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화
<건국이후 최대의 위기>
“고민이 깊어 보이시는군요.”
“·············.”
너 때문이다. 라고는 말하지 못하는 우진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아직 동맹 직전의 관계인데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제가 당신의 고민을 맞춰 볼까요?”
“호오···. 점성술도 하십니까?”
“그런 사기는 치지 않습니다.”
이 시대에는 여성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인간들이 신을 믿고 점성술사들은 신비한 인간으로 취급 받았다.
개중에는 전쟁터에 점성술사를 데리고 가서 점을 치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심지어 그 실리주의 적인 마리우스 조차도 그런 적이 있다고 했으니···.
딱 잘라서 점성술을 사기라고 말하는 클레오파트라의 경우는 몹시도 특이한 부류가 아닐 수 없었다.
“인간이 미래를 볼 수 있을리 없죠. 그랬다면···. 지금 우리 나라의 모습도 이렇게 비참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뭐···. 그런거죠.”
“그러나, 미래는 볼 수 없어도 지나간 과거는 기록을 통해서 볼 수 있죠. 그리고 과거를 본 다는 것은 미래를 예언 하지는 못해도 예측은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
‘시저가 빠질 만 하군.’
클레오파트라의 미모에 관해서는 이런저런 호불호가 많았다.
하지만···. 그녀의 지혜와 폭 넓은 견식에 관해서는 그 어떤 역사가도 이견을 달지 않았다.
지금 우진의 눈앞에 있는 클레오파트라는 우진이 이 세계에 와서 본 여성들 중에서 가장 똑똑한 여성으로 보였다.
심지어 아내인 디도 보다도 더 말이다.
“당신은···. 노예 출신으로 로마에 나타나서 맨 주먹으로 나라를 건국했죠?”
“맞는 말입니다. 잘 아시는군요.”
“유명한 얘기니까요. 그리고···. 당신의 아내는 그 초창기부터 당신을 따라온 여성이라고 하더군요. 듣기로는 무척 아름답고 현숙한 여성이라고 들었습니다.”
“저에게 과분한 여자죠.”
“···········?”
우진의 말에 이번에는 클레오파트라가 상당히 놀란 듯 했다.
이 시대의 여성의 지휘를 생각할 때 방금 우진이 한 말은 놀라움을 넘어서 경악스런 말이었기 때무이다.
‘내가 너무 오버했나?’
“훗···, 에로스가 푸시케를 사랑할 때도 그런 말은 하지 않았을 겁니다.”
“전 에로스가 아니고, 제 아내들은 푸시케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여성이니까요.”
우진의 말에는 세체니와 디도를 두둔하는 의지가 가득했다.
무언의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네가 아무리 아름다워도 나한테 시집오면 밀리게 되어 있다.
그러니 포기해라.
라는 무언의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현명한 클레오파트라가 그걸 몰를 리가 없었다.
“프시케보다 아름다운 아내들이라··. 당신은 축복 받은 인생을 살고 있군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순간···.
클레오파트라가 이제까지 자시의 얼굴을 꽁공 숨기고 있던 베일을 걷어냈다.
그리고 처음으로 그녀의 맨 얼굴이 온전하게 드러났다.
그리고 클레오파트라는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면서 우진에게 말했다.
“그 아내 분들은 혹시 저 보다 더 아름다운가요?”
“··············.”
우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아무 생각도 하지 못했다.
지금 우진의 머릿속에서는 지금 당장 그녀를 끌어안고 입을 맞추고, 그리고 그녀를 범하고 유린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안토니우스가 한때 그녀에게 홀려서 이집트에서 몇 년이나 허송세월을 보냈다는 기록이 있다.
그걸 알고 있는 우진은 안토니우스의 병신력을 비웃었다.
하지만···.
지금 우진은 똑같은 격정에 휩싸였다.
아무리 그래도 정도가 있다.
여자가 아무리 예뻐도 그 여자를 위해서 남자가 해 줄 수 있는 한계는 정해져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미모에 홀린다는 것의 한계는 그런 것이다.
하지만····.
클레오파트라의 지금 얼굴을 보자마자 우진은 가슴이 미친 듯이 뛰는 것을 느꼈다.
이런 미모는····. 이런 감각은 처음이었다.
그녀를 손에 넣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포기 할 수 있을것만 같은 느낌.
심장의 두근거림이 두려웠고 지금 눈앞에 있는 광경을 영언히 바라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녀의 외모는···.
표현을 불가능했다.
남자라면 그 누구라도 그녀를 원 할 것이고, 여자라면 모두 그녀를 질투할 것이다.
우진은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뻗어진 손이 클레오파트라의 얼굴을 쓰다듬고 있다는 것에 놀랬다.
“실례를····.”
“괜찮습니다.”
깜짝 놀란 우지는 손을 때려고 했지만 클레오파트라는 우진의 손을 잡고 자신의 뺨에 가져다 데었다.
“·····어린 시절부터 자각은 있었답니다.”
“·············.”
“저라는 여자의 미모에 관해서요.”
보통 여자라면 공주병 말기로 의심 받을 말이었지만···. 그녀가 말하니 설득력이 충분했다.
“제 미모를 이용하니 어려서부터 넘어오지 않는 남자가 없더군요. 그걸 이용해서 작지만 지지기반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합니다.”
“············.”
“저를 도와주십시오. 그럼····. 당신은 저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 클레오파트라 필로파토르 타리아를·····. 저를 당신에게 드리겠습니다.”
“···············.”
미칠 것 같은 유혹이었다.
만사를 제치고 거기에 OK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 당장 그녀를 품에 안고 격정에 불타 올라서 그녀를 안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
“전하!! 전하 급보입니다.”
급하게 헐레벌떡 달려온 전령의 말 덕분에 우진은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무슨 일이냐?”
얼굴이 파랗게 질린 전령을 보면서 우진은 이게 보통 일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전령의 입에서 나온 말은···.
“본국을 지키고 있던 칸니쿠스와 카스투스 백작이 배신했다고 합니다.”
“············.”
전령의 입에서 나온 말은 충격을 넘어서 절망이었다.
카스투스와 칸니쿠스의 배신.
실질적으로 파라디소스 본토의 방비를 이 둘이 전담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배신은 치명적인 것이었다.
이 청천벽력 같은 낭보의 뒤편에는 시저의 움직임이 있었다.
시저는 과연 언제부터 이 그림을 생각하고 움직인 걸까?
그것은 파라디소스가 건국하고 나서부터로 돌아가야 한다.
당시 시저는 쭉 파라디소스의 내부의 사정을 살피기에 유념이 없었다.
신흥 국가인 파라디소스의 기세는 무서웠지만 이렇게 급성장한 속에는 스스로 논공행사에서 빠져서 실망감을 느끼는 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어나 나라라도 마찬가지다.
대우받고 칭송받는 영웅이 있다면 그 영웅의 그늘에 가려져서 실망감을 느끼는 자들도 있기 마련이다.
이것 철칙이었다.
시저는 처음에는 우진에게 권력을 빼앗겨서 신하로 전락할 스파르타쿠스가 가장 좋은 타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패했다.
간자의 관찰 결과에 따르면 스파르타쿠스는 병사들 보다 더 일찍 일어나고 병사들 보다 더 늦게 잠들 정도로 열심히 국가에 헌신하고 있다고 했다.
그 정도로 정렬을 불태우고 있는 자가 국가에 실망감을 가지고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시저는 포기하지 않고 파라디소스 내부에 독버섯으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는 싹을 찾아 나섰다.
기존에 시칠리아 유지들.
스파르타쿠스도 다루기 힘들었던 야생마 같던 남자 크릭서스.
그렇게 여러 명의 관찰해 봤지만 간자들의 보고에 따르면 모두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때 칸니쿠스와 카스투스라는 이름이 들려왔다.
간자들이 보내온 이들의 기록을 보고 시저는 순간 생각했다.
아니 확신했다.
이들이라면 자신의 장기말로 충분히 써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렇게 생각 할 수 있는 단서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우선 우진이 이들에게 직접 맡긴 군단의 관리는 소흘했고, 부하들과 다른 지휘관들 사이에서 둘의 인망도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일족에게 지지를 받고 있었기에 나름의 힘은 있었다.
그리고 우진은 이들의 심성을 믿지 않아서 크게 우대하지 않았고··.
그런 우진의 홀대아닌 홀대는 이들에게 불만을 품게 했다.
간자의 보고에 따르면 이들이 사석에서 우진을 향해서 불평을 하는 것을 본 사람들이 잔뜩 있다고 들었다.
이쯤 되면 정말 완벽한 조건이 아닐 수 없었다.
시저는 차근차근 자신들의 사람을 이들에게 접근 시켜서 환심을 사게 했다.
돈, 여자, 보물.
원하는 것은 시저가 뭐든지 지원했다.
사나운 늑대의 배를 잔뜩 불려서 배부른 돼지로 만드는 것이다.
배를 가르는 그 날까지의 투자로 말이다.
그리고 그 투자의 결실이 맺힐 기회가 왔다.
우진이 아프리카로 원정을 갔고 카스투스와 칸니쿠스는 파라디소스 본토에 남았다.
순간 기회라는 것을 알았지만 시저는 냉정했다.
아직 파라디소스 본토에는 스파르타쿠스가 남았다.
그래서 폼페이우스를 레기움을 보낸 것이다.
그 전투에서 폼페이우스가 이겨서 레기움을 되 찾으면 좋았겠지만···.
사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별 상관은 없었다.
중요한 것은 스파르타쿠스까지 시칠리아에서 부러내는 것이다.
디오클레이우스는 원래 레기움의 방비를 위해서 나와 있었고···.
그리고 우진은 정예들을 데리고 아프리카로 원정을 갔다.
그리고 유일하게 남은 스파르타쿠스가 레기움의 지원을 위해서 자리를 비우면···.
결국 파라디소스의 본토를 지키는 것은 카스투스와 칸니쿠스 뿐인 것이다.
이미 반쯤 시저에 의해서 포섭된 이 둘에게 본토의 방비를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리고 시저는 드디어 움직인 것이다.
비록 아프리카에서 크라수스가 우진을 계속해서 압박하고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크라수스가 죽은 지금 더 이상 시간을 끌 수는 없었다.
이미 장시간에 걸쳐서 시저에게 매수당한 칸니쿠스와 카스투스는 동시에 봉기했다.
칸니쿠스는 메사나를 점거해서 스파르타쿠스와 디오클레이우스가 본국으로 오지 못하게 막았다.
그리고 시라쿠사의 방비를 맡고 있던 카스투스는 수도를 점거하고 자신이 새로운 시치리아의 왕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신흥국가 파라디소스에게 있어서는 처음으로 찾아온 국난이라고 할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시저 : 나의 이간계를 받아라.
우진 : 저 개새끼...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더 좋은 글로 보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즐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