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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로 성장하는 마법사-244화 (244/250)

244화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대마왕을 마주치게 된 어스는 화들짝 놀라 즉시 엘리멘탈 피니쉬먼트(+8)를 시전했다.

한번, 두 번… 그렇게 쭉쭉 중첩되던 스킬은 여든한 번에서 멈추었다.

여든한 번의 중첩까지 걸린 시간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며 느긋하게 모습을 드러낸 대마왕 마몬은 화들짝 놀랐다.

방금까지만 해도 없었던 마법이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놈이 내가 여기 올 줄 알고 미리 준비한 것인가?’

의외의 상황이라 놀라긴 했지만 명색이 대마왕이다.

이를 자각한 마몬은 엘리멘탈 피니쉬먼트를 제압하기 위해 마기를 방출했다.

그런데 웬걸 인간의 마법이 흩어지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공격하고 있었다.

마계에 씻을 수 없는 깊은 수치를 안겨준 학살자라곤 하지만 근본은 인간이다.

그런데 어찌 인간의 마법이 대마왕의 힘을 버틸 수 있단 말인가.

마몬은 그제야 상황이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마몬의 몸을 보호하던 마기의 갑옷이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부서져 허공으로 흩어졌다.

그 순간 마몬의 입에서 비명이 터졌다.

마몬은 자신이 인간의 마법에 당해 비명을 질렀다는 사실이 치욕스러웠다.

그 감정은 곧 분노로 승화 되어 그의 몸을 일으켰다.

81겹의 엘리멘탈 피니쉬먼트와 대죄가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이게 인간의 힘이라고?’

마몬은 경악했다.

이건 결코 인간의 힘이 아니다.

아니, 인간의 힘이어선 안 된다.

특제 마나 회복 물약으로 철옹성과 본신의 마나를 모두 회복한 어스는 엘리멘탈 피니쉬먼트를 연거푸 시전했다.

이를 본 마몬은 허탈함마저 느꼈다.

대마왕도 드래곤도 불가능한 능력을 일개 인간이 선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탄이 저 인간에게 패하였는지 부딪쳐보자 알게 된 마몬이었다.

여기 더 남아 있다간 사탄 꼴이 날 것 같았기에 마몬은 퇴각하기로 결정했다.

공간의 균열을 열려고 하였지만 열리지 않았다.

엘리멘탈 피니쉬먼트의 힘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었다.

마몬의 육체에 부담이 점점 가중되기 시작했다.

살이 찢기고 터졌으며, 뼈는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균열이 발생했다.

“나, 나중에 보자!”

마몬은 블링크를 시전하여 전장에서 이탈하려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거푸 몸에 상처를 입었다.

그래도 멈추지 않았기에 결국 엘리멘탈 피니쉬먼트의 그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렇게 간신히 벗어난 마몬은 대마왕으로서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블링크를 거듭 시전하며 어스의 손에서 벗어나려 했던 마몬은 익숙한 신형이 눈앞에 불쑥 나타나자 순간 인지 부조화에 걸렸다.

“블링크 장인인 내 앞에서 블링크로 도주하겠다니, 지나가는 똥개가 포복절도할 노릇이네.”

마몬은 자신의 상대가 아니다.

이를 확인한 어스는 마몬을 상대함에 있어 거침이 없었다.

빡!

어스의 주먹이 마몬의 면상 깊숙이 박혔다.

마몬의 신형은 벼락처럼 날아가 지면에 박혔다.

‘힘 스탯 150이랑 250은 하늘과 땅 차이네.’

설마 대마왕을 고무공 날리듯 저리 날릴 줄은 그 자신도 생각하지 못했기에 어스는 자신의 주먹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대마왕을 패는 손맛이 제법 쏠쏠하지만 명색이 마법산데 주먹질은 아닌 것 같아 땅에 박혀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마몬을 향해 스킬을 시전했다.

몸의 내구력이 대폭 떨어진 마몬은 엘리멘탈 피니쉬먼트 3중첩을 넘지 못하고 비명과 함께 산화했다.

-탐욕의 마몬을 처치했습니다.

-1,000보너스 업적 포인트를 습득합니다.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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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죄를 멸한 자(+1)이 대죄를 멸한 자(+2)가 됩니다.

알람의 향연에 압도당했던 어스는 곧장 칭호를 열었다.

추가 피해 100퍼센트, 모든 스탯 +100, 생명력 & 마나 +5만이던 기능이 (+2)가 되자 모든 기능이 두 배로 증가했다.

대죄를 멸한 자(+2) :

추가 피해 200퍼센트 증가.

2. 모든 스탯 +200.

3. 생명력 & 마나 +10만 증가.

‘지금부턴 대마왕을 찾아다녀야겠는걸.’

사탄 때는 말도 안 되게 힘들어 대마왕은 두 번 다신 상대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 * *

사탄에 이어 마몬마저 인간 학살자에게 죽임을 당하자 남의 일로 치부했던 사탄의 소멸 때와 달리 이번엔 다섯 대마왕들도 언제 그랬냐는 듯 안면을 바꿔 이 일을 신중하게 받아들였다.

대마왕이 모이는 경우는 서로의 심장에 칼을 꽂기 위해서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이 자리에 모인 다섯 대마왕의 모습에선 그 흔한 투기조차 발견할 수 없었다.

“사탄이야 접시 물에도 빠져 죽을 수 있는 한심한 위인이라 납득할 수 있지만 마몬같이 영악한 녀석이 당한 건 결코 가볍게 생각할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

이 자리를 마련한 자만의 루시퍼의 목소리에 다른 네 대마왕들이 동의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 하나 때문에 이게 무슨 꼴인지.”

“그러게. 그런데 사탄 이 녀석 죽은 거 맞아? 놈이 죽었으면 대죄가 떠야 하는데 아직 감감무소식이잖아? 혹시, 너희 중 하나가 이미 손에 넣은 거냐?”

사탄과 마몬을 죽인 어스에 대한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가 마련되었다.

그러나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여기 모인 건 아니다.

음란의 아스모데우스는 생선가게 앞에 선 고양이처럼 눈을 반짝이며 마왕들의 동태를 예의주시했다.

“난 아니다.”

“나 역시.”

“나도.”

“우리 중에 대죄를 손에 넣은 녀석이 있다면 이 자리엔 벌써 피가 흘렀을 것이다. 나만 그런 생각 하는 건 아니겠지?”

대식의 벨제붑이 큼직한 고깃덩어리를 질겅질겅 씹으며 빈정거리는 어조로 말하였다.

이에 리바이어던이 좌중을 쓱 둘러보더니 입을 열었다.

“이건 내 생각인데 분노를 그 인간이 가져간 게 아닐까?”

“무슨 헛소리야? 인간이 어떻게 대죄를 품어.”

벨제붑은 리바이어던의 말은 들을 가치도 없다는 듯 말하였다.

그러나 모두가 벨제붑 같진 않았다.

벨제붑은 리바이어던의 말에 진지하게 반응하는 대마왕들의 모습에 기가 막힌 듯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며 말했다.

“뭐야? 설마 리바이어던의 말이 진짜라고 생각해?”

“의심의 소지가 충분해. 그래서 이참에 이를 확인했으면 한다.”

“안 그래도 인간 따위가 마계에서 설치고 다니는 것도 마음에 안 들었는데 그 일은 내가 하지.”

“안 돼.”

“무슨 뜻이냐? 설마, 사탄이나 마몬처럼 내가 놈에게 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정말 그런 뜻으로 막아선 거면 이건 모욕으로 받아들이겠다. 루시퍼.”

“진정해 벨제붑.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건 다들 사태의 위중함을 인지했다는 반증이라고 본다. 그러니 불확실한 결과보단 확실한 결과를 목표로 정하고 움직이자는 취지의 발언이었을 뿐이야. 널 모욕할 생각은 없어.”

루시퍼가 한 수 접어주자 마음이 풀린 벨제붑은 슬그머니 의자에 엉덩이를 붙였다.

그 모습에 리바이어던과 아스모데우스는 벨제붑의 단순함을 비웃었다.

그러나 당장은 루시퍼의 말처럼 확실한 결과를 목표로 하고 움직여야 하기에 감정이 상할 말은 자제했다.

“그럼 내 뜻에 동의한 것으로 알고 곧장 움직이겠다.”

“쯧, 이격에 다구리라니 상스러워서 앞으로 얼굴 들고 다닐 수 없겠군.”

말은 그리해도 워프 게이트가 열리자 곧장 그 안으로 뛰어든 벨제붑이었다.

* * *

일곱 대죄, 아니 그 둘이 죽고 이제 다섯이 남은 다섯 대죄는 개인적인 호기심과 마족으로서의 자긍심에 자극을 받아 단체로 어스를 찾아 나섰다.

마계에서 대마왕의 눈을 피할 수 있는 장소는 제한적이라 어스의 위치는 루시퍼에게 단숨에 간파당했다.

탐욕의 마몬을 상대한 이후 대마왕에게 꽂힌 어스는 놈들이 기거한다는 심연을 알아보고 다녔다.

안타깝게도 포로로 잡은 마족 중 심연의 위치를 아는 자들은 없었다.

‘마왕이라도 잡아야 하나?’

오전에 전장 두 개를 정리하느라 점심시간을 놓친 어스는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시냇가에 자리 잡았다.

그렇게 한 수저 뜨려는 그때 익숙한 공간의 균열을 목도했다.

그렇지 않아도 대마왕 찾으러 나설 생각인데 놈들이 알아서 제 발로 찾아와주니 식사를 방해받은 건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엘리멘탈 피니쉬먼트를 입구에 깔고 또 깔았다.

그 수가 무려 86개였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다시 그만큼 중첩시켰다.

이러니 제아무리 대마왕이라도 이를 버티기 힘든 듯 공간의 균열에서 나오자마자 대마왕들의 입에서 경망한 비명이 터졌다.

엘리멘탈 피니쉬먼트라는 늪에 빠진 대마왕들은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사방으로 움직였다.

자력으로 빠져나갈 수 없다고 판단한 루시퍼와 아스모데우스가 손을 잡았고, 질투의 리바이어던과 나태의 벨페고르가가 손을 잡았다.

대식의 벨제붑도 곤란한 상황이었지만 그놈의 자존심이 뭔지 이를 사수하려다 제 목숨을 내주고 말았다.

-대식의 벨제붑을 처치했습니다.

-1,000보너스 업적 포인트를 습득합니다.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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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죄를 멸한 자(+2)이 대죄를 멸한 자(+3)가 됩니다.

벨제붑이 죽었지만 루시퍼, 아스모데우스, 리바이어던, 벨페고르가는 조금의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

동맹은 한시적이다.

대죄의 행방이 과연 인간에게 흘러 들어갔는지의 여부만 확인하면 동맹은 손바닥 뒤집듯 엎어버릴 심산이었다.

그러니 벨제붑의 멍청한 죽음은 오히려 손 안 대고 코푼 격이라 나름 흡족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저들은 꿈에도 모른다.

방금 벨제붑이 죽으면서.

‘크으으…힘이, 힘이 넘쳐나!’

대죄를 멸한 자(+3) :

추가 피해 400퍼센트 증가.

2. 모든 스탯 +400.

3. 생명력 & 마나 +20만 증가.

태산도 단숨에 먼지처럼 날려버릴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으로 가득해진 어스는 엘리멘탈 피니쉬먼트의 늪에서 빠져나온 대마왕들을 볼 수 있었다.

무려 넷!

자신감이 치사량까지 차올랐다곤 하지만 넷은 부담되는 숫자였다.

놈들의 상태가 정상은 아니지만 명색이 대마왕들인데.

그렇다고 이대로 물러서기에는 이런 기회가 또 올까 싶은 마음에 일단 부딪쳐 보기로 했다.

온몸을 휘감는 거대한 힘.

어스는 이 힘을 철옹성에 담아 힘껏 휘둘렀다.

스탯 : 힘(552.7). 민첩(552.7).

떨어지는 운석도 주먹으로 때려 부술 것 같지만 기분과 현실은 엄연히 다르듯 대마왕을 향한 이 공격 역시 다분히 실험적이었다.

-질투의 리바이이던을 처치했습니다.

-1,000보너스 업적 포인트를 습득합니다.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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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죄를 멸한 자(+3)이 대죄를 멸한 자(+4)가 됩니다.

그런데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어스보다 더 놀란 건 루시퍼, 아스모데우스, 벨페고르가였다.

“마, 말도 안 돼!”

“리바이어던이 저리 죽는다고!”

“빌어먹을 저 인간 놈은 대죄를 흡수할 수 있는 게 분명해!”

마계 역사상 대마왕이 인간에게 넷이나 죽은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지금 일어나고 말았다.

세 대마왕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각자 세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딴엔 머리를 썼음이다.

하지만 블링크의 장인에게 있어 그건 무의미한 행동이었다.

-나태의 벨페고르가를 처치했습니다.

-음란의 아스모데우스를 처치했습니다.

-자만의 루시퍼를 처치했습니다.

대마왕들은 모두 머리가 박살 나서 죽었다.

그리고 저들의 죽음으로 마계에선 대마왕이 영원히 사라지게 되었으니 만약 이 사실이 퍼진다면 가뜩이나 어스를 두려워하여 자연인의 삶을 선택한 마족들의 자연인화가 더 가속화되지 않을까 싶다.

대죄를 멸한 자(+7) :

1. 추가 피해 6,400퍼센트 증가.

2. 모든 스탯 +6,400.

3. 생명력 & 마나 +320만 증가.

대마왕들이 제 발로 찾아와서 목을 내준 건 고마운 노릇이다.

덕분에 찾아가는 수고를 덜었으니까.

하지만 칭호의 성능이 너무 좋아서 걱정됐다.

그 걱정이란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할지의 여부였다.

한참 이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알람이 울렸다.

-마신이 분노합니다.

-마신이 세계의 균형을 위해 당신을 마계에서 영구 추방하려 합니다.

-당신은 이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단, 마신의 분노를 감당해야 합니다.

그 내용이 터무니없어 할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꿀 빨게 아직 많은데, 이런 식으로 추방당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마신과 붙으면 이길 수 있을까?’

이번 전투에서 어스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담백하고 진지하게 말하자면 입김으로 집채만 한 바위도 굴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잠깐 입김으로 진짜 집채만 한 바위를 굴리면 그걸 과연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건 차후 확인하면 될 일이고 당장은 대가리 빳빳하게 세우고 마신에게 대거리를 해야 할지부터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영구 추방에 동의하십니까?

고민 끝에 어스는 이에 동의했다.

찰나의 순간 마신을 사냥하면 어떤 보상이 떨어질까 궁금했으나 털어먹긴커녕 오히려 탈탈 털릴 경우의 수가 없지 않다 보니 여기서 물러나기로 한 것이다.

많고 많은 차원 중에서 설마 마계 같은 곳이 또 없을까 싶기도 하고.

그렇게 어스는 마계와 작별을 고했다.

‘많이 그리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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