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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로 성장하는 마법사-199화 (199/250)

199화

마침 인근에 3띠 던전이 하나 있어 어스와 로엘은 마족의 멱살을 잡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마족 하울은 영문도 모른 채 뤼빅스 대륙으로 넘어왔기에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는 방법 역시 알지 못했다.

어스는 놈이 모습을 드러낸 던전 보스 근방으로 가면 방법이 있을까 싶어 이동했다.

블링크를 연거푸 사용하여 보스 탐색에 나선 어스는 곧 던전 보스를 발견할 수 있었다.

놈을 확인한 어스는 로엘이 기다리는 곳으로 돌아왔다.

“보스는 찾으셨습니까?”

“어.”

“정말 가공할 정찰 능력이군요.”

로엘은 7서클 대마법사이자 상급 정령사였다.

로엘이 대단한 건 알았지만 이를 처음 알았을 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로엘에 비하면 별거 아냐.”

로엘의 능력에 어스가 놀랐다면 로엘 역시 어스의 능력에 질릴 대로 질린 상태였다.

소드 마스터와 동급이라는 마족을 육체의 힘만으로 때려잡는 마법사가 세상 천지에 어스 말고 또 누가 있겠는가.

더구나 그의 나이는 고작 16세다.

“그런데 저자를 통해 하려고 하는 실험은 무엇입니까?”

“거창한 건 아니고 저놈이 던전 보스를 죽이면 어떻게 되나 확인해보려고.”

“저놈을 풀어주시겠다는 겁니까? 마족인데?”

“저 땅거지가 그 검은 돌이란 걸 주워서 던전으로 들어왔다고 했잖아? 물론 지금은 그 검은 돌이란 게 없지만 그 돌이 놈을 던전에 들어오게 만들었으니 던전 보스가 놈을 고향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 열쇠이지 않을까 싶어. 그래서 한번 확인해 보려는 거야. 내 생각이 맞는지 틀리는지.”

“그러다 진짜 돌아가면요?”

“그럼 저놈 복이지.”

“그런데 이런 생각은 해보지 않으셨습니까? 만약, 어스 님의 가설이 맞을 경우 우리도 놈과 함께 마계로 갈 수 있다는 생각 말입니다.”

“…….”

“거기까진 생각하지 않으셨군요.”

사실 어스는 믿는 구석이 있었다.

위그드라실의 계승자 칭호를 활성화하면서 얻은 세 개의 기능 중 한 가지 기능인 차원 이동이 바로 그것이었다.

뤼빅스 대륙의 좌표는 정상적으로 등록되었으니 설사 마계로 넘어가더라도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 말이다.

하지만 로엘까지 함께 마계로 넘어가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그를 다시 데려올 수 없었다.

차원 이동은 오직 자신만 가능한 것이기에.

“로엘은 차원 마법 할 수 있어?”

“차원 마법이요? 그건 전설의 드래곤도 불가능할 겁니다. 신이면 모를까.”

‘그 신의 영역을 내가 할 수 있어, 로엘.’

어스의 어깨에 힘이 절로 들어갔다.

“그렇군.”

“설마, 실험을 계속하실 생각이십니까?”

어스의 표정에서 포기의 기색이 비치지 않았기에 로엘은 크게 놀랐다.

“내 자랑은 아닌데 나 차원 이동 가능해.”

“…….”

“진짜라니까. 그렇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지 말아줘. 만약 내 가설이 맞을 경우 로엘도 알게 될 거라서 미리 말해 두는 거니까.”

“다, 당신은 대체? 당신이 가진 능력의 끝은 어디 까집니까?”

“글쎄. 아무튼 그러니까 설사 내 가설이 맞아서 내가 마계로 넘어가더라도 걱정하지 마. 곧 돌아올 수 있으니까.”

“그런 능력이 있으시면 이 던전에서 실험하시면 되지 않습니까?”

마계에 대한 말은 많이 들었지만 실상 마계에 가본 자는 없다.

그렇다 보니 로엘 역시 마계에 대한 호기심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런데 나 혼자만 가능해.”

“예?”

“나만 된다고. 그래서 여기서 실험할 수 없는 거야. 내가 내 가설에 너무 흥분해서 그걸 깜빡했어.”

섬뜩한 말이 아닐 수 없었다.

“괘, 괜찮습니다. 그럴 수도 있죠.”

“미안해. 그렇게 노려보지는 말라고.”

어스는 로엘의 눈을 피해 얼른 던전 보스를 찾아 이동했다.

해당 던전의 보스를 찾아낸 어스는 지체 없이 놈을 처리했다.

던전에서 나온 셋은 다른 던전을 찾아 움직였다.

어렵지 않게 새로운 던전을 발견한 어스는 로엘을 남겨두고 마족 하울과 함께 던전으로 들어갔다.

* * *

‘제발, 제발! 날 고향으로 보내줘!’

마족 하울은 간절한 심정으로 보스의 목을 날렸다.

서걱.

성인 몸통만 한 굵기를 자랑하는 던전 보스의 목이 날아갔다.

보스가 죽자 던전이 일그러졌다.

모든 것이.

언제 봐도 신기한 현상이었지만 지금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 * *

로엘은 어스와 마족 하울이 들어간 던전 입구를 응시하며 망부석처럼 서 있었다.

그런 그의 곁으로 일남일녀가 다가왔다.

둘 모두 당연히 엘프다.

“로엘 님.”

“로엘 님.”

거듭 된 부름에 그제야 이를 알아차린 로엘이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런 그의 신경은 온통 던전을 향한 상태였다.

“자일론과 로지로군. 여긴 무슨 일인가?”

“옛 터 지하에서 그분의 힘이 느껴진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흔들.

로엘의 마음이 폭풍우를 맞은 듯 흔들렸다.

엘프족의 오랜 염원이자 바람이 이뤄질지 모를 기회였으니까.

“저, 정말인가?”

“예. 정말입니다.”

“오!”

로엘은 이에 몹시 기뻐했다.

그러나 그의 발걸음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자일론과 로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움직일 것이라 생각했던 로엘이 던전을 응시하며 미적거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왜 저러시지? 저 던전이 뭐라고?’

‘평범한 던전인데.’

자일론과 로지는 저 던전이 특별한 던전인가 싶어 눈여겨 살폈다.

하지만 특별한 점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평범한 4띠 던전이었다.

“나 혼자 갈 테니 두 사람은 여기 남아있게.”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자일론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만약 보고가 사실이면 이 일은 엘프족의 오랜 염원이 이뤄지는 역사적인 날이 될 것이다.

그런 큰 의미를 가진 자리에 참석할 수 없다고 하니 자일론이나 로지 입장에선 로엘에게 자신들이 밉보여서 그런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게 아니고선 로엘이 자신들을 여기 남아 있으라고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스 님이 저 안으로 들어가셨다. 그분이 나오시면 바로 연락하게.”

로엘의 말에 두 엘프는 당황했다.

‘로지, 너 로엘 님께 밉보인 행동 한 거 있어?’

‘내가 묻고 싶은 말이야?’

이런 두 엘프의 마음도 모른 채 로엘은 거듭 당부한 뒤 곧장 날아올랐다.

로엘의 모습이 까만 점이 되어 사라지자 자일론과 로지는 울상을 하고선 연거푸 한숨을 터트렸다.

“대체 우리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고 우리만 남으라는 거지? 자이론, 너 로엘 님께 실수한 거 있어?”

“내가 묻고 싶은 말이야.”

“맹세코 난 로엘 님께 실수한 적 없어.”

“그건 나도 마찬가지라고.”

“그럼 왜 우리더러 여기 남으라는 거지? 설마, 진짜 어스 님의 귀환 여부를 보고하라는 뜻인가?”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어스 님은 현존하는 가장 높은 등급의 던전도 식은 스프 먹듯 해결하는 분인데 고작 4띠 던전에 들어가신 분의 귀환 여부를 보고하라는 게? 이건 분명 우리에게 벌을 내리신 거야.”

“뭘 잘못했는지 알아야 용서라도 빌 텐데. 큰일이네.”

두 엘프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자신들의 잘 못을 찾아내는 데 힘을 기울였다.

당연히 그들에게 던전은 안중에도 없었다.

둘 모두 자신만의 생각에 매몰되어 있어서일까?

멀쩡하던 던전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또한 던전이 사라진 텅 빈 자리에 있어야 할 사람이 없다는 것 역시.

* * *

-마계에 입장하였습니다.

-최초 입장입니다.

-최초 한정 사냥 경험치(코인&보너스 업적 포인트)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해당 이벤트는 48시간 동안 유지됩니다.

보라색상의 마계 하늘에 시선을 빼앗긴 어스는 이벤트 알람에 곧 정신을 차렸다.

마족 하울은 고향에 돌아오자 이에 크게 감동하다 어스가 한눈을 팔자 앞서 던전 보스의 목을 쳤던 칼로 그의 등을 노리고 칼을 휘둘렀다.

전설처럼 내려오는 마계의 환경과 알람에 경황이 없던 어스는 하울의 공격을 인식하지 못하고 등을 내줘야만 했다.

“됐다!”

마족 하울의 입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그러나 놈의 환호성은 이내 불신과 경악으로 물들었다.

분명 찔렀는데 칼이 들어가는 느낌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너 뭐 하냐?”

소드 익스퍼트의 마나 소드나 소드 마스터의 마나 블레이드를 몸으로 상대할 수 있을까는 어스의 오랜 궁금증이었다.

그 궁금증이 드디어 마계의 하늘에서 이뤄졌다.

생명력 : 1,000/2,000.

“미, 미친!”

너무 놀란 하울은 손에서 칼을 놓치고 말았다.

칼이 바닥에 떨어지기 전 어스의 주먹이 하울의 얼굴을 깊숙하게 강타했다.

콰직!

하울의 의식은 저만치 날아갔다.

의식을 잃은 몸뚱이는 바람에 날리는 낙엽처럼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다 큰 바위를 처박고 멈추었다.

두근두근.

생명력 수치를 확인한 어스는 놀라 심장이 벌렁거렸다.

칼질 한 번에 1,000이란 수치의 생명력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만약 저놈의 공격이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면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반사적으로 치료 포션을 꺼낸 어스는 이를 냅다 들이켰다.

‘아차, 여기도 혹시 포션이 제 기능을 못 하면 어쩌지?’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그에 어스는 크게 안도했다.

마나 회복 포션과 치료 포션만 제 기능을 발휘해도 반은 먹고 들어가기 때문이다.

설사 이곳이 마계이더라도.

생명력을 온전히 회복한 어스는 한걸음에 달려가 기절한 하울의 머리통에 철옹성을 박아 넣었다.

콰직.

-시트리족 하급 마족을 처치했습니다.

-보너스 업적 포인트 6을 습득합니다.

-16,000코인을 습득합니다.

‘미, 미친 이렇게나 많이…… 아! 맞다 이벤트 중이지!’

시간이 금이다.

아니, 금 따윈 비교할 수 없다.

2배라니.

꿀꺽.

‘포션이 정상적으로 적용되는 이상 이건 각이다.’

그러나 그전에 확인할 게 있다.

차원 이동 가능 여부다.

어스는 현재 위치를 좌표로 지정했다.

차원 이동(재사용 30일/좌표2)

‘지정됐어!’

조마조마했던 마음이 그제야 제자리를 찾았다.

상시 귀환이 가능해진 지금 해야 할 일은 이벤트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그전에 혹시 모르니까.’

어스는 미분배 업적 포인트 모두 체력 스탯에 분배했다.

단칼에 생명력의 반절이 날아간 섬뜩한 경험 때문이었다.

2천이던 생명력은 2,655로 증가했다.

포인트 분배를 끝낸 어스는 마법 로브와 부츠로 갈아입었다.

오염토 지역에선 마법 물품이라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마계에선 해당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부턴 닥치고 사냥이다.

‘블링크!’

* * *

마족 하울의 고향 마을 상공에 어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을이라 부르기엔 크고 도시라 부르기엔 살짝 부족한 곳이었다.

‘제길, 광역 스킬을 구매했어야 했는데.’

광역 스킬의 부재에 어스는 깊은 아쉬움을 느꼈다.

이럴 때 시쿠가 있으면 딱인데.

하지만 시쿠는 차원 너머에 있다. 그러니 전처럼 녀석을 소환하는 건…… 설마 가능할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어스는 시쿠를 소환했다.

그러자.

“주인님!”

소환됐다.

같은 차원에 있는 게 아님에도.

“시, 시쿠?”

“주인님 여긴 어디? 공기가 불쾌하다.”

‘펫은 어디 있건 관계없이 무조건 소환 되는 거구나!’

새로운 걸 알았다.

아무튼 시쿠라는 든든한 지원을 손에 넣은 어스는 범이 날개를 단 듯 힘이 났다.

“시쿠, 아래 마을 보이지?”

“응. 보인다. 주인님.”

“쓸어버려.”

마족들의 왕래가 많은 곳은 시쿠에게 맡겼다.

노인도 있고 아이도 있고 임산부도 보였지만 양심보단 이벤트다.

어스의 명령을 받은 시쿠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골렘 폭격을 시전했다.

건물이건 마족이건 가릴 것 없이 골렘 폭격 앞에 산화했다.

‘헬파이어와 견주어 손색이 없다니까.’

시쿠의 골렘 폭격이 먹히는 걸 확인한 어스는 장소를 옮겨 독자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파이어 버스터! 파이어 버스터!’

쾅쾅쾅쾅-!

소리 없는 죽음을 선사하는 시쿠의 골렘 폭격과 달리 어스의 스킬은 요란한 굉음과 화재를 일으켰다.

땡땡땡땡-!

위기상황을 알리는 경종이 마족 마을을 뒤흔들었다.

-시트리족 하급 마족을 처치했습니다.

.

.

.

.

-레벨업!

-시트리족 하급 마족을 처치했습니다.

.

.

.

.

-레벨업!

시쿠의 공격이 먹혔듯 어스의 파이어 버스터 역시 마족에게 먹혔다.

처음엔 안 먹히면 어쩌나 걱정했던 어스는 이에 마음 놓고 파이어 버스터를 쏟아냈다.

그러다.

-시트리족 중급 마족을 처치했습니다.

-보너스 업적 포인트 10을 습득합니다.

-2만 4천 코인을 습득합니다.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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