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지스트 쉴드-13화 (13/285)

13화

우주는 다시 영웅에게 시선을 돌렸다.

“(전략) 이렇게 하는 것으로 하고. 자 이제, 신입 두 분 들어왔으니 각자 소개나 들어봅시다.”

곧바로 우주를 포함해 또래로 보이는 남자가 앞으로 불려 나갔다.

삭발한 남자가 먼저 자기소개를 했다.

“김일준 입니데이, 대구에서 왔고예, 이번에 정규 교육을 수료하고 동기들과 함께 새로 투입되씸더. 뭐 아즉 초짜니까 잘 봐주이소.”

소개하면서 수줍어했다.

“취미는 떡볶이 만드는 겁니데이. 마 은제 시간되모 집에 함 오이소 맛나게 해드릴께예.”

“나중에 분식점 차려도 되겠다야!”

“히히, 그럴 생각도 있씸더.”

일준은 고릴라 팀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일일이 대답을 해주고 나서 들어갔다.

이어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드디어 우주 차례가 되었다.

팀원들 속에 껴있던 수연이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소개 잘해~ 누나가 지켜보고 있어!”

“크음!”

우주는 애써 시선을 피하며 헛기침을 했다. 그리고 모두가 조용해지자 말했다.

“소생은 신우주라 하오.”

그는 이름만 밝히더니 더는 말을 안했다.

한동안 뻘쭘하게 서 있자, 그를 주목하고 있던 고릴라 팀원들이 각자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

“끝...?”

“저게 다 인가...?”

“......?”

잠자코 지켜보던 영웅이 다가와 물었다.

“소개는 끝인가?”

“그렇소만.”

갑자기 푸하하 하면서 사방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누군가 외쳤다.

“이봐, 집이 어디야?”

우주가 자신있게 대답했다.

“한양이오.”

“서울이 아니고 한양?”

“그렇소이다.”

당당하게 대답했지만 곧바로 아뿔사란 생각이 들었다. 낯선 사람들 앞에서 긴장한 나머지 지금이 21세기라는 사실을 망각했다.

“아, 아니. 서울이 맞소. 내 고향은 서울이오.”

또다시 누군가 외쳤다.

“취미는? 취미는 뭐야? 너도 떡볶이냐?”

우주는 무심코 대답했다.

“일본 앞잡이들 때려 죽이는거요.”

그 말에 순식간에 장내가 썰렁해졌다. 모두가 멍한 표정으로 우주를 바라봤다.

우주는 또 한 번 아차 싶었다.

“실, 실수 였소이다. 취미는 집에서 상식 백과 보는거요.”

착실하고 멋있게 소개를 해보이겠다는 본의와 다르게 우주는 아쉽게도 4차원 같은 녀석으로 낙인찍혀 버렸다.

출발 전, 영웅은 우주를 데리고 광장 중앙으로 나왔다. 그는 원통형 기둥에 세워진 사각형 모양의 거대한 전광판을 가리켰다.

그 전광판에는 각 기업 색깔별로 소속 수라의 이름이 써져 있었다.

“저것은 연봉이라는 걸세.”

“연봉이 뭐요?”

“1년 동안 받는 봉급의 총액을 말하지.”

경험 많은 노장 냄새를 풀풀 풍기는 영웅은 느긋하게 팔짱을 끼고 말을 이었다.

“아까 김철수 과장한테 들었다네. 자네는 3주 교육이 전부라서 저것에 관해 잘모를텐데, 레지스트 쉴드로 들어가면 그 활약 정도에 따라서 연봉이 수시로 책정된다네. 잘하면 플러스가 되고 못하면 마이너스가 되지. 만약 중간이라면 변화는 없고.”

그러면서 붉은색 슈트를 입은 한 집단을 가리켰다.

김수희가 속한 그 집단이다.

“저기 맨앞에 나온 녀석이 사막여우 팀장인데, 현재 연봉이 470억으로 대한민국 수라 중에서 가장 비싸지. 그만큼 능력도 좋은 녀석이야. 그리고 여배우 김수희라고 아는가?"

“얼굴은 본적이 있소.”

“유명하니 잘알테지. 김수희도 저 팀에 속해 있는데 연봉이 280억이라네. 유명세가 있어서 그런지 여자치고 엄청나게 잘받는 편이야. 배우 생활하면서 버는 돈에 연봉까지 합하면 한 해 500억은 가뿐히 넘겠지? 아이쿠, 부러워라.”

영웅은 가벼운 농담을 하면서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우주가 물었다.

“대장은 몸값이 얼마요?”

“나? 나는 저길 보면 알지.”

그가 손으로 가리킨대로 전광판을 바라봤다.

“우선 색으로 회사를 찾고, 그다음 팀명을 찾게나. 팀명을 찾으면 개인 번호를 보고. 보이나?”

그가 시킨대로 수많은 이름이 빽빽하게 써진 전광판에서 시선을 위로 올렸다, 아래로 내렸다, 좌로 굴리고, 우로 굴리고 왔다갔다 하며 마침내 찾아냈다.

[차영웅 : 350억]

우주가 탄성을 자아냈다.

“오, 대단하오!”

영웅이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피식 웃는다.

“자네도 할 수 있네. 그리고 여담이지만 아까 자네한테 장난치던 수연 씨가 90억, 태평이가 80억이지. 음, 그리고... 아, 그렇지. 자네 몸값과 그 김일준이란 친구는 얼마로 책정되었나 한번 볼까?”

두 사람은 나란히 전광판을 들여다 보았다.

[신우주 : 5천 만원]

[김일준 : 2억]

영웅이 껄껄 웃었다.

“역시 자네는 3주 교육이 전부라서 그런가 6개월치 교육을 받은 사람하고 몸값이 차이가 꽤 크구만. 앞으로 열심히해서 쭉쭉 올려보게나.”

고릴라 팀은 출발 준비를 마치고 전원 백공 트럭에 탑승했다.

차량은 총 2대가 동원됐으며, 첫번째 차량에는 운전병과 영웅이 앞좌석에 나란히 앉았고, 나머지 13명의 팀원들은 화물칸 중앙을 비워놓고 양쪽에 길게 놓인 의자에 6, 7명씩 서로 얼굴을 맞대고 앉았다.

두번째 차량에는 운전병만 탑승해서 그 뒤를 따랐다.

이윽고 정부에서 파견나온 전방주둔지 관리 병사들의 수신호에 의해 백공 트럭이 출발하면서 20미터 높이의 철제문을 통과했다.

밤 8시가 넘어 어둠이 내려앉았다.

백공 트럭은 4차선 도로를 달렸다. 의자가 좁아서 그런지 차가 덜컹 거릴때마다 서로의 무릎이 부딪혔다.

전방주둔지와 레지스트 쉴드와의 거리는 2km였다.

레지스트 쉴드와 점점 가까워지면서 우주는 더욱 긴장이 됐다.

진입을 위한 출입문 따위는 없어서 반투명한 보호막을 그대로 뚫고 가는듯 싶었다.

보호막을 통과할즈음이었다.

‘오라버니!’

레지스트 쉴드를 통과하는 순간, 어디선가 갑자기 환청이 들려 왔다.

그 익숙한 목소리를 듣자마자 우주는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막내?”

저도 모르게 벌떡 일어섰다.

“막내야! 어딨니! 막내야! 오라비다!”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허공에 대고 크게 소리쳤다. 그러나 보이는 것은 어둑어둑한 산과 들판. 달리는 백공 트럭의 소음뿐.

빠르게 지나치는 풍경속에서 사람을 찾는다는 것부터 웃긴 일이다.

팀원들이 진정하라며 그를 다시 앉혔다.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을 보고 다들 이상하게 생각하는 듯 수근숙닥거렸다.

하지만 레지스트 쉴드에 투입되는 수라 중, 조폭이나 마약중독자도 더러 있었다. 일반인과 다른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자주봐온 까닭에, 모두가 우주의 행동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저 미친놈이 하나 더 왔나 싶었을 것이다.

우주는 내심 복잡한 표정으로 의자에 등을 기댔다.

‘정신차려 신우주. 막내가 살아있을 리가 없잖아!’

문득 우측 옆자리에 앉아있던 수연이 말을 걸어왔다.

“너 피곤해 보여.”

우주는 수연을 힐끔 보았다. 생글 웃음을 짓고 다정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하나도 안 피곤하오.”

그는 무시하듯이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렸다.

그러자 그녀가 달래듯 우주의 한쪽 무릎을 어루만졌다. 따스한 체온이 느껴졌다.

우주는 그녀를 보며 정색을 했다.

“뭐하는 거요? 당장 손치우시오.”

“최근 힘든 일 겪고 있지 않아?”

“그런 일은 전혀 없소만.”

우주가 잘라 말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녀는 더욱 다정다감한 목소리로 다가왔다.

“그런거 있잖아. 내 힘으로 감당하지 못할 일을 당해서 지치고 힘든 거. 마치 세상에 나 혼자만 남겨진 것처럼 외롭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지금 네 표정이 딱 그거야.”

기막힌 우연인지는 몰라도 그녀가 정곡을 찔렀다.

우주의 시선이 천천히 그녀의 얼굴을 바라봤다.

수연이 포근한 미소로 응했다.

“누나 말이 맞지?”

“별로...”

“그럼 왜 그런 표정을 짓는거니?”

“......”

“숨기지 말고 이 누나에게 전부 말해봐. 다 들어줄테니까.”

“난 할말이 없...”

문득 우주는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맞은편을 보니 남자들이 침을 꼴깍 삼키며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의 시선이 닿는 곳은 옆자리 수연이었다.

슈트를 입은 그녀는 우월한 몸매를 과시했다. 가슴의 굴곡과 힙라인이 여과없이 드러나는 슈트 복장은 자연스레 남심을 끌어당겼으며 말그대로 육감적이었다. 백공 트럭을 타고 가는 동안 좋은 눈요기거리가 된셈이다.

“침이라도 닦아줄까? 이 새끼들아.”

그녀가 날카롭게 쏘아붙이자 다들 깜짝 놀라 딴곳을 보는척 시선을 회피했다.

수연이 다시 포근한 눈길로 우주를 바라봤다. 슬며시 그의 한 손을 잡더니 자신의 가슴쪽으로 이끌었다.

말랑말랑하면서 통통한 젖가슴이 느껴졌다.

“어때? 마음이 좀 편안해지는 것 같지 않니?”

수연의 과감한 행동에 우주는 안절부절못하며 손에서 식은땀이 나는 것 같았다. 스스로 손을 뺄 수 있음에도 그 감촉에서 헤어나오질 못했다.

“소, 손 놓으시오.”

“힘든 일이 있거든 혼자 애쓰지 말고 앞으로 누나한테 말해줘. 같이 고민하고 노력해줄 테니까.”

“싫, 싫소.”

가슴을 비비던 손을 재빨리 빼버렸다. 그러면서 요즘 여성들은 정말로 도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음!”

우주는 아무일도 없었던척 헛기침을 크게 한뒤, 앉은 채로 팔짱을 끼며 등을 편히 기대고 눈을 감았다.

“난 잠이나 잘테오. 더는 방해하지 마시오.”

하지만 수연이 계속 야릇한 목소리로 말을 건네왔다.

“누나 가슴 어땠어? 혹시나 젖이 생각나거든 언제든 말해. 다 커서 젖먹는다고 부끄러워할 필욘 없어.”

그게 귀에 콕콕 쑤셔박혔다. 고추가 약간 발기가 될 정도로 묘하게 흥분되었다.

‘여성이란 참으로 악마와 같은 존재로다...’

반면에 이런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아 그녀의 목소리가 참 얄궂게도 들렸다.

더 우습게 보이기 전에 한시라도 빨리 눈을 붙일 생각이었다.

애써 양을 세가면서 눈을 감고 있는데, 이번에는 애써 마음을 간추리며 눈만 감고 있는데, 좌측 옆자리에서 콕콕 어깨를 찔렀다.

“저, 저기.”

눈을 슬쩍 떠보니 새파랗게 박박 깎은 일준이 자신을 부르고 있었다.

“왜 그러시오?”

“니는 긴장 안데나?”

“임무 말이오?”

“응, 글타.”

일준이 자신의 동기라서 그런지 우주는 어쩐지 친근한 기분이 들었다. 그에게는 말상대를 해주기로했다.

“긴장이야 익숙하오. 다만...”

“다만 몬데?”

‘이 넓은 곳에서 여동생의 무덤을 찾을 수 있을지가 걱정이오’ 라고 말하려던 것을 꾹 닫았다.

“아니외다. 미안하오.”

아주 잠깐이었지만, 우주의 눈빛에서 무언가 아득한 기억을 엿본 일준은 더는 물어보지 않았다.

누구나 말할 수 없는 비밀이야 있겠지.

일준이 미소를 짓고 말했다.

“돼따마~ 뭐 인자 만날 볼낀데, 또 친구 아이가. 잘 부탁 한데이~”

나름 구수하고 듣기 좋은 목소리였다. 우주는 왠지 안심이되는 것 같다.

“나도 잘부탁하오. 많이 친해집시다.”

이곳에서 만난 사람 중에서 유일하게 말이 통할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머리를 삭발한걸 보니 혹시 학생이오?”

“학생은 아이다. 내는 고졸 아이가. 졸업하자마자 수라가 되뿌가 바로 제네틱스에 드가따. 니는? 니는 대학생이가?”

“소생은 대학교를 가본적이 없소.”

“아따 이새끼 나랑 완전 같구마. 통하는게 있다카이.”

두 사람은 기운찬 악수를 나누었다.

그런 뒤 일준이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입가에서 웃음이 천천히 사그라 들었다.

“내한테 여동생이 하나 있데이.”

쓸쓸함에 젖은 목소리로 그렇게 운을 뗐다.

“못난 내를 믿어주고 마이 사랑해주는 예쁜 아 아이가, 근데 가가 몹쓸 병에 걸려 뿌가 챙기줄 사람이 내밖에 음다.”

"부모님은 안계시오?"

“엄니는 내 얼라때 나가뿌고, 아부지는 만날 술만 처묵다가 저세상 가뿌다. 피붙이라곤 둘 뿐인기라. 니는 형제 음나?”

우주는 잠시 뜸을 들이다 대답했다.

“여동생이 하나 있었는데, 지금은 통 소식을 모르오.”

“가출했나?”

“그건 아니오.”

“생이별?”

우주는 대답없이 수통을 꺼내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시선이 점점 바닥으로 향했다.

일준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본께 니도 참 속시럽데이. 내사마 다 안다. 내 같은 경우엔 우리 여동생, 금마는 몰라. 지 병이 안나을지도 모린다는거. 내사마 맘 같아서는 큰 병원이라도 델다놓고, 간병인 하나 붙여주고 싶지만. 그기 안되는거 아이까 지도 걍 참고 있는기라.”

“제네틱스에서 돈이 나오지 않소?”

“교육생 지원금 월 400만원? 텍도 없다. 희귀병이라 검사비랑 입원비랑 다 하모 한달에 4,000이 넘어삔다. 인자는 돈 없는게 죄다.”

일준은 또다시 한숨을 쉬고나서, 다시 밝은 미래를 떠올리듯 미소를 지었다.

“여서 돈 벌어가 미국으로 갈끼다. 그래가 아 병도 고쳐주고, 집도 사고 마! 때깔나게 산다 아이가. 그라고 살다가 시집간다 카믄 보내주고, 공부 더한다 카믄 학교 보내주고, 그기 내 꿈이데이. 봐라!~ 끝내준다 아이가 멋찌지 않나?”

우주가 손을 맞잡아주었다.

“꼭 그러길 바라겠소.”

일준이 고개를 힘껏 끄덕인다.

그가 이어서 말했다.

“가가 젤 좋아하는게 떡볶이다. 그래가 나가 떡볶이 하나는 끼통차다 아이가. 내 이레보면 안그랄꺼 같은데 그쟈?”

“호오. 그런 사연이 있었소이까.”

두 사람이 허물없이 대화를 주고 받는 동안, 고릴라 팀은 뒤따라오던 백공트럭을 공터에 주차시키고 운전병을 이쪽 차량으로 옮겨타게했다.

그리고 얼마안가 돌연변이 생물이 서식하는 곳에 마침내 다달았다.

“저기 한마리 뛰어옵니다!”

“다들 준비해! 자는 인원도 깨워!”

“일어나, 일어나!”

“으응, 뭔데? 도착했어?”

세상 모르게 곤히 잠들었던 태평은, 덜깬 눈을 비비며 차량 뒤쪽을 바라보았다.

길이 4미터는 족히 돼보이는 거대한 멧돼지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힘차게 뛰쫓아오고 있었다.

“아직 한마리입니다!”

“더 모으자! 계속 달려! 더, 더!”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난 팀원들이 신이난듯 소리쳤다.

이어 각자 자신이 들고온 무기에 탄창을 끼워 넣기 시작했고, 어떤 이는 화물칸 끝에 기관총의 받침대를 설치했다.

“두 마리 더 붙었습니다!”

백공트럭은 속도를 더욱 높이며 들판을 지그재그로 달리고 있었다. 운전병은 핸들을 마구 꺾으며 장애물을 피하거나 유턴을 해서 다시 뒤로 돌아가거나 기막힌 운전 솜씨를 선보였다.

“저쪽에서 한 마리 또 뛰어옵니다!”

이번에는 커다란 송곳니를 달고 있는 살쾡이과 짐승 같았다. 그 머리 크기도 어마어마해서 턱에서 이마까지 1m는 돼보였다.

고릴라 팀은 돌연변이 짐승을 한번에 몰아서 사냥할 생각이었다.

이런 상황에, 차체가 심하게 흔들리고 덜컹거리는 까닭에 우주는 어지러워서 멀미가 날것 같았다. 매일 말만 타고 다니던 그가 차를 처음 타봤으니 당연했다.

그와 달리 다른 팀원들은 이것이 마치 즐거운 놀이라도 되는양 실컷 떠들어댔다.

“오, 오! 닿겠다! 오! 너무 붙었어 씨발! 죽여야 되는거 아냐? 이러다 트럭 뒤집히겠어!”

“나와 보시게!”

어느새 화물칸에 올라탄 영웅이 입에 담배를 물고 더블바렐 샷건을 조준했다.

철컥.

퍼엉!

바로 뒤까지 쫓아왔던 거대 멧돼지가 머리가 터지면서 고꾸라졌다.

거센 바람에 짧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태평이 크게 외쳤다.

“형님 언제 할거요! 지금 여섯 마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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