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화
이게 무슨 소리야? 셀레나는 당황했지만, 희주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주인님께선…이제 막 스물이십니다. 한참 젊으시고…신체도 건강하시니 경험하고 싶어 하는 건 당연합니다만….”
“그, 그건….”
틀린 말은 아니다. 사실 오히려 천후정도면 굉장히 절제가 강한 거고, 저 나이쯤 남자라면 인간과 원숭이 사이에 있는 무언가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문란하게 지내는 경우도 흔하다.
“그래도…아무한테나 그러고 다니면 안되잖…아요?”
셀레나는 홍희주의 안색을 살피면서도 주저주저 자신의 주장을 펼쳐보았다. 하지만 희주는, 감미로운…아주 감미롭고 달콤한 목소리로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셀레나는…아무나가 아니지 않습니까?”
“읏….”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가? 그럴지도…. 인정받은 건가? 그녀에게? 셀레나는 뭔가 혼란스러워졌다. 하지만 적어도 방금 전까지 느껴지던 가슴이 찢겨질 것 같은 아픔은 조금 가시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말에, 조금씩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사실은…셀레나가 주인님을 말도 안 되는 계약으로 고용했을 때 가만히 있었던 것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마, 말도 안 된다뇨!?”
셀레나는 다급히 반박해보았지만, 이번엔 희주의 기세가 다시 일변하며, 귓불을 약간 세게 꼬집듯이 만져왔다. 목소리가 단호하다.
“말도 안 됩니다. 주인님은 메인 퀘스트…파급 디제스터를 단독으로 사냥 가능한 일리미네이터. 그분이 대출을 받아 프리랜서를 시작한다면 당신이 제시한 연봉은 건당 보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인센티브 부분은 언급할 가치조차 없습니다.”
“으…….”
사실이다. 셀레나 본인이 말했다시피, 그가 블랙 레오파드를 프리랜서인 상태에서 잡았다면 그 시점에서 대출금을 전부 갚고 사무실을 차렸을 테고, 그 다음 건으로 이미 굴지의 일리미네이터로 이름을 날리고 있으리라.
“일반적인 일리미네이터라면…평균선을 약간 밑돌지만 나쁘지 않은 조건일 수도 있죠. 하지만 주인님에겐 그렇지 않습니다.”
“그건….”
“알고 있습니다. 셀레나. 그게 당신이 제시 가능 했던 당시의 최고 조건이었다는걸. 주인님은 평균적인 일리미네이터의 연봉도 모르시죠. 아마 지금도 모르실겁니다. 하지만…저는 달라요. 저를 속일 생각은 하지 마세요. 제가 당신을 제지하지 않은 건 어디까지나 호의입니다.”
“…….”
“그리고 그만큼 당신이…사심으로 주인님을 보고 있었단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시금…목소리가 풀어지며 기가 죽은 아이를 다독여주는 어머니처럼 손을 움직인다. 생각이 완전히 노출되어버린 셀레나는 아무소리 하지 못하고 그녀의 말을 기다렸다.
“그래서 허락한 겁니다. 당신이라면…이렇게…”
스륵. 아무런 것도 바르지 않았는데도 아름답게 빛나는 금발 몇 가닥을 가져온 희주는 그것을 입술에 가만히 물고는, 그녀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쌌다.
“아름다운 당신이라면…주인님의 마음을 동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젠가…결실을 맺어서…품에 안길 거라고. 여자로서 기쁨을 누리고 싶어 할 거라고.”
“…….”
나지막한 목소리에 셀레나의 얼굴이 발그라니 달아오른다. 눈을 맞추지 못하고 피하는 것을 희주는 굳이 막지 않았다. 셀레나는 새어나오는 목소리를 냈다.
“몰라요…. 아직은…. 그날 뒤론…아무것도 없고.”
“…싫으신가요?”
대답이 없었다. 희주는 기다렸다. 켜져 있는 tv화면에서 웃음소리가 잦아들고, 굳은 목소리로 변할 때까지 기다렸다. 기다리고 기다렸을 때. 대답이 왔다.
“좋아. …하고 싶어.”
“…….”
“안기고 싶어….”
꼬옥. 희주는 가만히 셀레나를 끌어안았다. 셀레나는 저항하지 않고 그녀를 받아들었다. 그렇게 한참을 있다, 희주가 천천히 떨어졌다.
마주앉은 희주의 눈에 읽을 수 없는, 셀레나로서는 아직 알 수 없는 감정이 서려있었다.
“그런 당신에게…그런 당신이기 때문에…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뭔가요?”
“단 한번이라도 좋습니다. 그러니….”
희주의 입술이 달싹이며, 무슨 말인가를 꺼냈다.
셀레나의 눈이 크게 떠졌다.
“네? 아니…그건….”
“부탁드립니다.”
“네? 하지만…전, 전 괜찮아요. 아마도. 응. 희주 씨라면. 그러니까 그런 건 희주 씨도 언제든지 해도….”
“…….”
읽을 수 없는 감정이, 아련함으로 바뀌는 것을 셀레나는 보았다. 순간, 그녀는 무언가를 직감했다. 그것을 떠올리자 머릿속이 아연해졌다.
“설마….”
“네…. 아마도….”
조용히, 다시 한 번의 말이 희주에게서 나왔다. 아름다운 백옥에서 광채 한 점이 흐르며 떨어져 내렸다. 셀레나는 그것을 보고 눈동자가 어지러워지며 되물었다.
“확실한 건가요?”
“아직은…정확하지 않습니다만. 하지만 아마도….”
“그런…그런 건….”
똑. 똑. 광채가 떨어지며 물가를 이룬다. 어느덧 희주의 얼굴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지금껏 봤던 어떤 감정보다도 명확한 그것에, 셀레나는 그녀의 눈 아래를 닦아주며, 와락하고 끌어안았다.
이 여자가 안쓰러웠다.
“희주 씨…. 아니 희주야….”
“들어…주시겠습니까?”
“어쩔 수 없잖아. 그런 말 들어버리면…어쩔 수 없잖아.”
어느덧 그녀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안 들어줄 수 없잖아…!”
꼬옥. 차가운 얼굴을 안자, 가슴께에 온기가 느껴졌다. 그것이 흐른다. 그 감각에 셀레나는 자기도 모르게 오열했다.
“…감사합니다.”
“바보! 희주는 바보야! 천후도 나빠!”
“주인님이 나쁜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나빠!”
“…….”
“나쁘다구우….”
“…….”
끌어안은 두 여자는, 그 후로 한참이나 끌어안고 긴 시간 울었다.
*
진정이 되는데는 두 시간이나 걸렸다. 몇 방울이 전부였던 희주는 조금 더 나았지만, 셀레나는 몇 번이나 세수를 하고 나서야 퉁퉁 부은 눈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아…. 엉망이야. 내일은 최대한 뻐기다가 체크아웃 해야지.”
“…….”
“푹 자다 가자. 그치, 희주?”
발랄하게 웃으며 하는 말에 희주는 고개를 까닥이며 동의해주었다. 잠깐 시간동안 두 여자는 크게 가까워져있었다.
“아. 너무 울었더니 머리가 어지러워. 이제 정말 자자. 불 끌게?”
“…….”
희주는 대답 없이 침대에 앉아만 있었다. 그것이 평소의 태도의 연장이라고 생각한 셀레나는 개의치 않고 불을 끄고 옆자리에 누웠다. 그리고는 옆으로 돌아누워, 그녀의 얼굴을 꼬옥하고 끌어안았다.
“셀레나….”
“헤헤.”
장난스레 웃은 셀레나는 그대로 눈을 감았다. 희주와 함께 지내면서 향수를 쓰는 모습을 본적이 없지만, 그녀에게서는 늘 좋은 냄새가 났다. 그것을 만끽하며, 셀레나는 그렇게 잠들고자 했다.
하지만….
“셀레나.”
“응?”
“저도…사람입니다. 그리고 여자입니다.”
“으, 응.”
“그래서…종종 질투하기도 합니다.”
“응?”
무슨 소린지 몰라 셀레나는 말똥히 눈을 떴다. 그녀의 눈앞에는 조용히,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고 있는 희주가 보였다.
목소리에서는 방금 전의 아련함과는 조금 다른, 또 다른 감정의 기색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의 말 그대로의 것이었다.
“처음 질문했던 것의 대답을 해주시겠습니까?”
“처음?”
그녀와 대화를 시작한지도 꽤나 오래 지났다. 처음 대화라고해도…잘 기억이 안 난다. 워낙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그 이전의 말들은 모두 탈색되었다.
희주는 그것을 기억나게 해주었다.
손을 움직여서…그녀의 옆구리 쪽에서, 옷 속을 치솟아 올라가며….
“희, 희주야?”
“그날….”
두 글자면 충분했다. 그 순간 기억이 떠올랐다. 그녀의 말이 연결됐다. 질투.
“희, 희주야, 잠깐….”
“싫습니다.”
와락…! 치솟아 오른 그녀의 손은, 그때 그날…. 천후가 실수했던 그 때 만큼이나 그녀의 소중한 앙가슴을 세차게 쥐었다.
“아앗!”
“주인님께선 경험이 없으시니…처음이라면 이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맞습니까?”
“잠깐…그만….”
들을 생각조차 없다는 듯이, 희주는 그녀의 입을 입술로 틀어막았다.
쭙. 쭙. 격렬하게 붙었다 떨어지는 소리가 울린다. 질척질척하게 얽히는 소리. 그 역동적인 동작에 밀려 리모콘이 땅으로 떨어지며, TV화면이 꺼졌다.
분홍과 분홍 사이에서 호선이 이어졌다 떨어졌다.
“뭐, 뭐하는 거야?”
“질투를…하고 있습니다.”
“…….”
귓가에 속삭이는 낮은 목소리. 그 내용에 오싹오싹 하며, 셀레나는 저항이 없어졌다.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또…어디를 만져주셨나요?”
“아….”
노골적인 질문에 셀레나가 곤혹해하며 시선을 내렸다. 그녀의 손이 닿고 있는 곳. 희주는 천천히 그것을 뭉개며, 쓰다듬으며, 감싸 안으며 변형시켜나갔다. 그때마다 셀레나의 입에서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그것을 괘씸하게 생각한 걸까? 희주는 검지와 엄지를 가져와 분홍으로 솟은 첨단을 꼭 잡아서 들어올렸다.
“아읏…!”
꾸욱. 꾸욱꾸욱. 양손을 들어 그것만을 마구 비벼댄다. 셀레나가 비음을 질러대며 몸을 뒤틀어댔다. 자기도 모르게 허벅지를 오므린다.
희주의 이 손놀림은…놀라울 정도로 그를 닮았다. 그를 재현한 듯하다.
그날…홀로 생각했던 그보다 훨씬. 훨씬 더.
그리고 마치 그날 직접 옆에서 본 것 마냥…그가 향했던 마지막 장소로 내려가 억지로 오므린 허벅지를 열어젖히고 닿았다.
“이곳은…?”
“그…그건….”
“그건?”
“잠깐만이었…어….”
“…….”
끈적……. 자신이 생각해도 놀랄 정도로…음탕해져있는 그 사이를, 길고 유려한 손가락이 누빈다. 셀레나의 입이 크게 벌어지며 허리를 튕겼다. 소리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보다 훨씬 능숙한…여자를 아는, 여자만이 아는 손길.
그 손길을 희주는 천천히 거두고는, 그녀의 양 어깨를 격하게 짚더니 그녀의 아랫배 위에 올라탔다.
“아?!”
“…셀레나. 나쁜 여자군요.”
“응?”
“주인님에게…받기만 하지 않았습니까?”
아. 그러고 보니 그럴지도 모른다. 처음…그의 커진 것을 잠시 손댄 이후로는…전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의 움직임에 휩쓸릴 뿐이었다.
셀레나는 눈을 꼭 감고 외쳤다.
“어, 어쩔 수 없잖아! 나도 처음이고…잘 할 줄 모르고! 뭐, 뭘 해야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그런 걸 침착하게 생각할 여유는 나한테 없다고! 억울해진 셀레나가 그렇게 외쳤지만, 희주는 그녀의 입가에…그녀의 소중한 곳에 닿았던 검지를 대어 누르며 속삭였다.
“쉬이….”
“…….”
“맞은편 방에 주인님이 주무십니다. 조용히….”
“…….”
지금 이런 게 들키면…생각하기도 싫다. 아무리 그에게라도 보이기 싫은 상황이었다. 셀레나는 소리치는 걸 멈췄다.
그것을 본 희주는 가만히 그녀를 내려 보다가 허리를 굽혔다.
물컹하고…서로의 부드러운 부분이 눌려지며 겹쳤다. 귓가에 목소리가 춤췄다.
“그러니까…알려드리겠습니다.”
“…에?”
“주인님이…. 어디를 어떻게 해드려야 좋아하시는지.”
“…….”
“분명…당신에게도 도움이 될 겁니다.”
이미 얼굴에서 더 붉어질 구석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귓가에서 불이 났다. 양 볼이 타오를 것 같았다.
“무슨….”
“이제부터 셀레나는…주인님입니다.”
“그, 그런 거…. 말도 안 돼…. 그런 생각 할 수 있을 리가 없어….”
“할 수 있습니다. 셀레나…. 제가 싫으신가요?”
스르륵. 딱 붙었던 상체를 일으키자, 흑단이 내려오며 머리카락을 훑고 지나갔다. 인형과도 같은…아니 인형으로조차 재현할 수 없을 것 같은 미의 화신과 같은 여인이 나신으로 내려 보고 있었다.
아아. 이런 여자를 보고서…참을 수 있는 남자가 있을 리가 없다.
말이 안 된다.
낮에는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며 내조하고…밤에는 범해지는 것을 원하고 또 원하는…그런 여자를 앞에 두고.
셀레나는 영천후가 되었다.
어제까지의 그녀라면 아마 되지 못했을 테지만…지금은 되어버렸다.
그것을 확인한 희주는 손을 아래로 가져가…남자의 것이 된 그녀의 아주 약간 도드라진 곳을…손톱으로 살짝 긁어 올렸다.
“꺄하아아앗!”
“이것으로…들어와 주시는 겁니다. 가득….”
아아. 이 불이 달린 것 같은 것으로 말인가. 머리가 터질 것 같다. 과연. 천후가 그날 미치려고 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런 정신 상태에서 참는다니 말도 안 돼. 이건…이건 그만 둬야해!
셀레나는 본능적으로 벗어나려고 다리를 굴러댔지만, 희주는 요동치는 와중에도 전혀 균형을 잃지 않으며 그녀의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비음이 다시 한 번 터진다.
그것을 입으로 강제로 막으며, 희주는 조용히 속삭였다.
“소란을 피우기엔 이릅니다. 아직…밤은 길게 남았으니까….”
펄떡! 펄떡 펄떡! 입이 막힌 셀레나의 허리가 애처롭게 맥동 쳤다.
*
더워….
늦은 밤. 아무도 없는 온천을 다시 한 번 이용하고 온 희주는 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방으로 향했다.
문 앞에 멈춰선 희주는, 그것을 소리 나지 않게 열었다.
“핫! 하응! 앗! 아아아앙! 아앗! 가! 가아아앗! 또! 하으읏!”
몸을 씻고 온 후에도…이미 점화되어버린 셀레나는 홀로 침대를 삐걱이며 암컷의 신음을 내질렀다.
희주는 방음이 아주 잘 된 방이라고 생각했다. 과연 하룻밤에 수십 만 원을 치룰 정도는 되는 것 같다. 곧 방 안은 어둠이 되며 소리가 새어나오지 않게 되었다.
열렸다가 닫혔다고 생각되지 않게 문을 다룬 희주는 몸을 돌려 맞은편의 방문을 향했다.
카드키로 잠겨있는 문. 피킹 도구가 없다면 아무리 그녀라도 강제로 열 순 없지만….
희주는 양 가슴 사이에 손을 집어넣어 카드키를 꺼냈다.
“…….”
셀레나가 있는 문을 열었던 것처럼 열어 안으로 향했다. 발소리는 나지 않는다. 그것은 쉬운 일.
어둠 속. 하지만 달빛이 들어온다. 그 작은 빛만으로, 희주는 주인이 어디에 어떻게 누워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두꺼운 이불 하나를 크게 펼쳐놓고는, 그 위에 누워 작은 이불을 덮고 있었다.
그와 지낸지도 이제 보름…아니 이제 20일 가까이. 그 동안 매일 같이 그와 잠자리를 함께 했기 때문일까?
천후는 한쪽 팔을 옆으로 펼쳐두고 잠들어있었다. 마치 지금도 희주가 자신의 팔베개를 베고 자고 있는 것처럼.
아무도 보지 않는 어둠 안에서, 희주의 얼굴에 환희의 미소가 맺혔다. 천후 앞에서조차 직접 보여준 적 없는 기쁨에 어쩔 줄 모르는 미소.
그녀는 이불 위로 올라가 그 팔에 누웠다.
“음…희주 씨….”
흠칫하고 희주가 놀라 몸을 움츠렸다. 깬 걸까? 이 야밤에 주인님을 깨우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인 실격이다. 하지만 그는 그대로 웅얼거리며 몸을 옆으로 돌리더니 그녀의 얼굴을 끌어안으며 품에 안았다.
“아….”
미소 위에 홍조가 더해졌다. 언제나 느리던 심장이 빠르게 뛴다. 희주는 천천히 손을 들어서 그의 얼굴을 감싸 쥐었다. 깨지 않도록…정말이지 조심스레.
그렇게 매만지며 속삭였다.
“준비는 끝내두었습니다. 그러니….”
그러니…. 뒷말이 맺히지 않는다. 미소가 멈추지 않아서다. 그러다….
희주는 문득 깨닫는다.
자신을 끌어안았던 팔에 힘이 풀리며, 손이 둔부에 닿아있었다.
“…….”
얼굴을 감싸던 손 하나를 가져가…그 손을 옮긴다.
조심히…깨지 않도록…허리 옆을 넘어 허벅지 안쪽으로….
이미…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중추에, 아주 살짝 닿았다.
손가락 끝.
“…….”
이건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
섬기는 몸으로…미천한 몸으로 어딜 감히.
감히. 감히. 감히……. 감히……….
하지만….
쯔…즛….
단 한 번, 오직 단 한 번의 확실한 접촉에 희주의 등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한참이나 경련하면서도, 양손으로 비음이 나오는 입구를 봉한다.
풀썩하고, 그의 품속에 파고들었다.
꼬옥…. 더 이상 닿지 않게…그의 손을 양 허벅지 사이에 끼워 누르며 희주는 눈을 감았다.
“주인님….”
톡. 하고.
그의 손끝에 길게 이어져있던 것이 떨어졌다.
고른 숨이 이어지며 밤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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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처음으로 쿠폰 후원해주신 ㄷㅞㄺ님 감사드려요! 이걸로 저도 별풍남!(응?)금요일이고 하니 오늘 오후 12시~2시? 사이에 하나 더 올려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