 묶어!!"

   "......"

   "뭐해?! 빨리 안 움직여?!"

 민호는 칼을 윤아누나에게 더 가까이했고, 난 할 수 없이 옆의 바닥에 있던 줄을 주워들었다. 그리고, 힘겹게 내 양손을 줄로 묶었다. 민호는

잠시 날 쳐다보더니, 윤아누나를 옆에 밀친 뒤 나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어떡하지..

   "허튼짓 하면 바로 저 여자 찌른다. 뒤돌아..."

   ".....젠장."

 나랑 키도 비슷하고, 힘도 만만치 않을 거 같은 민호의 모습에, 하는 수 없이 시키는 대로 했다. 섣불리 움직였다간 윤아누나가 찔릴 수도 있는 상황..

민호는 나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오더니 내 팔에 묶여있던 줄을 조였다. 곧 내 눈은 윤아누나와 똑같이 안대로 가려졌고, 입에도 테이프가 감겨졌다.

 내 몸을 밧줄로 묶은 민호는, 잠시 뒤 무언가로 내 머리를 강하게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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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한 주택 안.

 어딘가 초조해 보이는 모습의 한 남자가, 밧줄에 묶인 채로 쓰러져 있는 두 남녀를 앞에두고 의자에 앉아있었다. 남자는 기절한 듯 옆으로 쓰러져

있었고, 여자는 지친 듯 축 늘어져 있었다.

   "젠장...이럴 계획은 아니었는데..!"

   "우으읍-!!"

 남자는 여자가 울부짖자, 의자에서 일어나, 여자의 입에 붙어있던 청색 테이프를 조심스럽게 떼어냈다.

   "흐읍...제발... 이러지 마세요..."

   "닥쳐..! 애초에 저놈만 아니었으면 계획대로 하는 거였는데... 할수 없지, 지금이라도 하는 수밖에."

 남자는, 여자의 안대를 풀었다. 여자는 많이 울었는지, 눈이 많이 부어있었다. 남자는 앉아있는 여자에게 다가가더니, 여자가 입고 있던 긴 

면바지의 윗부분을 잡고, 그대로 끌어당겼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여자는 바지가 내려가고 나서야 정신이 들었다.

   "아,안돼요!! 제발...제발...."

   "시끄러! 죽기 싫으면 조용히 있어...! 임윤아 너가 고분고분하게 따랐으면 이럴 필요도 없었잖아?!!"

   "흐읍...제..발..."

 남자는 윤아라고 불린 여자의 속옷을 양손으로 잡았다. 윤아는 나름대로 다리를 웅크리며 반항했지만, 몸이 묶인 채로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분홍색 팬티를 발목까지 내린 남자는 카메라를 가져오더니 윤아 앞에 섰다.

   "다리 벌려. 잘 보이게."

   ".....안돼요..."

   "죽고 싶어?! 앙?!"

 남자는 윤아의 목에 칼을 들이댔지만, 윤아는 끝까지 남자의 명령에 따르지 않았다. 남자는 인상을 찌푸리더니, 옆에 쓰러져 있던 또 다른 남자 쪽으로

향했다.

   "아님...얘를 죽일까?"

   "효..인아...."

   "효인? 이름이 효인인가 보지? 좋게 말할 때 시키는 대로 해... 그렇지 않으면..."

 스윽-

 효인의 얼굴에 칼을 살짝 갔다대더니, 그대로 그어버리는 남자. 칼이 몹시 날카로운지, 가볍게 그었음에도 티끌 없이 깨끗한, 효인의 볼에서 새빨간

선혈이 흘러나왔다. 

 윤아는 효인의 얼굴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보고는, 움찔거리며 다리를 벌렸다. 그제서야 남자는 흡족한 표정을 짓더니, 가지고온 카메라로 윤아를 

찍기 시작했다.

 찰칵-  찰칵-!

   "쿡..좋아, 좀더 벌려봐! 크크큭...엄청 음란한데 그래? 임윤아!"

   "흐읍..."

   "이쪽을 쳐다보라고! 누구라도 너란 걸 알수있게.."

   "왜.. 왜 이러시는 거예요..."

   "갖고 있던 니 사진을 어떤 녀석한테 뺏겨버렸거든? 컴퓨터까지 갑자기 고장 나고. 뭐, 이제 그딴 것 보다 훨씬 좋은 사진을 얻게 됐지만 말야.."

 윤아의 얼굴은 사진기 쪽을 향해있었지만, 윤아의 생각은 쓰러져 있는 효인에게 쏠려있었다.

   "효인이는.. 괜찮은 거예요?"

   "뭐, 정신은 잃은 것 같지만...풉, 내 알바 아니고."

   "이제...어떡하실 거예요..."

   "원래는 숙소에서 니 사진만 새로 찍으려 했지만... 이 새끼를... 죽여야 하나?"

   "하라는 대로 할 테니...제발 효인이는 건들지 마세요..."

   "이 새끼가 뭔데?"

   ".....친한 동생 이예요.."

   "뭐, 시키는 대로 한다면야.. 둘 다 풀어주지. 물론 넌 이제부터 내 성노예가 돼야 할거야.. 키키킥!"

   "......"

   "나한테 사진이 있는 이상 너건 이 남자애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 거야. 내가 24시간마다 조취하지 않으면 바로 인터넷에 퍼지게 설정해

  놓을 거거든~"

 남자는 윤아에게 다가가더니, 윤아가 입고 있던 분홍색 가디건의 단추를 풀었다. 윤아는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로, 몸을 떨고 있었다.

 분홍색 가디건의 단추를 다 풀자, 노란색 티셔츠가 드러났다. 남자는 가지고 있던 칼로 티셔츠를 위에서 부터 쭉 찢었다. 남자는 밧줄에 눌려

잘 벗겨지지 않는 가디건은 그대로 놔둔뒤, 찢어진 티셔츠를 밧줄에서 꺼내 당겨 방구석에 던져버렸다.

   "쿠쿠쿡... 이거 엄청 야한데 그래?"

 확실히, 밧줄에 묶인 채로, 입은거라곤 분홍색 가디건과 브레지어, 발목에 걸쳐진 팬티밖에 없는 윤아의 모습은 몹시 야해보였다. 게다가 시킨 대로

다리까지 한껏 벌리고 있어, 가지런히 정리된 털과 그 아래로 벌렁거리고 있는 분홍빛 보지가 보여 더욱 더 야해보였다.

 남자는 윤아를 잠시 넋놓고 바라보다가, 윤아를 들어 올려 맞은편에 있던 큰 침대에 던지듯 내려놓았다. 남자의 아랫도리는 아까부터 흥분해 높게

탠트를 치고 있었다. 남자는 침대에 쓰러진 윤아를 보고 흥분해, 마치 짐승처럼 윤아에게 달려들었다.

 그때, 방구석에 쓰러져 있던 효인이 움찔한 것을 눈치 채지 못한 채 말이다. 남자는 윤아의 가슴을 가리고 있던 브레지어를 풀어 던져버렸다.

이제 윤아가 입고 있는 것은, 얇은 분홍색 가디건 하나였다. 가디건 하나만 걸친 윤아의 모습에 남자는 잠시 자신이 이뤄낸 결과물을 감상하듯 바라

보다가, 무방비 상태였던 윤아의 보지에 손을 갔다댔다.

   "꺄앗-! 으읏..."

   "키키킥- 명령대로 해야지?! 넌 내 성노예니깐!!!"

   "......"

   "대답안해? 사진이 퍼져도 상관 없단거냐?!"

   "......"

   "이년이.. 저기 쓰러져있는 저 새끼가 어떻게 되든 상관 없냐고?!!!"

   "...죄, 죄송해요..."

   "쿠쿡, 좋아.. 그럼 주인님께 사죄하는 뜻으로.."

 남자는 윤아를 침대 아래로 끌어 꿇어앉히더니, 자신이 입고 있던 바지와 속옷을 벗었다. 그러자, 아까부터 기다리던 남자의 물건이, 윤아의

눈앞에서 꺼떡거렸다.

 윤아는 실제로는 처음 보는 남자의 물건에,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려 피했다. 남자는 그런 윤아를 보고 피식 웃더니, 잠깐 효인쪽을 바라봤다.

그 상태 그대로 그곳에 누워있는 효인을 본 남자는, 다시 윤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일단..손에 묶인 줄을 풀어주지... 그 입으로 내 물건을 만족시켜주려면 손도 필요할 테니깐 말야- 키키킥!"

 남자는 윤아의 손에 묶인 끈을 풀더니, 뒤로 향해있던 양팔을 앞으로 끌어당겼다. 굵은 줄이 윤아의 팔과 가슴 바로 아래를 둘러 묶고 있었기 때문에,

비록 손이 풀렸지만 윤아는 팔 아래쪽만 움직일 수 있었다.

   "뭘 해야할 진 알겠지...?"

   "....더, 더러워..."

   "뭐? 풉, 그러니깐 니 입으로 깨끗이 하라는 거 아냐!! 빨리 안 빨아 이년아?!!!"

 남자에 의해 턱을 잡힌 윤아는, 강제적으로 남자의 물건을 눈앞에 마주했다. 남자는 직접 침대에서 몸을 앞으로 당겨, 물건을 윤아의 입에 갖다 댔다.

   "아아...."

 귀두 끝이 윤아의 입술에 닿자마자, 남자는 벌써부터 기분이 좋은지 작게 신음소리를 뱉어냈다. 윤아는 지금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듯, 두

눈을 질끈 감았지만, 코끝에서 나는 비릿한 냄새와 입술로 느껴지는 뜨거운 남자의 물건은, 윤아에게 이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 시켜줄 

뿐이었다.

   "이제 빨아봐, 쿠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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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으윽...흐읍..."

 윤아의 눈가에 맺힌 눈물이, 형광등 불빛을 받아 반짝였다.

   "어이..뭐 하는거야? 친한 동생이라는 새끼, 이번엔 목을 그어줄까?!"

   "아, 안돼요..! 할게요...할게요.."

   "좋아..."

   "....하압."

 아까부터 꺼떡대던 남자의 물건은, 윤아의 입술을 지나 입안으로 들어갔다. 좁고 따뜻한 입안에서, 남자의 물건은 더 크게 발기 됬다.

   "으윽...이거 기분 째지는데 그래...? 움직여볼까~"

   "읍! 흐읍! 크읍!"

 남자는 윤아의 입에 물건을 넣은 채로 허리를 앞뒤로 움직였다. 윤아는 최소한의 발악으로, 눈을 감고 가만히 입만 벌리고 있었다. 그러나, 남자는

그것마저 허락해 주지 않았다.

   "누가 물고만 있으래? 빨란 말이야!"

   ".....츕...쭈읍...쭈읍.."

   "크크크..좋아...혀도 좀 쓰고!"

   "쭈읍..츄릅..츕...츄릅..."

   "아아...그래...잘하네.... 키킥, 걸레년 같으니라곤!"

 윤아는, 눈을 감은채로 남자가 시키는 대로 했다. 하지만 남자의 명령대로 하면서도, 입술과 혀에 닿는 남자의 물건을 머리속으론 강하게 부정하는

윤아였다.

   "으읏..곧 쌀 것 같으니깐 다 받아먹...윽-!"

 퍽-!

 언제 정신을 차렸는지, 달려온 효인에게 부딪혀, 침대로 쓰러져 버린 남자. 남자는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해, 침대에 쓰러진 채로 효인을 바라봤다.

효인역시 윤아처럼 가슴 아래쪽으로 줄이 몸을 묶고 있었고, 입에는 테이프가 붙어있었지만, 윤아와는 달리 손이 앞으로 묶여있어 비교적 편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효..효인아...!"

 윤아는 효인을 보고 잠시 멍해지다가,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상체를 숙인 효인의 입에 붙어있던 테이프를 떼 주었다.

   "파하~! 하아...하아.. 윤아누나..."

   "효...효인아..."

   "씨..발.... 이 새끼가..."

 효인이가 무사했다는 것에 대한 기쁨도 잠시, 윤아의 시선은 침대위의 남자에게로 향했다. 남자는 침대에 던져놓았던 단검을 손에 들고, 윤아와

효인 쪽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효인과 윤아가 뒤로 물러나자, 침대에서 내려와 칼을 든 손으로 효인을 가리키는 남자.

   "주, 죽고싶어?!! 지금 당장 무릎 꿇어... 그렇지 않으면...."

 남자는 칼을 든 손을 윤아쪽으로 향했다.

   "이년 죽여 버릴꺼야!!!"

 윤아는 서슬 퍼런 남자의 고함에, 효인의 뒤로 숨었다. 효인은 줄에 묶인 자신의 양손을 바라보다가, 다시 칼을 응시했다.

   '.....칼.....많이 아프려나.. 한번으로 죽진 않겠지?'

   "으아아아!!!"

   "어엇?!!"

 갑자기 남자 쪽으로 뛰어든 효인. 남자는 순간 당황 했지만, 효인 쪽으로 향한 칼을 쥔 손에 힘을 주고, 앞으로 내질렀다.

  스윽- 푹.

   "꺄아아아악-!"

   "후...."

 퍽- 퍼어억-!!!!!!!!

 칼은 효인의 왼손을 베고 그대로 효인의 몸을 찔렀다.

 그러나, 칼이 찌른 것은 효인의 몸을 묶고 있던 밧줄이었다. 밧줄은 꽤나 두꺼웠기 때문에, 효인은 몸에 칼이 닿질 않았다. 효인은 당황한 남자의

다리를 발로 찬 뒤, 앞으로 숙여진 남자의 머리를 묶여있는 양손으로 잡고, 그대로 무릎으로 남자의 얼굴을 가격했다.

   "후우...하아...."

   "....효..인아.."

 남자는 안면을 정통으로 맞고 기절한 것인지 바닥에 엎드려져 쓰러진 채, 움직임이 없었다. 효인의 몸까진 칼이 닿지 않았지만, 효인의 왼손은

꽤나 심하게 베여있었다.

 왼손에선 피가 흘러, 바닥에 새빨간 피 웅덩이를 만들고 있었다.

   "괘..괜찮아?!"

   "괜찮아요..일단 이 손에 줄 좀 풀어주세요.."

   "으응..."

   "몸에 묶인 것도...후아.."

 몸이 완전히 자유로워진 효인은, 다치지 않은 오른손으로 윤아의 몸을 묶고 있던 줄을 풀었다. 효인은 쓰러져 있는 남자, 민호의 손과 몸을 완전히

묶고는,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X에게 전화해 간단히 상황을 설명했다. 그 와중에도 윤아는 효인의 손이 걱정되는지 계속 효인의 손만 바라봤다.

   "너 손...정말 괜찮아?"

   "괜찮다니 깐요... 깊게 베여서 오히려 아무런 느낌도 안 나요-"

   ".......흐읍.."

   "앗, 아니 그게 아니구..여튼 멀쩡해요!"

   "흐읍...흐읍...흡...흐아아아아아아앙~~!!!!"

 윤아는, 괜찮다며 웃어주는 효인을, 덮치듯 안았다. 그리고는, 이주 전부터 쌓인 분노와 슬픔, 방금까지의 치욕스러웠던 상황을 눈물과 함께

흘려보냈다.

 여태껏 꾹꾹 참아 와서 그런지, 윤아의 눈에서는 그치지 않고 계속 눈물이 흘러나왔다. 효인은 잠시 당황했지만, 자신의 품에 기대서 울고 있는 

윤아를 따뜻하게 안아줬다.

 윤아는 효인의 품속에서 한참을 울어대다가, 천천히 울음을 멈췄다.

   "크흡...나...너 많이 다친 줄 알고..쿨쩍..."

   "......."

   "얼마나 걱정..했는데...흐읍...저 남자는 계속 협박하고..."

   "에휴~ 우리 윤아누나가 절 그렇게 생각해주실 줄이야~"

   "히잉...."

   "근데....누나 옷..."

   ".....!!!"

 그제서야 자신이 가디건만 입고 있단걸 깨달은 윤아는 효인에게 뒤돌아 있으라고 소리친 뒤, 서둘러 속옷과 바지를 입었다. 찢어진 티셔츠는 입을 수

없어서, 속옷위에 바로 가디건만 입은 뒤, 단추를 잠궜다.

   "여기 뒤처리는 제 지인분이 다 알아서 해주실 거예요... 다시는 이런일 없게. 그러니깐 일단 여기서 나가죠.."

   "으응..."

 윤아와 효인은, 방문을 열고 나갔다. 집은 평범한 가정집 같았지만, 좀 더럽고, 간간히 비싼 물건으로 보이는 장식품들이 있었다. 둘은 집에서

나와, 빌라 앞 벤치에 잠시 앉았다.

   "전 병원으로 가볼게요. 윤아누난 공인이니깐 그런데 가면 안되구..바로 숙소로 가서 좀 쉬세요. 이번일은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시구..숙소에

   아무도 없겠죠?"

   "응? 지금이...한시니까...난 그남자 때문에 아프다고 핑계대고 빠진거구.. 아무도 없을 거야."

   "다행이네요, 숙소 가서 씻고, 푹 쉬세요...아까일은 전부 잊고. 알겠죠?"

   "으응...너도 병원 갔다가 우리 숙소로 와- 꼭이야! 알겠지?!"

   "....네."

 효인은 싫다고 말하려 했지만, 아직 아까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음에도 간절히 부탁하는 윤아의 청을 거절할 수 없어 하는 수 없이 '네'라고 대답했다.

윤아는 효인의 말대로 바로 숙소로 향했고, 효인은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추운겨울날, 잠옷차림의 효인이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건 당연했다. 게다가

손에서는 피까지 흘리고 있었으니..

 효인은 몇분뒤 도착한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집으로 향했다.

 한편, 민호의 빌라 앞에, X가 모습을 드러냈다. 402호 방안에서, 기절해있는 민호를 본 X는 효인의 명령대로 죽이진 않고, 찬찬히 집을 수색하기 시작

했다. 약 두 시간 후, X는 민호를 묶고 있는 줄을 푼 뒤, 종이쪽지 한 장을 민호 눈앞에 갔다댔다.

   "보는 대로다...알겠지?"

   "....네."

 종이 한 장은, 반쯤 미쳐있던 민호를 고분고분하게 만들었다. 종이에 적혀있는 내용은 단 한 가지에 관한 것이었다. 또다시 박효인외 소녀시대와 

관련될 때 그것이 야기할 민호와 그의 주변의 모든 것의 '끝'에 관한 것이었다.

 X는 민호의 카메라를 집어 들고는 그대로 집을 나갔고, 민호는 그대로 제자리에 쓰러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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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네 시, 소녀시대 숙소.

   "누나- 저예요-"

   "응, 들어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들어가자, 신발장 바로 앞에 서있는 윤아누나가 보였다. 다행히 윤아누나는 기분이 나아졌는지 살짝 웃고 있었다.

   "손...병원에서 뭐래?"

   "네? 그냥 17바늘 꿰멨어요. 깁스 할 필요 없구, 그냥 붕대만 한 채로 2-3주 후에 실밥 푼대요. 소독은 삼일에 한 번씩 하구요."

   "아...머리는?"

   "머리는 멀쩡하대요. 그냥 충격 받아서 기절한 거구, 외상이나 내상은 없는 거 같대요."

   "다행...이다.."

   "그래도 이번일로 윤아누나랑 좀 친해진 거 같아서 좋네요? 히힛."

   "응? 으응..."

   "누난 싫어요?"

   "음..뭐...그냥..."

 아아- 그래도 내가 다쳐서 다행이지 윤아누나가 다쳤으면 어쩔 뻔했어..? 뭐 붕대 2-3주 정도야- 아까 묶여있을 때 우려했던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잘 풀려서 다행이야...

   "저기...고마..."

   "네?"

   "아, 아냐..."

   "아, 저 좀 있다 나가봐야 되요. 만날 사람이 있어서.."

   "응? 그, 그래..? 몇 시쯤에..?"

   "음, 여섯시엔 나가야 되요."

   "으응..."

 윤아누나와 나는, 티비를 틀어놓은 채 거실에서 멍하니 티비만 응시했다. 친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아직은 좀 어색한가..?

   "......곰.."

   ".....?"

   "....아,아냐.."

 아까부터 고맙다고 하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보면, 윤아누난 솔직하게 표현을 잘 못한단 말이야... 한마디면 되는데. 뭐, 그것도 윤아누나의

매력이려나.

   ".....효인아."

   "네?"

   ".....우리, 하자."

   "......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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