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또 1등으로 유통재벌-129화 (129/203)

129. 제안. (2)

“1300곳의 뱅가드 마트를 통한 확장을 우선순위로 둔다라. 흠.”

스카이는 판다요원의 확장에 더 투자하기 위해서라는 임건호의 말에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의구심이 들었다.

갑자기 자금 유동성이 안 좋다고 이야길 하는 이유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혹시, 푸드 딜리버리가 은행에서 대출 받은 대출금의 만기가 도래한 것입니까?”

“응? 그런 대출 만기 같은 것은 없어. 내 나름의 자랑이 부채 0%의 회사라는 거야.”

“네? 대출이 없다고요? 차입금이 하나도 없다는 말입니까?”

스카이는 회사를 차입금 없이 운영해 왔다는 임건호의 말에 황당해서 말문이 막혔다.

“대출이나 부채가 아예 없이 이제까지 회사를 운영해 왔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게 가능한 겁니까?”

무차입 경영.

금융사에서 대출을 받지 않고 기업을 경영하는 방식을 말하는 것으로, 실질적으로 신생회사의 경우에는 거의 불가능한 경영 방식이었다.

오래된 전통적인 산업의 경우에는 기반이 단단하기에 현금운용에 문제가 없어 무차입 경영이 가능하지만, IT 업종은 그 반대였다.

IT 업종은 성장단계에서 기업이 무차입 경영을 고집한다면 투자금의 한계로 인해 초기 고성장의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IT 업종의 경우에는 초기에 투자와 대출을 최대한 받는 것이 미국에서도 기본이었다.

헌데, 한국과 동남아는 물론 중국까지 사업을 벌렸음에도 이제까지 무차입 경영을 해왔다는 것이 어이가 없으면서도 대단하다고 생각이 되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나는 게 있었다.

“설마, 대표님의 개인 재산까지 다 회사에 넣은 겁니까?”

동양. 특히 일본과 한국의 경우에는 회사의 자금과 경영자의 자금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고 섞여 사용되는 케이스가 많다는 것을 스카이도 경영 사례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중견 기업 이상으로 성장하게 된다면 자연스레 경영주의 재산과 기업의 재산을 분리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 당연했다.

헌데, 이제까지 그런 분리 작업도 없었고, 여전히 무차입으로 운영했다고 하니 경영주의 개인 돈과 회사의 돈이 얽혀들어 재무관리가 뒤엉켜 있을 것 같았다.

“나름 첨단 사업을 하고 있는데, 재무 쪽은 주먹구구식이었군요.”

스카이의 말에 찔렸다.

그리고 지금도 재무관리가 시스템으로 되지 않고, 중소기업 수준을 살짝 벗어난 주먹구구식 운영 방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법률이나 다른 분야의 전문가는 데려와서 고용했는데, 재무 전문가를 데려온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재무 전문가가 필요하다는걸 이제 깨닫게 되는군.”

“걱정 마십시오. 이제야 제 능력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스카이의 전공이 경영과 재무관리였다.

“우선, 대표님이 이야기한 것처럼 제 지분의 9%를 화룬 유한공사에 내놓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스카이는 말을 하다 괜히 뜸을 들여 말을 이었다.

“판다요원의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업공개를 위해 화룬 유한공사에 제 지분 9%를 넘기겠습니다. 상장 심사 통과에 화룬의 힘을 빌려 쓰기 위한 수단입니다.”

“중국 정부 쪽과 닿아 있는 화룬 유한공사의 힘을 빌려 상장한다는 거면 미국이 아니라 중국 상해증권거래소에 상장시키자고?”

“몇 년 전이었다면 상해증권거래소에 상장 시키는 게 맞았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상해 종합지수가 2009년에 비해 30%나 떨어져 있습니다. 해서 상해가 아닌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시키는 것이 최적의 조건일 겁니다.”

“홍콩에 상장이라. 기업공개를 해서 자금을 충당하겠다는 네 의견엔 나도 찬성을 해. 하지만, 판다요원이 이제 창업 1년이고, 흑자 전환도 몇 년은 불가능해 보인다는 거야. 그런 실적으로 홍콩증시에 상장이 가능하겠어?”

테슬라 정도의 미래 혁신 기업이라면 그 성장 동력을 보고 적자라도 상장을 시켜주겠지만, 중국에는 우리와 비슷한 유사한 업종의 배달 앱이 이미 존재하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1억 명, 2억 명의 회원을 가진 다른 업체들에 비한다면 우리의 존재감은 미약할 뿐이었다.

“상식적으로 안될 것 같은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흔히 말하는 중국의 ‘꽌시’인 겁니다. 이번엔 저를 한번 믿어 보십시오. 빠른 상장과 투자를 위해 제 지분 9%를 판 금액도 투자금으로 넣도록 하겠습니다. 달콤한 과실은 홍콩에 상장 된 이후 먹겠습니다.”

자신만만하게 이야길 하는 스카이의 모습에 믿음이 가긴 했지만, 과연 단기간에 홍콩증시 상장이 가능할까 싶었다.

물론, 이렇게 나선 스카이 덕분에 LT그룹과 화룬 유한공사 양측에 9%씩 지분을 팔 수 있었고, 540억을 판다요원에 투자할 수 있었기에 자금 유동성 문제는 금세 해결이 되었다.

그러면서 스카이의 말처럼 내 개인 돈과 회사의 자금을 분리하는 재무설계를 다시 해야 할 것 같았고, 전체적인 재무관리를 맡아줄 전문가의 필요성을 느꼈다.

***

투자 협정식에 LT 그룹의 사람과 화룬 유한공사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 서류에 서명을 했다.

기념 촬영 전에 스카이가 나서서 연설을 준비했다.

“...알리바바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되며 미국 증시 사상 최고의 자금조달을 이루어 냈다는 것을 다들 들으셨을 겁니다. 무려 250억 달러입니다. 위안화로 하면 무려 1700억 위안입니다.”

투자 협정식에 나서서 알리바바가 미국에서 자금조달을 이루어 냈다고 스카이는 열변을 토했다.

물론, LT 그룹 사람들이나 화룬 유한공사 사람들은 갑자기 무슨 뜬금없는 소리인가 싶었다.

“이렇게 미국에서 상장에 성공한 알리바바는 2007년 B2B 사업으로 홍콩증시에 상장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주가가 폭락하며 2012년에 상장폐지가 되었었지요.”

다들 리먼 사태로 인해 일어났던 금융위기로 고통을 받았었기에 그때는 참 어려웠지 하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작년 2013년에 알리바바가 다시 홍콩증시에 문을 두드렸지만, 상장되지 못했고, 결국 올해 2014년 뉴욕에 상장되며 대박이 났습니다. 제가 왜 이런 알리바바의 이야기를 꺼내었겠습니까?”

그제야,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하는 스카이의 연설에 사람들이 집중했다.

“우리 판다요원도 올해 안으로 홍콩증시에 기업공개를 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작년의 알리바바처럼 홍콩증시 상장이 거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거부 된다고 하더라도 내년 혹은 내 후년에 뉴욕으로의 상장을 노릴 것입니다.”

스카이의 기업공개를 하겠다는 선언에 화룬 유한공사의 사람들은 웃음을 지었고, LT 그룹 사람들은 뜬금없는 선언으로 여기면서 과연 상장될까 하는 염려를 했다.

“그러고 보니 들은 거 같군.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알리바바의 차등의결권 조항이 문제라고 상장을 받지 않았는데, 미국에서 대박을 터트리니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상장 요건을 대폭 낮추려고 한다는 말은 들은 것 같아.”

“나도 들었어. 알리바바 뉴욕 상장 이후로 홍콩 상장을 반대했던 이들이 해고되었고, IT 관련 첨단 기업들의 상장을 좀 더 쉽게 받아주겠다고 하더군.”

“하지만, 아무리 상장 심사가 느슨해 진다고 해도 2년도 안된 신생업체인데 상장이 되겠어?”

“올해는 안될 수도 있겠지만, 내년은 또 다를 수 있지.”

중국 화룬 유한공사 쪽의 사람들은 당장은 안 되겠지만, 충분히 상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어느 정도는 인정을 해줬다.

그리고 LT 그룹 사람들은 그런 화룬 쪽 사람들의 반응에 뭔가 대박이 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투자 협정식이 끝난 이후 스카이는 협정식에 불렀던 기자들에게 나름의(?) 접대를 했고, 화룬 유한공사가 투자했다는 것을 널리 알려 달라고 했다.

하지만, 다음날 신문의 경제면은 물론이고 바이두 포털의 뉴스에는 판다요원과 관련된 기사가 하나도 없었다.

아니, 기사는 있었겠지만, 다른 더 큰 화제가 있었기에 관심을 끌지 못했다.

***

신문의 경제면과 바이두 포털의 경제 뉴스에는 우리 판다요원의 투자 협정식 기사 대신에 텐센트가 투자했던 디엔핑이 생활 음식 관련한 앱 1위인 메이투안의 지분 25%를 인수한다는 기사가 올라와 있었다.

몇 개월 동안 소문만 돌던 메이투안과 디엔핑의 합병이 발표 된것이었다.

업계 1위인 메이투안과 업계 3~4위였던 디엔핑이 이제 같은 가족이라는 기사에 배달 대행 시장의 70%를 텐센트가 장악하게 되었다고 시장 변화에 관한 추가 기사들이 주르륵 올라오고 있었다.

그리고, 인수한 25%의 지분 금액이 205억 위안이라고 되어 있었기에 궁금했다.

“205억 위안이면 얼마야?”

“한국 돈으로 대략 4조 원입니다.”

“4조 원?”

계산기를 두드려 보니 0이 12개로 계산기에 다 찍히는 것도 힘들었다.

“부럽네.”

이 돈도 엄청났지만 발표 타이밍도 짜증 나게 했다.

“쌍놈들이 다음 주에 좀 발표하지. 완전히 우리 투자 협정식이 묻혔네.”

그리고, 후속으로 올라오는 경제 관련 기사들도 스카이가 정리를 해주었는데, 이런 후속 기사들은 마음에 들었다.

“메이투앙의 25% 지분이 4조 원의 가치로 평가 받았다는 것은 우리 판다요원에게도 좋은 신호입니다. 음식 배달 대행 시장의 가능성을 다들 높게 보고 있다는 반증이니깐요.”

그러고 보니 업계 1위의 가치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그 밑의 업체들 가치도 같이 올라갈 수 있는 것이었다.

“문제는 점유율입니다. 저 둘이 합쳐지며 70%대의 시장을 점유해 버리게 되었습니다.”

나는 물론이고 다들 점유율을 빼어올 수 있는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여기 보면 이 합작도 미리 준비가 되었는지 위챗 어플에서 바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고 홍보 기사가 나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마트에서 픽업하는 기능도 메이투안이 도입할 것 같습니다.”

“우리 장점을 그대로 도입한다는 거네. 다들 점유율을 가져올수 있는 좋은 방법 떠오르는 거 없어?”

“투자 받은 돈으로 다시 한류 콘서트를 유치하는 건 어떻습니까?”

스카이는 북경과 상해에서 성황리에 끝났던 한중 중한 우호 콘서트가 전국 방송에서 재방송 되며 가입자를 끌어주고 있었기에 다시 한번 콘서트를 해서 회원 수를 늘리자고 했다.

“좋긴 좋은데 너무 자주 하면 약발이 떨어지지 않을까?”

“이번에는 우호 콘서트가 아니라 중국인 멤버가 3명이나 있는 남자 아이돌 그룹 ECO의 중국 투어 콘서트를 우리가 주관하는 겁니다. 이번에 우호 콘서트에서 보니 인기가 장난 아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본 거 같습니다. 중국 내 팬클럽 회원만 2천만 명이 된다고 하던데, 그 젊은 층을 회원으로 유치할 수 있다면 10년 전부터 활동해온 고 연령층의 메이투안과는 다른 포지션을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우호 콘서트가 아닌 아이돌 그룹의 중국 투어 콘서트를 주관하는 거라면 성격이 다르기에 방송 송출은 안되더라도 회원 유치에는 좋을 것 같았다.

“투어 콘서트에 200억 정도를 투자해서 수익도 얻고, 회원 수도 늘리는 방안으로는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스카이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괜찮은 방법이라 찬성을 했다.

“좋아. 그럼 젊은 회원들을 최대한 유치해서 메이투안이 가지지 못한 회원 층의 결집을 만들어 특장점을 만들어 보자고.”

“저기, 회의 중 죄송한데 대표님을 찾는 전화가 왔는데요.”

나름 간부들의 회의 중에 뜬금없이 들어온 정윤이의 말에 뭔가 했다.

내 비서 일을 해주던 석건이가 말레이시아로 간 이후 큰 이모의 딸인 최정윤이 비서 일을 맡았는데, 개념이 없는 건가 싶었다가, 회의 중에 들어와 전달할 정도의 전화라면 뭔가 중요한 일이다 싶었다.

“누구 전화인데?”

“그게, 알리바바의 마윈이라고 하는데요.”

“마윈이라고? 앞짱구의 그 마윈이 맞아?”

“영상통화가 아니라 얼굴은 안 보이는데요. 알리바바의 마윈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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