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마의 혁명-149화 (149/220)

149화

<북 아프리카 분쟁과 로마의 변화.>

“다메스님. 아군이 귀환했습니다. 적들을 물리치고 적의 대장을 사로 잡아 왔다고 합니다.”

“뭐라고? 큰 공을 세웠군.”

“예. 여기로 직접 불러올까요?”

“그러도록 하라.”

유다이아는 전쟁터에서는 멀어져 있었기에 이런 이름난 도적이나 해적을 잡는 것 만으로도 큰 공적이었다.

다메스는 이 공적을 충분히 뻥튀기 해서 헤로데 1세에게 보고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그런 것은 혼자서 함부로 먹으면 체하는 법이다.

‘이번에 출정시킨 놈 이름이 뭐더라? 적당히 챙겨줘야 겠군.’

다메스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광장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 광장에서 그는 아군의 포위를 받으면서 줄에 묶여서 걸어오고 있는 검은 늑대단을 발견했다.

파니아스의 시민들은 그런 광경을 보면서 수근 거리고 있었다.

“저 사람이 검은 늑대단의 대장인가?”

“얼굴이 안 보이는데? 머리가 길어서···.”

“뒤에 따르는 자들도 많은데? 저 만큼이나 사로 잡았다는 건가?”

“대단한데? 하지만····. 좀 아쉬워.”

“그렇게 말이야····.”

어느 시대에나 승리자의 개선은 시민들에게 환호받는 법이었다.

다만, 파니아스의 시민들은 승리후에 개선하고 있는 자국의 군대를 보고도 그다지 환호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들이 그만큼 삶에 찌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항상 무거운 세금과 로마인들에 대한 열등감으로 인해서 빈곤한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은 자국에 대한 애국심도 희박했다.

민중의 마음은 잔인하리만치 정직해서···.

애국심이 생기기 위해서는 나라에 애착이 먼저 생겨야 한다.

즉, 나라가 시민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보호해 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야 그 다음에 애국심이 생기는 것이다.

이 시기의 유다이아 시민들은 그런 애국심이 부족했다.

테무진이 이들의 군대에서 실망감을 느낀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애국심이 없는데 군에 대한 충성심이 생길 리도 없었다.

그나마 이 나라의 처지에 만족 하는 것은 그나마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상위 1%정도 뿐이었다.

여기 있는 다메스처럼 말이다.

“네놈이 검은 늑대의 대장이냐? 고개를 들어라.”

성큼성큼 다가와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테무진의 앞에 도착한 다메스는 테무진을 보고 말했다.

“·············.”

하지만 테무진은 묵묵하게 고개를 숙이고만 있었다.

“이 놈이···. 이 와중에 반항을 해!!? 당장 찢어 죽여주마!!”

다메스는 그동안 테무진 때문에 열 받았던 원한까지 포함해서 그대로 한칼에 쳐 죽여 버리겠다고 마음 먹고는 검을 뽑았다.

그리고 있는 힘껏 테무진의 목을 내려치려는 그 순간···.

캉!!

한 자루의 검이 끼어 들어서 다메스의 검을 막았다.

그 검을 막은 자는 다메스는 처음 보지만 유다이아의 갑옷과 복식을 입은 자였다.

“뭐하는 거냐!!? 네놈 소속을 밝혀라!!”

다메스는 길길이 화를 내면서 외쳤다.

그러자 상대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검은 늑대단의 대장 진이라고 한다.”

“····뭐라고!!?”

다메스는 크게 경악했고 그것이 그가 기억하는 마지막이었다.

테무진은 그대로 다메스의 목을 날려 버리고 사방을 향해서 외쳤다.

“모두들 꼼짝하지 마라!!! 이 도시는 우리 검은 늑대가 접수했다. 함부로 반항하는 자는 즉시 처분하겠다!!!”

테무진이 크게 소리치는 것과 동시에 테무진으 부하들이 모두 무기를 꺼내서 광장에 모여든 시민들을 위압했다

“우읏····.”

“세상에···. 적들이 여기까지····.”

“오 신이시여····.”

파니아스의 시민들은 테무진의 부하들에게 맞선다는 생각은 누구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바르베르코. 즉각 시의 주요 시설을 점거하라. 그리고 도시의 자경대와 각 성벽의 성문을 점거해라.”

“예. 알겠습니다. 대장님.”

“서둘러라!! 지금 당장 움직여!!!”

“옛!!!”

“옛!!!”

“옛!!!”

그때 파니아스에는 그래도 자경단을 포함해서 1,000의 상비군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성벽의 내부로 들어와서 갑작스럽게 도시를 점거한 테무진의 부하들에게 칼 한번 휘둘러 보지 못하고 그대로 제압 당했다.

테무진과 그의 부하들이 만든 검은 늑대단.

그들은 폰투수를 떠나고 15개월 남짓한 끝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근거지를 얻었다.

“이제 시작이다···. 이제 시작이야.”

지중해의 약소국인 유다이아의 작은 도시를 손에 넣은 테무진은 조용히 중얼 거렸다.

그런 그의 눈동자에는 이미 앞으로의 일이 착착계획 되어 가고 있었다.

지중해 동쪽의 끝에서 테무진이 조용히 자리를 잡고 있을때···.

지중해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누미디아에서도 말썽이 벌어지고 있었다.

말썽의 이유는 누미디아 서쪽에 있는 마우레티아였다.

마우레티아는 누미디아 서쪽에 있는 나라로··. 엄밀히 말하면 나라 라기보다는 철저한 유목민족의 집합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과거 카르타고 시대에도 존재했던 이 마우레티아 지역은 누미디아보다 훨씬 더 넓은 지역을 자랑했다.

하지만···. 그들이 지중해의 중심으러 떠 오른 적은 없었다.

왜냐 하면 지역은 넓었지만 쓸모 있는 영토는 적었고 쓸만한 항구도 적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들은 아직도 농경생활 보다는 가축을 중심으로 한 유목 생활에 중심을 두고 생활하고 있었다.

유목민들의 생활이라는 것은 가축을 위한 풀을 찾고 물을 찾으면서 이동하는 부족 단위의 생활이었다.

북아프리카의 척박한 지역을 생각하면 한정된 자리를 위해서 부족민들 간의 충돌은 필연적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서로서로 피를 보기 바쁜 이 민족이 지중해의 패자로 떠 오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

그리고 지역적으로 봤을 때도 쓸 만한 산출품이 있는것도 아니고 해서 지중해 전체에서 봤을 때도 많이 낙후된 지역인 것이다.

다만····.

그 영역 자체 만큼은 누미디아 보다 더 넓다고 봐도 좋았다.

그런 마우레타니아 지역은 최근에 같은 마우리족들 끼리 동서로 갈라져서 싸움이 격화되고 있었다.

동마우레테타니아는 누미디아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었기에 누미디아에 호의적이었고 당연히 파라디소스쪽에도 호의 적이었다.

동 마우레타니아의 수많은 부족민들이 누미디아의 주바 국왕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서 서 마우레타니아는 로마 파였다.

그들은 같은 마우리 족이라고 해도 서 마우레타니아보다는 좀 더 부유한 편이었다.

아무래도 로마와 더 가까운 에스파냐 쪽과 인접한 해안선을 유지하고 있었기에 해양 무역이 좀 더 발달했던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로마와 가까웠기 때문에 친 로마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마우리족 자체가 세파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 로마면 로마. 카르타고면 카르타고.

그렇게 강자에게 협조하면서 순순히 살아온 민족이었지만 이번에는 얘기가 달라졌다.

시대가 로마와 파라디소스의 대립으로 인해서 마우리족들도 분열을 한 것이다.

로마에 협조적인 자들과 파라디소스의 동맹국인 누미디아에 협조적인 자들.

아무래도 누미디아 역시 핏줄로는 마우리족들과 같은 계열의 민족이었기에 머리를 숙이고 아래로 들어가기 쉬웠을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마루레타니아가 동서로 갈라져서 점점 더 격화되어 가고 있는 와중에 벌어졌다.

서 마우레타니아가 대대적으로 동 마우레타니아를 침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영역권이 반반으로 나눠져서 가능하면 접촉하지 않고 있던 부족의 사이에서 격한 전쟁이 벌어졌다.

어디서 지원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평소보다 더 충실한 무장을 갖추고 있는 서 마우레타니아의 침공에 동 마우레타니아는 큰 피해를 입었다.

당연히 그들은 가만히 있지 않고 누미디아에 구원을 요청했다.

그러자 침공했던 서 마우레타니아 역시 누미디아에 사신을 보내서 자신들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선을 긋고 있었다.

그 결과가 지금 누미디아의 왕실 어전에서 벌어지고 있는 난장판이었다.

“이 비겁한 놈들!! 자국의 도움을 해결하는 것에 타국의 힘을 빌리려고 하다니? 민족의 긍지는 어디에 팔아 넘겼느냐!!?”

“까불지 마라!! 그게 갑작스런 기습으로 우리 영역을 침공한 놈들이 할 말이냐!!?”

“한심한 놈들!! 강자가 약자에게 영역을 넘기는 것은 우리 민족의 전통이다!!”

“대대적으로 세력을 모아서 기습을 한 적은 없었지. 거기다 네놈들 장비도 묘하게 충실한게···. 네놈들 뒤에 누가 있느지 모를 줄 아느냐!!?”

“이 건방진 놈들!! 감히 어디서 모략질이냐!!?”

“해 보자 이거냐!!!?”

옥신각신 난장판을 보면서 주바 국왕은 눈살을 찌푸렸다.

“··············.”

‘아주 가관이군. 은퇴한 아버지는 평소에 이 인간군상들을 어떻게 다뤘지?’

동족이자 서쪽 국경의 골칫거리인 마우리족과의 외교는 누미디아의 왕족들이 대대로 짊어져야 할 트러블이었다.

때로는 국경 지대를 약탈하는 도적때로··.

때로는 외적의 침입에 원군을 보내주는 우방으로···.

마우리족과 누미디아의 관계는 수시로 격변을 반복해 왔다.

그리고 지금 주바 국왕은 왕위에 등극한 이후로 처음으로 그 선을 정하려고 하고 있는 것이었다.

신중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자신의 왕으로서의 이름에 큰 흠이 갈 위기였다.

“양쪽 다 조용히 하시오. 여기는 짐의 나라요!! 그대들의 무례를 언제까지 보아 넘길 수만은 없소!!!”

주바 국왕의 일갈에 양측은 숨을 씩씩 거리면서도 어느 정도 떨어졌다.

당장이라도 주먹 싸움이라도 할 것처럼 보였지만 그래도 아직 분별은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주바 국왕은 서 마우레타니아의 대표에게 말했다.

“서 마우레타니아의 대표는 들으시오. 확실히 우리 누미디아는 그대들과는 타국이오.”

“그렇습니다. 그러니 저희들의 내정에 간섭을 하시는 것은 북 아프리카의 평화에 좋지 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대들이 침공한 동 마우레타니아의 부족원들은 우리 누미디아의 맹방이기도 하오. 짐은 동맹의 의미를 힘들 때 외면하는 관계라고 배우지는 않았소.”

“··············.”

“긴말 하지 않겠소. 점령한 영토를 다시 물리시고, 이번 침공에 대한 피해 보상금을 지불하시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누미디아는 이 사태를 좌지하지 않을 것이오.”

“전하···.”

“오오··. 감사합니다.”

“진정 현군이십니다.”

주바 국왕의 말에 동 마우레타니아의 부족 대표들은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들에게 있어서 주바 왕자의 결단은 하늘에서 떨어진 동앗줄이나 같았다.

“····전하, 지금 전하께서는 그 동안의 관례를 깨고 우리 마우리족의 내정에 간섭하시겠다는 것입니까?”

“말을 곱게 가려 쓰는 구려.”

“············.”

“필요하다면 무력 개입도 불사하겠다는 것이오. 더 이상 후회할 일을 하지 마시오.”

“·····후회를 누가 할 지는 붙어봐야 알 것입니다.”

“············.”

주바 국왕의 눈썹이 꿈틀 거렸다.

마우레타니아의 부족원들이 호전적인 것은 알았지만 그래도 자신들과 누미디아의 국력의 차이도 모를 정도는 아닐 것이었다.

주바 국왕의 등극 이후로 누미디아는 크게 발전했다.

파라디소스와의 동맹으로 국력을 안정 시키고 로마에 바칠 조공 대신에 국력의 신장에 그만큼 힘을 쓰고 있었다.

그런 누미디아와 서 마우레타니아의 힘의 차이는 확연했다.

아니··, 동서의 모든 마우레타니아가 힘을 합쳐서 덤벼 들어도 지금의 누미디아라면 충분히 커버 할 수 있었다.

애당초 마우레타니아는 그다지 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으니···.

‘이 놈들이 무슨 배짱으로 이러는 건지 모르겠군.’

“돌아가서 기다리도록 하시오.”

“알겠습니다. 용맹하신 국왕 전하이시니 다음에는 전쟁터에서 뵙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건방진····.”

주바 국왕은 이를 갈았지만 사신의 목을 쳐서 비웃음을 당하는 사태는 피하기로 했다.

상대의 말대로 전쟁터에서 해결하면 될 일이었다.

============================ 작품 후기 ============================

마우레타니아의 정보는 정말 쓸만한게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당시 지중해의 지역 중에는 그다지 쓸모 없는 지역으로 홀대 받았다는 느낌을 지을 수가 없었을 정도입니다.

영역 자체만 보면 에스파냐 지역보다 더 넓은데 말이죠.

아마도 그만큼 쓸모 있는 땅이 적었다는 것일 겁니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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