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마의 혁명-201화 (201/220)

201화

<로마의 몰락>

폼페이우스의 패배 이후로 파라디소스군의 진격을 막을 자는 아무도 없었다.

투리를 함락 시키고 안니아 가도를 따라서 거침없이 진격을 시작한 파라디소스의 군단은 로마를 한걸음 한걸음 차곡차곡 점령해 갔다.

파이스툼을 지나서 폼페이에서 폼페이우스의 아들인 섹스투스 폼페이우스가 군을 이끌고 용맹하게 아버지와 형의 복수를 위해서 덤볐지만··.

아직 그의 역량으로는 무리였다.

아버지의 이름에 먹칠을 하지 않고 용맹하게 싸우다 전사한 것으로 명예를 지킨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이었다.

이제 파라디소스군은 카퓨아를 지나기만 하면 그 후에는 아피아 가도를 타고 로마까지 바로 진격 할 수 있었다.

카퓨아에서의 전투만 빼면 진격 시간으로는 이제 15일 정도 밖에는 남지 않을 시간이었다.

로마 최고의 장군을 잃고···.

군사적 피해도 20만이 넘었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시저는 포기를 몰랐다.

“모든 전력을 로마에 집중 시켜라!! 여기서 적을 물리치겠다!!!”

시저는 스스로 부하들을 독려해서 로마에 배수의 진을 치기로 했다.

반도 통일 이후로 한 번도 피로 물든 적이 없기는 하지만 로마의 성벽도 그냥 수도의 화려함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엄연히 싸움을 대비한 튼튼한 성벽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로마의 성벽이었다.

여기에 시민들을 무장 시키고 다시 어떻게든 병력을 끌어 모아서 파라디소스를 격퇴하겠다고 마음 먹는 시저였다.

“모두들 각오를 단단히 다져라!!! 이것이 신이 준 시련이라면, 로마여. 시련을 넘어서 영원히 존재하라!!!”

“오오오오오!!!”

“로마 만세!!!!!”

완숙한 경지에 이른 시저의 카리스마는 로마의 시민들을 단단하게 하나로 모았다.

보통 이런 위기 상황이 되면 시민들 사이에서 패닉이 벌어져야 정상인데 시민들은 오히려 하나로 힘을 모으고 있었다.

폼페이우스의 죽음에 대한 충격을 대신 할 정도로 시저가 자기 몫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진짜 명군은 태평성대에서는 알아 보기가 힘들다.

위기 속에서 찬란한 빛을 발하는 자야 말로 진정으로 뛰어난 명군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시저는···.

두 말 할 것 없는 진정함 명군의 자질을 타고난 남자였다.

시저는 시민들을 가두연설로 고양 시킨 후에 다시 관사로 와서 자세한 지시들을 내리기 시작했다.

“성벽에 세울 군사의 준비는 다 되었나?”

“예. 충분합니다.”

“시민들의 예비군 활용은?”

“시민들의 숫자는 충분하지만 장비의 물량이 못 따라가고 있습니다.”

“무조건 맞춰. 여차하면 유력자들의 재산을 싹 압류해도 상관없다. 로마 안의 쇠라는 쇠를 다 녹여도 좋으니 대장장이들에게 만들라고 해!!”

“옛!!!”

시저는 부하들에게 이런저런 지시를 모두 내려서 빈틈없이 준비를 마쳤다.

우진의 군세가 아무리 강해도 로마에서 반드시 막아내겠다는 집념으로 똘똘 무장한 시저였다.

‘포기는 없다. 아직 결과가 나오려면 멀었어. 적이 방심하고 있다면 아직 로마에게도 기회는 있다. 하지만···. 만에 하나의 사태가 벌어진다면 그때는····.’

시저는 사람을 몰래 시켜서 은밀하게 옥타비아누스를 불렀다.

“딕닥토르, 부르셨습니까?”

“음···. 할 말이 있다.”

“명하십시오.”

“····이걸 가지고 지금 당장 알프스 너머로 떠나라.”

시저는 그렇게 말하면서 한 장의 양피지를 내밀었다. 그리고 옥타비아누스가 거기를 펴보자 거기에는····.

“딕닥토르!! 이것은···?”

“떠나라. 아무 말도 하지 말고.”

“·············.”

“미래에는 모든 병수에 대한 가능성을 준비해 둬야 한다. 떠나라.”

“딕····.”

“떠나라고 하지 않는가!!!! 명령에 복종해라!!!!”

시저가 버럭 소리를 지르면서 명령하다 옥타비아누스는 허리를 깊게 숙여서 인사를 하고는 시저에게 말했다.

“저라는 안배가···. 무위로 돌아가기를 빌겠습니다.”

“나도 그러기를 바란다.”

옥타비아누스는 그렇게 말하고 관사에서 벗어나서 아그리파와 몇몇 젊은 귀족들과 합류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시저가 내린 명령서를 보여줬다.

“이건···. 이보게. 옥타비아누스!!”

“설마하니····.”

당황하는 젊은 귀족들에게 옥타비아누스가 강하게 명령했다.

“지금 당장 가족과 필요한 재산과 최소한의 사병만 가지고 따라오게 당장!!!”

시저가 옥타비아누스에게 내린 명령서.

그것은 만에 하나 로마가 파라디소스에 함락 당하고 시저가 전사한다면 그때는 로마의 다음 유일 독재관으로 옥타비아누스를 임명한다는 명령서였다.

여기에 따라서 옥타비아누스는 로마의 다음 세대라고 할 수 있는 자들과 함께 로마를 떠나서 알프스 너머로 피해 있으라는 명령이었다.

설령 로마가 함락 된다고 해도 로마는 있어야 한다.

라는 시저의 집념으로 내려진 명령서를 받고 젊은 귀족들은 망설이는 자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수긍했다

“오늘 안에 준비하게. 시민들의 사기에 영향을 우지 않게 오늘 새벽에 떠날 걸세.”

“알겠네.”

“그게 좋겠지···.”

“아무리 딕닥토르의 명령이라고 해도···. 그래. 그게 좋을 거야.”

여기 있는 자들은 모두 로마의 명문가 귀족들이다.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일반 시민들이 결의를 다진 이 와중에 이들만 쏙 빠진다면 절대로 좋은 소리가 나올 리가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새벽녘에 몰래 피하려고 하는 것이었다.

부지런히 로마를 피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는 젊은 귀족들이었지만···.

그 중에서 딱 한명.

딱 한명만이 피난을 선택하지 않은 인간이 있었다.

바로 브루투스였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그 망할 임명장은 뭐야? 유일 독재관이라고? 그 놈이? 개 같은····.”

있는대로 빡쳤다라는 말은 지금의 브루투스에게 쓰는 말일 것이다.

그만큼 그는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

옥타비아누스, 아그리파와 함께 사르디니아의 해전에 참전해 있던 브루투스는 최초의 초전을 뺴고는 그럭저럭의 평범한 전과를 올리고 있었다.

뭐, 엄밀히 말하면 아그리파와 옥타비아누스가 올리는 전과에 묻어가고 있다는 말이 맞지만 말이다.

하지만 콘센티움에서 폼페이우스가 지고 로마가 위험에 처하자 옥타비아누스와 아그리파는 로마로 귀향을 결정했다.

로마가 넘어가면 더 이상 로마는 로마가 아니게 된다.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둘은 과감하게 전선을 버리고 전 군을 로마로 이동 시킨 것이다.

사실 그런 둘의 결정은 정답이었다.

시저가 로마에서 결사항전을 부르짖을 수 있는 근거에는 가장 멀쩡하게 남아있던 해군 전력이 늦지 않고 합류했던 이유도 컸다.

다만···. 자신의 전공을 빼앗겼다고 생각하고 있는 브루투수로서는 불쾌하기 짝이 없는 이유였다.

놈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공적이었다.

로마가 위험에 빠진 것은 폼페이우스의 패배 때문이지 자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런데 어째서 자신이 이런 지경에 처한단 말인가? 거기다 한 술 더 떠서 시저는 옥타비아누스를 사실상 다음 후계자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런 명령서를 내릴 리가 없었다.

“제길···. 이대로는 안 돼. 절대로 이대로는 안 돼.”

브루투스는 초조하게 방안을 서성거리면서 생각에 잠겼다.

그는 능력에 비해서 욕심이 너무 많은 인간이다.

소크라테스크가 말했다.

[너 자신을 알라.] 라고···.

자기 자신의 재능과 능력, 가능성, 이것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자기 분수에 맞게 행동하라는 의미가 함축적으로 담긴 말이었는데···.

브루투스는 이게 전혀 되지 않는 사람이었다.

능력은 쥐뿔도 없는데 권력을 향한 욕심은 차고 넘진다. 그럼 어떻게 될까?

결국 정당한 경쟁으로 이기지 못하는 사람이 승리에 집착하게 되면 그때는 반칙에 눈을 돌리게 되는 법이다.

그날 새벽···.

로마의 다음 세대라고 할 수 있는 젊은 귀족들이 시저의 명령에 따라서 로마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이끄는 자는 원래의 역사에서 아우구스투스라고 불렸을 정도의 불세출의 정치가인 옥타비아누스.

시저는 그라면 만에 하나의 사태가 발생해도 로마를 지켜 나가 줄 수 있을 거라고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시저의 바람대로 은연중에 옥타비아누스는 젊은 귀족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리더로서의 위치를 인정 받기 시작했다.

“옥타비아누스!! 브루투스가 안 보이는데?”

“브루투스가·····? 내 버려 둬. 아마도 이 로마와 같은 운명을 맞이할 생각인가 보다.”

“음···.”

“그의 의견을 존중하도록 하지. ····시간이 없으니 이만 가자.”

옥타비아누스는 일행을 데리고 로마를 떠났다.

물론 그는 브루투스가 장렬하게 로마와 함께 산화 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옥타비아누스는 아마도 브루투스가 불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어디론가 도망갔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애당초 내 밑에 있는 것은 죽기보다 싫어하던 인간이니···. 그럴 만도 하지.’

옥타비아누스는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서 로마를 떠났다.

그리고 문제의 브루투스는····.

아직 로마를 떠나지도 않았고 그리고 도망갈 준비를 하지도 않았다.

그는 운명의 이끌림처럼 시저를 만나러 가고 있었다.

마치 이것이 자신의 운명인 것처럼····.

“브루투수···? 네가 어떻게 여기 있는 그냐? 옥타비아누스를 따라가라고 했을 텐데?”

시저의 말에 브루투스는 웃으면서 말했다.

“절 너무 시험하지 마십시오. 딕닥토르.”

“····뭘··· 말하는 거냐?”

시저는 마치 난 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로 말했다.

그러자 브루투스가 말했다.

“훗,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뭘 말하는 거냐?”

시저의 말에 브루투스는 자신이 예상한 시저의 생각··, 아니 자신의 만상에 가까운 추리를 말하기 시작했다.

“옥타비아누스와 그 추종자들을 로마에서 도망시키고···. 그 후에 우리끼리 남아서 로마에서 파라디소스를 무찌르는 것 말입니다.”

“····너?”

“그래서 옥타비아누스를 먼저 보낸 것이죠. 그 놈이 없는 틈에 로마를 우리끼리 지켜 냈다는 명예를 만들기 위해서, 저에게도 그 진위를 알려 주시지 않은 것은 아마도 저를 시험하기 위해서 겠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전 당신의 시험에 통과 했습니다.”

“······브루투스·····.”

시저는 진정으로 안타깝다는 얼굴을 하고 브루투스를 바라봤다.

재능이 없다는 것은 알았다.

인재를 보는 눈이라면 누구 못지 않게 뛰어난 시저였다. 브루투스가 무능하다는 것 정도는 이미 진작에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경우도 있었고, 계속해서 밀어주면 언젠가는 제 구실을 할 정도로 변하 수도 있다고 믿고 있었다.

사랑하는 애인의 아들이었기에 실제로 자기 아들 못지 않은 애정을 주었다.

이미 로마의 고위층에서 브루투스를 향한 시저의 편애는 유명할 정도였다.

젊은 시절 군에서 동성애 추문에 시달린 이후로 시저에게 있어서 이런 마이너스적인 소문은 처음일 정도였다.

그때와의 차이점이라면··. 그때는 헛소문이었지만 지금은 진짜라는 것이었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렇게 많은 패널티를 무릅쓰고 밀어주고 밀어줬던 브루투스였다.

그런데···. 결국은 이 모양이라니···.

============================ 작품 후기 ============================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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