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마의 혁명-195화 (195/220)

195화

“으아아앗!!!!!”

“핫!!!!!”

“죽엇!!!!!”

스파르타쿠스에 오우메니우스, 그리고 크릭서스까지···.

이들 세 명 모두 파라디소스에서 자랑하는 핵심 무장들이다.

또한 파라디소스를 건국하기 이 전에도 이들은 스파르타쿠스를 중심으로 로마의 남부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전적도 있는 자들이었다.

그런 그들의 합공이 오로지 한 명에게 집중되고 있었다.

보통은 이기는 것은 고사하고 몇 합이나 버틸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야 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몰아붙여지고 있는 것은 그 세명 쪽이었다.

“꺼져라!!!!”

콰쾅!!!

오우메니우스의 창을 피하고 스파르타쿠스의 검격을 힘으로 쳐내고 남는 발로 크릭서스의 방패를 뻥 차버렸다.

셋을 상대하면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폼페이우스의 모습은 진정으로 로마의 군신이었다.

후퇴 중이던 로마군들도 그런 폼페이우스의 모습에 후퇴중이라는 것도 잊고 사기가 고조되는 느낌이었다.

“제길···. 이 괴물···.”

“더 강해졌군.”

크릭서스와 스파르타쿠스는 난색을 표했다.

비록 크릭서스의 상태가 좀 안 좋기는 하지만 그래도 3대1이면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전에 스파르타쿠스가 디오클레이우스와 함께 폼페이우스를 한 번 잡을 뻔 한 전력도 있었으니 그런 확신은 더욱더 확고했다.

하지만 결과는 영 신통치 않았다.

세 명의 연계 공격은 폼페이우스에게 스치지도 않는데 폼페이우스의 사나운 공격을 한 번씩 막을 때 마다 오히려 스파르타쿠스들이 지쳐가고 있었다.

예전에 폼페이우스를 상대해 본적이 있는 스파르타쿠스로서는 예상 밖의 오류였다.

이전에도 충분히 괴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설마 거기서 더 강해졌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아아아아아아!!!!!!!!”

잠시 숨을 고르려던 세 명을 상대로 폼페이우스는 쉬지 않고 맹공을 퍼부었다.

베고, 찌르고, 차고, 방패로 후려치고···.

1대3의 전투.

그것도 파라디소스에서 자랑하는 맹장들을 상대하면서 밀어붙이고 있는 것은 로마의 군신 폼페이우스였다.

이 상황을 누가 믿을까?

한 개인의 무력이라는 것의 한계를 아득하게 초월한 폼페이우스는 마치 고대 신화의 영웅이 이 땅에 재림한 것만 같았다.

누가 이 남자를 죽일 수 있을까?

신화속의 헤라클레스라도 불러와야 상대가 될까?

직접 상대하고 있는 스파르타쿠스와 그 동료들로서는 아득한 수준 차이에 절망감마저 느낄 정도였다.

이 셋도 우수한 전사들이다.

아레나에서 챔피언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고, 실제 전쟁터에서 무수한 사선을 넘었다.

그런 그들이 알고 있는 인간의 무력이라는 것을 아득하게 초월한 폼페이우스를 상대하면서 그들은 처음으로 적에게 존경심과 질투심을 동시에 느끼고 있을 정도였다.

“정신 어디다 놓고 있는 거냐!!”

잠시 빈틈을 보인 스파르타쿠스를 향해서 폼페이우스의 방패가 날아들었다.

“커억!!!”

폼페이우스의 일격에 안면이 그대로 휙 돌아가 버린 스파르타쿠스는 아찔한 충격에 의식의 끈을 놓아 버릴것만 같았다.

그런 그에게 폼페이우스가 끝장을 보려고 했지만 오우메니우스의 창이 먼저 날카롭게 찔러들어갔다.

하지만···.

척!!

폼페이우스는 그런 오우메니우스의 창을 피하는 대신에 그대로 덥썩 잡아 버렸다.

“아까부터 거슬린다. 검둥이!!”

“크윽···. 이 괴···· 헉!!”

당겨도 찔러도 꼼짝도 하지 않는 창대를 보고 오우메니우스가 당황하는 찰나에 폼페이우스는 한 손으로 그 창대를 이용해서 오우멘니우스를 들어 버렸다.

한 손으로 창의 끝에 있는 사람 한명을 들어올린다는 것은 놀라운 완력이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폼페이우스를 그대로 오우메니우스를 무기로 써서 횡으로 휘둘렀다.

“커억!!”

“크윽!!!”

그리고 오우메니우스라는 무기(?)로 크릭서스와 스파르타쿠스를 한 번에 쳐날려 버렸다.

실로 인간 같지 않은 완력.

장정 세 명을 한 손으로 날려 버린 것이나 다름 없었다.

“제기랄!!!”

스파르타쿠스는 평소의 그 답지 않게 입에서 욕지기를 터트리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런 스파르타쿠스를 보면서 폼페이우스는 심드렁 하게 말했다.

“스파르타쿠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넌 나에게 처음으로 후퇴를 하게 했던 남자였지.”

뿌드득····.

폼페이우스의 여유 있는 태도에 스파르타쿠스는 이를 갈면서 그를 노려봤다.

그러거나 말거나 폼페이우스는 여유만만하게 미소지으면서 그에게 말했다.

“너 이렇게 약했나?”

빠드득!!!

이빨이 다 부러 지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스파르타쿠스는 이를 갈았다.

얼굴이 화끈해지면서 수치심이 화끈하게 올라왔다.

그러거나 말거나 폼페이우스는 주변을 슬쩍 둘러보고는 중얼 거렸다.

“거의 다 됐군.”

“무슨·····?”

폼페이우스가 말하는 것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스파르타쿠스에게 대답한 것은 한 무리의 기마대의 출현이었다.

“사령관님이 저기에 계신다!!”

“전원 돌격하라!!!”

그 기마대는 레피두스가 이끄는 트리키아의 기마대였다.

보병의 후퇴를 돕기 위해서 측면에서 파라디소스의 추격군의 옆구리를 후벼 파고 있던 그들이 지금 여기에 도착했다는 것은···.

사실상 로마군의 후퇴가 거의 끝났다는 것이었다.

“사령관님!!!”

레피두스가 폼페이우스의 앞으로 와서 한 마리의 주인 없는 말을 내밀었다.

“음···.”

폼페이우스는 그대로 그 말에 올라타더니 스파르타쿠스 쪽을 흘깃 보고는 말했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다.”

폼페이우스의 말에 스파르타쿠스는 이를 갈면서 말했다.

“···우리 목이 필요 없다는 거냐?”

그러자 폼페이우스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걱정하지 마라. 네놈들 목은 내가 필요할 때 따가 줄 테니.”

마치 자기 정원의 사과 나무에서 과실을 따겠다는 식으로 당연하게 얘기하는 폼페이우스의 목소리에는 허세가 전혀 없었다.

100%진심인 것이다.

퍼억!!!

“제기랄····.”

평소 온화한 성품으로 알려져 있던 스파르타쿠스도 바닥을 힘껏 밟아서 화풀이를 했다.

그 정도로 지금의 일은 치욕이었던 것이다.

둘째 날의 전투가 끝난 후.

로마군은 둘째 날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기는 오히려 올라갔다.

중간급 지휘관들에 상당한 로스가 생겼다. 병사들의 피해도 제법 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터에서는 분위기라는 것이 있었고, 병사들은 거기에 금방 영향을 받았다.

스파르타쿠스, 크릭서스, 오우메니우스.

로마인들이라면 모두들 두려워하는 파라디소스의 맹장들이었다.

그런데 그 맹장들이 로마의 군신인 폼페이우스에게 삼대일로 덤비고도 오히려 역으로 당했다.

이 소문은 로마의 군영에 순식간에 퍼졌다.

그리고 로마군들로서는 사기가 하늘을 찌를 수 밖에 없었다.

역시 폼페이우스. 역시 로마의 군신.

로마군은 전투에서 큰 피해를 입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투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승리라는 희망을 말이다.

한편 그 소문은 파라디소스의 군영에도 포졌다.

수많은 병사들이 보는 앞에서 그렇게 화려하게 붙어서 깨졌으니 소문이 안 나는게 이상했다.

병사들은 애써 아닌척 하고 있었지만 약간의 불안감을 감추지는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약간 술렁 거리는 것일 뿐.

크게 흔들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왜냐 하면 로마에 군신이 있다면 파라디소스에는 영웅왕이 있으니까····.

“제대로 깨진 모양이군.”

“전하···.”

“여기는 어떻게···?”

“죄송합니다. 면목이 없습니다.”

크릭서스의 막사에 옹기종기 모여서 병사들 몰래 부상을 치료하고 있던 세 사람을 찾아서 우진이 직접 찾아왔다.

그러자 세 사람은 약간 기운 빠지는 소리로 우진에게 대답을 했다.

“뭐···. 겸사겸사. 그래. 그 잘난 로마의 군신은 어떻던가?”

우진의 말에 크릭서스가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다음에는 반드시 그 엿 같은 대가리를 잘라 오겠습니다.”

“허세 부리지 말고··. 스파르타쿠스, 당신이 냉정하게 말해 보게.”

“다음에는 반드시 그 엿 같은 대가리를 잘라 오겠습니다.”

“·············.”

어지간히 빡쳤는지 답지 않게 크릭서스와 똑같은 말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똑같이 대답하는 스파르타쿠스였다.

그런 스파르타쿠스를 보고 우진은 최후의 희망이라는 듯이 오우메니우스를 불렀다.

“오우메니우스? 당신 생각은 어떻던가?”

이 검은 피부의 돌부처 같은 남자는 그래도 냉정을 제법 유지하고 있었는지 우진이 원하는 대답을 했다.

“강했습니다. 완력은 디오클레이우스 공작님 이상, 속도도···. 스파르타쿠스 공작님 이상 같았습니다.”

“흠····. 괴물은 괴물이다 이거지.”

우진이 옅은 미소를 띠고 중얼 거리자 오우메니우스가 심각한 표정을 하고는 말했다.

“전하. 제가 드릴 수 있는 최대한의 존경을 가지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놈과의 일대일 대결을 원하시는 것이라면 자제해 주십시오.”

“싫은데?”

“위험합니다. 저도 살면서 수많은 강적을 상대해 봤지만 그렇게···. 마치 뭔가를 초월한 인간 같은 강적은 처음이었습니다. 전하께서 그런 위험을 무릅쓸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싫은데?”

“····전하!!!”

오우메니우스가 눈살을 찌푸리자 우진은 크게 웃어 버리면서 말했다.

“마냥 억지만 부리시먼 어찌 합니까?”

“억지 아니야···. 수많은 병사들이 기대하고 있잖아? 내가 로마의 군신의 엉덩이를 걷어차 버리는 것을 말이야.”

“············.”

“여기서 내가 피하면 정말로 사기가 바닥에 떨어져 버릴 거야. 그것만은 피해야지.”

“그건·····.”

뭐라고 반박하려던 오우메니우스는 입을 다물었다.

우진의 말이 일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파라디소스가 로마의 땅에서 건국되고 이렇게 커다란 대국으로까지 자라기에는 우진의 존재감이 무엇보다 거대했다.

그런 우진의 카리스마에 흠이 가는 것은 엄연히 국가적 손실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난 도망가면 안 돼. 날 믿어주는 이들이 있는 이상은···.”

우진은 그렇게 말하고는 막사를 나갔다.

막사안에 남은 이들은 우진이 새삼 짊어지고 있는 것이 굉장히 많다. 라는 것을 알았다.

============================ 작품 후기 ============================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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