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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혁명-12화 (12/220)

12화

기브 앤 테이크.

세상 어디에나 있는 기본 법칙이다.

레마이오스는 우진의 가치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우진을 착취하고 있다는 것도 스스로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진이 자신의 말을 스스럼 없이 잘 듣는 것은 그가 우진에게 처음에 내렸던 선물.

즉, 세체니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진은 자신에게 돈을 내려주고. 자신은 우진에게 자신의 음탕한 아내뿐만 아니라 아프로디테도 울고 갈 정도로 아름다운 아내를 선물했다.

그는 자신과 우진의 관계가 이상적인 상부상조의 관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정작 우진이 세체니를 한 번도 안지 않았다는 것은 그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우진 때문에 그 누구도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녀는 이 양성소의 모든 남자들이 군침을 흘리는 여자였다.

그련 그녀의 속살이 보이자 가드장은 은근히 마음이 동하는 것을 느꼈다.

들키면 위험한 일이기는 하지만...

애당초 모든 남자들이 위험하면 그만둔다는 브레이크가 걸린다면 이 세상에 불륜은 진작에 전멸 했을 것이다.

"어이... 세체니? 그건 나중에 치우고 잠깐 나 좀 보지 그래?"

"예? 어째서....?"

"그건 중요한게 아니고... 잠깐 나 좀 보자고..."

"......"

잔뜩 겁에 질린 표정을 하고 있는 그녀를 보고 가드장은 사냥감을 발견한 짐승같은 얼굴을 했다.

그리고 그녀의 팔을 잡고 한쪽으로 끌고 가더니....

"어디.. 챔피언의 소유물이 어떤지 한 번 맛이나 볼까?"

"아... 안되요.... 제발...."

세체니는 가드장의 억센 손에 양팔을 제압 당하고 애처롭게 애원했다.

하지만 그녀의 애원은 짐승의 욕심에 기름을 부을 뿐이었다.

가드장의 손길이 그녀의 허벅지를 타고 파고 들려고 했다.

그리고 그 순간....

"가드장. 뭐 하는 거요?"

".... 헛!! 챔피언?"

가드장이 돌아본 곳에는 우진이 싸늘한 눈을 하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우진은 틀림없는 노예고 자신은 고용된 삶이라고는 했도 로마인이었다.

하지만... 그런 신분의 격차를 사이에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우진은 그냥 노예가 아니다.

이 검투사 양성소를 모두 아우르고 있는 존재였다.

그가 없으면 내일 당장 이 검투사 양성소를 유지하는 것도 불가능 할 정도다.

그런자를 함부로 건드렸다가는 내일 당장 자신도 발목에 족쇄를 차야 할지 모른다.

무엇보다... 그는 우진이 얼마나 강한지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은 무기를 가지고 있고 우진은 맨손이었지만..

그래도 양손이 자유로웠다.

검투사의 감독관이라는 지휘가 그의 양손을 자유롭게 하고 있는 것이었다.

"큼... 진... 이건... 그러니까...."

"지금 당장 그녀에게서 떨어지시오. 그리고 다시는 그렇지 않겠다고 약속한다면.... 문제 삼지는 않겠소."

"으음.... 알겠네."

그는 노예에게 약세를 보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상대는 그냥 노예가 아니라 로마 검투사의 챔피언이었다.

그리고 실질적인 이 양성소의 실세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는 우진에게 허락을 구하고 재빨리 도망치듯이 나아갔다.

그리고....

가드장이 나가자 우진은 세체니의 손을 잡아서 일으키며 속삭였다.

"무리한 짓 시켜서 미안...."

"괜찮아요. 그리고... 목적인 이뤘어요."

그녀의 손에는 한개의 작은 열쇠가 쥐어져 있었다.

그 열쇠야 말로 우진과 수십의 검투사들이 자유를 향해서 나아가는 황금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열쇠였다.

그날 밤.

우진은 은밀하게 몸을 일으켰다.

검투사들은 모두 삼중의 경계 속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우선 모든 검투사들이 기본적으로 양팔에 족쇄를 차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창살이 달린 방에 가둬져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검투사 양성소는 그 공간 자체를 격리하는 두꺼운 창살이 있었다.

앞의 두개의 열쇠는 우진이 가지고 있었다.

우진은 이 검투사들의 감독관이었기에 원할한 관리를 위해서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마지막 하나의 열쇠 만큼은 우진에게도 없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이제까지는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우진에게도 있었다.

자유로 나가는 마지막 관문의 열쇠가 말이다.

"디오클레이우스... 애들은 모두 준비 됐나?"

"그래... 계획도 모두 전했어."

우진은 모든 검투사들을 한곳에 모으고 그들에게 명령했다.

"너희들에게 마지막으로 묻겠다. 나를 모두 따르겠나?"

"....새삼 말 해서 뭐 하겠소."

"감독관이 아레나에서 살아 남는 법을 가르쳐 주지 않았자면... 진작에 죽었을 몸이오."

"어차피 저 빌어먹을 도미너스새끼 아래에서는 자유는 영원히 물건너 간 거지. 당신에게 맡기겠소."

검투사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우진을 따르겠다고 했다.

사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우진의 리더쉽가 그것에 대비되는 레마이오스의 무능함이었다.

상당수의 로마인들이 그랬지만...

그들은 세상에 두 가지 부류의 인간들만 있다고 믿었다.

로마인. 그리고 로마인이 아닌 인간.

레마이오스는 로마인이 아닌 노예들을 오로지 돈을 벌어주는 가축 정도로만 여기는 인간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학대 받고 세뇌 받는다고 해도 인간은 좀처럼 가축으로 떨어질 수 없는 법이다.

레마이오스가 이들에게 자유라는 당근을 흔들어 대기만 하고 한 번도 맛을 보게는 해주지 않았다.

로마 검투사들 중에는 태어나면서 부터 노예로 살아온 자들도 있었지만...

원래 자유민이었다가 빚을 지거나 죄를 지어서 검투사가 된 자들도 있었다.

그런 자들일 수록 자유에 대한 갈망은 강력했다.

자유를 모르는 자는 새장 속이 전부지만 자유를 아는 자들은 새장 밖의 하늘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자유를 위해서 참고 참고 사선을 넘어가며 참았지만 결국 자유가 돌아오지 않는 이 현실에 미쳐가고 있었다.

비합법적인 수단으로 자유를 손에 넣으면 그 자유에 대가가 따른다.

그것은 그들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은 이제 멈출 수 없었다.

이미 인내가 한계에 달한 것이다.

우진은 그들에게 강하게 말했다.

"좋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너희들의 목숨은 내가 책임지겠다. 대신에... 너희들은 나를 믿어다오"

"언제는 안 그랬다고...."

"빨리 하기나 합시다. 저 망할 담장의 밖이 미치도록 그리우니까."

검투사들의 신호를 들은 우진은 이들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좋다. 시작해라."

"예!!"

"예!!"

"예!!"

그리고 잠시 후.

"이 빌어먹을 굴족 새끼가...."

"네놈 고향의 똥물에 대가리를 쳐 밖아 주마!!!"

검투사들의 양성소에 갑자기 소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싸움이 일어난 것이다.

원래 검투사들 자체가 싸우는게 일인 인간들이고.. 다툼이 끊어지지 않는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경우가 달랐다.

한 두명이 아니라 수십명의 검투사들이 모두 싸움이 붙은 것이다.

이 소란에 가드들이 모두 달려왔다.

"이게 무슨 짓들이냐? 이 빌어먹을 개 자식들아!!!"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집어 치우지 못해!!!?"

가드들은 무습게 검투사들을 다그쳤다.

사실 검투사 훈련소의 감시와 안전을 책임지는 가드들이 검투사보다 강한것은 아니다.

이들은 대부분 퇴역한 군인들이 자주 종사하는 직업이었다.

다만... 전직 군인이었기 때문에 보통 인간들 보다는 훨씬 강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거의 알몸이나 다름 없는 검투사들에 비해서 무장이 좋았다.

전신을 둘러싼 갑옷에 방패와 질좋은 검과 둔기까지......

이들은 상품가치가 낮은 검투사들에 한해서는 바로바로 죽이는 것 까지 허용되는 자들이었다.

그래서 이들이 나타나자 싸우던 검투사들이 일제히 동작을 멈췄다.

그리고 가드들의 장은 검투사들을 보고 매섭게 외쳤다.

"이게 무슨 소란이냐? 이 빌어먹을 개 자식들아!!"

".........."

".........."

".........."

검투사들은 꿀먹은 벙어리처럼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가드장은 검투사들을 보고 인상을 쓰면서 다시 한 번 말했다.

"이 빌어먹을 개 자식들.... 감독관!! 감독관은 어디에 있나?"

그는 우진을 거칠게 불렀다.

낮에 우진에게 굴욕을 당한것 때무에 이 기회에 단단히 앙갚음을 해 주겠다고 생각하는 그의 목소리는 날카롭기 그지 없었다.

"...부르셨습니까?"

짝!!!

우진이 나타나서 감독관의 앞에 나서자 그는 다짜고짜 우진의 뺨을 때렸다.

그리고 거칠게 따졌다.

"감독관이라는 놈이 노예들의 관리를 어떻게 한거냐? 이 빌어먹을 개 자식아!!"

"...... 죄송합니다. 그런데.... 집안의 가드들을 거의 다 데리고 오셨군요?"

우진은 그렇게 말하면서 주변을 돌아봤다.

교묘하게...

아주 교묘하고 은밀하게 디오클레이우스가 입구를 막았다.

그리고 각 가드들마다 두명 이상씩의 검투사들이 은밀하게 붙어 있었다.

'모든 것은 계획 대로다.'

낮에 가드장을 도발하면서 열쇠를 훔치고.. 그럿과 동시에 그를 분노하게 했다.

우진이 알고 있는 가드장의 성격이라면 틀림없이 집안의 모든 가드들을 끌고 와서 검투사들을 제압하려고 했을 것이다.

왜냐 하면 그는 기본적으로 자기 몸을 최대한 아끼는 겁쟁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잊고 있는게 있었다.

레마이오스는 아마 이 로마에서 제일 가는 구두쇠일 것이다.

그런 그였기에 가드들에게 나가는 월급도 아끼기 위해서 정말 최소한의 인원밖에는 두지 않았다.

사실 처음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가드들이 있었지만... 몇년의 세월동안 한 번도 말썽이 없자.

서서히 인원을 줄여 나갔다.

돈이 나가는 가드들은 줄이고 돈을 벌어주는 검투사는 충원되었다.

원래 충원된다고 해도 검투사는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숫자가 많이 늘어나지는 않지만....

이 레마이오스 검투사 훈련소의 경우는 우진이 정성껏 가르친 덕분에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덕분에 검투사들의 숫자가 가드들 보다 더 늘어난 것이다.

"어이!! 내 말 듣고 있는 거냐!? 진!!"

가드장은 지금의 상황도 모르고 우진에게 뭐라고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고 있었다.

오히려 이상을 눈치챈 것은 포위당한 것을 눈치챈 다른 가드들이었다.

"저기.. 대장님?"

"왜 그래? 왜......"

가드장은 서서히 주변을 둘러보고 마침내 이상함을 눈치챘다.

그리고 그 순간 우진이 말했다.

"시작해."

"시작이라니.. 읍!!!"

"커억...."

"쿨... 쿨럭...."

가드들은 저마다 검투사들에게 순식간에 제압 당했다.

억센 검투사들이 사전에 완벽하게 포외하고 2인1조로 가드를 제압하니 끝장 내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능숙하게 가드들을 처리한 검투사들은 우진에게 말했다.

"시키신 대로 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할 까요?"

"이대로 확..."

"안돼."

우진은 흥분한 부하들을 진정 시켰다.

스파르타쿠스는 바티아투스 양성소를 탈출할때 사나운 기세로 카푸아를 공포에 빠트렸다고 했다.

하지만 우진은 그런 행동을 선택 할 수는 없었다.

카푸아와 로마는 달랐다.

로마에는 근위병을 필두로 해서 최고 정예병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검투사 70여명 가지고는 절대로 여기를 혼란에 빠트릴 수 없었다.

전원 개죽음이나 면하지 않으면 다행이겠지.

'은밀하게... 최대한 은밀하게 빠져나가야 해.'

우진은 부하들 중에 20명 정도에게 가드의 옷을 벗기고 갈아 입게했다.

그리고 디오클레이우스에게 나머지 이들을 맡기면서 말했다.

"절대로... 그 누구도 들어오지도 나가지도 못하게 해. 알았지?"

"알았어."

============================ 작품 후기 ============================

검투사 파트를 질질 끌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 봤자 스토리만 늘어지고....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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