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지스트 쉴드-239화 (239/285)

239화

천유시와 루이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동안 시간은 금세 지나갔다.

어느 정도 체력을 회복한 쯔단MSC 팀원들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다음 행동을 어떻게 할지 궁리했다.

{동쪽으로 갈까요, 서쪽으로 갈까요? 아니면 북쪽?}{인원을 나눠서 가보는 건 어떻습니까? 무슨 일이 있으면 총을 쏴서 알리고요.}{공포 영화 못봤어? 쓸데없이 뿔뿔이 흩어졌다간 괴물들에게 당하기 십상이라구.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전원이 다 같이다녀야 해.}{하지만 성문이 북쪽, 동쪽, 서쪽에 있는 상황에 어디가 정답인지도 모르겠고...}현재 쯔단 MSC가 서 있는 곳은 처음 성문을 열자마자 보였던 귀신병사가 대열을 맞추어 서 있던 장소.

널따란 광장은 사방이 벽으로 가로막혀 있고, 북, 동, 서에 작은 성문이 또 있었다.

{고민할 필요 없어! 남자는 무조건 직진이다!}서진동이 칼을 높이 쳐들고 외치더니 곧장 북쪽으로 당당하게 걸어나아갔다.

뒤에 서 있던 팀원들은 머뭇거리다가도 어쩔 수 없이 그를 우르르 뒤따라갔다. 북쪽이 틀렸더라도 로얄가드가 없으면 이도저도 안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MSC에서는 보통 탱커의 발언력이 강했다.

{아저씨, 여기가 아니면 어쩔려고 그래?}링 메이가 옆으로 통통 뛰어오더니 서진동에게 웃으며 물었다.

그에 서진동이 주먹으로 가슴을 탕탕 치며 자신있게 대답했다.

{고소해 그럼!}

{그땐 이미 다 죽었는데 고소할 사람이 어디있어?}{왜 못해? 옥황상제 앞에 가서 일러바치면 되지!}링 메이가 푸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그와 동시에 서진동이 힘껏 앞으로 뛰쳐나갔다.

그대로 작은 성문으로 돌진하며 충차처럼 쿵 하고 부딪혔다.

뒤따라오던 왕자위가 식겁하더니 곧장 소리쳤다.

{어허헉! 태, 탱커님! 준비하고 가야지 그렇게 대뜸 열어버리면 어, 어째요! 귀신병사가 또 있으면 어쩔려구!}

{설마, 또 나오겠어?}

서진동이 코웃음을 치며 대꾸했고, 성문은 활짝 열렸다.

처음과 달리 두 번째 관문은 썰렁했다. 대신 그 안에는 7미터 높이의 커다란 황금 동상 세 개가 북, 동, 서 방향으로 서로 멀찍이 떨어진 채 우뚝 서 있었다.

제일 뒷줄에서 천유시와 나란히 걷던 우주는 북쪽 문에 달린 현판을 지그시 올려다 보았다.

“태문(太門)이라...”

천유시가 그를 보며 물었다.

{한자 읽을줄 아세요?}

“뭐, 조금은 하오. 옛날엔 자주 쓰기도 했고.”

{중국으로 유학 갔다오신적이 있나봐요? 아니면 여기 홍콩이라든지.}

“유학 경험은 없소. 소생이 한자를 아는건 어릴적 부친의 가르침 덕분이외다.”

{아... 그렇군요.}

천유시가 생긋 웃어보였다.

두 사람은 가벼운 잡담을 나누며 팀원들을 천천히 뒤따라갔다.

{이야, 저거 신기하다. 어떻게 저리 만들었지?}{야야, 그렇다고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마. 어쩌면 괴물일지도 모르잖아.}{저게 진짜 순금이면 어떡하지? 여기서 갖고 나갈 수 있을까?}팀원들은 고대 장수의 모습으로 정교하게 조각된 황금상들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광장 중앙을 걷고있었다.

북문의 장수는 칼과 방패를 들고 있었고, 동문의 장수는 삼지창을, 서문의 장수는 활과 화살을 들고 있었다.

앞서 나가던 서진동이 외쳤다.

{또 북문으로 나갈거야! 북문 앞에 있는 동상을 지나쳐야하니 긴장 늦추지 말고 똑바로 경계 하도록!}

{예!}

{알겠습니다!}

{응!}

팀원들은 북문 앞에 다다르자 문을 가로막고 서 있는 동상과 3M 정도 거리를 벌린 채 우회하며 지나쳤다.

크게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동상은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자, 이제 코앞이다!}

그때였다.

돌연 마지막줄에 뒤따라오던 팀원 한 사람이 꽥 하고 소리지르며 비명횡사했다.

사람들은 일제히 당황한 얼굴로 뒤를 돌아보며 쓰러진 팀원을 쳐다보았다.

어디선가 날아온 황금빛 화살이 그의 하이테크 슈트를 뚫고 목을 관통하고 있었다.

서진동이 눈을 부릅뜨고 황급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 어디야!}

{저쪽입니다! 서문 앞에 있는 동상이예요! 저 새끼가 활로 쐈어!}

{뭐라구?}

급히 서문 앞을 지키고 있던 동상을 쳐다보니 자신들에게 활을 겨누고 있었다. 그리고 순간, 녀석이 당겨진 시위를 놓자 퉁 하고 화살이 튕겨져 나갔다.

화살은 300M 정도 되는 거리를 총알처럼 빠르게 날아오며 팀원 한 명을 또다시 즉사시켰다.

{마, 말도 안돼! 어떻게 하이테크 슈트를 뚫을 수가 있어! 아무리 딜러라지만 말이야!}팀원들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이대로 가다간 우리에 갇힌 새처럼 이렇다할 저항도 못해보고 화살 하나에 전멸당하게 생겼다.

얼른 가서 막아보자니 거리가 너무 멀다. 달려가다 화살에 맞아죽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넋놓고 가만히 있을 수만도 없었다.

서진동이 황급히 나서서 서문의 동상에게 뛰어가려 했다.

그런데 돌연, 북문을 지키고 있던 동상이 움직이며 칼을 내려쳤다.

그렇게 팀원 하나를 일도양단을 해놔버렸다.

두쪽으로 갈라지며 쓰러지는 시체를 보고 팀원들이 크게 혼란스러워하며 난장판이 펼쳐졌다. 머릿속이 새하얗고 무엇을 해야할지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나마 탱커인 서진동은 좀 나았다. 일단 본능적으로 북문의 동상에게 도발력을 걸어 자신을 보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고민에 휩싸이는 바람에 북문의 동상에게 칼질을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서쪽을 보고 머뭇거렸다.

{서문의 동상을 어떻게 하지? 이놈을 저기까지 끌고 가야하나? 여기서 북문의 동상을 먼저 잡다간 팀원들이 다 죽을텐데! 제기랄! 탱커는 나 혼자라 둘 다 막을 수가 없어!}그러는 와중에도 다른 팀원 하나가 또 일도양단을 당했고, 또 화살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이 중 북문의 동상에게 목숨을 잃은 딜러는 서진동의 도발력만 믿고 극딜(최선을 다한 공격)을 했다가, 머뭇거리던 서진동 보다 도발력 수치가 순간 높아지는 바람에 곧바로 북문의 동상이 내려친 칼질에 당했다.

이때 우주가 나서서 서쪽을 봤다 북쪽을 봤다 오락가락하는 서진동의 양어깨를 붙잡고 크게 흔들며 소리쳤다.

“지금 뭐하는 거야! 이놈만 신경쓰시오! 서문에 있는 놈은 내가 맡을테니!”

{어, 어떻게!}

우주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서쪽으로 달려나갔다. 본진과 떨어지자마자 서둘러 아트만 에너지를 날렸다. 서문의 동상이 초승달 모양의 아트만 에너지에 맞자마자 우주를 쳐다보았다.

녀석이 활을 겨눈지 1초도 안되어 날카로운 화살이 우주의 뺨을 순식간에 스쳐지나갔다.

헬멧에 금이갔다.

“이놈! 상당히 날래구나!”

우주는 두 번째, 세 번째 화살을 연달아 피해가며 틈틈히 공격을 가했다. 바닥을 수차례 뒹구르며 한 발, 두 발, 세 발, 네 발째. 서문의 동상은 활을 쏘느라 그런건지 피할 생각은 않고 제자리만 고수했다. 그래서인지 마음놓고 때리기 딱 좋은 상대였다.

그리고 여섯발 째.

마침내 서문의 동상이 맥없이 쓰러졌다. 너무 손쉽게 죽어서 어이없을 정도였다. 공격력이 높지만 체력은 무척 약한 상대 같았다.

“!”

서문의 동상이 쓰러지자마자 우주는 뒤통수가 따가웠다. 등골이 싸한 위험을 느끼고 냅다 몸부터 날렸다.

콰앙!

동쪽에서 날아온 황금빛 삼지창이 조금 전 우주가 서 있던 자리에 내리꽂히며 바닥에 깔린 벽돌들이 박살이 났다.

바닥에 꽂혀있던 삼지창이 금세 사라지더니 동문의 동상 오른손에서 다시 나타났다. 동문의 동상은 또다시 우주에게 삼지창을 내던졌다.

“치잇!”

우주는 그것을 날렵하게 피한 뒤 아트만 에너지를 난사했다. 서로 간 거리가 멀어도 스나의 사정범위 안에는 충분히 들었다.

그 후 정확히 여섯 발.

동문의 동상도 우주의 맹렬한 공격에 결국 맥을 못추며 쓰러졌다.

우주는 숨을 씩씩 거리며 황급히 북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곧바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저쪽도 잡았구나. 휴~”

우주는 가쁜 호흡을 고르며 천천히 북문쪽으로 걸어갔다.

팀원들이 살았다는 듯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아무데나 주저앉아 쉬고 있었다.

생존한 팀원은 모두 35명. 이번에 5명이 사망했다.

우주는 먼저 천유시를 찾았다.

두리번 두리번.

조금 떨어진 곳에 보이는 그녀. 다행히도 살아있었다. 바이저를 연 채 눈물을 질질 짜고 있는 여성 팀원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해주고 있었다.

우주는 흐믓한 미소를 지었다.

“젖가슴이 커서 그런가 가슴이 참으로 따뜻한 처자로군. 생판 모르는 남인 나 같은 사람한테 호의와 친절을 베푸는 넓은 아량도 갖추고 있고 말이야. 저쯤되면 양반 가에 시집가도 되겠어.”

그는 발걸음을 옮겼다.

다음으로 자책하는 듯한 얼굴로 시무룩하게 앉아 있던 서진동을 찾았다.

“아까는 소리쳐서 미안했소. 급했던 까닭에 어쩔 수 없었소이다.”

{아니외다. 내가 허둥댄 탓에 아까운 팀원을 잃었어. 병신같이 머뭇거리지만 않았어도...!}서진동은 주먹을 불끈 쥐며 자신의 머리를 때렸다.

{크흑! 나 같은 병신은 좀 맞아야 돼!}딱! 딱! 딱!

우주가 그의 손목을 서둘러 붙잡았다.

“그만 하시오. 도령탓이라기보단 애당초 탱커의 T.O를 한 명만 넣은 쯔단기업의 책임이 크오.”

{원래 두 명이었는데 얼마전에 한 놈이 마약사범으로 붙잡혀 끌려 가는 바람에! 제길!}

“......”

그에 우주는 뭐라 할 말이 없었다. 그저 쯔단MSC는 왠지 관리가 안돼 엉망진창인 것 같다는 생각이 더 들뿐. 류쯔단이 자신이 운영하는 쯔단MSC 소속이던 현아를 마약중독자로 만들려고 했던 것을 보면 감이왔다.

{그러니까.}

그때 갑자기 근처에 앉아있던 왕자위가 투덜대는 목소리로 입술을 열었다.

{그러길래 동쪽이나 서쪽으로 가시지 왜 북쪽을 고집해가지고 사망자를 생기게 만들었어요... 요즘이 옛날시대도 아니고 남자라고 해서 직진만 고집할 수는 없잖아요. 여자 같은 남자도 있고, 남자 같은 여자도 있고, 남자니까 입이 무거워야 한다, 남자니까 돈 내야한다, 남자니까 울지말아야 한다, 남자니까 직진해야한다, 이런거 전부 구시대의 낡아빠진 잔재라고 생각해요.}

{뭐 이 새꺄?}

서진동이 눈을 부릅뜨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누가 말릴 틈도 없이 왕자위에게 걸어가더니 한 손으로 그의 헬멧을 벗기고 바닥에 내팽게쳐버렸다.

그러고 나서 겁먹은 얼굴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왕자위를 향해 소리쳤다.

{다시 말해봐. 그 주둥이를 발로 짓밟아줄테니까!}{아, 아니. 저, 전 그냥 뭐.... 탱커님이 하자는대로 해서 죽은 사람이 나왔으니까 이번에는 북쪽 말고 서쪽이나 동쪽으로 가면 어떨까 해서...}

{닥쳐 개새끼야!}

서진동이 발끈하며 왕자위의 얼굴을 발로 짓밟았다.

{컥!}

“이보시오 서 도령!”

{두 사람 싸우지 말라고 했죠!}우주가 말리려고 하는 순간에 갑자기 나타난 링 메이가 더 크게 소리쳤다.

이어 흥분한 서진동을 억지로 갈라놓으며 두 사람 사이에 섰다.

그녀는 서진동을 바라보며 실망했다는 표정을 짓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저씨 또 이럴꺼예요? 걸핏하면 사람 패는게 주특기예요? 이제 안하기로 저랑 약속했잖아요.}

{그, 근데...!}

{근데라니요? 아, 근데. 또 주먹질을했으니까 저랑 약속을 어긴거네요? 그렇다면 저도 이번주에 같이 영화보러 가기로 약속했던거 깨야겠네요. 맞죠? 직장에서 주먹질을 안하는 대신 저랑 데이트 하는게 조건이었으니까.}{그, 그러니까 링 메이! 내 말 좀 들어봐...!}서진동은 단숨에 치솟았던 화가 사그라들며 링 메이를 보고 쩔쩔맸다.

링 메이는 어쩔줄 몰라하는 서진동을 외면 한 채 이번에는 뒤로 돌아 서서 왕자위를 보면서도 한 마디했다.

{너도 그래! 지도도 없는 이 마당에 한쪽 길만 보고 가는게 뭐가 어때서? 괜히 이쪽저쪽 갔다가 길만 복잡해지고 출구도 못찾으면 어쩔건데? 북쪽으로 가기로 했으면 일단 끝까지 가보고 그때 아니다 싶으면 동쪽이나 서쪽으로 가는거야! 알겠어? 그리고 모두가 힘든 상황에 분위기 흐리게 투덜투덜대지 말란 말이야!}왕자위는 멍든 눈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고개를 푹 숙였다.

{으, 응...}

그렇게 링 메이의 참견으로 인해 내분이 일어나기 직전 상황은 한순간에 종료 되었다.

그녀는 그야말로 발랄하고 당찼다.

우주는 그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흡족하게 웃었다.

“마냥 응석을 부릴 것 같은 소녀 같은 외모에 비해 실로 듬직한 처자로군.”

{멋지죠? 링 메이.}

좋은 향기가 났다.

어느새 천유시가 다가와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처음봤을때, 어리광을 부릴줄로만 알았는데 알고보니 실속있고 매력있는 처자요.”

{링 메이 덕분에 팀이 유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저 역시 저 아이의 저런 모습이 부러울때가 많아요. 저는 절대 할 수 없는 역할이니까요.}

“그럴리가. 낭자도 충분히 제 역할을 다 하고 있소이다. 이제야 말하지만, 이 팀에 처음 가담하여 낯설어 하는 소생을 챙겨주는 모습에서 크게 감동 받았소. 낭자의 매력 또한 저 처자와 비교해서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오. 마치 이 팀의 어머니 같은 모습이랄까.”

{어머니요?}

천유시가 가지런한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음을 터뜨렸다.

“어머니는 조금 이상하오?”

{아니에요. 시집도 안간 처녀인데 갑자기 어머니 소리를 들으니까 조금 웃겨서 그랬어요. 아무튼 고마워요.}그녀는 이어서 말했다.

{아까 우주 씨도 정말로 대단했어요. 앞으로도 계속 한 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기분이 들 정도예요. 그리고 명성이란게 참 쉽게 얻어지는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아마 팀원 모두가 그렇게 느꼈을거예요. 그때 다들 입을 다물지 못했었거든요.}우주가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소생은 그저 죽기살기로 최선을 다했을 뿐이오. 그리고 외부인인만큼 가능한 폐를 끼치지 않을 생각에.”

이윽고 휴식 시간이 끝이 났다.

쯔단 MSC는 곧바로 북쪽으로 발길을 향했다.

북문이 열리며 우주는 북문의 현판을 지그시 올려다 보았다.

“허문(虛門)?”

옆에 있던 천유시가 근심스러운 얼굴로 턱을 어루만지며 대꾸했다.

{헛되다, 공허하다, 허위... 대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거짓?}

“거 참 난해하군.”

안쪽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여느때처럼 커다란 벽돌이 깔린 넓은 광장에 북, 동, 서로 향하는 작은 성문이 보였지만, 좀 전 처럼 동상이라든지, 귀신병사 따위는 하나도 없었다. 그저 휑한 바람만 쌩하니 날리는 널따란 공터 같았다.

쯔단MSC 팀원들은 안으로 들어서며 무심코 광장 북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갑자기 링 메이가 활기차게 웃으며 서진동을 지나쳐 제일 앞으로 뛰어나갔다.

{봐! 여기는 아무것도 없잖아! 이번에는 고생 안해도 돼! 역시 북쪽으로 가는게 진리라니깐!}일부러 밝게 웃어보이며 사기가 저하된 팀원들의 기운을 북돋아 주려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순간이었다.

링 메이가 양팔을 벌리고 활짝 웃는 순간. 바닥에 깔린 벽돌이 뒤집어지며 그녀의 늘씬하고 가벼운 몸이 아래로 추락했다.

서진동과 왕자위가 크게 당황하며 동시에 외쳤다.

{링 메이이이이!}

그리고 그것은 비단 링 메이 뿐만이 아니었다. 주변에 군데군데 설치된 함정을 밟은 팀원 몇 사람도 쥐도새도 모르게 함께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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