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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혁명-177화 (177/220)

177화

<못 먹는감 툭툭 찔러보기.>

유다이아의 정전 협정을 위한 사신을 받은 클레오파트라는 우진을 보면서 말했다.

“정전이라···. 진, 어떻게 생각하세요.”

클레오파트라의 질문에 우진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이집트의 파라오는 당신이야. 당신이 좋을 대로 하면 되.”

“········그럼, 전 이 정전협정을 받아 들이겠어요. 그래도 괜찮겠죠?”

“음, 그리고··. 여차할 대를 대비해서 마시르에게 1만 군사를 주고 여기에 주둔 시키지. 그러면 충분 할 거야.”

“고마워요.”

클레오파트라는 우진의 배려에 감사했다.

다만 옆에서 듣고 있던 마시르는 기겁을 하면서 말했다.

“전하!! 저더러 한 지역의 방위를 맡으란 말씀입니까? 너무 과합니다.”

마시르의 항의에 우진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이번에 잘 했잖아? 너 아니었다면 질 뻔한 전쟁이었다.”

“아니 그거야····.”

“그래. 뭐··. 운이 좀 따르기는 했지.”

좀 따른 정도가 아니라 99% 운발이었다.

“그렇습니다. 순 운으로···.”

“하지만 그 운이 통했지. 그리고 테무진은 너를 상당히 경계하고 있다.”

“·············.”

침묵하는 마시르를 보면서 우진은 말을 이었다.

“자신을 가져라. 날 엿 먹였을 정도의 상대를 네가 겁먹게 하고 있는 거다.”

“그런·····.”

“너 자신을 믿고 널 믿은 내 안목을 믿어라. 넌 이제 일군을 맡을 자격이 있다.”

우진은 클레오파트라의 옆에 앉아있던 옥좌에서 내려와서 마시르의 어깨에 직접 손을 두드리면서 말했다.

“믿는다. 마시르.”

“전하····.”

마시르는 감격한 듯한 표정으록 고개를 숙이고 한 쪽 무릎을 꿇고는 말했다.

“절대로 실망 시키지 않겠습니다.”

“그래. 그래야 나의 심복이지.”

우진이 이집트에 1만의 주둔군을 마시르와 함께 남기고 거기에 더해서 클레오파트라가 마시르에게 1만의 군사 지휘권을 더 줬다.

이렇게 해서 방비를 하고 난 후에 클레오파트라는 우진과 함께 파라디소스로 돌아가는 배에 올라탔다.

돌아가는 길에 배안에서 우진은 클레오파트라에게 물어봤다.

“그런데 정말 유다이아를 그냥 둬도 돼? 이번 전쟁에서 피해가 제법 컸잖아?”

우진의 말에 클레오파트라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거기를 정복하면 훨씬 더 큰 피해가 발생 할 거에요.”

“응? 어째서?”

이해 할 수 없다는 우진에게 클레오파트라가 이유를 설명했다.

“당신은 잘 모르겠지만 지중해 동쪽에서 유다이아인들의 고집은 알아줘요. 자신들의 문화와 종교가 너무 선명해서 절대로 말을 듣지 않아요. 특히 정교가 그렇죠.”

“그렇군···.”

“거기다 토지는 척박하고 나라 자체가 빈곤해서 먹여 살리기도 어렵고···. 심지어 이번 전쟁의 무리함에 피해도 컸잖아요? 아마도 몇 년 못가서 이번 왕조도 교체 될 걸요?”

“글쎄? 그건 그럴까?”

“예?”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어쨌든, 그런 골칫덩어리 땅을 정복하는 것 보다는 시리아와나 소아시아의 국가들과의 완충 지역으로 쓰는게 훨씬 나아요.”

“···············.”

“왜요? 왜 그렇게 봐요?”

클레오파트라는 우진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자 얼굴에 뭐 묻었냐는 듯이 말했다.

그런 클레오파트라를 보면서 우진은 웃으며 말했다.

“아니. 그냥 내 아내가 이렇게 현명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을 뿐이야.”

우진의 말에 클레오파트라는 아찔한 미소를 지으면서 우진의 허벅지 위에 올라가서 그의 목에 팔을 두르면서 말했다.

“현명하기만 한 여자는 재미없죠? 지금부터는 재미있는 것 할까요?”

“·······내가 결혼 정말 잘 했지.”

우진과 클레오파트라의 선실은 뜨겁게 달아 올랐다.

파라디소스에 도착한 우진은 클레오파트라에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역시 테무진을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은 내키지 않았다.

아직도 테무진이 누구인지는 정확하게 모르고 있었지만···.

그래도 마르스와의 대화에서 그가 황제의 자리에까지 오르는 위인이라는 것은 알았다.

‘아마도 아테나가 불렀다는 것을 봐서는 전쟁에 특화된 인물일 거야. 그게 누군지를 모르겠는데····.’

사실 힌트가 이 정도 되면 테무진의 이름을 모른다고 해도 칭키스칸이라는 가능성 정도는 생각 할 법도 한데···.

참 답에 접근하지 못하는 우진이었다.

어쨌든 그것과 별개로 지금 우진에게는 한가지 유용한 정보가 있었다.

바로 테무진과 폰투스의 미트리다테스 6세가 사이가 나쁜다는 거이다.

“시저나 쓸 법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쓸 수 있는 수단은 다 써야 하는 거겠지.”

우진은 바로 전령 한 명을 미트리다테스 6세에게 보냈다.

그 전령이 가지고 있을 정보가 뭔지는 안 봐도 뻔한 것이었다.

폰투스 왕국의 수도 시노페.

미트리다테스 6세는 그 왕궁의 왕좌에 올라서 우진이 보낸 전령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어디서 온 전령이라고?”

“서쪽의 파라디소스에서 온 전령입니다. 미트리다테스 6세시여.”

“흐음···. 그게 어디 있는 나라더라······. 누구 아는 사람 있는가?”

“전하. 서쪽의 로마 남쪽에 있는 작은 나라입니다.”

“아아···. 그랬지? 그런 나라가 있다는 말을 얼핏 들은 기억이 나는 구나. 그래서? 그 작은 나라의 사신이 짐에게 무슨 볼일이 있어서 왔는가?”

“············.”

미트리다테스의 말은 쇼였다.

아니 헬레니즘 왕조의 국가들 특유의 오만함이라고 해야 할까?

지중해에서 가장 큰 핫이슈로 떠오른 파라디소스와 그 나라의 영웅왕이라는 소리까지 듣고 있는 우진을 모를 리가 없다.

하지만 이렇게 쇼를 하면서 나는 위대한 헬레니즘의 수호자이고 너는 별것도 아닌 작은 나라의 사신이다.

그러니 알아서 기어라.

같은 기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전하께서는 왜 이런 인간에게····.’

전령은 우진의 체면을 뭉게고 있는 미트리다테스 6세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일단은 예의 바르게 사신의 도리를 다 했다.

“여기에 저희 전하께서 가져온 서신이 있습니다. 부디 전하께서 읽어 보시기를····.”

전령이 가져온 서신은 시종의 손을 통해서 미트리다테스 6세의 손에 전해졌다.

미트리다테스 6세는 아마도 자신과 동맹을 맺고 로마를 앞뒤로 협공하자는 말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내심 기대를 품고 있었다.

‘잘만 하면··. 이 전쟁을 단번에 뒤집을 수 있다.’

테무진이 떠난 이후로 폰투스는 소아시아의 헬레이즘 왕조의 전력을 총 동원해서 로마와 싸우고 있었다.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전력···.

예전에 카토와 싸울 때의 1차 미트리다테스 전쟁때 이상의 단결력을 보이면서 소아시아의 국가들은 폼페이우스와 싸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전쟁은 폼페이우스의 승리로 굳어지고 있었다.

애당초···, 전력이 많이 늘었다고 해도 폼페이우스를 상대 할 만한 지휘관이 없었기 때문이다.

고대의 전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구수.

즉 물량이다.

하지만 시대에는 종종 그 물량을 뛰어 넘어서 기적과 같은 승리를 일궈내는 천재들이 있었다.

적벽대전의 주유.

한산도 대첩의 이순신 장군.

이런 전쟁의 천재들이 만들어낸 기적과 같은 전과는 실제 역사에 존재한다.

그런 천재들을 막기 위해서는 반대쪽에서도 같은 급의 천재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소아시아에서 폼페이우스와 대적할 많나 인간은 아무도 없었다.

현재의 폼페이우스는 파라디소스와의 전쟁에서 담금질을 거치고 테무진과의 전쟁에서 또 한 번 단련을 거듭했다.

원래의 역사에서 존재하지도 않았던 시련은 이 남자를 거의 괴물로 만들었다.

이제는 원래의 역사대로 시저와 내전이 벌어진다고 해도 누가 이길지 알 수 없을 정도의 역량이 몸에 붙었다.

그런 폼페이우스에게 소아시아의 군대는 거의 시간 끌기에 가까운 전쟁만 계속 하고 있을 뿐.

실제로 승리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말이 종종 나오고 있었다.

그런 상황이었기에···.

파라디소스의 서신은 미트리다테스 6세에게 반가운 것이었다.

파라디소스와 로마가 원수지간이라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

적의 적은 아군이 될 수 있다.

다만 누가 주도권을 쥘 지를 정할 때까지는 함부로 방심 할 수 없지만 말이다.

‘파라디소스의 국왕은 젊은 놈이라고 들었다. 그런 놈들을 다루는 것은 충분하지.’

미트리다테스는 동맹의 주도권을 가지고 와서 자신의 대제국을 건설할 가능성을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 서신을 뜯어 봤다.

[존경하는 미트리다테스 6세에게····.]

“훗···.”

일단 편지의 머리글이 마음에 드는 미트리다테스 6세였다.

상대가 알아서 저자세로 나오자 기분 좋은 미소로 인해서 저절로 미소가 맺혔다.

[저는 파라디소스의 국왕 한우진입니다.

진이라고 불러도 괜찮습니다. 드린 서신에는 다름 아닌 귀국에 도움이 될 정보를 얻어서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최근에 저의 아내이자 이집트의 파라오인 클레오파트 4세의 요청을 받아서 이집트로 원정을 갔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한 무리의 기마대를 만났습니다. 그 기마대는 기마 상태에서 화살을 발사하는 등, 정말 신묘한 기마술을 펼쳤습니다.

이상함을 느낀 제가 조사해 보니 그들은 최근에 유다이아를 점령한 신흥 왕조라고 했습니다.

좀 더 뒤를 캐보니 그들의 왕이라는 자가 바로 미트리다테스 6세의 은혜를 져 버리고 도망간 테무진이라는 장수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뭐라고!!!?”

여기까지 편지를 읽은 미트리다테스 6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테무진이 도망친 이후로 그 행방을 잡기 위해서 백방으로 수소문 했던 그였다.

그런데 설마하니 유다이아까지 내려가서 거기서 나라를 세웠다니···.

‘이 놈·····. 복수가 목적이구나.’

미트리다테스 6세는 자신의 목이 서늘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서신을 쥐고 있는 손은 어느새 식은땀으로 인해서 축축해 졌다.

심장의 고동 소리가 주변의 신하들에게 들리지는 않는지 걱정될 정도였다.

미트리다테스 6세는 인정하지 않겠지만 이것은 그가 그만큼 테무진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서신은 계속 되었다.

[저와의 전투에서 테무진의 전력은 상당부분 소진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로마와 싸우고 있는 와중에 전투를 계속할 여력은 없었기에 결국 그와 저의 전쟁은 무승부라는 형국으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폰투스의 미트리다테스 6세의 입장에서 봤을 때 테무진은 반역자.

그의 정보를 얻은 이상 이 정보를 넘기는 것은 마땅한 도리인 것 같아서 이렇게 서신을 보냅니다.

부디 정의롭게 대응하시기를····.]

============================ 작품 후기 ============================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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