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화
“감독님, 뮤직비디오 찍어요?”
“음?”
조현상 감독은 멍한 얼굴로 옆을 돌아봤다.
그는 이내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 한 본부장님.”
옆에는 한소민이 웃으며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그녀가 턱짓으로 중앙 무대를 가리켰다.
그러자 조현상 감독이 벌떡 일어서며 외쳤다.
“아참참, 컷!”
곧바로 현란한 조명과 시끄러운 음악이 사라지고 실내에는 환한 불이 켜졌다.
“10분 쉬고 합시다!”
춤을 추던 사람들이 일제히 동작을 멈추고 저마다 팔과 다리를 주무르며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우주도 얼른 현아를 감싸 안았던 팔을 풀었다.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닦아냈다.
“휴~”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감독의 조언이 있었다지만, 색기를 한껏 발산하는 젊은 여성을 눈앞에 두고 혈기왕성한 몸으로 감당해 내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손에는 젖가슴을 스쳤던 감촉이 아직 남아있고, 고추는 그녀가 엉덩이로 하도 비벼서인지 약간 얼얼하면서도 묵직해지려는 기분이 들었다.
떠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우주는 저도 모르게 집에 있는 료코를 떠올렸다.
그러고는 침을 꼴깍 삼켰다.
“엇! 현아 씨 조심하세요!”
스태프 중 누군가가 다급하게 외쳤다.
“어, 어어?”
현아는 몇 걸음 내딛더니 순간 다리 힘이 풀린 것처럼 제자리에 꽈당 주저 앉았다.
곁에 있던 우주가 재빨리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귀가 새빨개져서는 손을 잡지 않았다. 조금 분한 투로 이를 악물기만 했다. 그리고 수치심이라도 느꼈는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우주를 노려보았다. 손을 내민게 뻘쭘해질 정도로 우주는 당혹스러웠다.
한달음에 달려온 매니저가 그녀를 부축해 대기실로 데려갔다. 현아는 대기실로 들어오자마자 멤버들 앞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분해 진짜! 흑흑...”
“언니 왜 넘어졌어요?”
“다리 괜찮아요?”
“혹시 신우주가 밀었어?”
현아는 입을 꾹 다물었다. 춤추는 내내 우주에게 이끌렸고, 야릇한 분위기에 가슴이 녹아내렸다고는 절대로 말못했다.
실내는 열기로 후끈했다. 두 대의 에어콘이 가동되고 있음에도 조금 전 우주와 현아의 춤을 숨 죽이며 지켜보던 스태프와 엑스트라들의 체온으로 넓은 공간이 뜨겁게 달구어져 있었다.
“우주 씨 춤 실력이 진짜 장난 아니네. 언제 춤 배운적 있어요?”
철수가 낄낄 웃으며 시원한 물병을 건넸다. 의자에 앉으면서 우주가 받았다.
“과찬이오. 난 단지 알려주는대로 했을 뿐이오.”
“고개.”
강민이 위로 고갯짓 했다. 우주가 살짝 고개를 들자 옷깃을 바로 잡아준다.
약간 떨어진 앞쪽에서는 조현상 감독이 음료수에 빨대를 꽂고 빨아가며 스태프들을 데리고 찍은 필름을 쭉 훑어보는 중이다. 영상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자기들끼리 뭐가 그리 즐거운지 서로 히히덕 거리며 다음 촬영에 관한 대화를 주고받느라 여념이 없다.
“안봐도 이번 오딧세이X는 히트치겠네요.”
문득 한 여성이 그녀의 여성 경호원과 함께 다가왔다.
우주와 철수, 강민이 일제히 시선을 돌렸다.
“마케팅을 해본 경험자로서의 감이랄까, 안녕하세요 신우주 씨?"
그녀가 생긋 웃어보였다.
“신라그룹의 한소민 본부장님...?”
철수가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간을 살짝 좁히며 우주와 소민 사이에 끼어들었다.
“신라그룹이 여긴 왜 온거죠? 우주 씨는 안됩니다. 만나실 수 없습니다.”
그가 단호하게 말하자 소민이 웃어보였다.
“그렇게 경계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현아 씨 일로 잠시 들렸다가 마침 우주 씨도 계신다길래 인사나 할겸 온거니까요. 안그래도 요즘 대스타라서 한번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그녀는 옆으로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앉아있는 우주를 쳐다봤다.
“잠시면 되는데 인사조차 나눌 수 없을까요?”
두 사람은 따로 밖으로 나왔다. 건물 5층에 마련된 야외 휴게실이었다.
우주는 그녀가 건네는 자판기 커피를 마셨다. 그녀는 세련된 외모와 달리 동전 지갑도 갖고 다니고 의외로 털털한 면이 있어 보였다.
“우주 씨의 옷차림이 멋지다 보니까 왠지 제가 나이들어보이네요. 아니 실제로도 제가 누난가요?”
그녀가 가볍게 농담삼아 말을 건넸다. 소민은 정장 차림이었다.
우주는 대답을 고르다 입을 열었다.
“한소라와 한소민. 혹시 두 분 관계가 있소?”
“자매처럼 이름이 비슷하죠? 그런데 자매는 아니고 서로 사촌지간입니다.”
“아~”
하면서 우주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어쩐지 두 사람의 외모가 닮았다는 기분이 처음부터 있었다.
하나, 소라는 완벽한 도시 여성 이미지에 차갑다는 인상을 줬다면, 소민은 약간 처진 눈꼬리 때문인지 조금은 더 편안하고 순해보인달까. 그녀는 여왕 아닌 공주였다.
“거기없어?”
“없습니다!”
갑자기 소란스러운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건물 1층 입구쪽이다.
제네틱스 경호원들이 소민과 함께 사라진 우주를 찾아다니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난간 아래를 내려다보며 소민이 말했다.
“설마 했지만 역시나 감시가 심하네요.”
우주는 경호원들이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조금은 충격이랄까. 소라에게 한방 먹은 기분이다.
뒤이어서 잠가놓았던 5층 휴게실 철문까지 누군가 급하게 쿵쿵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문앞에는 소민의 여성 경호원이 부동자세로 자리를 지키는 중이었다.
“아쉽지만 시간이 없으니 빨리 이야기 해야겠네요.”
그녀가 정장 상의 주머니에서 쪽지를 하나 꺼내 우주에게 건넸다.
그는 조심스레 받아들었다.
“이게 뭐요?”
“제 연락처입니다.”
“스카웃이라면 아직 생각 없소이다.”
의표를 찔렸는지 소민이 웃었다. 내색은 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스카웃 이야기라기보다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다른 이야기?”
“차영웅의 고릴라 팀이 전멸하던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소라가 말해주던가요?”
우주는 살살 고개를 저었다.
“역시 그랬군요. 혹시나 알고 싶으시면 연락 주세요. 제가 아는 범위에서 전부 말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제가 묻고 싶은 것도 있구요.”
“나한테 묻고 싶은 게 있소?”
“네.”
소민은 가볍게 대답하고는 철문 쪽으로 걸어갔다.
여성 경호원이 철컹하고 잠긴 문을 열자, 안에서 순간 경호원 세 사람이 튀어나오며 바닥에 고꾸라졌다.
소민이 쓰러진 그들을 내려다보며 한번 픽 웃고는 층을 내려가기 전 뒤를 돌아봤다.
“사인 고마워요. 잘 간직 할게요.”
그녀는 유유히 떠났다.
◆
연예계는 정말로 에너지가 팔팔 넘치는 그런 곳이었다.
우주에게 그것은 활력을 말한다기보다 색(色)에 더 가까웠다. 전국에서 잘나간다는 선남선녀가 모여서 각양각색 매력을 뽐내고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섹스 어필을 하는 곳이 바로 연예계. 우주는 촬영이 끝나고 나서도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였다.
귀가하는 차안에서는 오늘 촬영장에서 만났던 여성들의 옷차림이 내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특히 상대 역을 맡은 박현아의 몸매가.
하지만 그리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 집에가서 자위로 일발빼면 사라질 단기적인 충동이었다. 그러나 집에 누가 있는가. 료코가 있다. 료코 앞에서 자위를 하라고? 어림 없는 일이다. 죽어도 못한다.
“(주인님이 오시길 목놓아 기다리고 있었사옵니다.)”
여느때처럼 료코는 현관에서 절을하며 반겨주었다.
우주는 급하게 신발을 벗고 그녀를 거칠게 일으켜 세웠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료코가 사뭇 당황한 표정을 지었으나 우주는 개의치 않았다. 그 어느때보다 왕성한 성욕이 그를 휘감고 있었다.
이성따위 날려버린지 이미 오래.
우주는 무작정 그녀를 침대로 끌고갔다.
“(주, 주인님!)”
료코는 평소의 우주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의 몸짓은 격앙되어 있었고, 눈빛이 불같은 정욕으로 게슴츠레했으며, 성숙한 여성의 육체가 그 감정을 진정 시켜 주기를 바라는 것만 같았다.
료코는 어차피 이런 날이 올거란 것을 예상했고, 내심 기다리며 각오했다. 굶주린 사내의 성욕을 해소하는 것은 남성이 지배하던 전국시대를 살았던 일본 여성들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자 여성이 살기 험난한 시대에서 살아 남고자했던 가련한 몸부림. 그녀는 침대에 차분히 누운 채 살며시 눈을 감았다.
“(소녀. 부끄럽사옵니다. 불을 꺼주시면...)”
료코의 옷을 거칠게 벗기던 손짓이 멈추었다.
우주는 일어나서 전등을 껐다. 그는 다시 료코를 덮쳤다.
료코는 오늘에서야 비로소 처녀를 상실한다는 두려움에 몸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마침내 속옷까지 전부 벗겨지고 그도 옷을 벗었다. 그리고 알몸인 채로 서로를 끌어 안았다.
우주는 어둠속에서 말없이 그녀의 몸을 더듬었다. 입술을 덮치고 두 손으로 부드럽게 젖가슴을 감쌌다. 밥공기만한 젖가슴이 탱탱하게 부풀어서는 덩실덩실 출렁거렸다.
료코는 뻣뻣하게 굳어진 그의 고추를 잡았다. 그것은 굵은 힘줄이 무섭도록 튀어 올라와 있었으며 무쇠보다 단단한 강직도를 자랑하며 그녀를 원하고 있었다. 언젠가 저녁 식사때 손질했던 굵은 가지보다 크기가 더 했으면 더 했지 못하지는 않았다.
두 남녀는 사랑 아닌 사랑을 나누기 시작했고, 욕정에 이끌린 탐닉이 지속될수록 우주의 손놀림에 맞추어 그녀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료코는 몸을 비틀며 고양이처럼 소리를 내질렀다.
우주는 애무를 적당히 마무리짓고 이제 삽입할 생각에 그녀의 자세를 바꾸었다. 허리를 숙이며 엉덩이를 내밀게 했다.
순간, 풍만한 엉덩이가 둘로 갈라지면서 꿀같은 허벅지 사이로 그녀의 까만 숲과 조갯살이 얼굴을 빼꼼히 내밀었다. 누구도 본적 없는 신비로운 그곳을 우주는 뒤에 앉아서 관망했다. 아무나 쉽게 먹을 수 없는 분홍빛 조갯살은 입술을 꼭 다문 채 흘러 나오는 물기로 번들거렸다.
“(조센징에게 당해서 수치스럽냐?)”
우주가 돌발적으로 물어왔다.
료코는 요동치는 가슴을 손으로 누르며, 애써 숨을 고르고 대답했다.
“(아니. 그보다 가슴과 그곳이 너무 뜨거워. 목도 마르고 심장이 쿵쿵 뛰는데도 계속 하고 싶고, 무섭고 두렵지만 네 고추를 넣어보고도 싶어.)”
“(섹스는 해본적이 없다고 했지?)”
“(그래.)”
“(처음에는 아프겠지만, 나한테 널 열어. 오늘밤 기쁘게 해줄테니까.)”
“(그렇게 하면 너도 기분 좋아지는 거야?)”
“(당연하지. 혹시 처음이라서 사내를 기쁘게 하지 못할까봐 걱정돼?)”
“(사내라서가 아니라 주인님이라서 만족시켜줄 뿐이야. 앞으로 매일 밤일도 책임져야 하는데 제대로 못하면...)”
“(쫓겨날까봐?)”
“(닥쳐.)”
료코가 벽을 보며 엎드린 자세로 새침하게 대꾸했다.
뒤에 있는 우주에게 엉덩이를 발랑 까놓고 있기에 그녀의 두 볼에는 홍조가 떠올랐다.
“음...”
우주는 잠시 조갯살을 빤히 보며 생각했다. 경험이 없는 그녀를 덜 아프게 하려면 가슴을 크게 애태운 뒤 달아오른 몸이 환희를 만끽하도록 현란한 애무를 난사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살이 통통 오른 조갯살이 입술을 활짝 열고 반겨줄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섬세함과 부드러움을 가진 혼연일체의 기술이 필요하다.
우주는 우선 그녀의 조갯살을 부드럽게 한번 쓸었다. 그러자 료코가 즉시 짧은 신음을 토해내며 몸을 움찔거렸다. 동시에 닫혔던 조갯살도 뻐끔거리며 애액을 흘려냈다.
우주는 주저않고 그녀의 탐스러운 엉덩이에 머리를 파묻었다.
할짝, 할짝, 할짝! 추루릅, 츄릅, 츄르릅!
“아앙, 아, 아아앙!”
우주가 료코의 조갯살을 능수능란하게 빨아대자, 그녀는 마치 음부가 불에 대인 것 마냥 너무 뜨거워서 참을 수가 없었다.
연신 아기같은 신음을 토해내면서 엉덩이를 흔들고 허리를 마구 비틀어댔다. 그러면서 미끌미끌한 애액이 걷잡을수 없이 밀려나왔고, 익어가는 조갯살이 점점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그 안의 핑크빛 속살들이 살짝살짝 내비쳤다.
“역시 내 실력은 참.”
료코의 반응을 보고 우주는 내심 만족했다. 그러나 더 익히기에는 질겨서 먹기 힘들고 어느 정도 알맞게 익었겠다 싶을때, 우주의 고추는 서슴없이 그 안으로 파고들어갔다.
“윽, 윽! 하아, 윽!”
료코는 얼굴을 찡그리며 몹시 아파했다. 간신히 참고 있는듯 힘들어 보였다.
“다시 뺄까?”
하고 물었더니 그녀는 울먹이며 참을 수 있다고 대답했다.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린 선혈이 침대 시트를 적셔갔다.
우주는 바로 움직이지 않았다. 고추를 아주 깊숙하게 삽입만 한채 그녀의 허리를 부둥켜 안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통증에 점점 적응하는것처럼 보이자, 고추를 천천히 움직였다.
“윽, 으윽! 윽, 하아, 하아. 윽!”
우주의 고추가 질속을 들쑤시는 내내 료코의 신음이 끊이질 않았다.
두 사람은 한동안 뜨겁게 타올랐고, 마지막에는 서로의 몸을 힘껏 끌어 안으면서 함께 사정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