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판 속 악녀의 호위기사가 되었다-181화 (후기) (181/181)

〈 181화 〉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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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꾸는 꿈이 하나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어렴풋이 꾸던 꿈이라 누가 알아줄지는 몰라도, 가끔은 누가 무시해도 여전히 가슴 속에 품고 있던 꿈이 하나 있었습니다.

마틴 루터 킹이 말했던 'I have a dream.'을 가슴 속에 품고 살았습니다.

설령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것과 의도는 다를 지언정, 꿈이란 것은 늘 저를 환상이란 세계를 마주하게 되는 좋은 친구였으니까요.

원피스의 티치가 말했듯이 사람의 꿈은 끝나지 않을 거라 믿었고, 그렇기에 제 방에는 소설을 끄적인 노트가 아직 꽂혀있습니다.

악녀호위는 제가 그저 망상으로만 가지고 있던 것을 소설로 끄집어낸 일종의 충동적인 산물이었습니다.

그냥 '아 이거 좋겠다' 하고 1편을 끄적였고, 1편을 쓰자마자 플룻도 없이 갈겨낸 것이 지금의 작품이었죠.

에반은 조금 더 어두운 캐릭터였고, 리제는 조금 더 비극적이었고, 아이린은 훨씬 더 불쌍한 캐릭터였습니다.

처음에 쓰던 걸 보다가 지금 보면...참 고칠 부분도 많이 보이고, 어쩌면 제가 조금이나마 발전했다는 걸 그렇게 확인하는 거겠죠.

제 아픈 손가락 같은 작품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장편 연재를 해본 글이고, 나름대로 구상이란 것을 해가며 썼습니다.

잘 쓴 순애라는 말도 들어봤고, 로맨스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비판을 받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때의 제가 지금의 저를 본다면 뭐라고 할까요.

아마 겨우 이것밖에 못해냈냐며 무어라 소리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완결을 냈음에도 아쉬움이 남는 건 아무래도 제 스스로 부족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겠죠.

더 잘 할 수 있는데, 더 재밌게 쓸 수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수도꼭지가 막힌 것처럼 나오지 않는 글에 해메기도 했고, 반드시 지키리라 다짐했던 목표는 어느덧 깨져 모래처럼 흩어졌습니다.

후련함보다도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 글인 것 같습니다.

조금 더 보기 편하게, 조금 더 로맨스라는 것이 와닿게.

제 경험을 살려보기도 하고, 나름대로 여러 매체에서 보았던 것들을 가져와 활용도 했는데.

아무래도 제가 조금 성급하게 글을 썼나 하는 생각이 어쩔 수 없이 들게 되더군요.

사실 다과회 이후 파트로는 거의 즉흥적으로 생각해서 만든 에피소드입니다. 떡밥을 전부 회수하긴 했지만, 그 과정또한 거의 즉흥적인 생각이었죠.

자기 전에 글을 생각하고, 새벽에 깨어나서 생각난 아이디어를 적고.

제 20년 인생에서 아마 가장 보람찼던 순간을 꼽아보자면, 저는 자신있게 이 6달의 시간을 꼽을 겁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감사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까지 따라와주신 독자 여러분이었습니다.

제가 순애라는 것을 계속 잡고 쓸 수 있는 원동력을 주신 여러분, 제가 작품에 애정을 갖고 노력할 수 있게 만들어주신 여러분.

후원해주시고, 저를 응원해주신 여러분 모두가 제겐 누구보다도 감사한 분들입니다.

에반과 아이린의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만, 여전히 여러분의 머릿속과 가슴속에 남아있기를 기원합니다.

바람처럼 왔다 가기는 싫어서, 가끔 순애라는 장르를 떠올릴 때면 제 이름이 떠올랐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기도 합니다.

앞으로 이런 순애 로맨스를 또 쓸지에 대해선 잘 모르겠습니다.

써보고 싶은 것도 있고, 노벨피아가 아닌 다른 곳에도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만나더라도 같은 르밀리옹일 테니, 서로 반갑게 인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감사했습니다.

그동안 로판 속 악녀의 호위기사를 읽어주신 독자님, 저를 응원해주신 pd님, 친구들, 부모님. 전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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