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지스트 쉴드-97화 (97/285)

97화

그가 고개를 돌렸다.

한숨을 내쉰 뒤 나직하게 말했다.

“료코는 꼭 소생이 데리고 있어야만 하오.”

“웃기지마! 일본인과 접촉하는게 꺼려진다면 내가 사람을 시켜 돌봐줘도 되고 당신이 그녀를 데리고 있을 이유는 전혀없어! 그저 섹스에 미친 주제에!”

미쳐? 그 말을 들은 순간, 우주는 울컥 화가 났다. 그간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쏟아내던 그녀의 독설에 지쳤다. 자존심이 무척이나 상했다.

“좋소. 소생이 섹스에 미쳤다고 생각한다면, 지금도 미쳐보이겠소.”

“뭐라구요......?”

밖으로 나가려던 우주가 왠지 무서운 분위기를 풍기며 거실로 되돌아왔다.

그녀는 흠칫하며 저도 모르게 두 발짝 뒤로 물러섰다.

“어디 해봅시다.”

우주는 일부러 큰 동작으로 상의를 벗고 이어서 런닝셔츠까지 탈의한뒤 혁띠를 풀었다. 상반신 알몸인 그를 보며 소라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럼에도 우주는 여보란 듯이 바지까지 끌러내렸다.

“뭐, 뭐하는 거에요!”

“섹스에 미쳤으니 갑자기 섹스가 미치도록 하고 싶어졌소이다.”

소라는 기가 막혔다. 너무 당혹스럽기까지한 그녀는 후다닥 방으로 뛰어들어가 문을 잠그려했다. 하지만 삼각팬티만 걸친 우주가 냅다 달려와서 그녀의 팔을 거칠게 움켜잡았다.

“어딜가는거요.”

“이거 놔요! 놓으라구요!”

소라는 몸부림쳤다. 힘만 있었다면 그를 고꾸라뜨리고 싶었을텐데, 건장한 사내 앞에서 그녀는 너무나 무력했다.

“섹스는 해봤소? 처음이요?”

우주가 힘으로 소라를 부둥켜 끌어안았다. 그녀의 손이 그의 턱을 밀쳐냈고, 그럴수록 더욱 강하게 끌어 안았다. 그런 치열한 다툼 속에서 그는 얼굴이 밀리는 채로 계속 소리쳤다.

“료코를 시기하는건 날 믿질 못해서 그러한 거요. 그러니 우리 한몸이 되면 서로의 마음속에 서로가 크게 자리 잡게 될것이고 둘 사이에 굳건한 믿음이 생길거요!”

“그래도 이런 방법으론 싫어요!”

그녀는 호락호락 당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그의 얼굴을 밀쳐냈다. 강제로 당하는 것은 싫다. 그와 섹스를 하게 되더라도 분위기 있는 장소에서 사랑받는 기분이 날때 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은 너무 야만적이다 라고.

첫경험을 이런식으로 보내고 싶진 않았다.

“이 나쁜 새끼야, 저리 가! 저리 가라구!”

우주는 자신을 뿌리치며 반항하는 그녀로 인해 더욱 욕구가 치솟았다. 격렬한 다툼으로 그녀의 가슴과 엉덩이가 전신에 부딪혀왔다. 그것은 팬티속 육봉이 발기될 만큼 아주 자극적인 감촉이었다.

게다가 그녀가 제 마음을 숨기고 도망쳤던 일은 늘상있던 일이다. 겉으로는 이렇게 완강히 저항해도 사실 속으로는 내심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는 그렇게 단정지었다.

“하, 하아, 하아...”

격렬한 몸싸움으로 지친 소라는 잠시 동작을 멈추었다.

우주의 가슴에 두 주먹을 댄 채 가쁜 호흡을 몰아쉬며 숨을 고르고 있었다.

“이제야 지쳤소?”

“제멋대로인 남자 같으니.”

소라는 씩씩대면서 성난 암고양이처럼 그를 야무지게 노려보았다.

그리고 이게 왠일, 그의 얼굴을 보면 볼수록 화가 눈 녹듯 스르르 풀리는 것 같았다.

‘잘생기긴 잘생겼네, 나쁜 새끼가!’

갑자기 설레이는 기분을 부정하고 싶었다. 이대로 순순히 당해주기에는 너무나 억울했다.

그의 품안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였지만, 악을 쓰며 빠져 나오려고 재차 몸을 비틀었다.

“놓으, 라구우...!”

하지만 그녀는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사이, 그에게 틈을 보이며 그만 입술을 허락하고 말았다.

“으... 읍!”

소라는 몸부림을 치려고 애써 보았지만, 그의 혀는 눈물이 날 정도로 부드럽고 따뜻했다. 이어서 잠자고 있던 욕망이 슬그머니 날개를 달며 새로운 흥분이 서서히 밀려들어 왔다.

우주의 심장이 자신의 젖가슴을 짓누르는 것을 느끼며 가슴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었다. 그의 야들야들한 혀가 쉴틈 없이 그녀의 혀를 부드럽게 휘감아 올렸고, 앞니와 아랫입술로 자신의 아랫입술과 윗입술을 살짝 깨물어줄때는 몸이 부르르 떨릴 정도로 황홀했다.

그와 싸우고 난뒤 키스하니까 더욱 맛이 좋았다.

정말로 싫었지만, 왠지 좋았다.

멋진 남자가 해주는 충동적이며 거친, 불같은 키스에 금세 화가 풀리는 것만 같았다. 눈앞에 그의 잘생긴 얼굴이 아른거렸다.

하지만 달콤한 키스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우주는 일부러 짧고 굵은 여운을 남기며 그녀가 절정을 느낄때 딱 끊어버렸다.

나쁜 놈이었다.

“칫......”

소라는 아쉬운듯 입맛을 다셨다. 먼저 들이댈땐 언제고 어쩌다 받아주니까 또 도망간다. 밀당하는 것 같아 화가 났지만 이미 그녀의 몸은 그를 원하고 있었다. 달콤한 기분을 또다시 맛보고 싶은 그녀는 사로잡힌 포로처럼 그에게 매달렸다.

“뭐, 뭐에요. 왜 하다 말아요.”

우주가 눈을 맞추며 입가를 장난스럽게 씰룩거렸다.

“더 하고 싶소?”

“벼, 별로...”

“진짜로?”

그가 되묻자,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은 대답없이 고개를 푹 숙였다. 그 모습이 너무나 순수해서 우주는 그녀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마치 짝사랑하는 선생님과 금단의 키스를 나눈 후 그 이상을 갈구하는 여고생의 얼굴처럼 보였다.

그래서 우주는 그녀가 바라는대로 해주었다.

침대.

소라가 완전히 발가벗은 채 누워있었다.

우주가 유두를 입에 물며 손으로 끊임없이 클리토리스와 꽃잎을 오가며 문질렀다. 그녀의 숨소리는 살갖을 데울 것처럼 뜨거웠다.

이윽고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가랑이 사이를 빠져나왔다. 다섯 손가락을 축축하게 적신 애액이 그를 받아들일 준비가 충분히 되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우주는 거뭇거뭇하게 자란 소라의 음모에 젖은 손가락들을 조심스레 닦더니, 이내 몸을 일으켜 세우며 그녀의 배위로 올라갔다.

“놀라지 마시오.”

우주는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 무릎을 딛고서서 자신의 팬티를 끌어내렸다.

투웅!

힘차게 튕겨져 나오는 우람한 육봉.

“아...,,,!”

쾌감의 다음 순서를 기다리며 가슴을 졸이던 소라는 문득 눈을 크게 떴다. 그녀는 난생 처음으로 우뚝 서 있는 남자의 성기를 실물로 본것이다.

그것은 차마 말이 안나올 정도로 기괴하고 흉측스럽기 그지 없는 물건이었다. 불쑥 모습을 드러낸 육봉은 천장을 바라보며 딱딱하게 서 있었고, 그가 숨을 내쉴때마다 고개를 까닥거리며 그녀에게 얄궂게 인사를 했다.

“살짝 아플거요.”

우주가 한 손으로 육봉을 매만지더니, 그것을 움켜쥐고는 그녀의 위에 천천히 엎드렸다. 그의 상체가 그녀의 배 위에 닿자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귀두가 꽃잎의 입구에 닿은 순간, 소라가 얼굴을 찡그리며 몸을 크게 움찔거렸다.

“아아......!”

드디어 굵은 육봉이 그녀의 꽃잎 안을 침범하고 만것이다.

“아, 아퍼......!”

우주가 육봉을 깊숙이 찔러넣자, 소라는 꿰뚫리는 아픔 속에 눈물을 글썽거렸다.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 그의 상체를 끌어 안았다. 여태 느꼈던 쾌감은 온데간데 없고 찌르는 듯한 통증에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우주가 하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헉! 헉, 아, 아퍼...! 아퍼!”

소라는 작은 주먹을 쥐고 그의 어깨를 연신 때렸다.

우주가 곧바로 하체의 움직임을 멈췄다.

그녀를 끌어 안은 채 얼굴을 들여다봤다.

“아프오?”

소라가 눈에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재빨리 끄덕거렸다.

소녀같다.

그는 생긋 웃더니 잠시 박는걸 멈추고 유두를 입에 물고 혀로 살살 돌려주었다.

소라에게 있어 그건 아픔 속에 또다른 쾌감이었다. 꽃잎 속에 들어가 있는 육봉이 조금씩 꿈틀거릴때마다 하체가 찢어지는 아픔을 느끼는가 하면, 유두가 그의 입속에 빨려 들어갈 때마다 강렬한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평소에 남들에게 쓴소리 잘하고 콧대가 무지 높았던 소라는 의외로 겁이 많았다. 결국에 우주는 꽃잎에서 육봉을 빼버렸다. 그녀가 훌쩍훌쩍 흐느껴 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너무 아프면 여기까지만 합시다.”

우주가 침대에서 일어났다. 무례한 그녀를 정복하겠다며 굳세게 다짐했던 마음은 이미 식은지 오래였다. 그녀가 우는 모습을 보자 측은한 생각이 들었고, 발기됐던 육봉도 이슬만 맺힌 채 순식간에 쪼그라들었다.

“가지마요!”

그가 팬티를 주워 입으며 방을 나가려 하자, 침대 위에 앉아 울기만 하던 소라가 황급히 몸을 일으켜 세우며 팔을 붙잡았다.

그가 돌아보며 시선을 내렸다. 그녀가 눈을 똑바로 마주보며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 빨갛게 충혈된 두 눈동자는 기어코 해보이겠다는 의지가 서려있었다.

“계속 하고 싶소?”

“그래요. 할겁니다!”

소라가 단호히 대답했다. 그 아픔이 버거우면서도 굳이 하려는 것은 그녀의 자존심이었다. 보통 여성이 다 하는 것을 자신이 못한다면 그만큼 견디기 힘든 일도 없었다. 정상인이라면 다 하는 건데 그것을 할 수 없다면 정말로 못난 여자가 아닐까 하는 패배의식까지 들었다.

“이번엔 다소 거칠지도 모르오.”

“참을 수 있어요!”

소라가 각오를 다지듯 두 눈에 힘을 주었다.

우주가 말했다.

“끝장을 봅시다.”

지금까지는 첫경험인 그녀를 위해 최대한 양보했다면, 두 번째부터는 과감하게 뚫어주어야 했다. 그래야 그녀도 적응을 할 것이고 괜히 사정봐가며 애매하게 했다가는 그녀에게 섹스에 대한 공포심만 남겨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첫번째 섹스에 두려움을 갖게되는 여성은 다음 섹스도, 그 다음 섹스도, 또 그 다음 섹스까지 무서워하며 아예 섹스란 행위를 꺼리게 된다. 이러한 사실은 그가 독립운동을 하던 시절 형님들이 농담삼아 했던 말들을 귀담아 들어 잘알고 있었다.

그 후.

“악! 우, 우주 씨...!”

소라는 울 듯한 표정으로 그의 입술을 더듬어 찾았다. 그에 우주가 입술을 맞추어 주었다. 그녀는 미칠것 같았다. 단단한 육봉이 꽃잎을 휘젓는 기분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사람들이 왜 섹스를 원하는지 알것 같았다.

“헉, 헉, 헉, 헉!”

우주는 땀을 뻘뻘 흘려가며 증기기관차처럼 뜨거운 신음을 토해냈다. 그는 붉은 핏물을 흘리는 꽃잎이 아프도록 열심히 쑤셔댔다.

그럴때마다 소라의 젖가슴이 파도를 타듯 출렁거렸다. 그녀는 분수처럼 애액을 뿜어댔다.

어느 순간부터 아픔은 사라졌고, 질퍽하게 흘러나오는 애액이 꽃잎 속을 들락날락 거리는 육봉을 번들거리게 했다.

“크으...!”

“흐읏!”

우주는 마침내 숨이 멎은 듯한 쾌감에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와 동시에 뜨거운 액체가 소라의 몸 깊숙이 헤엄쳐 나아가며 동시에 소라도 오르가즘을 느꼈다. 꽃잎이 활짝 열리는 기분을 느끼며 육봉이 깊숙이 박히는 것 같았다.

온몸이 산산조각 나 버릴 것 같은 기막힌 절정이었다.

“후우...”

우주는 지친 듯 더는 하체를 움직이지 못하고 그녀의 젖가슴에 얼굴을 기댔다. 육봉은 여전히 꽃잎 안에 들어가 있는 상태였다.

꽃잎에는 정액이 줄줄, 다량의 정액이 줄줄 흘러내렸다.

***

오픈카를 타고 퍼레이드를 도는 일정은 빠듯했다.

회사 측에서 출근날도 빼주었기에 우주의 악어팀은 일주일 내내 전국을 순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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