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지스트 쉴드-91화 (91/285)

91화

***

전방주둔지 악어팀 집결장소.

우주가 브리핑 중이었다.

“15명으로 구성된 공격조는 공격 1조와 공격 2조로 나누겠소. 공격 1조의 인원은 12명, 공격 2조는 3명만으로 편성할것이고, 방어조 또한 방어 1조와 방어 2조로 나눌 것이오. 방어 1조는 소생과 미라 낭자가 맡아서 사탄을 상대할 것이며, 방어 2조는 한서방이 맡아서 공격조 본진에 남아 행여나 언제 출몰할지도 모르는 돌연변이 생물을 상대하여 주시오.”

우주는 사탄을 공략하는 와중에 불시에 나타날지도 모르는 돌연변이 생물도 신경이 쓰였다. 갑자기 나타나서 본진을 마음대로 휘젓고 다녔다가는 전멸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공격 2조는 한서방이 갑자기 출몰한 돌연변이 생물을 붙잡고 있을때 그를 도와 함께 처리해주시면 되겠소.“

“예!”

“그리고 전투 시간은 고작 5분이오. 이 5분 동안 후방의 지원조는 무선을 통해 15초 간격으로 남은 시간을 알려주도록 하고, 공격 1,2조는 전투 종료 30초 전에 소생의 지시가 없다 하여도 전원 사격을 중지하고 서둘러 퇴각을 해주시오.”

“예!”

앞쪽에 서있던 남자 팀원 하나가 손을 들었다.

“팀장님. 그렇다면 방어조는 어떻게 합니까? 종료시간이 될때까지 사탄을 붙잡고 있는 것입니까?”

우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방어조는 전원 후방에 남아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 사탄을 막을 것이오.”

“셋이서 막을 수 있을까요?”

“가능하리라 보오.”

그 말을 들은 팀원들이 일제히 웅성거렸다.

“가능하리라니, 확실히 막아낸다는 보장은 없다는거네.”

“그러다 우리까지 죽으면 어떡하지?”

“과연 맹수로 사탄을 막을 수 있으려나? 타이탄 고릴라한테도 부숴지던데.”

그때 제일 앞에서 줄 서있던 범룡 스님이 뒤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거 아새끼들. 목숨 내놓고 몸빵하는 방어조도 가만있는데 니들이 왠 소란이네? 니들은 고저 퇴각 시간되면 도망가는 역할만 잘하면 되지 있갔어? 만약 이 늙은이 보다 늦게 뛰는 아새끼가 있거들랑 엉덩이를 날래 패줄라니까 죽는건 신경 쓰지 말라우!”

범룡 스님의 말한마디에 서로 눈치를 보며 웅성거림이 사라졌다. 그는 워낙 목소리도 큰데다 말투도 거칠어보여서 그 기세가 실로 등등해보였다.

순식간에 굳은 분위기가 되자 우주가 한결 편안해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너무 걱정들 마시오. 우리에게는 맹수가 있소. 더구나 타이탄 고릴라를 상대할 때 보다 더욱 업그레이드가 되어서 맹수 혼자 사탄을 상대한다해도 결코 쉽게 무너지진 않을 것이외다. 또 상황이 여의치 않을시 그때마다 융통성있고 순발력 있게 대응할테니 이 자리에 있는 소생과 미라 낭자, 한서방을 믿어주시오. 내 부탁드리리다.”

우주의 말에 전원 목청을 드높였다.

“네! 알겠습니다!”

우주는 브리핑을 마치고 나서 악어팀을 이끌고 곧바로 출발했다.

악어팀 인원은 맹수 3기에 타는 신우주, 강미라, 한성일을 비롯해 공격조 15명, 지원조 2명, 정비조 5명까지 해서 총 25명으로 편성되었다.

그 중에서 정비조 5명 중 2명은 견인차량에 탑승하여 고장난 맹수를 실어나르는 임무를 맡고 있었고, 다른 3명은 후방에서 대기하며 정비차량을 이용해 맹수의 수리를 담당하기로 결정하였다.

또 전술지휘차량에 탑승할 지원조 2명은 후방에서 대기하며, 실시간으로 전투 정보를 분석해서 전방의 팀원들과 우주에게 전달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오후 5시40분.

백공트럭 화물칸에 타고 있던 공격조 한 사람이 힘없이 중얼거렸다.

“대낮에 들어오기는 처음이군......”

해질녘 레지스트 쉴드의 하늘은 주홍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것이 항상 밤에만 일을 하던 이들에게 이질감을 주었는지도 모른다.

“조선시대 말투 쓰는 우주 대장이 재밌어서 악어팀에 들어오긴 했는데, 곧 사탄이랑 싸운다고 생각하니 죽을맛이네.”

한숨을 쉬며 푸념섞인 말을 토로하자 그 옆 사람이 대꾸했다.

“그래도 딱 5분만 하는게 어디야. 담배 한 대 피우면 끝나는 시간이니 다행이지.”

살짝 기죽어 보이는 목소리였지만, 주위에 듣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나름 위로가 되었다.

이윽고 줄지어 달리던 차량들이 일제히 멈춰섰다.

앞서 달리던 전술지휘차량이 1km 떨어진 곳에 있는 사탄을 감지해낸 것이다.

우주가 전술지휘차량 뒷문을 열고 나오며 백공트럭에 탑승해있던 전원에게 하차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팀원들이 하나 둘씩 백공트럭에서 뛰어내리는 가운데 한순간 돌연변이 멧돼지 다섯마리가 풀숲을 뛰쳐나오며 그들에게 달려들었다.

먼저 뛰어내리고 기다리던 범룡스님이 즉시 단소를 불렀다.

삐리리~♪

마치 박제가 된것 마냥 돌연변이 멧돼지들이 동작을 멈춘 채 굳어있었다.

환영술법에 걸린것이다.

“오! 저 스님 소문대로 대단하구만!”

그의 특수한 능력에 다들 놀라는 한편 미라가 히죽 웃으며 돌연변이 멧돼지에게 다가갔다.

“뒤치기 실. 패.”

빔 라이플의 총구를 돌연변이 멧돼지 주둥이에 쑤셔 넣었다.

그대로 지잉, 지잉.

곧바로 뇌수가 터졌다.

그런식으로 남은 네 마리도 간단히 죽여버렸다.

“모두 주목해주십시오!”

상황이 정리되자, 우주는 맹수를 착용하기 전 차량이 늘어선 공터에서 팀원들을 집합시켰다.

오늘 작전의 주요 사항들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는 시간을 짧게 가졌다.

그 직후, 맹수를 착용한 방어조 세 명과 함께 공격 1, 2조가 작전 지점을 향해 도보로 출발하였다.

사탄에게 점점 다가갈수록 긴장감이 엄습해왔다.

우주는 거대한 인간형 괴물에게서 시선을 놓지 못하였다. 제법 거리가 떨어져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거대했으므로 주홍빛 하늘 아래 사탄의 행동이 낱낱이 보여졌다. 자기 무릎 정도 키의 숲에서 잡은 생물을 움켜쥐더니 그 머리를 한 입에 쑤셔넣고 아그작아그작 씹어먹는 중이었다.

“저런 괴물이 이 세상에 있다는게 도무지 믿겨지질 않는군......”

성일이 문득 중얼거렸다. 신장 30m에 흰눈처럼 하얀 피부, 머리 부분은 도룡뇽을 닮았고 두 팔과 두 다리, 꼬리가 달려 있었다. 마치 신화에나 나올법한 거대한 짐승.

돌연변이 생물이야 그 모태가 자연의 동물이나 식물에서 파생되어 나타난 것이라지만 사탄이라 불리는 저것은 그 기원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조차 알 수가 없으니 존재 자체가 기괴하기 그지없었다.

“저 하얀 배를 칼로 자르면 붉은피가 홍수처럼 터져 나오겠죠?”

전원은 그저 망연히 사탄을 올려다보며 걸어가는 가운데, 유독 미라만이 신이 난듯 우주에게 말을 걸었다.

“피의 색은 보통 붉으니, 아마 저 녀석도 붉을지 모르오.”

“아, 기대된다.”

그녀가 크크크 하고 웃어보인다.

우주가 흘끗 그녀를 쳐다보더니 이내 정면을 바라보며 걸었다.

“무섭지 않소?”

“무섭긴요. 저 녀석의 피를 흠뻑 뒤집어 써가며 샤워하고 싶은걸요.”

“허허. 독특한 발상이오.”

“제가 좀 4차원적이긴 합니다.”

“4차원이라......”

우주는 살짝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나사가 하나 빠진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앞으로도 계속 맹수에 태워도 괜찮은 것일까?

띠릭.

그때 무전이 들려왔다.

[악어 3으로부터 모두에게. 전방 200m 앞에서 돌연변이 생물 탐지. 토끼급으로 판단됨. 수는 일곱이다. 주의 바람.]

“전원 사격 준비.”

우주가 명령하자 팀원들이 일제히 무기를 앞으로 꺼내들었다.

팀원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몸 풀고 가기 딱 좋겠는걸?”

“마침 손목이 뻐근하던 차에 잘됐지.”

“수라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지역이라 그런지 주변에 돌연변이 녀석들이 많은가 봐요.”

거리가 점차 가까워지자 거대한 잡초가 잎사귀를 살랑살랑거리면서 그들을 반겨주었다.

지잉, 지잉, 지잉!

잘려나간 잎줄기에서 신선한 물이 벌컥 솟구쳤다.

그 후로도 세 차례나 돌연변이 동식물을 만났다.

그럴때마다 악어팀은 무난하게 죽이고 지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대망의 사탄앞.

공포가 으르렁 거렸다.

우주에게 이곳에 발을 디딘것부터가 잘못이며 어느 누구도 감히 살아남지 못했던 공포를 직접 느껴보라며 허공을 향해 크게 윽박질렀다.

갸아아아아아아아아!

팀원들은 일제히 굳은 얼굴로 말이 없었으며, 몸을 쭈뼛거렸다.

그때 우주는 팀원들에게 한가지 사실만 분명히 말해주었다.

“내가 상대할테니 다들 자리 잡히면 바로 쏘시오!”

그렇게 말을 남긴 채 그는 냅다 뛰쳐나갔다.

오후 6시 05분.

전투가 시작되었다.

“이자식 가만놔두지 않으마!”

우주는 한 손에 방패를, 한 손에는 빔 라이플을 쥔 채 방아쇠를 당겼다.

지잉, 지잉, 지잉!

레이저 빔이 잇따라 총구에서 뿜어져 나갔다. 사탄을 위해서 특수 제작된 총.

과연 먹힐까?

먹혔다.

빔 세 발이 사탄의 어깨에 적중했고 그 하얀 피부를 검게 그을리며 타는 연기가 났다. 사탄 공략을 위해 준비했던 것 중에서 회심작이라 불리울만한 가치가 있었다.

“이크......!”

사탄이 손을 내밀어 우주를 한손에 잡아 쥐려고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우주는 즉시 사탄의 검지와 엄지에 빔 라이플을 갈겨댔다.

녀석은 따끔거렸는지 재빨리 손을 뺐다.

이어서 우주를 향해 사탄의 무자비한 주먹이 쇄도한다.

우주는 아슬아슬한 순간 방패를 들어 그 거대한 주먹을 막아냈다.

“와아!”

“바, 방패도 통했어! 아하하하!”

우주가 싸우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공격조 인원들이 저마다 탄성을 자아냈다.

희망이 보였다.

그러니 이제 쌓였던 근심을 걷어낼 차례, 망설임 따윈 없었다.

“자리 잡힌 것 같네! 공격 시작하자구!”

“이야아아아아! 뒈져버려어엇!”

50미터 떨어진 거리에 있는 공격조가 악을 지르며 빔 라이플을 마구 쏴대기 시작하였다.

얼마나 쉴새없이 빔이 쏟아지는지 사탄의 가슴, 어깨, 허벅지에서 피어오른 연기가 사탄을 집어삼켰다. 그와 동시에 성일은 공격조 부근에다가 방패를 쿵! 하고 땅속에 처박아 뒤로 비스듬히 세웠다.

임무 시작전 우주가 시킨 일이었다.

‘한서방은 공격조 바로 옆에 방패를 박아두시오. 사탄이 창공격을 시작하면 팀원들이 거기에 숨을 수 있도록 말이오.’

성일은 주변을 샅샅이 둘러 보았다. 무전기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공격조 우측에 돌연변이 개미가 다가옵니다! 수는 10마리!]

그 즉시 성일이 제일 먼저 움직였다. 그를 뒤따라서 공격 2조에 편성되었던 팀원들의 총구가 우측을 향했다.

숲에서 길이 1미터의 개미떼가 튀어나왔다.

“저건 너무 많잖아!”

“혼자선 무리야!”

사탄을 잡는 긴박한 상황에 토끼급 10마리도 많아보였다.

그에 우주 다음으로 사탄 인계를 지루하게 기다리기만 하던 강미라가 나섰다.

[성일 씨는 우측 세 마리만 꽉 잡으세요. 나머진 제가 다 맡기로 하죠.]

[세 마리? 허허, 이것보시게. 내가 나이야 먹었건만 사내로서 존심이 있다네!]

성일이 큰소리치면서 돌연변이 개미 다섯 마리를 한번에 몸빵하기 시작하였다.

그 뒤 공격 2조가 한 마리씩 차곡차곡, 미라에서 성일 순으로 옮겨가며 녀석들을 정리했다.

정리 끝.

그런데 미라는 제자리로 돌아가서 아무것도 하지말고 대기만 하고 있어야한다는 지침도 그새 잊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죽은 개미 밟기에 빠져버렸다.

“히히, 신나네.”

이미 죽었음에도 널브러진 사체로 다가가 머리통을 콱 밟아서 터뜨리고 눈알이 튀어나오면 그걸 또 밟고 주둥이를 손으로 잡아 찢는 등 킥킥거리며 재미나게 몰두했다.

[미라 씨!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고 거기서 뭐합니까!]

사탄과 맞서 싸우던 우주가 긴박하게 소리쳤다. 목소리에는 짜증이 섞여있었다.

[아, 맞다! 미안해요. 빨리갈게요. 죄송합니다.]

표정과 목소리는 전혀 안미안한 것처럼 보였다.

인계를 위한 대기 자리로 돌아가면서도 돌연변이 개미 사체 하나를 질질 끌고갔다. 거기서 또 짓밟고 놀았다.

[남은 시간 2분 30초 입니다!]

지원조는 15초 간격으로 남은 시간을 불러주고 있었다. 해는 어느새 거의 가라앉아 세상이 어둑어둑해지고 있었고, 이대로만 간다면 비록 잡지는 못하더라도 전투는 순조롭게 끝날 것만 같았다.

“창공격입니다!”

“모두 방패 뒤로 숨어!”

우주는 방패를 치켜들었다. 뒤에 떨어져 있던 미라도 들었다.

그녀의 방패 뒤로 성일이 냅다 뛰어들어왔다.

“휴우, 간발의 차군.”

더 뒤에 떨어져 있던 공격조들 또한 땅에 세워진 방패 뒤로 재빠르게 달려가 숨어 있었다.

쭈욱, 쭈우욱, 쭈욱.

사탄의 가슴 부분이 흐물흐물 거리더니 이내 1m 길이의 날카로운 창을 수십개 만들어 냈다.

그것들은 이내 맹렬한 폭우처럼 사방에서 쏟아져 내렸다.

팅탕! 팅! 팅탕탕! 팅팅! 팅!

창은 견고한 방패를 결코 뚫을 수가 없었다.

“별것 아니잖아! 완벽해!”

팀원들은 환호했다.

이로써 사탄 공략을 위해 준비했던 모든 것들이 완벽하게 통하는가 싶었다.

[남은 시간 2분 입니다!]

창공격이 멈추고나자 방패 뒤로 숨어있던 공격조는 다시 진형을 펼치며 사탄을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뭐지?”

우주는 문득 의문이 들었다. 코앞에 있는 사탄의 키가 조금 줄어든것 같았다. 대략 5미터쯤?

공격조에서 누군가 외쳤다.

[대장! 저 녀석 크기가 줄었어!]

“소생도 인지했소!”

그때 전술지휘차량에 있는 지원조쪽에서 무전이 들려왔다.

[신경쓰지 마십시오. 방금 전 창은 사탄이 제 살을 깎아 만든 것입니다.]

“그렇군!”

우주는 담담하게 무전기로 응답하면서도 바싹 타는 입술을 핥았다. 오른쪽 눈에 착용한 웨어러블 글래스에는 맹수의 상태가 표시되었으며 어깨와 팔, 왼쪽 다리 장갑에 빨간불이 켜져있었다.

다른 부위는 죄다 노란색이다.(상태가 100%일때는 모든 부위가 녹색으로 표시되며 60%일때 노란색, 30%이하일땐 빨간불이 켜지게 된다)

“벌써 고장인가......!”

우주는 아쉬움에 혀를 찼다. 겨우 3분여 싸운 것에 불과한데, 맹수가 이 정도로 파손될 지경이면 앞으로 사탄 공략이 깜깜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사탄을 공략하려면 맹수가 적어도 2대는 더 있어야할 것 같았다.

[남은 시간 1분 30초 입니다!]

그나저나 어쨌든 남은 시간은 1분여. 뒤는 미라에게 맡기기로 했다.

“악어 1로부터 모두에게. 맹수를 수리하겠소. 견인 차량을 부탁드리겠소. 그리고 미라 낭자! 인계 하겠소이다. 준비하시오!]

[옛~썰!]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사인이 떨어지자 미라는 신이났다.

“각오하라구! 사타앙!”

하지만 그때였다.

사탄의 공격을 이리저리 피해다니며 빔 라이플을 갈겨대는 우주에게 사탄이 번쩍 오른팔을 높게 치켜들더니, 주먹 쥔 손에서 마치 주변의 대기를 빨아들이는 것처럼 검은 소용돌이가 일어났다.

“뭐지!?”

그 어떤 기록에서도 미처 보지 못한 특이한 행동이었다.

공격조 본진에 멍하니 서서 사탄을 올려다 보던 성일이 무심코 태우고 있던 담배를 떨어뜨렸다.

“어라, 대장. 이거 왠지 섬뜩한데......”

1km 떨어진 후방.

정비차량 앞에서 내내 숨죽이며 무전을 주시하고 있던 하나가 침을 꼴깍 삼켰다.

무언가를 강하게 내려치는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크게 들려왔고, 뒤이어 무전기 너머에서는 안타까운 절규가 울려퍼졌다.

[오, 이럴수가! 대자아앙!]

그녀는 갑자기 사색이 된 얼굴로 털썩 바닥에 주저앉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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