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마의 혁명-64화 (64/220)

64화

<스파르타쿠스와 크릭서스의 분열>

스파르타쿠스 토벌.

결국은 크라수스가 부 사령관으로 사령관은 겔리우스가 하게 되었다.

부대의 규모는 총 여섯 개 군단의 정예병으로 3만의 병력을 추렸다.

당시 로마의 군단의 숫자는 대략 3,000에서 6,000사이 정도였는데 사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질이었다.

로마군의 군단이라는 것은 얼마나 정예이냐가 중요한 법이었다.

당시에는 군을 모집해도 탈영이 자주 있었다고 한다. 어떤 프라이토르가 5,000을 모집해서 한달에 걸쳐서 전쟁터로 행군하니 싸우기 직전에는 병력이 3,000밖에 없어서 패배했다.

라고 하는 웃기는 상황도 있었다고 한다.

로마군이 얼마나 정예이냐 아니냐? 를 판가름 하는 것은 장수들의 이름값, 소위 말하는 명성과 제대로 경험치를 쌓은 백인대장들의 유무에 따라서 달렸다.

로마의 군단은 군단장, 밑에 천인장, 천인장 밑에 백인장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이 백인장은 80에서 120정도의 휘하 병력을 모두 관리하고 지휘하는 최일선 지휘관이었다.

이들이 똑 부러지게 행동하지 않으면 군단 전체가 삐걱거리기 일쑤였다.

이들은 로마 군단의 숨은 영웅들이었던 것이다.

이 부분에 경험치가 적은 애송이가 꿰차서 부대가 전체적으로 제대로 굴러가지를 않았다고 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고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번에 크라수스가 막대한 돈을 뿌려서 모집한 군은 틀림없는 강군이었다.

백인장들 대부분은 술라의 시대부터 전쟁터를 달렸던 고참들이 다수 있었다.

그들은 충분히 부유한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크라수스는 술라의 부하들이 아니라 술라 본인도 할 수만 있다면 무덤에서 일어나고 싶을 정도로 큰 금액을 약속했다.

덕분에 그들의 지원을 얻어낼 수 있었고 최정예군단 30,000여명의 군대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 로마의 적을 잘 막아낼 것을 부탁하네.”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 그럼 이만.”

겔리우스는 원로원의 귀족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필승을 장담하고 군단을 이끌고 스파르타쿠스를 정벌하기 위해서 떠났다.

자신의 부관으로 부임한 크라수스가 무슨 계획을 꾸미고 있는지도 모르고 말이다.

“3만 명이라고?”

“그렇다고 합니다.”

“············.”

로마에서 대규모 병력이 출진했다는 얘기를 들은 스파르타쿠스는 눈살을 찌푸렸다.

당시 스파르타쿠스의 병력은 가르가누스 산에 자리하고 있었다.

마치 풀을 찾아 헤매는 양때 처럼 이동에 이동을 거듭하던 스파르타쿠스가 이 가르가누스 산에 자리 잡은 이유는 최근 내부에서 벌어지는 분열 때문이었다.

이 가르가누스 산에서 다음 행보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반란군의 운명이 갈리게 생긴 것이다.

길은 대략 세가지가 있었다.

우선 남쪽, 거기로 가면 반란군은 좀 더 많은 로마인들을 약탈 할 수 있고 자신들의 군세도 좀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로 가는 것은 로마의 텃밭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일 뿐이다.

비록 부하들이 많은 반대를 하고 있었지만 스파르타쿠스는 북쪽으로 가기를 원했다.

북쪽으로 가서 알프스 산맥을 넘어서 동료들을 자유롭게 해 주고 싶었다.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 반란군의 전력으로 로마를 이기는 것은 아마도 어려울 것이라는 절망적인 사실을 서서히 깨달아 가고 있었던 것이다.

세 명의 프라이토르를 이겼지만 그것조차 로마의 전체의 전력에 비하면 극히 일부일 뿐이었다.

이제 제대로 꼬리를 밟힌 사자가 화를 내서 본격적인 공격을 할 때였다.

스파르타쿠스는 자신을 따르는 이들이 다시 그 로마의 발길질 아래에서 살아가게 될 까봐 두려웠다.

한편, 여기까지 스파르타쿠스를 가장 잘 보필해전 크릭서스는 남쪽으로 가는 것 보다 훨씬 더 과격한 의견을 내고 있었다.

서쪽.

그는 서쪽으로 진군하기를 바랬다.

이 가르가누스 산에서 서쪽으로 쭉 진군하면 나오는 것은 딱 하나였다.

로마.

바로 로마를 불태우겠다고 크릭서스는 자신의 부하들에게 호언장담하고 있었다.

하지만 스파르타쿠스는 그것인 집단 자살행위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크릭서스를 지지하는 굴족은 물론이고 다른 노예들도 상당수가 로마로 진격하기를 원했다.

그런 상황이었기에 반란군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이 산맥에서 전전긍긍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차에 로마에서 출진한 3만의 군대.

스파르타쿠스는 고민에 빠졌다.

이 군대와 싸워야 하나? 아니면 남쪽으로든 북쪽으로든 도망가야 하나?

둘 다 맞는 것 같기도 하고 틀린 것 같기도 했다.

아군의 분열로 인해서 지쳤을까? 스파르타쿠스는 옳은 판단을 내리기가 버거울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이 무리의 리더였고 결국은 결판을 내려야 했다.

괴로운 결단을 말이다.

“스파르타쿠스!!!”

스파르타쿠스의 막사를 찢어 버릴 것처럼 거칠게 열고 들어오는 것은 바로 크릭서스였다.

그는 들어오자마자 스파르타쿠스에게 험악한 인상을 쓰고 말했다.

“지금 내가 전달받은 엿 같은 명령이 자네가 한 명령이 아니라고 말해주게.”

“북쪽으로 가자고 들었다면 제대로 들은거네.”

“자네 정신 나갔나?”

크릭서스는 잘 하면 한 대 칠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스파르타쿠스에게 따졌다.

“이제까지 이기고, 이기고 또 이기면서 로마의 개들을 죽이고 죽여왔지? 그런데 알프스를 넘어서 도망간다고? 왜? 우리는 승리자지 꼬리만 패배자가 아닌데 왜!!!?”

“이대로 가면 질게 뻔 하니까 그런 것 이네. 로마에서는 3만의 군대가 파견 나왔어. 이것은 이제 그들이 우리를 가볍게 보지 않는다는 거지. 만에 하나 이번에 물리친다고 해도 또···.”

“또 오라지!!!”

“···········.”

크릭서스는 주먹을 꽉 쥐면서 가슴속에 담아둔 한을 말로서 토해내기 시작했다.

“몇 번이고 오라지. 전부 죽이고 로마를 부셔 버릴 테니까.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정녕? 그리고 할 수 있다고 해도 얼마나 많은 피가 흐를지 생각은 해 봤나?”

크릭서스의 지나치게 호전적인 주장에 스파르타쿠스도 짜증이 밀려왔는지 날카로워 졌다.

그런 스파르타쿠스를 보고 크릭서스는 우습다는 듯이 웃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훗··· 후후후······.”

“···············.”

“두려운가? 대의를 앞세운 전투 속에서 싸우다 죽는 영광이 자네는 두려운가?”

“자네나 나 같은 투사라면 상관없네. 나 역시 나 하나의 목숨은 아무래도 좋아. 하지만 지금 우리 무리에는 여자들과 노인 아이들까지 있네. 그들은···.”

“그 여자와 아이 노인들도 로마가 무너지기를 원하네. 영광스런 스파르타쿠스의 손에 의해서!!!”

“··········그건 이룰 수 없는 바램이네.”

“············자네가 안 한다면 내가 하지.”

스파르타쿠스와 크릭서스는 날카롭게 대치했다.

이 둘은 원래 카퓨아에서 검투사로 있을때도 으르렁 거리던 사이였다.

그러다가 스파르타쿠스가 동료들을 이끌고 반란을 일으키자 크릭서스도 자신들의 동포들인 굴족의 동료들과 함께 일어나서 따라온 것이다.

스파르타쿠스가 이끌고 크릭서스가 바로 옆에서 보좌한다.

그런 형태로 여기까지 이끌어온 반란군이었지만 중심을 이루고 있는 핵심 간부인 크릭서스가 스파르타쿠스와 의견의 차이를 보이자 삐걱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엄밀히 말해서···.

이건 스파르타쿠스의 실책이다.

물론 자존심 강한 크릭서스를 자신의 부하로 여기는 것 보다는 살살 달래는 것이 당장은 더 효율적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한 무리의 장이라면 어떻게든 위계를 세우고 자신의 명령권을 절대적인 지표로 만들어야 했다.

시칠리아의 진도 자신의 오른팔인 디오클레이우스를 대등한 것처럼 대우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진은 확실하게 선을 정하고 그 선은 저랟로 넘게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기강을 잡은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디오클레이우스 본인이 진을 확실하게 믿고 따르고 있었기에 스파르타쿠스와 크릭서스에게서 보이는 대립 같은 것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어쨌든 지금 스파르타쿠스는 고민에 빠졌다.

크릭서스가 당장 굴족의 동료들을 데리고 로마로 간다고 하면 당장에 1만에 달하는 로스가 생긴다.

순수 전투 병력으로 1만이나 말이다.

3만의 전투 병력으로 나머지 5만의 약한 노예들을 이끌고 어떻게든 알프스를 넘는다. 라는 계획을 가지고 있던 스파르타쿠스의 입장에서는 이건 큰 손실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크릭서스를 설득 할 자신은 도저히 없었다.

크릭서스가 말로 설득 당할 인물이 아니라는 것으 스파르타쿠스가 더 잘 알았아.

그렇다고 힘으로 복종 시켜야 할 상대는 더욱더 아니었고 말이다.

결국 하나하나 선택지를 소거하고 나니 남는 것은 하나 뿐이었다.

“후우···. 크릭서스, 자네는 자네의 길을 가게. 난 나를 따르는 사람들과 함께 알프스를 넘겠네.”

“····길이 갈라져서 유감스럽게 생각하네.”

이렇게 해서 스파르타쿠스와 크릭서스의 병력이 분단 되었다.

이것은 로마군을 상대로 승승장구하던 스파르타쿠스 반란군의 파멸의 신호탄이 되었다.

어디까지나 원래의 역사에서는 말이다.

“적의 군이 두 개로 갈라졌다고 합니다.”

크릭서스와 스파르타쿠스의 분열은 겔리우스와 크라수스의 귀에도 도착했다.

“바보 같은 놈···. 적은 병력을 둘로 나눠? 놈들의 특기인 기습을 시도할 생각인가?”

겔리우스의 예상을 들은 크라수스는 실소를 하면서 중얼 거렸다.

“스파르타쿠스가 너냐?”

“응? 뭐라고 했나? 크라수스.”

“아무것도 아니오. 그보다···. 어느 쪽을 우선시 할 거요?”

“정보에 의하면 스파르타쿠스는 북상하고 있다고 하는군.”

“서쪽으로 오는 놈은?”

“크릭서스라고 스파르타쿠스에 비하면 피라미 같은 놈이야.”

“크흠····. 너 보다는 거물일걸?”

“응?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오? 자꾸 헛기침이 나서····.”

“몸이 안 좋은가? 조심하지 그러나? 여차하면 로마까지 물러나서 쉬다가 와도 되네.”

“거절하겠소. 그보다····. 북상하는 스파르타쿠스를 먼저 상대하겠다는 말이오?”

“물론이오. 이런 피라미는 나중에 잡아도 상관없네.”

“·········잠시 바람 좀 쐬고 오겠소.”

“회의 중이네.”

“속이 답답해서 그러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렇게 말한 크라수스는 그대로 자신의 막사로 향했다.

그리고는····.

“병신 같은 새끼!! 천하의 머저리!! 말 타다가 떨어져서 목이라도 부러져 죽어라!! 로마를 위해서 제발 좀 죽어!!!!”

있는 대로 신경질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런 크라수스를 보면서 옆에서 피식 웃고 있는 젊은이가 있었다.

바로 시저였다.

“뭐 때문에 그렇게 정신을 잃었습니까?”

“자네가 저 겔리우스 머저리를 상대해보게. 정신이 아니라 영혼도 올림푸스로 날아가 버릴 걸?”

“무슨 일인지 일단 알려 주시겠습니까?”

“후우······.”

크라수스는 겔리우스와의 군사 회의에서 있었던 내용을 들려줬다.

“····그 병신이 프라이토르라····. 원로원도 떨어질 때로 떨어졌군요.”

“내 말이·····.”

“제 첩보에 의하면 크릭서스라는 자는 스파르타쿠스의 오른팔이자 어떤 의미로는 대등한 발언권을 지닌 자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로마에 대한 증오 하나만 봤을 때는 스파르타쿠스 이상이라고 했고요.”

“그런 짐승이 로마에 들어가는 일이 생긴다면····.”

“로마의 방비가 튼튼하기는 하지만 지금은 그 튼튼한 방비를 활용할 병사가 극단적으로 적죠.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쯧, 망할 전쟁만 아니었어도·····.”

크라수스와 시저의 의견은 같았다.

결국 로마의 방비가 불안한 이상 로마로 향하는 1만의 병력은 여기서 요격해야 했다.

한 동안 스파르타쿠스의 행방을 놓치기는 하겠지만 이건 필수였다.

============================ 작품 후기 ============================

지도 올려 놨습니다.

앞으로도 스토리 진행에 따라서 지도를 꾸준히 올릴 것입니다.

설정에서 작아서 잘 안보이시는 분은 제 뜰에 오셔서 스파르타쿠스 지도라는 곳에 보시면 됩니다.

아무래도 작품의 세계가 익숙한 우리나라가 아니다보니 지도가 필수더군요.

작품을 깊게 이해하고 즐기기 위해서도 한번쯤 꼭 보시기를 권합니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럼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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