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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혁명-197화 (197/220)

197화

우진은 로마인들이 자신이 개발한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서 생각했다.

‘누가 배웠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잘 쓰는군···. 하지만 궁수가 활에 집중하는 사이에는 그 궁수 자신들도 무방비하다는 것은 알고 있나?’

우진이 그렇게 조소를 하는 사이에 어느새 파라디소스의 궁사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반격을 하기 시작했다.

우진의 생각대로 궁수들이 활을 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야와 발사 궤도를 확보하기 위해서 방패 밖으로 나가야 했다.

그리고 그런 틈을 노리고 더 높은 곳에서 위력적인 성벽위의 화살이 쏟아지기 시작하면 그 피해는 상당히 치명적이었다.

“아악!!!”

“제길!! 크악!!”

“내·· 내눈··· 눈이····.”

로마의 궁수들의 피해가 커지자 레피두스는 눈살을 찌푸렸다.

“궁수들에게 방패 뒤로 숨으라고 명령해!!! 당장!!”

“옛!!!”

즉각 지시를 내렸지만 역시 이미 생긴 피해는 어쩔 수 없었다.

성벽 위에서의 전투도 파라디소스가 유리했고···, 이대로 가면 로마의 소모가 더욱더 컸다.

“뭔가 문제라도 생겼나? 레피두스?”

폼페이우스의 말에 레피두스는 허리를 정중하게 숙이면서 말했다.

“약간 예상 이상으로 피해가 커지기는 했지만··. 작전에 지장은 없습니다. 사령관님은 마지막 전투를 위해서 몸을 쉬어 주십시오.”

“····음. 그렇게 하지.”

폼페이우스를 안심 시킨 후에 다시 레피두스는 병사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사다리차를 타고 계속해서 올라가라. 적들도 우리만큼 지쳤다. 파라디소스의 국왕이 없는 부분으로 많은 병사를 올려 보내라!!”

“옛!!!”

레피두스는 그날 하루종일 공격에 공격을 거듭했지만···. 성벽을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파라디소스의 병사들과 우진을 넘지는 못했다.

다른 쪽으로도 병사들을 올려 보냈지만 그쪽에는 성난 크릭서스가 로마군의 병사들을 닥치는 대로 도륙하고 성벽 밖으로 집어 던져 버렸다.

양군모두 상당한 피해가 생겼지만 피해의 비율은 로마쪽이 더욱더 큰 전투였다.

그렇게 세 번째 날이 지났다.

“로마 놈들이 물러난다!!!”

“꺼져라. 이 엿 같은 새끼들아!!!!”

“오오오오오오!!!!!!”

성벽 위의 파라디소스의 병사들은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딱히 완전히 적을 물리쳤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벽을 지켜냈다는 것 자체가 큰 성과였다.

“····내일도 이런 소모전이 되면··. 성문을 닫고 스파르타쿠스와 오우메니우스도 성벽 위로 올려보내야 겠군.”

우진은 그렇게 중얼 거렸다.

오늘 전투에서 성문 안쪽의 함정으로는 로마군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역시 한 번 걸린 함정에 다시 걸릴 정도로 바보들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다음날.

다시 로마군은 사다리차를 앞세워서 성벽을 넘기 위한 전투를 감행했다.

어차피 오늘에 있어서는 성문도 잠겨 있었지만 성문의 안으로 들어가 봐야 활로가 없는 함정일 뿐이라는 것을 충분히 파악한 것이다.

차라리 성벽을 넘어서 거기서 병사를 밀어 올리는 것이 더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가능성이 높다. 라는 것 뿐이지 절대로 편한 길은 아니었다.

“꺼져라!!! 이 로마의 개들아!!!”

“다 집어 던져 버리겠다!!!”

오늘의 성벽에는 우진과 크릭서스 뿐만 아니라 스파르타쿠스와 오우메니우스까지 모두 모여 있었다.

호랑이처럼 사납게 날뛰는 이들의 전투력에 구조된 파라디소스의 병사들은 용맹하게 싸웠고 로마군은 좀처럼 성벽에 거점을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

“좋은 페이스군···. 이대로 적의 병력의 로스가 커지기만을 기다리면 충분해.”

우진은 순조로운 수성전을 하면서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이 상태로 계속해서 시간이 지나면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날 로마군은 성벽에 거의 올라가지 못하고 사다리차에서 올라가는 길에 죽어나가다가 후퇴할 정도였다.

그리고 다음날.

로마는 사다리차를 두 배로 늘렸다.

급조해서 전차에 사다리를 붙여서 만든 것까지 있었는데 그걸로 더 많은 병사들을 올리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리고 그것 덕분에 로마군은 어제보다 더 거칠게 돌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파라디소스의 병사들은 이제 익숙해진 대처방식으로 로마군을 착실하게 처리하고 있었다.

아무리 사다리차가 많아도 장창으로 견제하면서 화살 밥으로 만들어 버리면 적들은 성벽으로 올라오지를 못했다.

결국 그 날도 로마군은 파라디소스의 성벽을 넘는 것에는 실패했다.

그리고 또 다음날.

로마는 끈질길 정도로 한 가지 방식을 고집하고 있었다.

이제는 피차간에 전투가 익숙해져서 서로 큰 피해는 없었지만 그래도 공성을 하고 있는 로마군의 입장에서는 피해가 없을 수가 없었다.

이런 식의 공방이 계속해서 이어지면 이 전투에서 이기는 것은 누가 봐도 로마군이었다.

‘···이상하군. 이 놈들 왜 이렇게 무모한 공격만 계속하는 거지? 뭘 노리는 건지 모르겠다.’

우진의 가슴 한 구석에서는 의심의 기운이 살짝 피어 올랐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너무 무의미한 소모전이었다.

사다리차를 이용한 공성이 효과적이기는 하지만 그것도 통하지 않으면 다른 방식의 공격을 하거나 여러 가지 수를 써 볼만도 했다.

하지만 적은 계속해서 똑같은 방식의 공격만을 반복하고 있었다.

“···혹시··, 전령!!”

“옛!!”

“지금 당장 콘센티아 후방의 거점들에 전서구를 날려 상황을 보고하라고 하라.”

“옛!! 알겠습니다.”

우진은 로마군단이 콘센티아를 공격하는 척 하면서 후방의 다른 도시를 직접 공격할 가능성을 생각했다.

만약 그렇다면 여기서 이런 미지근한 전투를 계속하고 있을 시간이 아니었다.

이틀 동안 기다린 끝에 전서구에 대한 답장이 왔다.

[모든 도시 이상무.]

“····이상해. 그럼 저 무의미한 공격은 도대체 뭘····?”

우진은 뭔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적이 엄청난 바보이거나. 혹은 이 전투를 포기한게 아니라면 저런 전투를 계속할 리는 없다.

뭔가 다른 수가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 다른 수가 뭔지를 읽을 수 없으니 상당히 답답해 했다.

“뭔가···. 뭔가 내 쪽에서 움직여야 하나? 아니면 내가 그렇게 생각하도록 적들이 바라고 있는 걸까?”

우진은 고민의 수렁에 빠져서 열심히 고심했다.

하지만 어떤 결론이 나와도····. 이미 레피두스의 전략은 80%이상 완성된 상태였다.

로마군의 진지.

“사령관님. 내일쯤은 작전의 성과가 나올 것 같습니다.”

“그래···. 알았다. 나도 준비하지.”

“부탁 드리겠습니다.”

“음····.”

레피두스는 폼페이우스에게 보고를 올린 후에 병사들의 막사를 순찰했다.

그리고는 파라디소스군이 지키고 있는 콘센티아의 성벽을 바라보면서 중얼 거렸다.

“내일이면···. 이 전투의 승자가 결정될 것이다.”

레피두스는 그렇게 중얼 거리고는 그대로 뒤를 돌아서 가버렸다.

다음날.

이미 열흘이 넘는 시간동안 항상 같은 시간에 같은 방법으로 계속해서 도전해오는 로마군을 상대로 파라디소스의 병사들은 슬슬 긴장이 풀리고 있었다.

아군에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해서 성벽을 넘으려고 하는 적군의 피해가 훨씬 더 컸다.

경험이 풍부한 고참 병사들일수록 지금의 상황을 더 낙관적으로 보고 있었다.

이 전투에서 이기는 것은 자신들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어느 전쟁이든 방심 만큼 커다란 적은 없는 법이다.

어느 전쟁이든·····.

“돌격하라!!!”

“우오오오오오!!!!”

로마군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성벽을 향해서 사다리차를 걸치고 그대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까지 병사들이 지겹다고 생각될 정도로 똑같은 전투가 시작되었다.

로마군은 사다리차를 타고 올라가려고 하지만 파라디소스는 계속해서 장창으로 사다리를 견제하면서 혹시 올라오려고 하면 화살로 쏴 버렸다.

이제는 성벽의 위로 로마군이 올라오는 것 자체를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익숙해진 모습들이었다.

백병전이 없다보니 양군의 사상자는 원거리 궁병들에 의해서 발생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성벽의 유리함이 있는 파라디소스가 크게 유리했다.

전투가 반나절 정도 계속 되고 있을 때··.

우진은 슬쩍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음····. 방금 지진인가?”

“예? 전하. 그게 무슨···?”

“아니··. 방금 지진이····.”

우진이 그렇게 말하는 순간!!!

콰르르르릉!!!

마른 하늘에 천둥이치는 소리와 함께 콘센티아의 성벽의 일부가 와르르 무너져 버렸다.

“헛!!!”

“으아아악!!!”

“아악!!!”

성벽의 위에서 미처 피하지 못했던 파라디소스의 병사들을 그대로 무너지는 성벽과 함께 돌무더기의 잔해에 깔려 버렸다.

그리고 성벽이 무너진 것을 보고 로마군에서는 커다란 함성이 터졌다.

“드디어 성벽이 무너졌다!!! 전군 돌격하라!!!!!”

“우오오오오오!!!!!”

“돌격!!! 로마의 용사들이여 돌격하라!!!!”

로마의 병사들은 거짓말 하지 않고 눈이 뒤집혔다. 마치 이제까지의 고전의 앙갚음을 하겠다는 듯이 미친 듯이 달려 들었다.

“크윽···.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우진은 이번 전투에서 가장 크게 경악했다.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캐터펄트로 한 달은 두들겨야 부서질까 말까한 콘센티아의 성벽이 고작 열흘 정도만에 부서지다니···.

우진으로서는 도대체 적들이 무슨 수를 썼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한편 로마의 본진에서는···.

“사령관님 작전의 성공입니다.”

“음, 잘했다. 내 친위대를 준비해라!!! 직접 성안으로 돌입하겠다!!!”

“옛!!!!”

“옛!!!!”

“옛!!!!”

파라디소스의 위기라는 것은 로마군으로서는 기회라는 말이었다.

레피두스의 계획대로 성벽이 무너진 이상 이제 드디어 숨 죽이고 있던 폼페이우스의 정예 군단이 움직일 차례인 것이었다.

“영웅왕이라···. 구미가 당기는군.”

폼페이우스는 오랜만에 자신의 투쟁본능이 끓어오르는 것을 느끼면서 콘센티아의 무너진 성벽으로 향했다.

============================ 작품 후기 ============================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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