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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혁명-186화 (186/220)

186화

<디오클레이우스 VS 안토니우스>

처음 해적들과의 전투에서 할버드 병들 중에서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다수의 부상자가 나왔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 결과를 보고 디오클레이우스는 제대로 빡 쳤다.

자기 군단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디오클레이우스였는제 전쟁도 아니고 해적 나부랭이 몇몇 잡다가 부하들이 중상을 입었다.

그때 할버드병 1만이 단체로 곡소리를 내면서 연병장을 데굴데굴 굴러야 했을 정도다.

그 후에 배 위에서 싸우는 방법을 연구해서 활버드 병들끼리 다섯명식 한 조를 만들고 그 조를 이용해서 서로 연계해서 싸우는 방식의 전투를 연습했다.

다섯명이 한 조이기는 하지만 꼭 거기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때로는 10명, 어떨 때는 20명이서 한 조가 되어서 싸우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배 위에서의 전투에 익숙해지는 것과 아군끼리 서로 커버래 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결과는 나왔다.

위에서 아래로 힘껏 찍어대는 공격은 해상에서는 될 수 있는 한 자제하고 대신에 찌르기와 횡으로 베어내기, 그리고 걸고 당기기 같은 기술들이 해상에는 더 유용하다는 것을 알았다.

원래 할버드의 장점은 여러 가지 공격이 가능한 다양성에 있었다.

이제까지 파괴력 위주의 병기로 사용해 왔지만 사용하기에 따라서 그 범용성은 검에도 뒤지지 않는 훌륭한 무기였다.

그리고 디오클레이우스의 군단병들은 드디어 해상에서도 할버드를 자유자재로 사용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되기까지 디오클레이우스가 부하들과 직접 대련을 하고 해적들의 토벌에서 실험을 하면서 이 지경에까지 끌어 올린 것이다.

“파라디소스 최강 보병군단!! 디오클레이우스 군단의 힘을 보여줘라!!!”

“우오오오!!!!!”

“디오클레이우스 군단 만세!!!!”

전투중에 지휘관의 힘찬 고함 소리는 아군에게 힘이 되고 적군에게는 위압감을 준다.

특히 디오클레이우스 처럼 척 보기에도 우락부락해 보이는 타이탄처럼 생긴 인간이라면 더욱더 그렇다.

“되게 시끄럽군.”

“응? 웃!!!”

쇄애액!!!

디오클레이우스는 뒤편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가 언제 접근했는지 모를 적군의 날카로운 일격에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적의 공격은 디오클레이우스의 흉갑을 살짝 스치기만 했다.

“쳇···. 쉽지는 않다 이건가? 과연 파라디소스의 중진이군.”

“넌 누구냐?”

디오클레이우스는 이제 20대가 막 넘었을 것 같은 젊은이를 보고 말했다.

“아그리파. 마르쿠스 빕사니우스 아그리파라고 한다.”

“들어 본적 없는 이름이군. 나한테 죽어서 그 이름을 남겨라!!!”

“네놈을 죽여서 남기면 되겠지. 핫!!!”

카앙!!!

날쌘 표범처럼 몸을 날린 아그리파의 공격을 시작으로 디오클레이우스와 아그리파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아그리파는 자신이 주장한 해전에서 적의 기함을 잡아내는 것에는 성공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전투에서 승리는 따 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변수가 생기기 시작했다.

적의 백병전 전력이 아군보다 훨씬 더 강했던 것이다.

숫적 으로는 자신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의 함선의 갑판을 점령하기는커녕 오히려 아군이 함선으로 적이 밀려오고 있었다.

“큭···. 배를 빼!! 빼라고 이 새끼들아!!!”

아그리파의 옆에서 브루투스가 밀려오는 적군을 보면서 배를 빼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이미 잔교로 연결된 배가 그렇게 쉽게 빠질 수 있을 리가 없다.

‘멍청한 놈. 아군이 오히려 겁만 먹었잖아?’

아그리파는 눈살을 찌푸리면서 브루투스를 한 번 노려보고는 그대로 무시했다.

지금은 이 찌질한 머저리를 신경 쓸 틈이 없었다.

이 전황을 뒤집기 위해서는····.

“적의 대장을 친다. 따라와라!!!”

“옛!!!”

“옛!!!”

“옛!!!”

아그리파는 측근의 부하 몇 명을 데리고 멀리서 날뛰고 있는 디오클레이우스를 향해서 돌진했다.

그가 가는 길에 몇 명인가의 할버드 병들이 그를 막았는데 좀처럼 쉬운 상대가 없었다.

보통의 보병 정도라면 한 칼에 베어낼 자신이 있는 아그리파였는데 디오클레이우스의 부하들은 한 명 한 명을 돌파하는데 적어도 5~8합 정도는 겨뤄야 했다.

자칫 잘못해서 방심하다가 자신이 달할지도 모를 날카로운 일격들이 계속해서 날아왔다.

‘이런 놈들이 그냥 보병이라고? 괴물 같은 군단이군.’

만약에 이런 놈들과 육지에서 만났다고 생각하면 그 결과를 상상하기도 끔찍했다.

역시 해전을 선택한 것은 정답이라고 생각하면서 아그리파는 진격했다.

그리고 이제는 디오클레이우스를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이다

“아아아아아!!!!!”

캉!! 카카칵!!! 카앙!!!

디오클레이우스는 할버드를 풍차처럼 빙빙 돌려서 아그리파의 매서운 공격을 막고 있었다.

검으로 찌르고 방패로 후리고 다시 검으로 베고···. 아그리파의 공격술은 로마의 보병군단이라면 귀족 평민을 불문하고 누구나 익히는 기초 공격술이었다.

전쟁터에서 지겹도록 상대한 방식의 전투 방법이라서 디오클레이우스는 외울 수 있을 정도였다.

‘이 다음에 찌르고 그리고 균형을 뒤돌리면서 방패로 후리고··. 다시 베고, 그 다음에는 세로 찌르기···.’

적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유도 할 정도로 디오클레이우스는 아그리파의 공격을 완전히 읽고 있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부가 길어지고 있는 것은 아그리파의 검이 굉장히 빨랐기 때문이다.

‘어디서 이런 놈이 나왔지? 예전에 안토니우스라는 애송이 이후로 이렇게 빠른 놈은 처음인걸?’

디오클레이우스의 무기인 할버드는 중병기다.

특히 그가 쓰는 것은 자루까지 통째로 철로 만들어져 있고, 날도 커서 보통의 할버드 보다 세 배는 더 무거운 중병기였다.

그것을 가지고 아그리파의 경쾌한 검술을 상대하려고 하니 아무래도 약간은 시간이 걸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시간이 걸릴 뿐이지 승패가 결정될 정도의 빠름은 아니었다.

“아아아아!!!!!!”

카아앙!!!

“····후우····, 후우····.”

강력한 일격으로 디오클레이우스의 목을 노렸던 아그리파의 공격은 디오클레이우스의 할버드의 자루에 막혀서 그대로 무위로 돌아갔다.

그리고 아그리파는 그대로 뒤로 몇 걸음 물러나서 호흡을 정돈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오래 못 가는군.”

“······후우····.”

디오클레이우스의 빈정 거림에도 아그리파는 호흡을 정돈하는 것에 여념이 없었다.

똑같이 공방을 나눴지만 거의 제 자리에서 수비에 치중한 디오클레이우스와 체격의 차이를 커버하기 위해서 쉴 틈 없이 고속으로 움직인 아그리파.

결국 스테미너가 먼저 바닥을 드러낸 것은 아그리파였다.

당연한 원리였다.

움직임에서 그렇게 큰 차이가 났는데 연비가 같을 리가 없지 않은가?

디오클레이우스는 차분하게 이때를 기다렸을 뿐이었다.

“받아봐라.”

디오클레이우스는 그렇게 말하고 할버드를 횡으로 겨눴다.

‘뒤로 피하자.’

디오클레이우스의 할버드가 날아오려 하는 것을 보고 아그리파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나서 적의 공격을 피하고 그 다음에 적의 자세가 바로 잡히기 전에 카운터 어택을 가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부웅!!!

“큭·····.”

카아앙!!!!! 콰당탕!!!

디오클레이우스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 집중하고 있던 아그리파는 그대로 5미터는 넘게 날아가 버렸다.

뒤로 피하려고 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왜냐하면····.

“이···. 괴물이····. 나보다 빠르다고?”

그렇다. 디오클레이우스의 할버드가 수평으로 질주하는 순간 아그리파는 피하려고 했지만 도저히 그럴수가 없었다.

무거운 중병기인 디오클레이우스의 할버드가 마치 날카로운 채찍처럼 고속으로 날아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급하게 허리에 방패를 세워서 적의 공격은 막았지만···.

그 대가로 방패는 부서지고 팔도 부러졌다.

그리고 욱씬 거리는 감촉으로 봐서는 늑골도 완전히 나간 것 같았다.

그 부러진 늑골이 내장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일까?

아그리파의 입에서는 피가 주르륵 흘러 내리고 있었다.

디오클레이우스는 아그리파를 보고 조소하며 말했다.

“효율적으로 움직여야지. 좀 빠르다고 그렇게 천방지축 날뛰면 이길 것 같았냐?”

“크윽······.”

“너 같은 녀석, 내 부하면 하나부터 열까지 차근차근 가르치며 키워 보겠는데···. 그럴수도 없겠군. 잘 가라.”

디오클레이우스는 그대로 할버드를 머리 위로 높이 올렸다.

아그리파에게는 그 할버드의 날이 자신을 심판하는 절대자의 선고처럼 보였다.

‘제길···. 이렇게 끝인가?’

아그리파는 두 눈을 질끈 감았고 디오클레이우스의 할버드가 그대로 아그리파의 정수리로 떨어졌다.

콰지직!!!

“····어?”

뭔가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지만, 아그리파의 머리는 아니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아그리파가 입을 열어서 말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누군가가 디오클레이우스의 할버드의 날을 옆에서 쳐낸 것이다.

그래서 디오클레이우스의 할버드의 날은 아그리파의 머리 대신에 애꿎은 갑판을 부셔 버린 것이고 말이다.

디오클레이우스는 자신의 할버드 날을 쳐낸 방해꾼을 보면서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호오····, 이게 누구야? 반가운 얼굴인걸?”

“그래···. 그렇군. 하지만 나보다 더 반가울까?”

디오클레이우스의 할버드를 쳐낸 것은 다름 아닌 안토니우스였다.

“예전에는 레기움에서 네 목이 이렇게 날아가려고 했을 때 폼페이우스 때문에 놓쳤는데 말이지.”

“그리고 넌 폼페이우스님에게 죽을 뻔 했고 말이지.”

“많이 컸군 애송이.”

“그 애송이한테 목 날아갈 준비는 됐나?”

치열한 전쟁터 속에서도 디오클레이우스와 안토니우스만은 전혀 다른 공간에 있는 것 같았다.

이렇게 한가하게 얘기를 함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끼어들지 않는 것은 그들의 지휘도 지휘였지만 그 이상으로 이 둘의 존재감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패배는 사람을 강하게 하는 법이지. 어디 시험해 보겠나?”

“시험할 가치가 있다면····야!!!”

퍼엉!!!

디오클레이우스의 주먹이 그대로 안토니우스의 안면을 노렸다.

하지만 안토니우스는 한쪽 팔을 들어서 그대로 디오클레이우스의 주먹을 막았다.

뒤로 2미터 정도 밀려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크게 대미지를 입은 것 같지는 않았다.

‘무식한 힘은 여전하군.’

물론 막은 팔이 저리기는 했지만 한두 번 툭툭 흔들어서 혈류를 풀어주니 금방 원래대로 돌아갔다.

“후우우우····.”

안토니우스는 양손에 글라디우스를 들고 그대로 호흡을 정돈하더니···.

“핫!!!”

마치 먹잇감을 덮치는 순간의 늑대처럼 안토니우스는 디오클레이우스를 향해서 달려들었다.

============================ 작품 후기 ============================

절단은 고의가 아닙니다.

분량을 나누다 보니 도저히 여기서 안 끊을 수가 없었습니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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