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마의 혁명-11화 (11/220)

11화

<우진 시대의 흐름에 동참할 것을 결심하다.>

"으아아아아!!!!!"

그는 있는 힘껏 우진의 머리를 쪼개기 위해서 팔을 크게 들어올렸다.

전력을 실어서 근육을 있는 힘껏 팽창시킨 그를 보고 우진은 눈을 반짝였다.

'죽지 않을 정도로만.....'

우진의 검이 뱀처럼 민활하게 움직였다.

오리는 것은 어깨와 허벅지였다.

될 수 있으면 치명적인 혈관이 없고, 내장과 뼈에 충격을 주지 않을 곳으로 정한 것이다.

슈파팟.

"크.... 크으...."

우진이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고 생각한 순간 크릭서스는 피를 흘리면서 바닦에 쓰러졌다.

지금 당장 죽을 정도는 아니겠지만 그도 몸을 사린다면 더 이상은 싸우지 않을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스파르타쿠스 뿐.'

우진은 디오클레이우스와 싸우고 있는 스파르타쿠스에게로 향했다.

이제 어떻게든 무승부를 불러 오는 수 밖에 없었다.

보통 검투사에게 무승부라는 것은 쌍방 모두의 죽음을 뜻했다.

하지만... 상대는 카푸아의 챔피언이 속한 팀이고 또 한쪽은 로마의 스타 검투사들이다.

이만한 인물이 무승부 판정이라고 둘 다 죽이면 주최측의 입장이 곤란할 것이다.

우진도 그동안 검투사로 생활하면서 어느정도 요령을 알게 된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이 시합에 기우제의 의미를 겸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진의 상식으로 봤을때 검투사가 싸우는 것하고 비가 오는 것 하고는 병신 같을 정도로 아무 의미가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대 로마신들은 검투사의 피를 바쳐서 주피터를 즐겁게 즐겁게 하면 비가 내릴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병신 같이 말이다.

'그 점에 관해서는.... 그저 운에 맡기는 수 밖에...'

우진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스파르타쿠스에게 달려갔다.

그때....

우진의 코끗에 차가운 무언가가와서 닿았다.

그리고 그것은 우진의 어깨, 머리에도 점점 방울 져서 떨어져 내렸다.

"......비."

우진의 입에서 작게 나온 그 한마디는 카푸아의 아레나 전체러 퍼져갔다.

"비다... 오오오....."

"오오... 드디어 저주가 끝났다. 비가 온다."

"비다. 비...."

카푸아의 시민들은 그동안 극심한 가문에 시달린 울분이 씻겨나가는 것 같았다.

아무리 고대 유럽의 최강의 공화국인 로마라고 해도.... 하늘의 재앙 만큼은 어찌 할 도리가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내리는 비는 이들에게 있어서 황금의 가치가 있는 비였다.

"시합 중지!!!"

그리고 그때 주최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시합을 중지 시켰다.

그는 시합을 중지 시키고 시민들을 향해서 말했다.

"주피터가.... 아레나의 투사들의 싸움을 보고 충분히 만족한 듯 하오. 여기서 이들이 더 피를 흘리게 했다고 주피터를 노하게 할 까봐 걱정되오. 그러니..."

그는 잠시 말을 쉬었다가 이내 말을 이었다.

"여기서 시합은 종료 하겠소. 우리 카푸아의 자랑, 크릭서스, 스파르타쿠스, 그리고 로마의 위대한 전설. 진. 디오클레이우스. 이 용사들에게 찬사를!!!!"

"오오오오!!!!!!"

주최자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로마인들은 크게 함성을 지르며 꽃을 던졌다.

우진은 순간 자신도 모르게 짜릿한 전극이 전신을 스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로마의 검투사 문명이라는 것은 야만적이고 비참한 것이다.

하지만 이 순간.....

우진은 만인의 칭송을 받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도취되는 감상적인 면이 있음을 인정 할 수밖에 없었다.

'이게 글라디에이터가 수많은 동경의 대상이 되는 이유인가?'

우진은 이 순간을 좀 더 즐기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헤어지기 전에 스파르타쿠스에게 할 말이 있었다.

"스파르타쿠스."

"....용건이 뭐냐?"

"언젠가... 언젠가 네가 큰일을 할때. 내가 너를 돕겠다고 하면 거절할 텐가?"

"....큰일? 무슨 말이냐?"

"그저 아무 생각하지 말고 예스, 아니면 노로 대답해라."

우진의 말에 스파르타쿠스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지나가듯이 말했다.

"그때가 되면 말하겠네. 형제여."

그렇게 카퓨아에서의 커다란 시합이 끝났다.

돌아가는 길에 디오클레이우스가 우진에게 말했다.

"왜 그 둘을 살려 두라고 한 거야?"

".... 그건 나중에 설명해 줄게. 아니... 언젠가는 너도 자연 스럽게 알게 될거야."

"........."

디오클레이우스는 우진의 말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을 했지만 굳이 캐 묻지는 않았다.

한 번 입을 다물면 쉽게 입을 열지 않는 우진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게 때문이다.

한편 우진은 생각에 깊게 잠겼다.

원래 우진의 계획은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돈을 모아서 로마의 자유인이 되어서 평온한 삶을 사는 것이었다.

그것은 우진이 딱히 평화를 지향하는 성격이라서가 아니었다.

그것 말고는 이 고대 로마에서 제대로 살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로마의 그늘은 거대하고 너무나 거대해서... 어디로 가도 쉽게 도망 갈 수 있는게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 그늘 속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게 바른 수단이었다.

하지만.... 만약에 지금 이 시대에 스파르타쿠스가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로마에도 몇 번인가 노예 반란이 있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가장 큰 위기가 뭐였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스파르타쿠스의 반란이었다.

이 반란은 자칫 잘못 하면 로마를 바닥에서 부터 뒤집어 엎을 수 있었다.

지중해 연안 전부를 지배하고 유럽 역사상에 남을 거대한 제국을 설립한 이 로마 문명이 노예 반란에 의해서 무너질 위기를 처한 것이다.

그것은 정녕 커다란 위기였다.

다만 로마가 이겨낸 것은 스파르타쿠스의 몇가지 실수와 크라수스 마르커스의 집념의 결과였다.

그 역사를 대강이나마 알고 있는 우진이 전쟁에끼어 든다면...

그렇다면 역사를 바꾸는 것도 가능했다.

우진은 인생의 목적을 바꾼 것이다.

로마의 그늘에서 떳떳하게 산다는 선택지는 어쩔 수 없이 택한 것이었다.

이제 우진은 다른 선택지를 택했다.

'로마를 부숴 버리겠다.'

우진은 상세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스파르타쿠스는 카푸아에서 동료들을 규합해서 반란을 일으켰다고 했다.

하지만 로마에서 그걸 똑같이 답습할 수는 없었다.

로마의 경비는 카푸아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거기서 우진이 반란을 일으켜서 올릴 수 있는 최대한의 전과는 레아이오스 검투사 양성소를 무너트리는것 정도일 것이다.

로마의 시내에 나가서 로마를 혼란에 빠트리는 것은 솔직히 말해서 어려웠다.

'그렇다면... 어떻게든 몰래 빠져 나와야 한다는 건데....'

우진은 생각이 잠겼다.

치밀하게... 아주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야 했다.

그날 밤.

우진은 세체니와 함께 잠자리를 하면서 그녀를 품에 끌어 안았다.

"........"

순간 세체니의 가녀린 몸이 흠칫 하는 느낌이 들었다.

세체니는 레마이오스가 우진에게 내린 하사품이었다.

처녀로서의 정절을 유지하고 있었기에 포상의 의미로 내린 그녀는 우진의 물건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우진은 단 한번도 그녀를 강제로 품에 안지 안았다.

세체니는 그런 우진의 행동을 처음에는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감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감사의 마음은 최근 들어서 감사를 넘어서 새로운 감정으로 변하고도 있었다.

하지만.... 설마 오늘 우진이 자신을 원할 줄은 몰랐던 그녀는 약간 당황함과 동시에 심장이 세차게 두근 거렸다.

그리고 그녀에게 우진이 말했다.

"조용히... 아주 조용히 대화 해야 해. 알았지?"

".....예."

세체니는 우진이 뭔가 은밀하게 할 말이 있다는 것을 눈치 챘다.

감독관의 지휘에 있는 우진이었지만 그래도 노예는 노예.

우진의 방 앞을로는 수시로 가드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랬기에 이렇게 바싹 붙어서 은밀하게 의사를 전하는 것이다.

아마도 가드들이 문의 창살로 봐서는 그냥 우진과 세체니가 사랑을 나누려고 하는것 밖으로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세체니... 내 말 잘 들어. 우리 주인이라는 놈은 세상에서 제일 가는 자린고비야. 설사 네가 평생을 봉사한다고 해도 절대로 노예에서 풀어주지는 않을 거야."

".....저도 알아요."

세체니라고 그걸 왜 모르겠는가?

그녀도 알고 있었다. 사실 우진은 그동안 검투 시합에서의 승리와 감독관을로서의 보수로 충분히 자신의 자유를 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 노예로 있는 것은 중간에 레마이오스가 갖은 핑계를 대고 우진에게 빚을 지우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훈련소 양성소의 검투사들이 먹는것 입는것, 그리고 훈련에 필요한 장비들 까지 모두 우진의 이름으로 사고 있다.

사실상 우진을 감독관의 지휘에 올리고 그런 식으로 멍에를 씌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노예들도 마찬가지였다.

어느정도 차이는 있었지만 레마이오스는 이제까지 한명의 노예도 풀어준적이 없었다.

로마에는 노예 신분에서 해방되는 사람들은 종종 있지만 아무나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근성과 성실함은 기본이었고, 운도 따라야 노예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능했다.

노예의 주인이 레마이오스 같은 자린고비에 비열한 인간이라면...

사실상 다른 주인에게 팔리기 전에는 노예의 신분에서 벗어나는 것이 불가능 하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고대 로마의 노예들의 비애였다.

우진은 그녀가 쉽게 납득하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시체니를 품에 안고 다시 속삭였다.

"난 이 집에서 탈출 할 거야."

"진...."

"물론 나 혼자 시도하는게 아니야. 너도 데리고 살 거고 그리고 다른 동료들도 데리고 갈 거야."

".....가능... 하겠어요?"

"가능해. 이미 이 양성소의 대부분의 검투사들은 나를 따라. 내가 그들을 먹이고 입히고 아레나에서 살아 남도록 도와 줬어. 그들은 나에게 절대적으로 협조 할 거야."

검투사들을 설득하는 것은 쉬웠다.

이미 그들은 레마이오스에 대한 불만이 팽팽했고, 그런 그들을 이제까지 보살펴온 우진에 대한 믿은도 두터웠으니 말이다.

"세체니. 네가 해 줬으면 하는 일이 있어. 그걸 해 낸다면 난 너를 자유롭게 해 줄게."

".....뭐든지 시키세요."

그리고 우진의 입에서 탈출을 향한 계획이 세체니의 귀로 흘러 들어갔다.

세체니는 우진의 아내로 바쳐진 여자이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레마이오스 집안의 몸종이기도 했다.

여성 노예인 그녀는 사나운 검투사들에 비해서 비교적 자유롭게 집안을 오갈 수 있었고.

그런 그녀이기에 자유롭게 접촉 할 수 있는 인물들도 있었다.

챙그랑..

"어머... 이걸 어째?"

포도주 병을 나르던 세체니는 가드장의 앞에서 그만 와인병을 깨 버리고 말았다.

"뭐 하는 짓이냐?"

눈살을 찌푸리는 가드장을 보고 세체니는 황급하게 죄송하다는 얼굴을 하고 고개를 조아렸다.

"죄송합니다. 제 실수로.... 금방 치우겠습니다."

세체니는 그렇게 말하고는 떨어진 포도주병을 치우기 시작했다.

이 시대의 포도주는 유리병이 아니라 엠페라 라고 하는 타원형의 도자기로 만든 병에 보관하고 있었다.

사실 이 병은 와인 뿐만 아니라 곡식이나 향신료 등등...

로마인들은 어지간한 생필품은 대부분 이 엠페라 라고 하는 병에 보관하는 습관이 있었다.

세체니는 허리를 숙여서 엠페라를 줍기 시작했고 그런 그녀를 보는 가드장의 눈길이 묘하게 변했다.

"크흠...."

가드장의 눈앞에 세체니가 바닥에 허리를 숙이고 엠페라의 깨진 파편을 줍는 모습이 어른 거렸다.

숙인 상체 때문에 그녀의 뽀얀 가슴의 계곡이 그대로 보이는 모습에 가드장의 눈길에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원래 그녀는 이 집안의 노예들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웠다.

레마이오스는 돈에 관한 욕심은 하늘에 닿을 정도로 탐욕 스러웠지만 여자에 대한 욕심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주변에 아름다운 여자 노예가 널려 있었지만 개중에도 별로 손대는 여자는 없었다.

특히 세체니 처럼 크게 아름다운 여자의 경우는 그 처녀를 지키면 재산이 된다.

============================ 작품 후기 ============================

고수분들의 지적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지만 초반부터 극딜로 발리는 군요.

특히 도미너스와 도미노의 차이는... 음. 할말이 없습니다.

제 실수입니다.

사실 미드에 필 받고 나름 관련 서적을 구입하고 해서 자료를 수집했지만 역시 당시 시대의 자료가 많이 부족하더군요.

그 시대의 사람들이 뭘 먹고, 뭘 입고, 어떤것을 좋아했고, 어떤것을 불명예로 여겼는지..

글을 쓰다 보면 이런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중요한 법인데. 이 시대의 관리 이름도 일일이 알아내기 버거울 정도입니다.

로마인들 이름은 왜 그렇게 외우기 힘든지....

그래도 중도 포기는 없습니다.

사실 저는 장르 소설가 이기에 역사 고증도 중요하지만 저의 상상력이 더욱더 중요합니다.

지금은 접었지만 당초의 계획대로라면 이 소설에 클레오파트라도 등장 시켜볼까 진지하게 고민했을 정도니까요.^^어쨌든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서 좋은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음... 이제 추천이 약간만 잘 따라주면 상위권에 올라가 볼 수 있을것 같은데 말이죠^^;;;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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