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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스트 쉴드-117화 (117/285)

117화

잠시 침묵이 흘렀다.

누가, 무슨 연유로 단순한 파티 장소에 잠입을 한 것일까?

혹시 테러? 요인 암살?

소라는 짧게 고민을 하다가 심각한 표정으로 파티 관계자를 쳐다봤다.

“그 가짜 조택우란 인물을 서둘러 찾아내십시오. 그리고 이건 만약이지만, 테러의 위험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혹시 모를 폭발 사고를 대비해 전 비상구를 다시금 점검하시고, 파티장 안에는 비무장한 기무팀 요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도록 하십시오. 절대 손님들이 눈치채게 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회장님께는 기무팀 요원 세 사람을 더 붙이세요.”

“알겠습니다.”

파티 관계자가 사라지고 난뒤 소라의 눈길은 황급히 우주를 찾았다. 눈동자를 좌우로 굴리며 파티장 구석구석을 자세히 훑어보았다.

그러다 복도와 연결된 출입문쪽에서 그를 찾았다.

어떤 남자와 함께 나란히 들어오는 신우주. 어째서인지 밖에 나갔다온 것 같았다.

소라는 살짝 눈썹을 찡그렸다.

‘저 사람은 대체 누구지?’

못보던 인물이 우주를 따라다녔다. 기업 간부도 아니고 회사 직원도 아니었다. 생소한 인물이었다.

‘설마, 옆에서 약을 파는건 아니겠지.’

제네틱스 직원들을 포함해 이 파티장에 초청받은 인물 중에 그녀가 모르는 사람이 있을리가 없었다. 문서 복사와 커피 타오는게 전부인 말단 직원이라도 어지간하면 어렴풋한 기억으로라도 다 알았다.

게다가 타기업 오너의 배우자 얼굴은 진즉에 사진을 구해서 얼굴을 다 익히고 있었고, 출입기자들은 그녀가 직접 꼼꼼하게 명단을 챙겼을 정도로 특별히 선별해서 입장시킨것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모른다면 제네틱스 직원들의 배우자나 연인뿐이었다. 하찮은 그들의 얼굴은 익힐 필요도 없었으니 누가 누구의 배우자나 연인인지 당연히 몰랐다.

그러나 모른다치더라도 우주가 다른 사람의 배우자나 연인과 무슨 할 이야기가 있겠는가.

게다가 남자의 주변에는 그를 데려왔을만한 제네틱스 인물이 서성거리지 않았다. 오직 우주와 그 남자 뿐이었다.

‘아무리봐도 수상해.’

소라는 무대와 근접한 곳에서 대기중이던 경호원을 손짓으로 불렀다.

그가 재빨리 다가오자 귓엣말을 주고받았다.

“저쪽 보이시죠. 지금 신우주 씨와 이야기 중인 사람한테 가서 신원을 확인해보세요.”

“옛, 잽싸게 튀어가겠습니다.”

경호원은 주위 동료 두 명을 더 데리고 얼른 뛰어갔다.

소라의 시선은 다시 우주의 옆에 서 있는 남자에게 머물렀다.

그런데 그가 곧 떠나려는 것 같았다. 우주와 악수를 나눈 뒤 서둘러 출구를 향해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눈치 챈 건가?”

***

초반, 상당히 무게감 있는 분위기였던 파티는 시간이 흘러 마시는 와인의 양이 늘어가면서 조금씩 왁자지껄해지더니 유럽에서 초청한 밴드의 공연에 이르러서는 장내의 분위기가 급반전 됐다. 기자들의 사진 촬영을 통제함과 동시에 춤과 음악이 있는 화려한 파티가 비로소 시작된 것이다.

“마시자구!”

벌써 휘청거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젊고 미모가 뛰어난 여성들은 한 그룹의 홍일점이 되어 그녀를 둘러싼 남자들의 추파를 즐기며 웃고 떠드느라 여념이 없었다.

또 어떤 남성은 갑자기 술잔을 하늘 높이 쳐들며 테이블 위로 올라가 흥겹게 춤을 췄다. 사람들은 그를 향해 박수갈채를 보내며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그러자 남자는 신이 난듯 혁대를 풀고 바지를 끌어내린 채 속옷차림으로 흥청망청 춤을 춰댔다.

그런 가운데 하나는 다소 어색한 모습으로 구석진 창가에 서 있었다. 흥청망청 노는 분위기에 적응이 안되었다.

술잔을 조금씩 입가에 대며 어쩌다 남성들이 다가와 말을 걸라치면 그녀는 정중히 사양하고 홀로 남길 원했다.

하나는 내심 우주가 말을 걸어주기를 바랐다. 그녀의 시선은 내내 그를 놓치지 않았다. 처음에는 소라가 붙어있어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었다. 그리고 조금 전에는 어떤 남성과 무언가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는듯 싶었다. 이처럼 우주에게 다가가고 싶어도 그에게 계속 사람이 끊이질 않았다. 그녀가 나설 틈이 없었다.

“여기서 뭐해? 왜 혼자 있어?”

누군가 어깨를 톡톡 건드렸다. 뒤를 돌아보니 박찬우였다. 그는 벌써 취기가 올랐는지 양볼이 벌갰다. 기분이 무척이나 좋아보이는 표정이다.

“얼마나 마셨어?”

“위스키 두 잔?”

하나는 문득 그의 가슴에 시선이 갔다. 파티 참석자는 전부 왼쪽 가슴에 명찰을 달아야 했다.

“이찬우? 왜 성이 이씨야?”

“아, 이건.”

찬우는 말 하기를 주저하는 것처럼 코를 만졌다.

“내 성이 원래, 이 씨야.”

“이 씨? 그건 금시초문인데?”

“밖에서는 박 씨로 하니까 당연할거야. 원래 서류상으로는 이 씨야.”

“왜 그렇게 해? 성이 마음에 안들어?”

“이찬우 보다 박찬우가 더 어감이 좋아서 그래. 내 취향이지 뭐.”

“아...”

하나는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멀리 있는 우주를 힐끔 보았다. 함께 대화를 나누던 남자는 어느새 사라지고 경호원 한 사람과 귀엣말을 주고 받고 있었다.

“익스큐즈미.”

어설픈 영어 발음을 구사하는 남성이 갑자기 두 사람 곁으로 다가왔다.

하나는 고개를 돌려 그 남성을 쳐다봤다.

그는 키가 작았으며 한국인이라기보다는 뻐드렁니에 안경을 쓴 전형적인 일본인 상이었다.

“오, 마츠시바 상.”

찬우가 그를 아는척을 했다.

“코코에 나니시니 키탄데쓰카?(여긴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찬우 상, 사가시테 이마시타.(찬우 씨 찾고 있었습니다.)”

하나를 옆에 두고 두 사람은 짧게 일본어로 대화를 주고 받았다.

그리고 이내 일본인은 떠났다.

찬우는 하나를 돌아봤다.

“날 찾는 분이 계셔. 이따 다시 올게.”

“아, 응.”

하나는 찬우의 유창한 일본어 실력에 다소 놀란 눈치였다. 그러면서 반사적으로 우주가 있던 자리로 눈길이 갔다.

“어...?”

없다.

우주가 없었다.

하나는 후다닥 사람들 틈을 비집고 그가 있던 자리로 가서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거렸다.

그러나 아무데도 없다.

“어디로 가신거지...”

혹시 집으로 돌아갔는가 싶어 우주에게 급히 전화를 걸었다.

통화중이었다.

***

지하 주차장.

우주는 통화를 하며 홀로 걷고 있었다.

“마음이 심란해서 먼저 나왔소이다. 낭자 집에 가서 기다리고 있겠소.”

[알겠어요. 저도 아버지를 배웅해드리고 곧바로 집으로 갈게요.]

“조심해서 오시오.”

우주는 전화를 끊고 아반떼에 몸을 실었다.

시동을 걸고 자연스럽게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차가 95년식이고 고급스럽지 않다보니 주변에서 그를 알아보는 팬이나 기자도 없었다.

도시의 밤.

휘황찬란한 네온사인과 한껏 멋들어진 건물들이 거리를 메우고 인도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우주는 한강대교를 건너 강남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주변에는 따라오는 차도 앞서가는 차도 없었다.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라 그런지 덩그러니 혼자였다. 도로를 비추는 가로등의 불빛은 고요함을 한층 더했다.

4차선 도로에 진입하며 삼거리에서 잠시 신호를 받은 틈을 타 료코에게 전화를 걸었다.

“(저녁은 맛있게 먹었어?)”

-(서방님이 안계셔서 대충 차려먹었사옵니다.)

“(뱃속의 아기를 생각해서라도 밥은 든든하게 먹어야지.)”

-(소녀도 그러고 싶지만 서방이 밖에 나가 돌아올 생각을 않으니 입맛이 없사옵니다.) 우주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작은 앙탈을 부리는 료코가 귀여웠다.

“(오늘 말인데.)”

-(네.)

그는 한박자 쉬고 말했다. 말을 꺼내기가 조심스러웠다.

“(오늘은 집에 못들어 갈거야.)”

-(무슨 일이시옵니까? 어디서 주무시는지요?)료코가 추궁하듯 서운한 목소리를 냈다.

-(잠은 집에서 자는게 최고이옵니다. 소녀를 품에 안고 원기를 회복하셔야지요.)

“(소라 낭자의 집에서 잘테니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

료코가 순간 말이 없었다.

그러다 갑자기 귀청이 따갑도록 버럭 성을 냈다.

-(서방님! 많고 많은 계집 중에 하필이면 왜 그 계집입니까! 그 계집이랑만은 절대 몸을 섞지 마십시오! 부탁이옵니다!)료코의 반응은 어차피 우주도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여자에게 이런저런 사정을 구차하게 변명하는 그런 사내가 아니었다.

때마침 녹색등으로 신호가 바뀌었다.

“(이따 도착하거든 다시 연락할게.)”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고 엑셀을 밟으려는 찰나, 누군가 조수석 차창을 두드렸다.

우주는 옆을 돌아보고 어이가 없었다.

자신과 나란히 선 차의 운전석에 탄 남자가 야구방망이로 창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우주는 기가막힌 나머지 웃음이 나왔다. 못된 놈들이면 따끔하게 혼을 내줄까 싶어 조수석 창문을 내렸다.

옆차에서 카오디오를 크게 틀어놓은 까닭에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들려왔다.

우주는 살짝 인상을 구겼다.

“무슨 일이오?”

“이야! 신우주다! 정말 신우주네!”

운전석에 타고 있던 남자가 차안의 친구들을 돌아보며 신이 나 소리를 쳤다.

차 안에는 남녀 각 2명씩 네 사람이 타고 있었는데, 껄렁껄렁한 복장을 보니 영락없이 양아치였다.

“왜 남의 차를 야구방망이로 두드린거요?”

“기분 나빴어요? 미안해요! 화내지 말고 여기다 사인 좀 해줘요!”

운전석에 타고 있던 남자가 조수석 창문으로 종이와 펜을 들이밀었다.

‘단지 사인을 부탁하려고 한 행동이었나.’

철이 없을 뿐이지 악의가 없다고 생각한 우주는 그들의 무례를 적당히 넘어가기로 했다.

그는 좌우를 살펴보고 뒤를 한번 돌아보고 나서 말했다.

“신호가 바뀌었소. 뒤에서 차가 올수도 있는데 다음에 해주리다.”

“아~이, 그러지말고 좀 해줘요~ 다음에 또 언제 만나겠어요. 거짓말인거 다 알아. 그러지 말고 잠깐이면 쓰잖아요. 좀 해줘요~”

남자가 껌을 쫙쫙 씹으며 인상을 썼다.

우주는 내심 짜증이 솟구쳤지만 그래도 팬이 있기에 내가 있다는 생각으로 그가 내민 펜과 종이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었다.

“한 장이면 되겠소?”

“네 장!”

슥슥, 스스슥!

대충 휘갈겨 써서 도로 건넸다.

남자는 종이를 받고나서 씹고 있던 껌으로 풍선을 만들었다.

빵 터뜨리며 누런 이를 드러내고 웃어보였다.

“고마워요.”

“조심히 가시오.”

우주는 떨떠름한 미소를 지으며 엑셀을 밟으려 했다.

그런데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자, 잠깐! 잠깐만요, 잠깐!”

우주가 동작을 멈추고 그를 다시 돌아봤다.

“뭐요?”

남자가 픽 웃어보였다.

“저 먼저 가려구요~”

그는 낄낄대면서 악셀을 밟았다. 옆차가 먼저 앞으로 나아갔다.

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하려는 듯 싶었다. 우주도 우회전이었다.

그래서 앞차와 적당히 거리를 두고 나아가는데, 앞차가 갑자기 우회전을 하다말고 급정차를 했다.

끼이익!

우주도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저놈의 시키가!”

저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었다.

“버릇없이 구는 것도 한 두 번이지! 이건 시비거는 것과 뭐가 다른가!”

그는 욱하는 심정에 당장 차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였다.

삼거리 한복판. 왼쪽 방향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덤프트럭이 위협적으로 경적을 울려댔다.

빠아아앙! 빠아아아아아앙!

우주가 아차 하는 순간에 트럭의 환한 불빛이 얼굴을 덮치더니 단숨에 그의 시야를 가렸다. 감으로라도 핸들을 확 틀어버릴려던 차에 우주의 아반떼는 그대로 덤프트럭과 측면 충돌했다.

콰쾅! 콰가콰앙!

아반떼는 그 충격으로 인도로 밀려나가며 차가 완전히 대파됐다.

반면에 덤프트럭은 계속 돌진하며 불꺼진 상점의 알루미늄 셔터를 들이받고나서야 멈춰섰다.

터엉!

“으윽...”

우주는 완전히 짜부라진 차문을 발로 찬뒤 밖으로 기어나왔다.

“하아, 하아...”

길바닥에 반듯이 누워 숨을 크게 몰아쉬었다. 너무 경황이 없어 어디가 아픈지 통증도 못느끼겠고, 신체를 직접 보고 만져봐야 했다.

팔과 다리에 긁힌 상처 빼고는 다행히 크게 다친 곳은 없었다.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주루룩, 새빨간 피가 이마를 타고 턱으로 흘러내렸다. 그것을 소매로 스윽 닦았다.

주변를 둘러봤다. 사방에는 온통 차의 잔해와 부품이 널려있었고, 기름냄새가 진동했다.

아까 자신을 막았던 양아치들의 차량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이 자식들...!”

걸리면 가만놔두지 않겠다고 이를 갈았다.

그는 다시 시선을 돌렸다.

상점에 처박힌 트럭을 봤다.

‘운전자는 살았을까?’ 부터해서 '음주운전이라도 했나?', '저 트럭 때문에!' 같은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일단 운전자의 생사여부를 살펴볼 생각에 상점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가까이 다가가자 입구가 파괴된 상점 안쪽에서 갑자기 쾅 하는 소리가 났다. 덤프 트럭 양쪽의 차문을 발로 차는 소리였다.

곧바로 운전석과 조수석 좌우측에서 각각 사람이 뛰어내렸다.

어두워 잘 안보이진 않았지만 두 사람 다 치마를 입고 있는 것 같았다. 어렴풋이 여성의 실루엣이 비춰졌다.

우주는 길가에 우두커니 서서 상점 안쪽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았다. 그 둘이 보통 사람이라고 여기기엔 분위기가 남달라 보였기 때문이다.

“{오호, 기다려 준거야?}”

불쑥 들리는 영어.

우주는 영어라고 생각했다.

밖으로 사뿐히 걸어나온 두 소녀는 입꼬리를 올린 채 작은 악마처럼 키득키득 웃고 있었다.

고스로리 복장에 쌍둥이.

달빛에 비친 금발 소녀들의 모습은 한 명은 빨간색 계통의 드레스에 허벅지까지 닿는 흰색 타이즈를 신었고, 다른 한 명은 검정색 계통의 드레스에 똑같이 타이즈를 신었으나 목에 흰색 털목도리를 두르고 있었다.

“{차로 힘껏 박아줬는데 멀쩡하네.}”

“{너무 실망하지는 마 이리나. 오히려 즐길거리가 생겼으니 다행이지.}”

일부러 들이받은 것 같은 덤프트럭. 사고났음에도 멀쩡한 두 소녀.

뭐라고 계속 말하는지 몰라도 저 둘에게서 풍겨나오는 낌새가 상당히 수상쩍다.

그리고 우주의 머릿속에 순간, 국정원 요원이라던 이준형의 말이 스쳤다.

‘현재 미국의 CIA와 NSA가 우주 씨를 노리고 있습니다.’

이제야 사정을 알것 같았다.

우주는 두 소녀를 노려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네이년들... 미국에서 보낸 계집들이로구나!”

우주가 꾸짖듯이 소리지르자, 소녀들은 서로를 멀뚱히 쳐다봤다.

“{쟤 뭐라는 거야?}”

“{글쎄? 드미트리는 한국어 알아?}”

검정색 드레스 소녀가 무전으로 물었다.

치직, 치지직.

귀에 달린 소형무전기에서 굵직한 남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내가 알턱이 있나, 모른다. 좌우간 샤샤에 의한 텔레포트 준비는 다 끝나간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하기 전에 서둘러 먹이를 물도록 해라.}

“{물기만?}”

-{수차례 말했을 것이다. 죽이지는 마라. 총리께서 그를 원한다는 것을 명심해.}

“{으흥? 그건 이리나가 명심해야할 사항 같은데.}”

붉은 드레스 소녀가 눈썹을 꿈틀 거리며 입을 열었다.

“{올가, 니가 죽이고 나한테 떠넘길 생각이지?}”

올가라는 검정 드레스 소녀가 히죽대며 대꾸했다.

“{글쎄?}”

-{실수로라도 죽였다간 총리님께서 가만 있지 않을테니 조심하는게 좋을거다.}두 소녀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혀를 찼다.

“흥.”

“칫.”

붉은 드레스를 입은 이리나가 말했다.

“{어쩔 수 없지, 살려두기만 하지 뭐. 그건 그렇고 아까 차에 탄 녀석들은 다 어디 간거야?}”

-{그자들은 우리와 하등관계없다. 다른 요원이 섭외했을 뿐 신경쓰지 마라.}

“{혹시 미스터 리가?}”

-{미스터 리는...}

정체 모를 소녀들이 누군가와 무전을 하는 동안 우주는 정장 자켓을 벗어던지고 양소매를 걷어올렸다.

그 다음 구두를 벗고 양말로 아스팔트 위에 당당히 섰다.

민첩하게 전투 준비를 끝마친 그가 소리쳤다.

“어린계집이라고 절대로 봐주지 않을터이니 어서 덤비거라! 아작을 내줄 터이니!”

============================ 작품 후기 ============================

asldkfjalskdfj님 감사드립니다. FBI지우고 NSA로 바꿨습니다. 소설의 완성도에 기여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추석입니다.

명절 잘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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