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화
<폼페이우스 VS 테무진.>
무리수 = 자멸수.
테무진의 전쟁철학 이라고 할 수 있었다.
도박은 절대 하지 않고 이기는 상황에서만 전투를 한다.
이런 철두철미함이 칭기스칸의 대제국을 만들었다.
처음 폼페이우스 군단이 후퇴할 때 테무진도 욕심은 났다.
그래서 바로 니코메디아로 돌아가는게 아니라 적둘과 거리를 두고 기마를 이용해서 정찰을 했다.
그랬기에 폼페이우스가 후퇴중에 함정을 파고 있다는 것도 바로 알 수 있었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원래 같으면 테무진은 적의 함정을 사령관인 아르겔라오스에게 바로 보고하는 것이 정답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테무진이 바보도 아니고···.
자기 말이 사령관에게 씨도 안 먹힐 것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리스인 이외에는 모든 인간을 열등한 인간 취급하는 아르겔라오스가 테무진의 말을 제대로 들어 줄 리가 없었다.
테무진은 그런 사령관의 성품을 생각해서 미리 간언해 봤자 역효과만 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대신 이렇게 사건이 벌어진 후에 구해낼 생각을 한 것이다.
사실 이면에는 이제까지 자신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아르겔라오스에게 빚을 만들어 둬야 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기는 했다.
“사령관님. 우선 옷을 갈아입으시지요.”
“지금 나더러 로마군단, 그것도 병사의 갑옷을 입으라는 건가?”
“··········.”
테무진은 순간 아르겔라오스의 안면에 주먹을 한 대 밖아 넣고 싶었다.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다시 한 번 말했다.
“이게 유일하게 살아 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거기 제노비우스 장군도 어서 입으시오.”
“············.”
“············.”
둘은 테무진의 말에 따르는 것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아 보였지만···.
그래도 다른 수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아까전에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려고 했지만···.
사람의 마음이 간사해서 한 번 살길이 눈앞에 열리자 그 유혹을 거절하기가 어려웠다.
둘은 테무진이 준비한 갑옷을 입고는 그대로 테무진을 따라갔다.
테무진은 당당하게 로마군단이 있는 곳을 향해섬 말을 몰았다.
다른 군사들의 방향과 역주행을 하고 있는 테무진을 이상하게 보는 병사들도 있었지만 별로 신경쓰는 사람은 없었다.
이 정신없는 전쟁터에서 누가 그런 것을 일일이 신경 쓰고 있겠는가?
다만···. 그런 것이 통하는 것은 난전중인 내부에서 뿐이었다.
진지의 외각까지 오자 한 무리의 병사가 테무진을 가로 막았다.
“정지!!! 소속을 밝혀라!!”
“저승에서 왔다.”
“뭐···? 커억!!!”
테무진은 오랫동안 말싸움을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거짓말 따위는 금방 들통나는 법.
차라리 강행 돌파가 나았다.
“적이다!!!”
“이 놈들을 죽여라!!!”
테무진과 그 부하들의 갑작스런 공격에 로마군단은 싸우려고 했다.
하지만 최초에 테무진의 공격에 백부장이 목숨을 잃고 부하들이 허둥지둥 대는 바람에 제대로 싸우지를 못하고 있었다.
“죽어랏!!!”
“으아아앗!!!”
테무진의 부하들 대부분은 기마술과 궁술에 주력한 자들이었다.
죄수들을 붙잡고 3년 남짓한 시간동안 그 두 가지만 해도 만족스럽게 가르치기 어려웠던 테무진이었다.
하지만 기마전술은 때로는 보병을 가르면서 적들을 관통하는 돌격력도 갖추고 있어야 하는 법.
이들은 테무진의 기마부대 내부에서도 재능이 특출난 자들을 모아서 만든 돌격 부대였다.
그들이 지금 빛을 발하고 있었다.
“로마 놈들. 꺼져라!!!”
“이 병신 같은 새끼들이 어디서····.”
병사들은 창을 휘둘러서 로마병사들을 푹푹 잘도 찔러 죽였다.
그리고 마침내 테무진의 병사들이 포위망을 돌파하는 그 순간····.
“쥐새끼들·····.”
댕강!!
한창 로마군단을 죽이고 있던 테무진의 부하 한명의 목이 날아가 버렸다.
“아리우스!!!!”
테무진은 아끼던 부하의 이름을 애타게 외쳤다. 하지만 그 부하의 목을 친 상대를 본 순간 눈살을 찌푸렸다.
“이거이거····. 토끼를 잡으려고 판 함정에 사슴이 걸렸군.”
“·····폼페이우스···.”
“뒤의 머저리들은 됐다. 네놈의 목이 더 탐나는 구나.”
폼페이우스는 테무진의 뒤에 있는 아르겔라오스와 제노비오스는 신경을 꺼 버렸다.
대신에 자신도 놀랄 정도로 신묘한 기마술을 펼친 이 테무진의 목이 더 탐났다.
‘루쿨루스를 죽인 것도 이놈이라고 했지. 여기서 살려 보내지는 않겠다.’
폼페이우스는 그렇게 마음 먹고 테무진을 향해서 말을 달렸다.
“오늘은 놓치지 않는다.”
“제길···.”
테무진은 순간 도망가려고 했지만 이내 포기하고 폼페이우에게 달려 들었다.
그러면서 부하들에게 외쳤다.
“사령관님을 모시고 도망가라. 빨리!!!!”
테무진이 이 자리에 남는 이유는 사령관의 도주를 돕기 위해서였다.
자신 한 몸만 도망가려고 했다면 기마술이 뛰어난 그 혼자서 도망가는 것이 가장 확률이 높은텐데 말이다.
“하아앗!!!”
“아아앗!!!!!”
폼페이우스와 테무진이 두 번째로 격돌했다.
폼페이우스는 강하다.
그 스스로가 타고난 신체조건을 갖췄고 거기에 본인의 노력과, 10대 시절부터 전쟁을 누비던 경험치까지 더해져서···.
그야말로 괴물이라고 할 수 있는 무력을 손에 넣었다.
시저 역시 본인 또래의 인간들 중에서 검으로 누군가에게 크게 뒤진다고 생각해 본적은 없었다.
굳이 예외를 따지면 안토니우스 정도?
하지만 폼페이우스를 보고 나서부터는 자신이 검에 큰 재능을 타고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시저의 안목으로 봤을 때 스스로를 평가 저절하게 할 수 있을 만큼 폼페이우스의 무력은 최고였었다.
하지만···. 그런 폼페이우스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기마술일 것이다.
이 당시의 로마인들은 북방의 이민족에 비해서 덩치도 작았다고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보병 중심의 전투를 수행다하 보니 기마술에 관해서는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를 않았다.
그런 로마에서 나고 자란 폼페이우스 역시 기마술에 관해서는 심도있게 단련을 해 본적이 없었다.
로마인들에게 있어서 기마술이라는 것은 그냥 말 위에서 안 떨어지면 잘 타는 것일 뿐이었다.
하지만 오늘 테무진의 기마술을 겪으면서 폼페이우스는 자신의 기마술에 대한 편견을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마치 묘기라도 부리는 것 철럼 말 위에서 낭창낭창하게 휘어지는 상체.
말을 달리면서 지면에 떨어져 있는 창을 주워서 자신에게 집어 던지는 능력.
같은 말이라는 동물을 타고 있어도 테무진이 타고 잇는 말과 자신이 타고 있는 말은 전혀 다른 생물처럼 보였다.
인마일체.
그야말로 지금의 테무진의 모습에 딱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기마민족인 몽골인인 테무진은 기억은 없었지만····. 그에게 있어서 기마술이라는 것은 기억하고는 상관 없는 것이었다.
기억상실에 걸렸다고 걷거나 뛰지 못하는 인간은 없지 않은가?
그에게 있어서 기마술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었다.
세포 하나하나가 기억하고 반으하는 것.
여기에 만약 테무진 본인의 기억까지 돌아온다면···.
그때는 폼페이우스와 비등한 정도가 아니라 진작 폼페이우스의 목이 떨어질 지도 몰랐다.
다만, 그것은 기억이 돌아 왔을 때의 일.
“핫!!!”
“칫····.”
카아앙!!!
폼페이우스의 강력한 일격을 테무진은 간신히 막았지만 손아귀가 저렸다.
‘제길···. 뭔지 모르겠지만 불편해.’
테무진은 예전부터 이 시대의 인간들이 쓰는 짧은 검에 불편을 느꼈다.
물론 시대차이에 관한 자각을 한 것은 아니었다.
애당초 테무진에게는 기억이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는 기억이 없었지만 그에게 맞는 무기는 절대로 이런 무기가 아니었다.
좀 더 길고··. 무게도 있고, 그리고 휘두르는 맛이 있는·····.
“무슨 생각하나!!!?”
“빌어먹을····.”
생각할 틈도 없이 몰아 붙이는 폼페이우스의 공격 때문에 테무진은 다시 이를 악물고 폼페이우스에게 달려 들었다.
아무리 자신의 괴물이 좋다고 해도 근본적인 힘의 차이가 너무 컸다.
어쩔 수 없이 적의 공격을 받아줘야 할 때가 있을 때 마다 손아귀가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공격의 부딪힘이 점점더 많아지고 있는 것은 상대가 자신의 기마술에 더욱더 익숙해지고 있다는 말이었다.
‘이대로는 안 돼.’
테무진은 승부를 보기로 했다.
상대가 자신의 기마술에 익숙해지기 시작했을 지금.
더 이상 틈을 주지 않고 변칙적인 기술로 적을 없애 버리기로 한 것이다.
“하앗!!”
테무진은 말의 배를 차고 폼페이우스를 향해서 달려 들었다.
“와랏!!!”
폼페이우스는 이제 테무진의 변칙적인 기마술에 많이 익숙해진 것처럼 마주 달려왔다.
그리고 둘이 부딪히기 직전···.
“흡!!!”
테무진이 손에 들고 있는 검을 폼페이우스를 향해서 던졌다.
“·········!!?”
폼페이우스는 손에 들려있는 유일한 무기를 집어 던져 버리는 테무진의 행동에 크게 놀랐다.
하지만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테무진의 공격을 막아냈다.
챙그랑!!
멀리 쳐낸 테무진의 무기와 함께 폼페이우스는 다음 공격으로 테무진의 목을 치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휘리리릭!!!
허공을 날아오는 뱀처럼 한줄기의 끝이 다가와서 폼페이우스의 손목을 휘감았다.
바로 채찍이었다.
“헛!!!?”
천하의 폼페이우스도 갑작스럽게 자신의 손목을 휘감은 테무진의 채찍에는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차에 테무진이 채찍을 어깨에 둘러서 당기면서 말의 배를 찼다.
“이럇!!!”
“히히힝!!!”
말은 그대로 있는 힘껏 폼페이우스를 당겼고 당연하게 폼페이우스는 말에서 떨어졌다.
쿠웅!!
‘됐다!!!!’
테무진은 자신의 비장의 기술이 통했다는 것에 환호했다.
채찍은 이 시대에도 있는 무기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무기라기 보다는 형벌 도구에 가깝다.
노예들의 등짝을 때리는 것에 사용하는 형벌 도구인 것이다.
전쟁터에서···.
그것도 마상에서 채찍을 쓸 것이라는 생각은 그 누구도 하지 못했다.
테무진은 이대로 마을 달려서 폼페이우스를 죽일 생각이었다.
몇 백 미터만 전력으로 달리면 된다.
다른 공격 따위는 필요 없이 그렇게 지면에 갈아버리기만 하면 사실상 끝장이었다.
설령 살아있다고 해도 산송장에 확인 사살 한발만 하면····.
“흐으읍!!!”
“이런····? 말 도 안돼!!!!”
거의 모든 것이 자신의 계획대로 되고 있었던 테무진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테무진이 되려 당황해 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놈이······.”
부르르르···.
폼페이우스가 팽팽하게 끌리는 채찍을 잡고 버티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천하의 테무진도 이번에는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우진 : 나느으으으으으은!!!!!? 난 언제 나오는 거야?
작가 : 시끄러. 다음편에 보내 줄테니 기다려.
여러분들의 응원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즐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