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화
콰아앙!!!!
“이 XX새끼들!! 천하에 다시없는 엿 같은 개병신 새끼!!!!!”
“···········.”
안토니우스는 시저가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카스투스의 죽음의 소식을 전서구로 들은 시저는 집기를 때려 부수면서 미친개처럼 분노하고 있었다.
옆에서 보고 있는 안토니우스가 섣불리 말리지도 못할 정도로 시저의 분노는 거샜다.
“후우··· 후우우···· 후우우···.”
시저가 이번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들인 공은 어마어마했다.
폼페이우스와 크라수스를 미끼로 사용해서 파라디소스를 전방위 적으로 압박했다.
그렇게해서 우진과 스파르타쿠스를 파라디소스에서 끌어내는 것에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손실도 컸다.
원래 질 생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프리카의 패권을 빼앗겼고, 로마 남부 지방에서 파라디소스의 영토도 더욱더 넓어졌다.
하지만 그걸 감수하면서도 시저는 참았다.
파라디소스 본국을 무너트리기만 하면 모든게 끝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로마와 파라디소스 그 양국의 최대 차이는 국가의 저력에서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지중해 전체에 넓은 영토를 다스리고 있는 로마의 경우 본토에 침략이 온다고 해도 어느 정도 여력이 있었다.
로마에는 그 정도의 저력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파라디소스는 다르다.
단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었다.
국토, 인구, 산업 생산량.
그 무엇을 비교해도 파라디소스와 로마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인간으로 치면 애와 어른 수준의 차이가 났다.
공격력은 강하지만 맷집이 약하다고 해야 할까?
파라디소스 내부에서 배신자를 부추겨서 국가에 혼란을 가져오고 그 틈에 시칠리아를 되찾기만 하면···.
그럼 모든게 끝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최후의 한 수를 위해서 참고 또 참아왔었다. 실제로 시저의 계획은 완벽했다.
혹시나 카스투스가 실패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어드바이스까지 했던 시저였다.
국무회의를 소집하고 거기서 파라디소스의 원로원을 일거에 잡아서 구속하는 계획은 시저가 알려준 것이었다.
카스투스의 깜냥으로는 그런 정밀한 쿠테타 계획은 꿈도 꾸지 못하는 것이었다.
모두 시저가 뒤에서 조종한 것이다.
마치 아바타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런 시저라고 해도 설마하니 여자한테 뒤통수를 맞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개 같은 새끼··. 발정난 낙타 만큼도 쓸모 없는 엿 같은 야만인 새끼····.”
시저는 이를 뿌드득 갈면서 카스투스의 욕을 했다.
하지만 이미 죽은 인간 욕을 한다고 지금의 상황이 나아질 리가 없었다.
“후우우·····. 진정하자. 진정····. 아직 기회가 다 사라진 것은 아니야.”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시저가 파라디소스에 뿌려둔 독버섯은 두 개였다.
그 중에 하나를 못 쓰게 되었다고 해도 다른 하나가 있다.
“안토니우스 전서구를 준비해라. 메사나의 칸니쿠스에게다.”
“예.”
시저는 칸니쿠스를 써서 이 상황을 뒤집으려고 했다.
원래 칸니쿠스의 임무는 메사나를 점거하고 스파르타쿠스나 디오클레이우스가 본국으로 오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었다.
로마와 시칠리아를 잇고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 메사나와 레기움.
이 두 개의 도시중에 하나만 봉쇄해도 바닷길은 끊어져 버린다.
파르노무스나 시라쿠사로 향하는 뱃길도 있기는 하지만 뱃길이 멀어서 이동 시간도 오래 걸리고 효율도 좋지 않았다.
특히 로마의 해양 감시라인을 생각하면 스파르타쿠스가 먼 뱃길을 이용하는 것은 정말로 위험한 일이었다.
그러니 칸니쿠스가 메사나를 점하고 있기만 해도 스파르타쿠스가 본국으로 원조를 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메사나를 점거하고 있던 칸니쿠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저에게서 받은 전서구의 내용 때문이다.
“흐음···. 카스투스 놈···. 고맙다고 해야 하나?”
처음에 카스투스가 시라쿠사의 방비를 맡고 자신이 메사나의 방비를 맡았을 때만 해도 칸니쿠스는 신경질이 났었다.
수도를 점거하고 있는 카스투스가 후일 로마에게서 더 큰 보상을 받을게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변했다.
카스투스가 디도의 재치어린 수완에 의해서 죽어 버리고 이제 남은 것은 자신 뿐이다.
강력한 라이벌이 줄어들자 칸니쿠스의 입장에서는 그저 고마울 뿐이었다.
“난 카스투스 따위하고는 다르지. 왕비고 뭐고 간에 바로 죽여 버리겠다.”
시저에게서 받은 지령은 두가지.
시라쿠사를 점령할 것.
그리고 우진의 왕비인 세체니와 디도를 반드시 죽을 것이었다.
완벽하게 공을 들여서 만든 계획에 고춧가루를 뿌린게 여자인 디도라는 생각에 시저는 잔뜩 열이 받아 있었다.
칸니쿠스는 칸니쿠스 대로 자신이 있었다.
현재 시라쿠사를 지키고 있는 장수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병력은 집결했다고 하지만 이 고대 시대의 전쟁에서는 병력이 있어도 그 병력을 지휘할 지휘관의 존재가 무척 중요했다.
로마군단처럼 10인장에서 100인장까지 완벽하게 병과가 정리되어 있다면 얘기는 달라지지만····.
아직 병과를 가다듬고 있는 와중인 파라디소스에서는 우진이나 스파르타쿠스 같은 한명 한명 뛰어난 지휘관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시라쿠사에는 칸니쿠스를 막을 수 있을법한 상대가 한 명도 없었다.
또한 칸니쿠스의 병력 중에는 그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골수분자들도 있었다.
우진이 건국 초기에 이 둘의 관리 할 수 있는 병력의 숫자를 축소 시켰을 때.
카스투스는 그저 실망하고 말았지만 칸니쿠스의 경우는 그대로 나름 손을 썼다.
병력의 규모를 늘리지 못하면 질을 향상 시켜야 하는 법.
칸니쿠스는 병력 전부를 자신과 같은 일족.
그 중에서도 일족의 전통인 강한 전사에게 절대 복종하는 골수 전사들로 가득 매워 버린 것이다.
그 결과 지금 칸니쿠스의 원조 군단 5,000명은 칸니쿠스를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사병 집단처럼 변해 버렸다.
그것은 우진과 스파르타쿠스도 미처 체크하지 못한 실수중에 하나였다.
그런 사실들이 칸니쿠스를 자신감 넘치게 하고 있는 것이다.
단 한 번의 돌격으로 성벽을 넘어서 적들을 모두 쓰러트려 버리겠다고 다짐하는 칸니쿠스였다.
‘물론 왕비들은 죽이기 전에 충분히 벌을 줘야겠지만 말이야····.’
유유상종이라고···.
세체니와 디도에게 흑심을 품고 있는 것은 놈도 카스투스와 별로 다를 것 없었다.
그렇게 자신감 넘치는 칸니쿠스가 이끄는 병력이 시라쿠사로 진격했다.
디도는 국무회의 장에서 임시로 의장을 맡아서 의원들과 함께 회의를 하고 있었다.
카스투스에 의해서 입은 피해를 복구하고 나라의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 모두 똘똘 뭉쳐서 힘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그때 회의실의 문이 열리고 전령이 급하게 가져온 소식은 모두를 심각하게 만들었다.
“왕비 전하. 칸니쿠스가 3만의 병력을 이끌고 시라쿠사로 오고 있다고 합니다.”
“3만?”
“메사나 어디서 그런 병력이?”
의원들은 깜짝 놀랐다.
메사나에 있는 병력은 고작해야 1만 정도였다. 그런데 3만이라는 병력은 어디서 생긴 것일까?
“····로마에서 수를 썼겠군요.”
상황을 가장 먼저 정확하게 깨달은 것은 디도였다.
카스투스의 실패에 잔뜩 열이 받은 시저는 칸니쿠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지원 병력을 보냈다.
투리에서 뱃길을 통해서 메사나에 보낸 병력은 총 2만.
정규군이 아니라 용병들과 노예 징집병이 대부분이기는 했지만 2만이라는 머릿수는 위협적이었다.
메사나에 원래 있던 1만의 병력과 함께 힘을 합쳐서 3만의 병력을 가지고 있는 칸니쿠스의 침공은 확실히 말해서 위협적이었다.
“음···. 일단 피난을···.”
“우선 두 분 왕비님부터 피난 시켜야 하오. 그리고 주민들에게도 대피령을 내립시다.”
“아프리카 쪽으로 가면 지금 국왕 전하께서···.”
의원들이 디도와 세체니를 피난시키기 위해서 의논을 하는 그 순간····.
“절대 안 됩니다!!!!!”
이 회의장에 앙칼지면서도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목소리의 근원지는 이제까지 회의를 주관하고 있던 디도였다.
그녀는 자신과 세체니를 피신 시키려는 의원들에게 호통을 치고는 말했다.
“지금 아프리카에서는 제 남편이, 우리들의 국왕이 나라를 위해서 싸우고 있습니다. 국왕의 부재 중에 나라를 혼란스럽게 한 것도 송구스러운 판국에 저희더러 피난을 종용하는 겁니까?”
세체니의 말에 의원들은 얼굴이 붉어졌다.
창피함에 할 말을 잃은 의원들에게 세체니가 말했다.
“이곳 시라쿠사는 우리 파라디소스의 수도. 반역도에게 점거당해서는 국왕 전하께서 어떻게 생각하시겠습니까?”
“그러나 왕비전하. 지금 여기에는 군사적인 실적이 있는 지휘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병력은 있습니다. 그것도 물경 2만이나요.”
“그럼 그 2만의 병력을 누가 이끌겠습니까? 소신들은 행정 관료라서 전투에는 문외한입니다.”
의원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지휘관 없이는 전쟁을 수행 하는게 불가능 했다. 제대로 된 지휘관이 없으면 병사들이 전쟁터에서 그 목숨을 맡기지를 않기 때문이다.
한참을 생각하던 디도는 의원에게 말했다.
“·········병사들을 모아 주십시오.”
“예!!?”
“병사들을 모아 달라고 했습니다.”
“···········.”
의원들은 설마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설마는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다.
파라디소스의 수도인 시라쿠사의 대광장.
한때 우진이 즉위식을 하고 건국을 선포한 이 광장에서 지금 이 시라쿠사의 모든 병력들이 모여 들었다.
“후우우···.”
긴장하는 디도의 옆에서 세체니가 손을 잡으며 말했다.
“힘내요. 함께···.”
“····예. 그래야죠.”
디도는 심호흡을 하면서 자신을 안정 시켰다.
담대한 그녀로서도 지금부터 하려는 일은 역시 긴장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병력의 앞에 마련된 단상의 위에 두명의 여인이 올라왔다.
한 명은 갑옷을 입었고 또 한명은 그리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갈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철그럭, 철그럭··.
갑옷을 입은 여성은 어딘지 모르게 걸음거리도 불안해 보였다.
지금 그녀는 제일 사이즈가 작은 갑옷을 입었음에도 사이즈가 남았다.
그래서 한걸음 한걸음 걸을 때마다 갑옷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머리가 너무 작아서 아애 투구는 맞는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런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단상에 올라가는 그녀를 비웃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이 파라디소스의 가장 존귀한 두 여인중에 하나라는 것을 말이다.
단상에 올라간 디도는 병사들에게 말했다.
“모두 들으십시오. 저는 디도 바르카스 파라디소스.”
“그리고 저는 세체니 파라디소스라고 합니다. 모두 아시다 시피 이 파라디소스의 왕비입니다.”
군사들은 왕비들이 앞에 나와서 자신들에게 연설을 하기 시작하자 웅성 거렸다.
이 시대의 여성의 지휘를 생각하면 왕비라고는 해도 여자들인 디도와 세체니가 단상에 올라가서 연설을 하는 것은 진귀한 일이었다.
“모두들 아시다 시피 지금 메사나에서 반역한 변절자 칸니쿠스가 군대를 이끌고 이 시라쿠사로 진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시라쿠사에는 지금 칸니쿠스에 대항할 수준의 지휘관은 없습니다. 하지만···.”
디도는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
“하지만 도망갈 길은 없습니다. 여기는 국가의 수도. 수도를 잃는 다는 것은 우리 나라가 적도의 손에 넘어간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디도의 절절한 목소리는 병사들 하나하나의 귀에 와 닿았다.
“모두들 짧은 시간이었지만 카스투스의 손에 의해서 이 도시가 넘어갔을 때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백성들은 불안에 잠들지 못했고, 우리들의 생활은 모두 망가지고, 나라는 붕괴 했습니다.”
병사들 중에 이 도시 출신들의 가슴이 묘하게 뜨거워 졌다.
그들 중에는 가족이 직접 카스투스의 병사들에게 약탈을 당한 자들도 있었다.
“우리에게 남은 길은 단 하나 뿐. 싸우는 것 뿐입니다.”
디도의 말에 병사들의 가슴은 서서히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미력하지만 제가 여러분들의 곁을 지키겠습니다.”
“미력하지만 제가 시민들 곁에 있겠습니다.”
디도와 세체니가 한 목소리로 시라쿠사의 시민들과 병사들에게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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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 : 나 결혼 너무 잘 한것 같아.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즐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