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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으로 유통재벌-95화 (95/203)

095. 또 다른 작업.

“언니. 내가 시집은 가야 되는데, 그래도 너무 어기 짝으로 끼워 맞추는 거 아냐? 이런 게 어떻게 인연이야?”

“인연이지 사고 난 걸 보고 도와주려고 와서 영상 찍어서 제보한 사람이 중견기업 사장이라면 나름의 인연이 맞지.”

“그렇게 치면, 아주 손이라도 잡았으면 바로 결혼해야 한다고 하겠네.”

“하여튼 이거도 인연이라고 할 수 있는 거고, 또 두 다리 건너면 아는 사람도 있어. 예전에 같은 회사에 있었던 정은채 실장 알지? 정실장이 그쪽에서 일을 하고 있더라고.”

“정은채 실장이 거기서 일을 한다고? 그럼 엔터 쪽을 접은 거야? 전에 듣기로는 다른 엔터로 옮긴다는 걸 들은 거 같은데.”

“거기 밑에 기사 다 봐봐.”

매니저 언니의 말에 길게 쓰여있는 글을 제대로 읽었다.

고대를 나왔고, 거산 그룹 출신으로 해운대 라면과 불 떡 볶음면을 만들었다는 글을 보곤 놀랐다.

“와! 이 라면 내가 자주 먹는 건데, 이걸 이 사람이 만들었다고? 최도협 쉐프가 만든 거 아니었어?”

“레시피는 최도협 쉐프가 만들고, 그걸 상품화해서 출시한 사람이 이 사람이겠지. 그리고, 해운대 라면 나올 때 최도협은 무명이었으니깐 거의 저 사람이 최도협을 키운 거나 마찬가지일걸. 그리고, 최도협 쉐프 마누라의 오빠래. 비치 엔터테인먼트 알지?”

“아, 알아. 그래서 정은채 실장이 연관 있다고 했구나.”

“맞아. 비치 엔터에 정은채 실장이 있거든. 두 다리 건너면 너도 아는 사이인 거니깐. 나름 인연 있는 거라니까.”

매니저 언니의 끼워 맞추기가 있었지만, 진짜 두 다리 건너면 실제 만날 수도 있는 사람이긴 했다.

김가영은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더 살펴보고 올라와 있는 세 장의 사진을 계속 보고했다.

“어때? 마음이 생기지 않니? 내가 연락해 볼까?”

“내가 무슨 금사빠야? 누워서 할 일이 없으니깐 그냥 보는 거지. 언니는 오버하지 마!”

“그래. 알았다.”

김가영의 매니저인 김여옥은 알았다고 하면서도 정은채 실장에게 안부도 물어보고 하며 연락을 했다.

***

“하하하. 한국직업방송에서 가장 먼저 연락이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KTV 방송에서도 연락이 왔습니다.”

“둘 다 처음 들어보는데, 직업 방송은 무슨 교육 방송 같은 곳이야?”

“교육 방송은 아니고, 연합뉴스TV와 산업인력공단이 엮인 방송이라고 보면 될 겁니다. 한마디로 공적 목적으로 세워진 국영 방송사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KTV는 문화관광부 소속의 방송국인데, 여기도 국영방송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오호. 일단 공익목적 방송에서 컨텍이 오는 거군.”

“네. 두 곳 모두 공익목적으로 직업을 소개하고, 긍정적인 사회적 신념 같은 것을 주제로 콘텐츠를 만들다 보니 긍정적인 대표님의 이미지를 바로 쓰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그럼, 거기 방송은 어떻게 준비하면 되는 거지?”

“우선, 직업 방송 쪽에는 우리 빠른 녀석들 퀵서비스 기사를 끼워 넣기로 협의하고 있습니다. 라이더에 대한 직업 소개로 우리를 메인으로 해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건 괜찮네. 김이서 실장이나 박무영 팀장을 알리는 쪽으로 협의하도록 하세요.”

“네. 그러겠습니다. 그리고, KTV는 우리 쪽 어플이나 마트의 소개 부분이 들어가는 방향으로 내용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좋네요. 방송 홍보 쪽으로는 한동욱 팀장에게 일임하겠습니다.”

***

“아니, 그날 현장에서는 이런 스토리 있다고 이야길 해주지 않았잖아. 한 팀장 서운해지려고 하네. 미리 귀띔을 해줬으면 좋았잖아.”

“아이고, 최 기자님 그때는 시간이 없어서 미리 말을 못 해 드린 거예요. 제가 왜 숨기고 하겠습니까?”

“그럼 뭐 어쩔 수 없지. 그런데, 시나리오 좋던데, 방송 광고는 안 하는 거야? 우리 연예 프로그램 앞쪽으로 해서 광고 주면, 따로 시사프로나 뉴스에서 특집기사 한번 만들어 줄게.”

“그렇지 않아도 준비 중입니다. 헌데, 광고 예산이라는 게 쉽게 집행이 되는 게 아니잖습니까. 일단 제가 광고 집행이 되면 바로 MBV에 먼저 연락드리고 편성해달라고 하겠습니다.”

“알았어. 그럼 올해 안으로 해서 내 위신 좀 세워줘라. 내가 광고 팔이 해야지 나도 한 팀장을 도와줄 수 있는 거야.”

“물론이지요. 제가 한번 입은 은혜는 절대 안 잊는 거 아시잖습니까. 올해 안으로 집행해서 연락 드리겠습니다. 하하하.”

MBV 기자와 다음을 기약하고 전화를 끊으니 ‘여성센스’라는 잡지에서 바로 연락이 왔다.

“아, 여긴 접점이 없는데.”

여성센스 잡지 자체가 미용실이나 의류점에 비치되는 30대 이상의 숙녀들을 위한 잡지였기에 어플이나 그런 쪽과는 관련이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가게에서 주문해 먹는 경우도 있고, 시장을 보는 마트 쪽과 연관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전화를 받았다.

“한 팀장님 문화상품권에서 퇴사한 이후로 연락 처음인데, 회사 대표님하고 인터뷰 좀 잡아 주세요. 따로 광고는 안 주셔도 되는데, ‘극과 극’ 코너에 사진이랑 해서 좀 크게 넣을 수 있게만 해주세요.”

“극과 극요?”

“네. 화제가 되는 게시물을 보니깐 한국판 언더커버 보스라는 말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대표이사일 때의 대표와 라이더일 때의 대표의 이미지를 좀 활용하고 싶어서요. 동의해 주실 거죠?”

“농사꾼에서 중견기업 대표이사까지. 나름의 좋은 기획인 거 같네요. 동의해 드려야겠네요. 편집자님이 에디터랑 같이 한번 들어와 주십시오.”

***

그렇게 한국직업방송과 KTV와의 인터뷰를 했고, 여성 센스 같은 여러 잡지와도 인터뷰를 진행했다.

국영방송은 물론이고, 잡지 쪽도 거마비로 몇십만 원이 나갔는데, 한동욱은 실제 광고비를 집행했다면 10배 이상 나갔을 거라며 이득이라 했다.

그렇게 대충의 촬영과 인터뷰가 끝이 나자 성공적인 홍보 작업이었다고, 마케팅팀과 CS팀, 사무지원팀만 한우로 회식을 했다.

“여기가 가맹점으로 가입을 했는데, 매출이 나오지 않아서 일부러 여기로 회식 장소를 잡았습니다.”

CS팀의 김준환 팀장이 귀띔을 해줬는데, 매출이 나오지 않는 것은 사실, 어쩔 수가 없었다.

그리고, 소고기는 바로 구워 먹어야 맛있지, 구운 걸 배달해 먹는 것은 솔직히 아니었다.

“불고기나 고기가 들어간 전골 위주로 가는 배달 메뉴를 개발해 달라고 요청은 했는데, 아직은 그런 요청을 해도 가맹점들이 쉽게 따르지를 않습니다.”

“CS팀이 고생이 많네요.”

회식 자리라고 제대로 발동이 걸린 건지 김준환 팀장과 CS팀 직원들이 내 옆에 앉아서 입을 쉬지 않고 이야길 쏟아 냈다.

“영업팀이 가맹점 가입을 받을 때 치킨이나 분식류의 데이터를 보여주면서 영업을 하는데, 그 데이터와 일치 하기 힘든 고깃집이나 고가의 음식점들은 왜 매출이 나오지 않냐고, 저희에게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매일 전화 와서는 카테고리 상단에 노출되어야 주문이 들어오는데, 베너 광고비를 내야지 되는 거냐? 공짜로 안되냐고 매일 위에 올려달라는 업주도 있고 힘이 듭니다.”

“푸드 딜리버리 회사에서 회식을 할 때 가맹점에서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며, 가맹만 시키고 방치하냐고 하는 항의도 있습니다.”

CS팀의 애로사항 자랑 덕분에 다른 직원들은 열심히 고기를 구워 먹었다.

“일단, 가맹점주의 불만은 가맹해서 어플에 등록되면 주문이 쏟아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주문이 안 들어오니 불만이라는 거네.”

“네. 대표님. 솔직히 장사만 잘되면 불만을 토로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럼 이렇게 하자고. 아예 ‘회식데이’ 라고, 만들어서 우리 회사 직원들이 가맹점에 가서 회식을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한 팀장 이걸 언론사나 그런 곳에 광고 할 수 있을까? 뭐 그런 거 있잖아. 가맹점과의 상생 프로젝트 그런 좋은 이름으로 어때?”

“가능합니다. 다만, 그렇게 뉴스 한 꼭지에라도 나오려면 종편이든 뉴스 채널이든 광고를 팔아줘야 합니다.”

“예산이 문제구만. 광고 단가 한번 알아보고 올려봐. 광고 사주고, 우리가 원하는 걸 받아내자고.”

“넵.”

“그런데, 한 팀장은 왜 전에 다니던 문화상품권 회사를 그만둔 거야? 면접 때 못 물어봤네.”

“아, 그게 회식 때 술 먹고, 임원이랑 싸웠었습니다. 그래서 퇴사를 했었습니다. 다들 술잔 내려놓지 않아도 됩니다. 술 먹었다고 개가 되는 게 아니에요. 하하하.”

“그럼, 이제 한 팀장과 회식 할 때는 술을 같이 안 먹는 거로.”

“아니, 또 그건 아닌데요. 허허. 아참! 대학교에서 강연을 해 달라는 섭외가 오는데 어떠십니까?”

“강연? 그건 좀 아니지 않나? 강연은 좀 더 미루자고. 사실, 할 말도 없어. 운빨로 다 된 건데. 좀 더 안정화 되면 그때 생각해 보자고.”

“네. 그렇다면 창업의 기준점을 잡아주는 이미지로 요리쇼 가게가 제대로 먹히고 있고, 사장님의 롤 모델 만들기도 가장 어려운 초반이 넘어갔으니 이제는 감성 마케팅으로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감성?”

“네. 감성을 제대로 건드릴 수만 있다면 사실 뭔가 좀 부족해도 사람들이 선택을 해 줍니다. 감성 마케팅의 최강자인 애플의 경우네는 성능까지도 좋다 보니 전 세계의 프리미엄 핸드폰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감성으로 어필해서 뭔가 실수가 있어도 선택하게 만들자는 말이로군. 그럼, CS팀에서 이야기한 ‘회식데이’가 감성 마케팅이 될 것 같은데.”

“맞습니다. 가맹점에서 음식을 팔아 준다는 건 사실 예전에는 흔했고, 당연시되었습니다. 서로 매출을 올려줘야 한다는 그런 게 있었거든요.”

“그렇다면 회식데이를 하면서 ‘언더독(Underdog)’ 이미지를 우리에게 살짝 씌우는 건 어떨까?”

“누구와의 싸움에서 언더독 포지션을 잡는다는 말이십니까?”

“당연히 대기업으로 해야 하지 않겠어? 사실 마트만 해도 우리 스타 마트가 중소규모 마트로 빅4 마트에 대항하는 언더독 이미지잖아.”

“흐음. 그걸 어플에 그대로 들이대게 되면 치킨도 전국 체인점보다 지역 브랜드를 더 올려줘야 하는데, 그러면 매출에 문제가 바로 생기지 않겠습니까?”

“맞아. 전국구 프랜차이즈가 된 이유는 맛이나 서비스가 중간 이상은 간다는 것이니깐. 그리고 가장 많은 주문이 몰리는 브랜드들이고. 물론, 빠리 빵집 같은 대기업 횡포를 다 알고 있음에도 구매해 주는 소비자가 있으니 어쩔 수 없을 거야.”

“그러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방법으로 이미지만 챙기는 방향으로 하시겠다는 말입니까?”

“그래. 그거야. 지역의 요식업을 지원하고 도와준다는 언더독들을 위한 어플이라는 이미지를 어플에 씌우자고. 물론,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매장에 대한 차별은 당연히 없는 거고. 그런 이미지만 어떻게 가져오자는 거야.”

“아주 섬세한 작업을 해야 하겠군요. 지역 요식업을 위한 ‘회식데이’와 어플 상단에 하루에 5곳 정도를 노출 시켜주는 ‘투데이 가게’ 같은 것을 운영하면 될 것 같습니다.”

“투데이 가게?”

“네. 예전 ‘이웃싸이’ SNS에 보면 투데이 남녀로 해서 남자, 여자 1명씩 노출을 시켜줬습니다. 그러면 그날은 그 두 사람의 SNS에는 방문자가 터져 나갔었습니다.”

“아아, 기억나는군. 랜덤으로 뽑아 주었기에 자고 일어나니 투데이 남, 투데이 여가 되었다고 SNS 주인들은 난리가 났었지.”

“네. 그거처럼 투데이 가게를 5개 정도 해서 광고비나 그런 거 없이 노출 시켜주는 것입니다. 물론, 지역별로 나와야 하기에 접속 GPS나 등록 주소지에 따라 추천을 해줘야 하겠지요.”

“흠. 이건 개발팀도 같이 있어야 하겠네. 김민지 씨 내일 팀장급 회의를 오후 시간에 잡혀 있다고 팀장들에게 연락 다 해주세요. 이제 마케팅 관련 일은 전 부서 팀장급들 회의에서 한다고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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