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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드하렘-49화 (49/324)

49화

<첫월급을 어떻게 쓸까?>

텐타클 뱀파이어가 퇴치된 지도 열흘 이상이 지났다. 그 동안 세간에서는 세 가지 이슈가 거론되었다.

첫째는 안보에 대한 부분이었다.

열흘 사이에 디제스터가 일으킨 인명피해 집계가 완료되었다.

사망자 580명. 부상자 7200여명.

엄청난 수의 사상자였지만, 유그드라실이나 정부의 당초 예상보다는 적은 피해였다. 던전 내 주민 전부가 흡혈을 당했을 것이라고 예상했었으나, 일리미네이터의 빠른 투입과 지속적인 전투로 인해 피해가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정부 생각이고….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사람들과 일반 시민들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대한민국 전체가 분노로 달아올랐다. 정부의 책임론이 거세게 제기되었다.

도대체 군은 무엇을 했고, 일리미네이터는 어째서 이렇게 큰 피해를 입을 때까지 디제스터를 퇴치하지 못했는가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공격대 구성에 대한 부분. 그리고 도주한 일리미네이터에 대한 부분이 도마에 올랐다. 그야말로 잘게 다져졌다.

이 부분은 디제스터 퇴치 업체 측에서도 도저히 할 말이 없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기업 대표들과 B랭크 일리미네이터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 했다.

앞으로 던전화 가능 디제스터가 출몰했을 때 B랭크 구성 비율을 올리겠다고 구두 상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국회에서 이것을 특별법을 만들어 통과시키려는 시도는 불발로 그쳤다.

국가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안보 공백을 이렇게 ‘싼 가격’으로 메꿔주는 이들에게 강하게 나올 수 없었던 것이다.

억대의 돈이 오고 가고 있지만…일리미네이터의 보수는 역시 ‘저렴’하다. 파급 디제스터를 군이 출동해서 잡으려면 장갑차, 전차, 헬기 등이 투입되어서 시가전을 벌여야한단 점을 생각해보면, 건당 6억은 너무나 저렴하다.

이미 많은 ‘손해’를 보면서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유그드라실의 통제가 없다면 현상금이 어디까지 치솟아 오를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런 이들에게 애국심과 책임감을 빌미로 강제하는 법안을 밀어붙이면 글쎄…. 파업만으로 끝나면 다행이지. 외국으로 빠져나가려고 한다면 잡지도 못한다. 작정하고 변신을 하던가, 외국발 비행기에 공간이동해서 숨어 들어가면 어떻게 잡을 건데?

마법사, 일리미네이터들은 초법적인 힘을 가진 이들이지만…그들의 본성이 인간의 삶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눈치도 보고, 허리도 굽히는 것이다. 이 이상으로 밀어 붙이면 디제스터 이상으로 골치 아픈 일이 될 수 있다.

인간 측도 바보가 아닌지라 결국 이 부분은 질타선에서 마무리가 지어졌다.

하지만 그래도 국민들은 일리미네이터에게 지나치게 의존되어있는 디제스터 퇴치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두 번째는 영천후에 대한 부분이었다.

이 문제는 유그드라실의 영상을 보았던 업계 사람들, 그러니까 일리미네이터 커뮤니티에서 거론되었다.

첫날, 둘째 날 반응은 아주 격렬했다. 저게 뭐냐?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 저건 대체 누구냐? 사람이 맞긴 한 거냐?

기업, 프리랜서 측에선 이런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유그드라실 측에 많은 타전을 보냈지만, 유그드라실은 묵묵부답이었다.

이에 이들이 영천후에 대해서 내린 결론은 이랬다.

아마도 제 3의 인류인 것 같다.

기본적으론 B랭크. 특정 상황에서는 그 이상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 같다.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그의 행동에 따라서 방침이 달라질 것 같으니, 조금 더 시일을 두고 기다려보자.

다만 너무 이질적인 놈이니, 쉽게 가까이 하지 말자.

세세한 부분에서 개인차가 있긴 했지만, 기본적으론 이런 식으로 정리되는 분위기였다.

업계 내부에서는 업계의 갑인 B랭크들이 어떻게든 돌출되는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밥그릇을 나누는 놈이 나타난 것이니까.

세 번째는 텐타클 뱀파이어의 보수에 대한 부분이었다.

던전화가 가능한 경급 디제스터. 강력한 존재였고 인명피해도 크게 일으킨 만큼 퇴치 보수 자체는 꽤 크게 붙어서 나왔다. 400억.

국가 전체를 들었다 놨다 한 괴물을 때려잡은 것 치고는 작지만, 디제스터 퇴치 기업이나 프리랜서에게는 큰 돈이다. B랭크 두 명이 반액을 떼어가더라도 두당 8억이 넘으니까.

특히 이번엔 텐타클 뱀파이어의 실질적 퇴치자인 영천후(대리로 셀레나가 나왔다)가 B랭크 일리미네이터 하연과 의견을 맞춰 현상금을 완전히 동등하게 25로 나누기로 했단 소식이 전해지자, 퇴치를 기념하던 파티회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심한 부상자가 너무 많아서 그것을 염두에 두어 분배를 했다는 이야기엔 감격하는 사람까지 나왔다.

그러나….

‘재물손괴가 너무 크니 반액을 국가에 환수해줬으면 하는데.’

유그드라실에서 내려온 한국지부장 최완의 말 한마디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한마디 던진 말이지만, 업계에 있어서 그 말은 절대나 다름없었다.

유그드라실이 이 업계에서 절대적인 상전 위치에 있다는 것도 있지만…그들은 마법사의 인권보장을 위해 활동하는 NGO다.

그 중에서도 최완은 핵심인물인데, 그가 이런 소리를 꺼냈다는 건 이 정도 내놓지 않으면 사람들의 마법사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 것이라 판단했다고 돌려서 말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일리미네이터들 자신들이야 마법사인 걸 드러내놓고 살고 있다지만…다른 마법사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이야말로 커밍아웃한 마법사들이 어떻게 되는가를 보여주는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공식적으로 마법을 뻥뻥 내갈기며 살 수 있는 곳은 결국 이곳뿐이란 것을. 이런…저가로 사회공헌을 하는 일 뿐.

물론 사람에 따라 마법사들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여주는 이들도 있다. 봉식이 그랬다. 하지만 그들 역시 모여 집단이 되면…마법사는 이질적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었다.

저희는 인간에게 우호적인 생명체예요. 봐요. 나쁜 괴물도 잡아주잖아요. 라고 아양을 떨지 않으면 바로 배척당하는 것이다.

국가에 속박되지 않고 기업이란 형태로 돈이라도 받을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유그드라실의 중재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와중에서 유그드라실의 대표자가 이야기를 꺼냈다.

너희 피해가 이렇게 커졌는데 돈 안 내놓으면 욕 쳐 먹는다. 괴물새끼라고 배척받을 거라고.

그들은 따를 수밖에 없었다.

다만 어쩔 수 없이 따르면서도 이런 볼멘소리를 하는 이들도 일부 있었다.

“재물손괴를 낸 건 다 영천후란 놈이 발 구르기 해서 아스팔트랑 보도블록 작살난 것 때문이잖아. 그러지만 않았으면 크게 버는 거였는데.”

다른 이들도 아니고 그 레이드에 참가해서 간신히 살아나온 이들 중 서넛이 이런 소리를 간간히 꺼내곤 했다.

이런 반응들에 대한 레이나드의 코멘트.

“염병하고 있네.”

물에 빠져죽을 뻔한 거 건져놨더니 보따리 찾는 거 보소. 레이나드는 쯧쯧하고 혀를 차며, 저런 이야기가 영천후나 셀레나에게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스레 단속했다.

애초에 재물손괴 어쩌구는 최완의 핑계다. 사망자가 세 자리를 넘은 시점에서 많던 적던 현상금은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인간들의 피해에 마법사가 깊이 애도하고, 슬픔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니까. 겨우 이 맥락을 못 읽다니….

게다가 두 번째 이슈까지 겹쳐서, 영천후는 영웅 대접을 받지 못했다. 이름만 알려져 주의해야할 인물로 낙인찍히고 끝나버렸다.

레이나드는 가슴이 답답해졌다.

패러다임이 바뀌는 데는 아직도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었다.

*

서울의 한 고층 레스토랑. 텐타클 벰파이어와의 교전으로 생겨난 상처가 아직 고스란히 내려다보이는 그곳에는 11명의 사람들이 긴 식탁에 앉아있었다.

“대단하긴 대단하군. 이게 정말 사람 하나가 한 짓거리란 게.”

그 중에서 가장 상석에 앉은 남자가 입을 열었다. 올백 머리를 한 금발에, 백색 정장을 입은 그는 턱을 괴고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영천후가 뒤집어놓은 아스팔트와 보도블록은 아직도 전부 복구되지 않았다. 게다가 거리를 양분하는 4차선 도로를 강판으로 사용해 디제스터를 갈아버린 덕분에, 도로 역시 마비되어있었다.

위력도 위력이지만, 그 원시적인 폭력성에 놀라게 된다.

“흥. 그깟 새끼 별 거 아니에요. 제가 멀쩡했으면 그놈이 올 필요도 없었는데…. 윽…!”

그런 그의 반응에 의자대신 휠체어를 타고 있는 남자가 말했다. 환자복을 입고 있는 그는 휠체어에 링거까지 연결해서 맞고 있었는데, 그 위쪽으로도 드문드문 붕대를 감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웃기지 말아요. 대체 부끄러움을 모르는군요. 내가 당신이라면 말 한마디 못 꺼내고 있을 텐데. 누가 저 사람까지 부른 거죠? 무슨 자격이 있다고?”

식탁의 오른편에 앉은 여성은 그의 말에 눈썹을 치켜뜨며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하얀 이브닝드레스 차림의 그녀가 그렇게 말하자, 휠체어를 탄 남자는 큭 하고 분한 듯한 소리를 내며 입을 다물었다.

“하연. 너무 화내지 말게. 사람이 살다보면 실수 할 수도 있는 거지. 미워도 우리 가족, 우리 막내잖아. B랭크끼리 돕고 살아야지.”

가벼운 목소리로 하연을 진정시킨 남자는 좌중을 둘러보았다.

이들이야말로 국내 일리미네이터업계를 주도하는 세력. B랭크 일리미네이터들.

총 12명. 그 중 하나를 제외한 전원을 이 자리에 초대한 남자는 턱을 괴고 있던 것을 풀고는 양 손으로 깍지를 꼈다.

“뭐. 일단 다들 내 초대에 응해줘서 고맙네. 다들 많이 바쁠 텐데.”

“알고 있으면 용건만 간단히 말하지.”

“넌 여전히 급하군. 여길 전세 내느라 나도 돈을 꽤나 썼다고. 조금은 음식과 대화를 즐길 생각은 없나?”

“흥…. 길이 다 박살나서 당분간 손님 끊긴 레스토랑 전세 내는데 얼마나 든다고.”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불만에 금발의 남자는 쓴웃음을 지었다.

“어이쿠…. 다들 반응들이 신통찮군. 이거 원. 너무 그러지들 말라고. 이렇게 모인 게 대체 얼마만인데.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보겠나.”

여전히 싱글벙글한 얼굴로 하는 말에 그들은 제각기 고개를 휙 돌리면서 입을 다물었다.

가족이라느니, 같은 B랭크라느니…. 말이야 좋지만 이들 사이에는 은(恩)보단 원(怨)이 더 많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방해꾼일 뿐.

이 자리에도 항상 모임을 주도했었던 금발의 남자가 아니었다면 절대 모이지 않았으리라.

“알았네. 알았어. 용건만 말하지. 사실은 좀 물어보고 싶어서. 이 동넬 이 꼴로 만든 그 영천후인가 하는 신입을 어떻게 대해야할지에 대해서.”

웃음기가 묻어있는 말 속에 담긴 내용에 시선들이 남자에게 모였다.

“C랭크들이 눈치를 보는 것 같더라고. 우리들이 어떻게 나오나. 거기서 우리 중 누군가가 혼자서 먼저 행동하면 그게 B랭크 전원의 총의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을 것 같더군. 그래서 조금 모두의 의견을 듣고 싶어졌지.”

그 말에 좌중들의 표정이 조금 심각해졌다. 그 중 흰 이브닝드레스의 여성, 하연이 입을 열었다.

“저는…그를 B랭크 일원으로 인정하고서 우리들 쪽으로 포섭해야한다고 생각해요.”

“흠. 같이 싸운 사람다운 제안이군. 좀 더 구체적인 이유가 있나?”

“제가 보기엔 그 사람…. 아직 어리더라고요. 여러 가지로. 우리 쪽으로 끌어들이면 충분히 핸들링이 가능할 거예요. 말썽부리지도 않을 것 같고.”

“그렇군. 다른 의견 있는 사람은 없나?”

남자의 물음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흠. 이걸로 끝인가? 좀 아쉬운데….’

눈매를 가늘게 떠본 그는 더 이상 말이 없자 자기 쪽에서 이야기를 해볼까 싶어 입을 열려했다. 그 때였다.

“제 생각은 달라요.”

제일 끝자리에 앉은 휠체어의 남자…레이나드 공격대에서 가장 먼저 리타이어를 당했던 B랭크 애송이가 천천히 손을 들며 발언했다.

그러자 금발 남자를 제외한 모든 이들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작작하지. 그 정도의 트롤링을 했으면 당분간 입 닥치고 살아야겠단 생각이 안 드나?”

“끝자리에라도 앉혀놔 주니까 자기 주제파악이 잘 안되나 보지?”

표정으로만 끝나지 않고 매도가 날아오자, 그는 몸을 움츠리며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금발의 남자가 그것을 제지했다.

“자자. 너무 그러지 말라고. 말하는 걸 들어보는 것뿐이잖아. 말해봐, 박찬휘.”

“…….”

그가 웃으며 말하자 애송이, 박찬휘는 잠깐 다른 이들이 눈치를 보다가 눈매를 날카롭게 하며 입을 열었다.

“저는…그 새끼를 매장해야한다고 생각해요.”

“당신…!”

그의 말에 하연이 놀라 외쳤지만, 금발의 남자는 손을 들어 제지했다.

“기다려봐. 하연. 찬휘. 계속 말해봐.”

그가 자신의 말을 들어줄 기색이자, 찬휘는 기고만장해져서는 식탁을 양 손으로 쾅하고 내려찍으며 소리쳤다.

“그 새끼는…우리들을 위협할 겁니다. 기절하고 일어나서 영상을 봤는데, B랭크 이상의 마법을 사용하던데요. 그런 새끼가 이 업계에 있으면 우리가…뭐라고 해야 하지? 말을 잘 못하겠는데, 우리가 평범해진다고 해야 하나?”

“평범해진다?”

“어지간한 큰일도 그놈만 있으면 되잖아요. 우리한테 들어올 돈이 없어져요. 선택권도요. 지금까진 모든 일을 우리가 먼저 고른 다음 뿌렸는데, 그놈을 그냥 놔두면 일을 고르는 입장이 그놈이 되고, 우리가 받게 될 걸요?”

금발 남자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입가에 미소가 스쳤다.

“그렇군. 의견 고맙네. 자. 그럼 의견은 두 가지인 것 같은데. 하연 씨랑 찬휘 의견을 좀 더 자세하게 정리해본 다음 어느 쪽으로 대응할지 논의를 좀 해볼까?”

낮은 클래식 음악이 흐르며, 열한 명의 목소리가 오고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하연의 표정은 점점 창백해져갔다.

*

“형, 형. 정말 형이 아까 레스토랑이랑 전세 낸 거에요? 존나 크던데 거기!”

“뭘 그걸 또 물어보냐. 얼마 안했어. 아까 누가 말한 것처럼 안 그래도 며칠 문 닫으려고 했으니까.”

“와. 씨발…. 진짜 형 쩌는 거 같아.”

논의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 남자는 리무진 뒷좌석에서 찬휘가 자신을 존경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걸 보고 슬쩍 미소를 지었다.

‘모자란 놈.’

사실 남자의 눈에도 그가 성에 차는 것은 아니었다. 이번에 나타났던 경급 디제스터, 텐타클 뱀파이어가 강력하긴 했지만, 기존 24인 공격대 멤버로 못 잡을 정돈 아니었다.

찬휘가 리타이어하지 않았다면 장기전이 됐겠지만 어떻게든 격퇴했으리라. 그런데 가장 먼저 리타이어 했으니 B랭크 전체에 먹칠을 한 꼴이다. 괜히 다른 B랭크들이 화를 낸 게 아니다.

그런데도 이번 모임에서 그의 발언권을 인정해 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역시 어린놈이야…. 뒷생각을 안 하지.’

남자는 찬휘가 내걸었던 제안을 떠올리고는 자기도 모르게 풋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런 생각을 한다고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을 고르지도 않고 나불대다니. 아마 자기 공을 빼앗겼다고 혼자서 생각하면서 화가 나있는 모양인데…. 정신이 나가도 한참 나갔다.

하지만 그래도 그에겐 필요했다.

자신의 생각을 대신 말해줄 누군가가.

그리고 예상대로 그 덕분에…이번 모임의 목적은 달성했다.

‘불똥이 튈 수도 있으니까….’

보험은 언제나 필요한 법. 남자―로마이어 엔체스터는 창밖을 보며 실실대는 찬휘에게 보이지 않도록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미소는 비웃음으로 변해있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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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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