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그 뒤로 소라가 해방 이후의 역사를 간략하게 설명해주었다.
이 대화로 우주는 조금이나마 현실을 직시할 수 있었다. 그는 상당히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억지로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사람들의 옷차림과 상당히 발달해 있는 문명을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그리고 이렇게 된 이유는 아마도, 105년 전 해괴한 주문을 읊어대던 승려들 때문이라고 우주는 추측했다.
어쨌든, 삼십분에 걸친 긴 설명이 끝나고 나서 소라는 그제야 본론을 꺼냈다.
“우주 씨가 잡은 그 세 사람은 저희 회사 소속의 수라였습니다.”
우주는 고개만 작게 끄덕였다.
소라가 이어 말했다.
“김정철, 이상득, 유구인. 이 세 사람과 저희 회사는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관계였지만, 어느날부터 세사람은 계약을 이행하지 않고 연락을 끊은 뒤 잠적 했습니다. 그에 따라 저희 회사에서는 그 세사람을 경찰서에 신고해 지명 수배자 명단에 올렸고, 우주 씨 덕분에 그것이 해결된 상황입니다. 이해되시나요?”
잠자코 듣던 우주가 불쑥 물었다.
“수라가 뭐요?”
“수라는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자입니다.”
“신과 인간을?”
“네. 외국에서는 신과 만날 수 있도록 해주는 매개체인 BB(Bridge Builder) 혹은 판터펙스(Pontifex)라고도 불리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힌두교 용어를 사용해서 수라라고 호칭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보통 사람에 비해 신체 능력이 월등하답니다.”
그녀의 말을 듣고 나서 우주는 문득 떠오르는게 있었다.
‘그렇다면 혹시 나도 수라인가...?’
그리고 소라는 계속 말을 이었다.
“경찰측에서는 당신을 구속시킬 생각입니다. 신원이 확실했다면 벌써 풀려났을 일인데, 우주 씨가 신원이 불분명하여 되레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요.”
“난 무고하오. 백성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았소.”
“알고 있습니다.”
그녀가 대답하며 웃음을 지었는데, 그 미소가 왠지 포근하다.
“내가 어찌하면 좋겠소?”
“저만 믿으시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당신을?”
애당초 소라는 어떻게 자신의 정체를 알고 접근을 했을까?
우주는 그 점에 관해서 의문이 들었지만, 일단은 경찰서를 나가는게 급선무였다. 그녀를 믿고 자신의 운명을 맡기기로 했다.
조서실을 나온 소라는 그 길로 경찰서장을 만났다. 함께 차를 마시며 우주에 관한 이야기가 오고갔다.
“그는 개성 출생의 북한 주민입니다. 본명은 신우주. 나이 22세. 아, 그리고. 서장님 따님께서 저희 기업이 지원하는 성운 대학교에 다닌다고 들었습니다. 장학금은 잘 받고 있답니까?”
이후 경찰서장과 소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우주를 빼내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소라의 회사는 수라가 필요하다. 아니. 대한민국의 모든 회사가 수라가 필요했다. 이 시대 수라는 경쟁력이었고 한 명이라도 더 확보하는 것이 회사가 존재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
한 번에 세 명을 잃었는데 우연찮게 한 명이라도 얻은게 어딘가.
사실 이 당시만 해도 그녀는, 자신이 100여년 전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우주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 그럼에도 믿는척 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소라는 우주를 자신의 회사로 영입할 생각으로 다가갔고, 조서실에 들어서기 전 우주를 조사했던 형사들의 말을 바탕으로 단지 그에게 맞게 맞춰준 것 뿐이었다.
실로 무서운 여자다.
이윽고 경찰서 밖으로 빠져 나온 우주는 그 앞에서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던 식당 아주머니와 만났다.
“아구, 잘됐네 잘됐어. 못나오는지 알고 걱정했지 뭐야.”
“여태 안 가고 기다리고 계셨소?”
“총각이 나 때문에 고생하는데 내가 어떻게 가겠어. 형사님들께 좀 봐달라고 애원도 해가며 기다리고 있었지.”
도중에 소라가 끼어들었다. 그녀는 우주를 보며 말했다.
“전 회사일로 세종시에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내일 정오쯤 다시 찾아뵐테니 이걸 갖고 계십시오.”
그녀가 휴대폰을 건넸다.
“이게 뭐요?”
“이 시대에 전화기라고 불리는 겁니다. 자세한 사용법은 여기 계신 아주머니께 물어봐 주십시오. 그리고 아주머니.”
소라가 지갑을 꺼내서 만원짜리 10장을 아주머니에게 내밀었다.
“하룻밤만 잘 부탁드립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연락주시고요.”
“아이구 됐슈, 됐슈. 이런거 필요없응게 어여 가슈. 이 총각한테 신세졌는디 이런거 받음 사람이 아니지. 극진히 대접할텐게 걱정말고 갔다오슈.”
아주머니가 한사코 거절하자 소라는 지갑에 돈을 도로 넣었다.
그리고 우주에게 상냥하게 웃어보였다.
“내일 뵙겠습니다.”
“알겠소.”
그녀는 곧 경호원과 함께 차를 타고 떠났다.
경찰서 앞에는 우주와 아주머니만 남게 되었다.
“총각, 형사한테 들었는디 노숙자라며? 배우인줄 알았드니 직업은 없는겨?”
“직업이라... 지금은 직업이 없지만 한때는 독립투사였소.”
“독립투사? 오호호호. 총각은 참 농담도 잘하는구만.”
두 사람은 아주머니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주머니는 과부였다. 10평쯤 되는 원룸에서 혼자 6년을 살았단다.
“이 옷 줄테니 얼른 갈어 입어. 그 옷은 내가 빨아줄텐게.”
아주머니가 자신의 옷을 건네주며 말했다. 허름한 우주의 옷에서 심하게 냄새가 났다.
“그럼 실례하겠소.”
단 둘이 있는 방안에서 우주가 거리낌없이 바지를 끌어내렸다. 밖으로 드러난 흰 속옷바지를 보자 아주머니가 말했다.
“으메나. 그것도 엄청 드럽구만. 어여 벗어. 같이 빨자구.”
우주의 눈이 커졌다.
“이것도 벗으란 말이오? 속에 아무것도 안 입었소만.”
“에구, 괜찮은겨. 그냥 엄마라고 생각혀. 내 자식새끼 같은디 뭘 부끄러워하고 그려.”
“크음, 알겠소.”
우주가 뒤 돌아서서 속옷바지를 벗어내렸다. 탄탄하게 근육진 엉덩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덕분에 아주머니의 눈이 호강했다.
‘아이구야, 그놈 참 힘도 좋게 생겼네!’
그런 생각을 하다가 화끈 볼이 달아오른 아주머니는 욕실로 들어가 그의 옷을 세탁기에 넣고 빨았다.
그녀는 웅웅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세탁기 앞에서 남몰래 한숨을 지었다.
‘나이 먹고도 꼴에 계집이라구 사내 몸뚱아리 보고 그새 발정났는갑네. 으이구 이년아. 서방 없는게 웬수지.’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50대도 아니고 40대도 아닌 젊고 싱싱한 사내의 몸이 그녀의 애간장을 태웠다.
저녁에는 두 사람이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며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식사가 끝나갈 무렵, 술에 취한 아주머니가 먼저 추파를 보내오니 혈기왕성한 사내로서 못본척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우주도 취해 있었다. 그 어떤 말도 귓가에 들려오지 않을 만큼 취해 있었다. 술 한잔 하고 나니 세상의 모든 시름이 다 잊혀지는 것 같았다. 이렇게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있었던가? 잠을 자도 품속에 칼을 묻고 자야할 정도로 두 다리 뻗어 자본적이 없었다.
문득 눈 앞에 아른 거리는 것은 여성의 농익은 육체. 어느새 두 사람은 알몸으로 몸을 섞고 있었다. 살집은 제법 통통하지만 젖가슴이 출렁이는 광경과 아래에 달린 입구멍의 숨 쉬는 모습이 혼을 쏙 빼놓는 것 같았다.
그리고 색에 굶주린 중년의 여인은 계속 그의 불알과 우뚝 솟은 고추를 실컷 탐했다.
“총각 정말 대단하구먼. 이렇게 늠름하고 튼실한 물건은 처음 봐. 우리 죽은 서방보다도 더 길고 굵직한 것이 참으로 실하구먼. 또 어쩜 이리 단단할까.”
아주머니가 울퉁불퉁 힘줄이 서 있는 고추를 단숨에 입안에 물어 넣었다.
“으윽, 아, 아주머니이...”
절로 신음이 새어 나왔다.
귀두를 감싸고 들어오는 아주머니의 혀를 느끼며 작은 떨림이 곧 큰 흥분이 되었다.
동시에 죄책감도 들었다.
“잠, 잠만 자고 갈 뿐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일이 이렇게 되어 미안하오.”
“아니여 괜찮은겨 총각. 웁, 웁. 오늘 도와준 일이 있으니께. 이 아주매는 빚지고는 못 살어. 우웁. 웁. 총각 기분좋게 해주려고 이러는 거니께 안심하고 맡겨보더라고.”
아주머니의 입으로 첫 번째 사정을 하고 나서, 우주는 아주머니를 엎드리게 한 후 그 뒤로 가서 커다랗고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마주보았다.
조개에서 애액이 뚝뚝 떨어지며 이불을 적시고 있었다.
그는 빳빳해진 고추를 손으로 움켜잡고 젖은 조개속으로 과감하게 꾸욱 밀어넣었다. 질안이 널널한 것이 아주 잘 들어갔다.
“허억! 초, 총각!”
오랜만에 받아들인 사내의 고추는 정말로 진국이었다. 그 황홀감을 못이겨 아주머니가 이불을 꽉 움켜쥐었다.
“내, 내 보기에 초, 총각도 총각이지만, 총각의 거기야말로 진정한 독립투사구먼...!”
다음날. 두 사람은 아주머니의 집앞에서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신세 많이 졌소이다. 몸 건강히 잘지내시오.”
“나도 고마웠어 총각. 이 아주메가 생각나면 언제든 찾아와도 괜찮여. 밥도 주고 잠도 재워줄테니께.”
우주는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 이제 갈까요?”
어제와 같은 복장의 소라가 곁에 서 있었다.
우주는 곧 그녀의 차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안에서 소라가 물었다.
“이틀전 새벽 저희 회사 차가 공사장에서 발굴한 관 두 개를 싣고 가는 와중에 갑자기 관에서 사람이 뛰쳐 나왔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전 그 사람을 우주 씨라고 생각하는데, 맞습니까?”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고 내가 관에 실려 있기는 했었소.”
“아, 그렇군요.”
그녀는 애당초 우주가 100여년 전 사람인 것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자회사가 세종시 건설 현장에서 발견한 두 개의 관을 비롯해 우주의 말투나 행동, 옷차림, 그리고 가장 결정적이었던 것이 오늘 아침 e메일로 받은 한 장의 사진이었다.
일본의 다코오 가문에서 보내준 흑백사진에는 지금의 우주와 고스란히 빼다 박은 사람이 있었고, 옷차림마저 똑같았다.
그러니 어찌 믿지 않을 수 있겠는가.
소라는 자못 진지하게 생각하는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내 고개를 돌아보며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그때, 우주 씨 말고도 여성이 한명 더 있었다고 하던데, 그 여성은 지금 어딨는줄 아시고 계십니까?”
그와 동시였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옆으로 불쑥 다른 차가 따라 붙으며 사람의 형체가 나타났다.
무심코 창밖을 보고 있던 우주가 곧바로 인상을 찡그렸다.
“저 앙칼진 년!”
창쪽을 급히 손으로 가리키며 소라에게 소리쳤다.
“저 년이 바로 그 년이오!”
쿠로가네 료코. 그녀가 옆차의 본네트 위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서 나란히 달리던 차의 뒷좌석에 앉은 우주를 향해 일본도를 겨누고 있었다.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 신진루이!)”
어떻게 알고 끈질기게도 따라온 것인가!
우주는 료코를 보자마자 혈압이 끓어 올랐다.
달리는 차안에서 즉시 뒷좌석 문을 열어재꼈다.
당황한 소라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차문을 열어서 어쩌실려구요?”
“낭자는 염려 마시오! 저 계집이 노리는 것은 나뿐이외다! 내가 뛰어내리거든 그냥 갈길 가시오!”
“갈, 갈길 가다니요? 이봐요. 우린 서울로 가서 함께 할 일이 있습니다!”
이젠 우리 회사 소속 수라니까 본인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는 말을 급하게 하려고 했지만, 우주는 말을 다 듣지 않은 채 뒷좌석 문을 열고 즉시 몸을 날렸다.
차 밖으로 뛰어내린 우주를 보고 료코도 바로 차에서 뛰어내렸다. 그녀의 눈빛은 줄곧 우주만을 쫓고 있었다.
데굴데굴 구르다 일어서서 도망치는 그를 따라잡기 위해 전력을 다해 추격했다.
차안에서 소라는 골치 아프다는 시늉을 하며 머리를 흔들었다. 그녀는 운전석을 바라봤다.
“갓길 보이거든 차 세워.”
“알겠습니다. 본부장님.”
소라는 차 뒷유리를 통해 먼 곳을 바라보았다. 민둥산의 밋밋한 언덕을 날렵하게 뛰어올라가는 우주와 일본도를 쥐고 그 뒤를 쫓는 기모노 여자.
그 두 사람이 시야에서 빠르게 멀어져 갔다.
◆
우주는 길 없는 산길을 무작정 헤치며 내달렸다. 그는 나무가 빼곡한 지형을 찾고 있었다. 료코가 칼을 제대로 쓰지 못하도록 지형지물을 이용해 방해할 작정이었다.
“(도망치지마라 신진루이! 언제부터 겁쟁이가 됐지? 이 비겁한 녀석!)”
숲 속에 메아리치는 빈정 거림에 일일이 대꾸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저년은 그저 왜년. 왜놈과는 말조차도 섞기 싫었다.
그리고 100여년이 지난 이 나라에서 꼭 청산되야만 하는 과거 일본의 잔재.
우주는 이를 뿌득 갈았다.
'저 계집을 오늘 꼭 죽이고 말리라!'
자신의 숙명이라 여겼고 그것이 바로 나라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어느새 소나무가 빼곡히 들어찬 숲속에 들어섰다.
우주는 더는 주저하지 않았다. 눈앞의 소나무 기둥 두 개를 발판삼아 반원을 그리듯 날렵하게 뒤돌아 재끼면서, 바로 뒤까지 따라붙은 료코의 목을 향해 강한 발차기를 날렸다.
퍽!
“(으윽!)”
료코가 그것을 왼팔로 막아냈다. 체중을 실은 일격이라 그런지 충격이 상당했다.
“(이노옴... 신진루이...!)
그 직후 두 사람은 숲을 무대로 활기찬 공방을 주고 받았다.
비좁은 공간에서 칼을 휘둘러봐야 소나무 기둥에 찍히기만 할뿐 오히려 방해가되니 료코는 칼을 뽑지 못하였다. 그저 칼집으로 찌르거니 막거니 하면서 우주의 공격에 끌려가는 모양새였다.
뜻대로 되지 않자 답답함을 못이겨 료코가 먼저 격한 감정을 터뜨렸다.
“(네놈 때문에 내가 이꼴이 되어버렸다!)”
우주를 향한 증오심은 점점 극한으로 치달아 가며 그녀의 공격을 무디게 만들었다.
“(네놈만 아니었어도 일본에서 평범하게 살았을텐데!)”
“(그 주둥이 닥치거라!)”
이어 료코의 복부를 향해 우주의 강력한 돌려차기가 정통으로 꽂혔다.
“(쿠억!)”
료코가 나가 떨어지며 솔잎이 뒤섞인 땅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몇 번을 구르다 그대로 훌쩍 몸을 일으켜 세웠다. 한 손으로 자신의 배를 감싸며 아픔을 꾹 참았다.
역류한 피가 입 밖으로 새어 나오더니 턱을 타고 뚝뚝 흘러 내렸다.
“(네놈...!)”
료코는 입술에 묻은 피를 손등으로 닦으며 상당히 분한 표정으로 우주를 노려봤다.
그리고 그때까지 봉인해 두었던 명검, 손에 쥐고 있던 칼집에서 '세키가하라'를 비장하게 꺼내들었다.
“(기필코 죽여주마 신진루이!)”
살의로 부릅뜬 눈동자가 우주를 엄습했다. 동시에 내려친 칼날이 허공을 갈랐다. 다시 옆으로. 우주는 아슬아슬하게 회피. 그러나 가슴을 얕게 베였다.
칼을 쥔 그녀의 실력은 상당하다. 그 점을 우주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를 상대하기 위해서 억지로 검술을 익혀야만 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기에 이 장소를 싸움터로 정한 것이다.
그의 예상대로 얼마 안가 그녀의 칼이 무성한 잡초를 베고 나무 기둥을 여러 차례 날카롭게 베더니, 이내 잘려진 덤불 하나가 머리 위로 떨어지며 그녀의 시야를 단숨에 뒤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