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지스트 쉴드-240화 (240/285)

240화

“모두 걸음을 멈추고 바닥에 엎드리시오!”

우주가 다급하게 소리치자 서진동과 왕자위만 제외하고 대다수의 팀원들이 납작하게 엎드렸다.

서진동과 왕자위는 계속 링 메이가 사라진 곳을 멍하니 바라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리, 링 메이...!}

{죽으면 안돼는데, 죽으면 안돼는데...!}옆드려있던 우주가 일어나서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링 낭자는 꼭 살아서 돌아올테니 너무 염려마시오. 그리고 우리에게도 그녀를 구할 방법이 없는게 아니외다. 서둘러 나락을 빠져나갈 방법을 찾는다면 링 낭자도 현실세계로 무사히 귀환할 수 있을거요.”

{그, 그렇지! 그 수가 있었어!}서진동이 손뼉을 마주치며 한 줄기 희망을 가졌다.

그는 곧 이를 악물고 기어서 앞으로 전진했다. 쯔단 MSC의 모든 팀원들도 그랬다. 바닥에 깔린 벽돌 하나하나를 일일이 손바닥으로 꾹꾹 눌러보며 북문을 향해 기어나갔다.

현재 살아남은 인원은 모두 31명. 네 명이 바닥 아래로 추락해버렸다. 생사여부는 전원 불투명했다.

{휴... 오줌지릴뻔했네.}

무사히 북문에 다달은 팀원들이 일제히 한숨을 놓으며 문앞 계단에 대자로 퍼져누웠다.

마지막으로 기어서 도착한 우주는 북문의 현판을 본능적으로 올려다보았다. 두 번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현판에 써진 한자에서 다음 장소에 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왕교(大王橋)라...”

근처에 있던 천유시에게 다가가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왕이 걷던 다리라는 뜻일까요? 아니면 왕의 다리?}

“간단하게 생각해봅시다. 두 번째 관문의 현판에서 크다는 한자가 있으니 정말로 큰놈이 나왔고, 세번째 관문의 현판에서 거짓을 뜻하는 한자가 있으니 정말로 함정이 나왔소. 그러니 대왕교라면 대왕처럼 강한 놈이 다리를 지키고 있을지도 모르오. 이 북문 너머에서.”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우주 씨 말대로 대왕처럼 강한 힘을 가진 괴물이 나타난다면 정말 큰일이네요. 무슨 대책이라도 세워야 할텐데.}우주는 급히 서진동을 찾았다. 그에게 사정을 말하고 주의를 주었다.

서진동은 고개를 끄덕이며 북문을 신중히 열기로 다짐했다.

잠깐의 휴식 뒤에 쯔단 MSC는 발걸음을 옮겼다.

끼이이익.

제일 앞으로 나가있던 서진동이 거대한 철문을 천천히 열었다.

그러자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눈에 들어왔다. 강폭은 대략 20M쯤. 다리 건너에는 변함없이 북문, 동문, 서문이 있었다.

{딱 보이는구만. 강에서 분명 뭐가 나올거야. 다들 전투 준비해!}서진동이 의기양양하게 소리치고 앞으로 달려나갔다.

대왕교에 발을 딛자마자 강물이 크게 일렁이더니 돌연 거대한 문어의 빨판 달린 발이 솟구쳐나오며 양쪽에서 서진동을 공격했다.

{하하하! 그럼 그렇지! 이보쇼 신 씨! 댁의 예상이 적중했소!}얼마지나지 않아 거대 대왕문어의 사체가 물위에서 둥둥 떠다녔다. 이번 관문은 미리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었던 까닭에 손쉽게 처리했으며 다행히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팀원들도 완벽한 승리에 한결 나아진 얼굴들이었다.

그러나 팀원 한 사람의 가슴속에서는 탱커인 서진동에 대한 불신의 싹이 트고 있었으니, 바로 왕자위였다. 그는 승리를 기뻐하는 팀원들에게서 멀리 떨어진 채 구석에 홀로 앉아 음습한 눈으로 서진동을 노려보며 반복해서 중얼거렸다.

{링 메이를 죽인건 탱커님이예요. 탱커님이 계속 북쪽만 고집하지 않았어도 그녀가 죽는 불상사는 결코 없었을거예요. 그런데도 반성은 커녕 계속 북문만 고집하시겠다는 건가요? 북문으로 가면 대체 뭐가나오죠? 돈이 나와요? 떡이 나와요? 아니면 여자라도 나오나요? 아니, 그 전에 당신의 존재가 남에게 피해를 준다고 생각해본적이 없나요? 이런 쓰레기. 구제불능 인간! 쓰레기! 구제불능 인간!}왕자위는 침을 꿀꺽 넘기면서 결심했다.

{루이가 우리와 같이 어울리지 않고 먼저 사라진 이유가 다 있었어요. 전부 탱커님 때문이죠. 저도 더이상 여기서 같이 못하겠습니다. 이대로 당신을 믿고 따르다간 언제죽을지 모르니까요. 당신의 무대포 같은 리더쉽으로 인해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다른 팀원들처럼 똑같이 당하긴 싫어요. 그러니까 전 떠날거예요.}왕자위는 구석으로 가서 숨어있을 작정이었다.

모든게 끝날때까지 남쪽으로 가서 기다리기만 하면 자신의 안전은 보장되고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번에는 소림문(少林門)이라 써져있구려.”

{앵? 혹시 소림사 땡중이 나오기라도 하는건가? 무쟈게 싸움잘하는?}우주와 서진동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동안 팀원들의 시선은 모두 북문의 현판을 향해 있었다.

왕자위는 조금씩 조금씩 무리에서 떨어져나와 이윽고 남문으로 도망쳤다.

그는 바닥의 벽돌이 뒤집히는 함정이 깔린 장소로 되돌아왔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활짝 열린 북문쪽으로 슬며시 고개를 내밀었다. 다리 건너편에는 쯔단MSC 팀원들이 다음 관문의 문을 열고 안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그 사이로 머리를 박박 깎은 중들의 실루엣이 얼핏 보였다. 다섯 명이던 중들은 마치 귀신인 것처럼 두 눈에서 빨간 빛을 내뿜었다. 그리고 제각각 봉과 쌍절곤, 칼, 철퇴, 도끼를 들고 있었다.

{제가 비록 탱커님한테는 불만이 있지만, 그렇다고 팀원 전체가 싫은건 아니예요. 승리를 기원할게요. 꼭 이겨주셔서 저랑 같이 여기서 탈출해요. 그러니 부디 전멸만은 피하시길. 신우주 씨가 힘 좀 많이 쓰셨으면 좋겠네.}왕자위는 등을 벽에 기댄 채 두 다리를 감싸고 한참을 쪼그려 앉아있었다. 그러면서 어두운 하늘을 올려다 보기도 하고, 벽 곳곳에 걸린 횃불을 수십초간 멍하니 바라보기도 하고, 얼마 전에 돈 주고 사먹었던 창녀 생각도 했다.

그러다 문득 광장에 있는 서문과 동문이 눈에 들어왔다. 여태 북문만 계속 고집해오다 괴물만 실컷 만났는데, 서문이나 동문 안에는 어쩌면 괴물이 없는 평화로운 곳이 아닐까?

{원래 나쁜곳이 있으면 좋은곳도 있어. 세상 이치란게 그렇잖아. 좋은일이 있으면 나쁜일도 있고.}왕자위는 일단 동문에 가보기로 결심했다. 문을 열 생각은 없고, 안에 뭔가가 있으면 무슨 소리라도 들릴 것 같다는 생각에 살짝 가서 문에 귀를 대고 엿들어볼 참이었다.

바닥에 뒤집어지는 벽돌이 있는지라 포복자세로 끙끙대며 기어서갔다.

가는동안 투덜투덜.

겨우 동문에 다달아서 바닥에 손을 짚고 일어났다.

그리고 현판을 올려다보았다.

{고독문(蠱毒門)?}

고독(蠱毒)이라 함은 외롭고 쓸쓸하다는 뜻의 고독(孤獨)이 아니라 뱀, 지네, 두꺼비 따위의 독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 뜻을 모를리가 없는 왕자위는 머리를 긁적였다.

{독을 가진 거대한 뱀이라도 나올려나...?}일단 조용히 걸어가서 호랑이가 그려진 철문에 귀를 가져다댔다.

{어머어머, 정말로 그랬던거야?}

{그렇다니까.}

철문 너머에서는 젊은 여성들이 하하호호 즐겁게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게다가 안쪽에 시원한 폭포수라도 있는지 굵은 물줄기가 떨어지는 소리도 덩달아 들려왔다.

{대, 대체 뭐지? 안에 뭐가 있길래?}왕자위는 눈을 크게 뜨고 침을 꿀꺽 삼켰다.

재차 철문에 귀를 가져다대며 주의깊게 들었다.

{여긴 너무나 평온해. 그래서 지루하다고 할까. 언니들, 뭐 재미난 일이 없을까?}{글쎄. 주변에 아는 사내라도 하나 있으면 모를까 딱히 재미난 일을 찾기가 쉽지가 않아.}{그러고보니 오랜만에 사내 몸뚱이가 그립기도 하네. 아주 단단한 사내라면 좋겠어.}{어머, 얘도 참. 사내 몸뚱이가 그립다니. 내가 다 부끄럽다. 호호호.}{내 말이. 소천 언니는 사내를 너무 좋아한다니깐. 세상엔 사내보다 좋은 다른 것도 많은데 말이야.}

{예를 들면?}

{예를 들면 살찐 고양이라든지?}

{에, 그게 뭐야~}

두 사람이 아니라 네댓명은 되는지 안에서 깔깔 꺄르르 여러명의 웃음소리가 났다.

{얼굴이 어떤지 함 보고 싶다...}왕자위는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녀들의 대화를 듣고보니 왠지 모르게 무척 설레이고 가슴이 쿵쿵 뛰었다.

{사내 몸뚱이가 그리우면 내가 채워줄 수 있는데 말이지. 정자가 동이 나도록. 큭큭큭.}안에 있는 여성들의 얼굴이 궁금했던 그는 슬그머니 철문을 밀기 시작했다.

끼이익.

문을 조금만 연 뒤 그 틈을 비집고 슬쩍 안으로 들어왔다.

그 즉시 왕자위의 눈앞에 아름다운 전경이 펼쳐졌다.

옛날 중국 고위관리가 살 법한 으리으리한 집에 정원이 있었고, 정원에는 한 500년은 묵었음직한 두꺼운 고목과 꽃, 수목과 더불어 자연석을 조화있게 조경해놓고 있었다.

{우와...!}

널따란 정원은 왕자위의 마음과 눈을 놀라게 했다.

계속 감탄사를 연발하면서도 그는 잊지않고 여성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나아갔다.

몇 개의 나무를 지나 집 안쪽에 있는 뜰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아름다운 산을 배경으로 기암괴석과 연못, 폭포수가 떨어지고 있었다.

아울러 연못에는 선녀처럼 예쁜 네 명의 여성들이 목욕을 하는 중이었다.

왕자위는 곧바로 커다란 바위에 숨어 알몸의 여성들을 몰래 훔쳐보았다. 곱디 고운 여성들은 왕자위가 훔쳐보는지도 모르고 즐겁게 대화를 나누며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때론 물장난을 치기도 하였다.

{읏...!}

알몸의 여성들을 훔쳐보던 왕자위의 고추가 어느새 팽창해져 있었다. 그는 욕정이 일어난 김에 서둘러 자위를 해서 간신히 고추를 가라앉혔다.

이윽고 바위에 올려둔 옷을 입고 하나씩, 둘씩 집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한 명의 여성이 연못에서 나와 젖은 몸으로 땅을 밟았을때였다. 왕자위는 전라의 여성을 보고 숨이 턱 막힐정도로 그 몸매에 홀렸고, 더 가까이 가서 훔쳐 볼 생각에 저도 모르게 그만 바닥에 떨어진 나뭇가지를 밟자 소리가 났다.

여성이 급하게 젖가슴과 음부를 가리며 당황한표정을 지었다.

{누, 누구세요?}

그녀는 왕자위가 숨어있던 바위를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왕자위는 들켜버렸다는 생각에 이마에 손을 가져가며 한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곧 바위 뒤에서 걸어나왔다.

{미, 미안합니다. 절대 훔쳐본건 아니고 잠시 지나가던 길이었어요.}{여기를 지나가셨다구요? 여긴 지날 수 있는 길이 아니라 집안인데요? }

{아, 아. 아, 그저...}

왕자위는 눈동자를 굴리며 급히 변명거리를 찾았다. 그런데 그녀가 먼저 말했다.

{괜찮아요.}

{네?}

{남의 집에 들어올 수도 있는거죠. 다 이해해요.}

{그, 그, 그. 그쵸?}

그녀가 밝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전 서소천이라고 해요. 실례지만 도령님의 존함은 어찌되시죠?}{저, 전. 왕자위라고 합니다. 에헤헤...}{왕자위님. 잠깐, 이리 좀 와보시겠어요...?}

{네?}

{제 앞으로... 와보세요.}

소천이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수줍어했다. 두 뺨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 그러시면 뭐.}

왕자위는 잠시 입맛을 다시더니 얼른 다가갔다.

그러자 소천이 갑자기 두 손으로 그의 한 손을 낚아채더니 자신의 젖가슴에 가져갔다.

포동포동한 부드러운 젖가슴의 감촉을 맛본 왕자위가 두 눈을 크게 떴다.

{이, 이래도 되는거예요?}

{전 사실... 그동안 사내의 몸이 그리웠어요.}{아, 사내의 몸뚱이가 그리웁다던 여성분이 낭자셨구나.}

{네?}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냥 헛소리를 했습니다. 그, 그래서요?}

{실례가 안된다면 저와...}

{저와...? 호, 혹시 세, 섹스를 해달라는 말은 아니시죠? 이히, 이히히...}왕자위의 물음에 소천이 생긋 웃어보였다.

{당연히 아니죠.}

{예? 아니라구요...?}

{제가 미쳤나요? 인간 따위랑 하게?}그때였다.

소천의 양옆구리에서 날카롭고 길다란 벌레 다리 세 쌍이 튀어나오더니 왕자위의 양옆구리를 푹 하고 찔렀다.

{커, 커헉...!}

왕자위가 피를 토하며 창백한 얼굴로 소천을 쳐다보았다. 아직도 무슨일이 일어난 것인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그녀가 웃는 얼굴로 말했다.

{인간 사내의 몸뚱이는 그 어떤것보다 연하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거든요. 전에 한 번 먹어봤는데 맛있길래 또 먹고 싶었어요.}소천은 말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인간의 탈을 벗어던지고 거대한 지네로 변했다. 다리에 꽂고 있던 왕자위를 한 입에 쏙 넣더니 잘근잘근 씹어먹었다.

그런 뒤 집 밖을 향해 길다란 더듬이를 바쁘게 움직였다.

{호오라. 아직도 인간 냄새가 더 남아있군.}커다란 지네로 변한 그녀는 수십개의 발을 빠르게 움직이며 집밖으로 기어나갔다.

***

{왕자위 씨가 없어졌어요. 누구 못보셨어요?}천유시가 걱정스러운 안색으로 팀원들을 향해 말했다.

쯔단 MSC는 이제 막 다섯 중들과의 싸움을 끝낸 참이었다. 얼마나 치열했던지 힐러들의 아트만에너지가 바닥이 나있었다.

지친 얼굴로 앉아 있던 어떤 남성 팀원이 대답했다.

{그 새끼 말야. 아까 혼자 몰래 도망치더라고. 그래서 뭐라 할려다가, 있어봤자 별로 도움도 안될 것 같아서 그냥 모르는척 했어.}

{그런가요...}

천유시는 힘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왜 모르는 척했냐고 따지는게 맞을지도 모르지만 누군가에게 호통친다는 것은 그녀의 성격에 안맞았다. 그녀는 그저 안타까운 얼굴로 고개만 떨굴 뿐이었다.

한쪽에 앉아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있던 우주가 무심코 남문을 뒤돌아봤다.

‘왕자위가 도망쳤다면 남쪽으로 갔을려나? 참 책임감이 없는 사람이군. 한 사람의 힘이 절실한 상황에.’

그와 동시였다. 남문을 바라보던 우주는 순간 이상한 기척을 느끼며 바이저를 내리고 벌떡 일어섰다.

“잠깐! 여기 뭔가 있소이다!”

쉬고 있던 팀원들은 일제히 우주를 쳐다보았고, 천유시가 머리에 물음표를 띄우며 큰 가슴을 앞세우고 그에게 다가왔다.

{네? 뭐가요?}

“주변에 뭔가가 왔소이다!”

{나야.}

갑자기 처음 듣는 목소리가 허공에서 들려왔다.

우주는 목소리가 난 방향을 쳐다보았다. 그쪽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우주가 허공에 대고 소리질렀다.

“누구냐!”

{미안, 깜빡했네.}

그 즉시 처음에 사라졌던 루이가 돌연 우주의 눈앞에 나타났다. 나노 슈트에 있다는 투명화 모드를 해제한 것 같았다.

이어 그는 뒷목의 무언가를 누르며 헬멧을 뒷목으로 사라지게 만들었다. 하이테크 슈트처럼 바이저를 열 필요도 없었다.

꽃미남 루이가 우주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감정없는 메마른 목소리로 말했다.

{난 루이다. 넌 내 목소리를 모르겠군.}한쪽에 대자로 누워있던 서진동이 불평을 하듯 짜증을 내는 목소리로 그에게 말을 던졌다.

{지금까지 어디갔었던 거야?}

{나락을 빠져나갈 방법을 찾고 있었다.}

{그래서 찾았어?}

루이는 계속 우주와 눈을 마주친 채 대답했다.

{찾았다.}

{찾았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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