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화
서울 한 번화가. 대학 인근의 이 거리는 주말이 되면 차량 통행을 일부 구간 막아두어 보행자들의 거리로 만들어 두곤 했다. 오늘은 평일이라 차가 지나다녔지만, 그래도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은 바글바글 했다.
그곳의 지하철 역 근처 패스트푸드 점 앞. 나시 티 하나에 청 핫팬츠만을 걸친 늘씬한 금발 여성이 주변에 사람들이 지나다닐 때마다 흠칫흠칫 거리고 있었다.
웨이브 진 롱 헤어에 전형적인 서양인 외모의 그녀는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데도 주변의 모든 시선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무슨 촬영 중인가 싶어 인구 유동량이 많은 곳인데도 그녀 주변 3미터 안으로는 사람들이 쉽게 들어오길 꺼려할 정도였다.
바로 그 때. 그녀의 곁으로 캐주얼 정장차림의 남성이 다가왔다. 180이 넘는 키에 커다란 체구의 그가 그녀에게 다가가자, 그녀에게 치근덕 대볼까 생각하던 녀석들 모두가 움찔 하면서 다시 고개를 돌렸다.
한편 금발의 여성, 셀레나는 그를 발견하자 단박에 얼굴빛이 환해지며 그의 팔에 매달렸다.
“왜 이리 늦었어!”
“아아…. 희주 씨가 이것저것 입혀보더라고.”
남자, 천후는 자신의 옷차림을 보면서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는 한여름이다. 아무리 캐주얼이라지만 재킷까지 포함한 정장이라니. 덥다 더워. 하지만 셀레나는 그를 올려보던 셀레나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중얼거렸다.
“그, 그래? 쫌 멋있는데….”
“응? 그래? 난 더운데.”
“아냐. 엄청 잘 어울려. 팔에 매달려 있어도 될 것 같아.”
빈 소리가 아닌지, 그녀는 꼼지락 거리며 부끄러워하면서도 베시시 웃었다. …이런 말을 들으면 더위도 좀 참을 만하지. 씩 웃은 천후는 그녀와 팔을 끌고와 얽으면서 말했다.
“너도 잘 어울려. 귀엽네. 시원시원하고.”
생각해보면 그녀가 정장 외에 다른 옷을 입은 걸 본 건 그녀의 집에 찾아갔을 때뿐이다. 여름 젊은이들이 돌아다니는 거리에 맞춘 건지, 노출을 신경 쓰지 않고 과감하게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그런 거치곤 꽤나 부끄러워하고 있는 저 갭이 귀엽다.
그래도….
“이 선글라스는 벗어.”
그렇게 말하며 천후는 그녀의 선글라스를 벗겨서 자기 앞주머니에 넣었다.
“아! 부끄러운데….”
“얼굴 가리는 거 싫어. 보면서 다니고 싶어.”
“…….”
그 말에 셀레나는 입을 어물어물하다가, 귀까지 빨개져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그의 팔에 좀 더 밀착하며 단단하게 끌어안았다.
천후는 주변에서 느껴지는 부러움의 시선에 왠지 모르게 으쓱해져서 씨익 웃었다. 음. 나쁘지 않아. 이거 꽤 기분 좋은데.
“그래서…어디부터 갈 거야?”
“아. 영화부터 좀 보러 갈까? 보통 데이트 코스가 그렇다는데?”
셀레나는 핸드폰을 만지며 계획을 확인하는 그를 올려보며 다소곳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있었던 이야기를 하느라 셀레나의 마음이 싱숭생숭 해졌을 거라 생각한 천후는 먼저 데이트를 제안했다. 하지만 데이트라고 해도 잘은 몰라서…인터넷이나 이런저런 것으로 적당히 알아본 정도에 불과해서, 정말 가진 돈에 비하면 풋내기처럼 놀았다.
그렇게 놀아보고 싶다는 셀레나의 요청도 있었다. 어릴 적부터 이것저것 치이고 산 그녀는 또래 남자들과 놀아본 경험이 전무 했으니까.
덕분에 적당히 영화보고, 카페나 갔다가…사진 찍는데서 사진이나 찍고, 근처에 배팅 머신있길레 거기서 방망이나 좀 휘두르다가 지금은 식사.
번화가 인근의 스카이라운지가 있는 레스토랑으로 들어온 천후는 주문을 마치고서 감상을 물었다.
“뭐 좀 괜찮았어?”
“응? 아. 재미있었는데? 다들 이래서 남자들 옆에서 시시덕거리는 거구나. 오늘 알았어.”
천후는 눈치 못 챈 것 같지만, 그가 오늘 몸에 두른 옷들을 다 합치면 가격이 어마어마하다. 한눈에 그걸 알아본 셀레나는 일부러 조금 과하게 그에게 들러붙어서, 지나다니는 여자들을 흘깃하고 보곤 했다.
그때마다 돌아오는 부럽다는, 혹은 꼴값 떤다는 시선 하나하나가 짜릿하다.
“아마 돈 많은 남자 하나 잘 문 어린 양키 정도로 보이지 않았을까?”
“으음. 나이차 나보였을까?”
“정장 입었으니까.”
복장 차이 덕에 천후가 어른스러워 보이고, 셀레나가 평소보다 훨씬 앳돼 보인다. 뭐 실제로 앳된 나이다. 조금 의식해서 애교를 부리기 시작하면 더 어려 보이지는 법이다.
나름대로 즐긴 분위기라 천후는 안심하면서 오늘 그녀를 데리고 나온 본론을 입에 담기 시작했다.
“그래서 좀 괜찮아졌어?”
“응? 아아…. 괜찮아, 뭐. 사장 놀이였다니까. 오히려 난 좀 후련해. 짐 내려놓은 기분인걸. 금발 미인 여비서. 응. 좋지 않아?”
“…….”
“난 괜찮은 포지션이라고 생각하는데. 막 다리도 꼬고 그러는 거지. 우후후.”
그렇게 말하는 셀레나의 목소리는 정말 가벼웠다. 천후 역시 갑작스러운 일이었던지라, 부담스러운 마음이 없지 않았는데 본인이 이렇게 말하니 조금은 편해졌다.
“트란제비야라는 이름은 유지할 거야. 이름이 특이해선지 내 이름보다 이쪽이 더 잘 외워지나보더라고.”
“응. 고마워.”
“그리고 어제 이야기 한 것처럼 앞으로도 재정 관리는 너에게 맡길 거야. 물론 이제부턴 나나 희주 씨가 간간히 챙겨보겠지만. 아. 희주 씨 말로는 돈 관리를 상당히 잘했다더라. 그런데 어느 정도 어딘가에 들어가 있다고 하던데?”
“아…. 그거 말하는 걸 깜빡했네.”
통하고 자기 손바닥을 주먹으로 두드린 셀레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옆 자리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자기 스마트 폰을 꺼내 무언가를 보여주었다.
어제 보였던 것과는 영 딴판인, 미친 듯이 늘어난 회삿돈이 보인다.
“응…?”
“쨔쟌. 비서로서 첫 보고 드려요. 오늘 아침 선물 거래 대박 떴어. 브이!”
…….
어……. 선물 거래면 그거지? 도박 뺨 후려치는 거. 파생 어쩌구.
로우 리스크 좋아하시던 분…?
천후는 생글생글 웃으며 브이사인을 보이는 셀레나를 보면서 어처구니가 없어 입을 딱 벌렸다.
*
일단 천후는 셀레나를 혼냈다. 하지만 그리 심하게 혼낼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선물거래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위험이 적었다는 점. 해당 선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는 점.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는 사람 중에 이런 거 다루는 사람이 있거든. 분명하다고 확신을 하길레 거기에 업혀봤어. 그 애가 확실하다면 그런 거거든. 사실 이거 때문에 어제 말 꺼낸 거야.”
그녀의 인맥이 어제 오늘 사이로 이 상승세를 예상했었다는 점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천후는 자세히 몰랐지만, 사실 파생상품의 리스크와 변동성을 생각하자면 이건 굉장히 놀라운 일이다. 대체 어떤 사람인지 물었지만 셀레나는 그 부분은 극구 노코멘트를 고수했다. 일단 친란은 아니라고만 밝혔다.
이런 케이스라니 넘어가줄 수밖에 없다. 새삼 생각해보면 친란 때도 그렇고, 이상할 정도로 알음알음 연락하고 지내는 인간들이 굉장하다.
그리고 실제로 돈을 벌긴 번거니까. 스타트라인이 배 가까이 상승했으니 크게 혼을 낼 수는 없었다. 거기에 더 이상의 정보는 없으니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딱 선을 그었기도 하고.
그렇게 식사를 마친 천후는 한참 창밖을 내려다보다가…셀레나를 마주보았다. 그러고 보니…물어봐야할 게 또 있었다.
“저기…. 셀레나.”
“응?”
“사실 희주 씨 문제로 좀 상담할게 있는데…. 이런 이야길 물어볼 사람이 너 밖에 없다…. 그러니까 음. 오해하지 말고 들어줄래?”
희주 이야기? 셀레나는 진지한 기색으로 그의 말을 경청했다. 천후는 천천히…이전에 있었던 일을 셀레나에게 이야기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셀레나는 표정을 여러 번 바꾸다가 이내 시뻘개져서는 고개를 숙였다.
“그런…일이 있었거든.”
“아, 응.”
아. 역시 말하는 게 아니었는데. 천후는 부끄러워져서 뒷머리를 긁적였다. 하지만 그 때…. 셀레나의 입에선 예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왔다.
“난…괜찮을 것 같은데.”
“?!”
덜컹. 너무 놀라서 의자에서 넘어질 뻔한 천후는 간신히 균형을 잡았다. 그리고는 경악한 표정으로 셀레나를 바라보았다. 그 반응에 셀레나는 더욱 더 부끄러워 하다가, 개미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봐. 아직 너 희주랑 결혼한 것도 아니고…. 아직 팔팔하고…. 아, 아무 여자나 보면 막 커지고 그러잖아.”
“아니…. 아니라곤 못하겠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 그리고…. 그런 게 아니면 나도…앞으론 너하곤….”
“…….”
거기까지 말한 셀레나는 차마 더 말하기 부끄러운지 입을 열지 못했다. 마시다 남은 와인잔에 포크를 넣고 괜히 빙빙 저어댔다. 그걸 보니 천후도 같이 부끄러워져서 얼굴이 벌게졌다. 하지만…정말 생각해보니 그렇다.
어제 그런 소리를 들어놓고 이제 와서 입 싹 씻는 것도 좀 아니지 않나? 거기에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 거긴 하지만, 그녀와도 몸을 같이 섞어버린 이상 천후도 희주 오케이. 너는 킥. 하고 반으로 딱 갈라서 나누기는 힘들었다.
뭣보다…. 어제 강렬하게 생각했던 것처럼 그녀를 놔주고 싶지 않다. 내 것으로 하고 싶다. 앞으로도 계속. 그녀를 놔주면 그 친란 오빤지 뭔가 하는 놈팽이가 꼬일 거 아냐? 그 꼬라지를 보라고?
죽어도 싫어.
“…넌. 괜찮아.”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이런 소리가 나왔다. 천후 스스로도 이런 말 하는 자신에게 놀랐다. 하지만 정말이지 타협하고 싶지 않다. 이 끓어오르는 욕망을 억누르기 싫었다.
“그럼…. 나도 좋아.”
천후가 한 대답에 셀레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비싼 원단의 정장이 무색하게 파렴치하게 솟아올랐다. 하지만 셀레나는 거기서 끝낼 생각이 없는지 좀 더 이야기를 이었다.
“그리고…희주가 그런 생각이라면…. 나도 그거에 맞출래. 대신에….”
“나가자.”
그 뒤의 말은 짐작이 갔다. 더 이상 들었다간 지금 이 자리에서 폭발할 것 같다. 자리에서 일어난 천후는 거칠게 그녀의 손목을 잡고 나왔다. 카드를 적당히 던져주고 계산을 마친 천후는 엘리베이터에 들어가자마자 거칠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음…!”
나시 티 위로 볼륨을 자랑하는 두 말랑한 것을 움켜쥐며 주물러대자, 그녀가 움찔 대면서 신음을 내질렀다. 이 이야기에 달아올랐는지…그녀의 체온도 약간 올라가 있었다.
“안 돼, 이런데선….”
“어디서는 되는데?”
“…….”
“말해봐.”
잦아든 목소리에 셀레나는 파르르 떨다가, 분홍 입술을 그의 귓가에 가져갔다.
모텔…이라거나.
스마트폰 회면이 빛났다.
*
천후는 모텔 가는 길에 있던 성인용품점을 보고는 셀레나와 함께 들어갔다. 오픈된 구조의 그곳엔 여러 커플들이 있었는데, 그럼에도 단연 시선이 그들에게 모였다.
왜냐면 천후는 지금 당장 이 직후 일을 치룰 거요 라고 비싼 양복 위로 광고를 하고 있었으니까. 그런 자세로 천후는 이런저런 도구들을 둘러보다가, 크게 휘어있는 기다란 것을 그녀에게 내밀어보였다.
부웅부웅하고 진동음을 내며 움직이는 그것을 본 셀레나는 하얗게 질려서는 고개를 붕붕 저었다.
“너, 너 거보다 큰 건…싫어.”
음. 납득.
“그럼 이건?”
다음에 보여준 것은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의 동그란 물건이었다. 셀레나는 주변 눈치를 보다가, 뭔가 고르지 않으면 나가지 않을 것 같단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천후는 그것과 초박형 콘돔을 박스단위로 계산하고는 빠르게 그곳을 빠져나왔다.
밤이 되면 환락의 거리가 되는 곳이라, 모텔은 조금만 걸어 다녀도 나왔다. 지도 앱에서 검색하자 수를 다 세기 힘든 붉은 점이 보일 정도였으니까.
그 중 하나에 거침없이 들어간 천후는 방안에 들어가자마자 급하게 그녀의 옷을 벗겼다.
“자, 잠깐…! 땀 냄새 나!”
“그럼 같이 씻자.”
여기서 남자의 같이 씻자가 어떤 의미인지는 뻔하다. 하지만 그가 이미 더 참아줄 상황이 아닌 건 명백해서…. 셀레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샤워기가 틀어지자마자 천후는 그녀의 몸을 끌어안았다. 당황하는 것 같지만 더 이상 거부하는 것 같지 않자, 천후는 그 몸을 보디워시를 손에 묻혀 마구 문질렀다.
“꺄! 제발…진정해…!”
말을 듣지 않는다. 셀레나는 그대로 그에게 일방적으로 씻겨 졌다. 이미 커져버린 것과는 별개로, 그는 철저하게 그녀의 몸 전체를 꼼꼼하게 공략해나갔다. 덕분에 셀레나의 머릿속은 점점…천후 이상으로 혼탁해져갔다.
“셀레나는 여기도 금발이네?”
“…변태야아.”
수건으로 물기를 서로 닦아주며 하는 말에 셀레나는 볼을 부풀리며 그의 가슴을 꼬집었다. 천후는 껄껄 웃고는 그녀를 번쩍 들어 침대로 향했다. 그리고는 그녀를 침대 위에 앉혀두고, 아까부터 시뻘게져버린 것을 가만히 그녀에게 보였다.
“…….”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천천히 양 팔로 침대 시트를 짚어, 네발로 기는 자세를 취하며 그것을 입에 물었다.
츱. 츠읍…. 말로 어쩌구 하는 것과는 달리…마치 지금까지 바라고 바랬단 것처럼 볼까지 홀쭉하게 해가며 그것을 빨아댄다. 이제 겨우 두 번째이면서 음탕하게 얼굴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소중히 그것을 훑는다.
“크으….”
자기 앞에서 여자가 무릎 꿇고 있는 그 광경에 정복욕에 취한 천후는 그대로 그녀의 뒷머리를 부여잡았다.
꾹. 꾸욱. 억지로 목구멍 깊숙이까지 넣는데도 머리를 뒤로 뺴려는 저항이 느껴지지 않는다. 천후의 눈에 혈기가 돌았다. 호흡이 가빨라지며 무언가 치고 올라오는 느낌에 천후는 허리를 빼곤 그녀를 눕혔다.
풋. 푸푸풋. 튀어나오는 방사음과 함께, 탁액이 그녀의 허벅지와 비소 근처를 잔뜩 적셨다.
“아….”
움찔움찔…. 어느새 탁액이 아닌 다른 것으로 흥건해진 그곳이 남자를 애원한다. 그것을 보곤 천후는 조용히 속삭였다.
“해줘?”
“…….”
셀레나가 말조차 못하고 어물거렸지만, 천후는 말없이 그저 내려 보았다. 결국 셀레나는 자기 얼굴을 손으로 감싸며 말했다.
“해…줘.”
부끄러움에 죽을 것 같은 목소리. 하지만 천후의 입가엔 미소가 걸렸다.
“안 돼. 회삿돈 말도 안하고 쓴 비서한텐 벌을 줘야지….”
“!”
천후는 들어오기 전에 들렀던 곳에서 사온 동그란…에그라고 불리우는 그것을 켜서 비소 위, 튀어나온 곳에 댔다. 그녀의 허리가 떨렸다.
“아. 미안…아니 죄송해요. 안 돼, 제발…! 그런 거 싫어!”
셀레나가 애원했지만, 천후는 들어주지 않고 그 사이에 얼굴을 박았다.
츄루루룹. 츄릅추르릅. 자신이 내보낸 것이 섞여있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그는 혀를 놀려서 그 안쪽을 철저하게 공략했다. 셀레나가 놀라 다리를 움직이고 피하려고도 했지만, 그가 자비가 없었다.
“꺄아앗! 안 돼! 싫어! 싫단 말야, 이런 걸로 나…!”
“그럼 뭐가 좋은데? 확실하게 말해봐….”
은근한 목소리에 셀레나가 눈물이 찔끔 났다. 오늘 그는 유난히 짐승 같아 무섭다. 하지만….
“천후…. 네 거로…마음대로 해줘…. 그런 걸로 가기 싫어….”
그게 좋아….
딸그락! 그녀의 음지를 탐하던 기구가 저쪽으로 내팽개쳐졌다. 천후는 그 즉시 그녀의 허리춤을 강제로 들어 그녀를 돌아 눕혔다. 맨들맨들한 새하얀 엉덩이와 그 아래로 황금색의 밭 사이 축축하게 젖은 동굴이 파르르 떨리며 아주 약간 열렸다.
“아…. 이런 자센…. 싫은데…. 짐승 같아….”
“거짓말 하지 마. 이 변태야.”
코웃음을 친 천후는 그대로 살 속을 찔러들었다.
“꺄아앗! 뭐, 야. 이거!”
그와 동시에 그녀의 허리가 구부러지며, 안쪽을 쥐어짰다. 이럴 줄 알았다. 이 변태 같은 여자.
“너 이런 거 좋아하잖아. 이런 개나 짐승이 하는 자세. 응? 아니야?”
“아냐! 그런 거 아닌데, 아, 아응!”
부정하는 말과 다르게 몸과 목소리는 더없이 솔직하다. 뒤를 돌아본 그녀의 표정에 떠오른 쾌락을 본 천후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그대로 박아댔다.
푹푹. 조이고 있음에도 넘쳐 나오는 액체 덕에 움직임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아, 아아! 안 돼, 이거…. 나…금방!”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팔을 받치고 있던 그녀는 곧 힘이 빠졌는지 완전히 어깨로 침대를 디뎠다. 시트에 가슴이 문대지는 것이 보인다. 호응할 힘조차 잃어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천후는 움직임을 빨리했다.
“응, 아앙. 아아!”
“후우. 후우!”
처음부터 꽉꽉 조여오던 안쪽은 이제 더 이상 그를 내보내기 싫은지 아플 정도로 달라붙어왔다. 단단하게 닫혀있던 체내의 끝이 아주 미세하게…액체만이 들어갈 수 있을만한 작은 틈이 열리는 느낌이 왔다.
“크으으….”
그대로 그녀의 양 엉덩이를 부여잡은 천후는 그녀의 허벅지 사이에 흩뿌렸던 것과 동일한 것을 안쪽으로 쏟아 부었다.
“아. 아아…. 아….”
움찔. 움찔움찔. 안쪽으로 퍼지는 열기를 느낀 셀레나는 비음조차 지르지 못하고 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몸을 떨었다. 천후는 그대로 약간은 기세가 죽은 것을 뽑아내어 그녀의 둔부 위에 짜냈다. 피핏. 피핏. 뜨거운 온도가 남아있는 그것이 그 위에 묻었다.
천후는 그대로 몸을 구부려 뒤를 덮으며, 그녀의 몸을 만져댔다. 뭉글뭉글…. 그것만으로도 다시 아래쪽에 반응이 오려한다.
“저번보단 좀 나았어?”
“…….”
셀레나는 숨을 고르다가, 천후의 질문에 이전의 일을 떠올렸다. 비교하기 어렵지만…. 오늘이 더 좋았…던 것 같다. 각기 장단점이 있다. 아니, 단점이라기 보단, 문제점이랄까?
쾌감 이전의 문제가 다가온다. 꼬리뼈 뒤쪽으로 느껴지는, 살벌하게 타오르는 뜨거운 기운을 느끼며 셀레나는 조심스레 물었다.
“다음에는…다시 셋이서 해볼래?”
그날도 잠시 생각했지만…. 막상 혼자선 감당이 어렵다.
그 뿐 아니라…. 희주가 없는 자리에서 그와 관계하니 아주 약간의 배덕감도 찾아든다. 아무리 용인하의 관계라 하더라도….
그런 의미로 한 이야기였지만.
그 말 덕분에…그의 상태는 더욱 완전해져버렸다. 아니, 처음 이상이다.
천후는 시뻘게진 눈으로 이번엔 그녀를 바르게 눕혔다.
“아…. 잠깐만, 나 지금…! 조금만 쉬었다하면…안 돼?”
애절하기까지 한 목소리에 천후가 잠시 멈췄다. 천후는 잠시 고개를 숙였다.
“미안하다….”
“응?”
“…그 소리 듣곤 못 쉬어.”
이성을 상실한 남자가 덮쳐왔다. 침대 스프링 삐걱 이는 소리가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새하얀 발이 경련하며 굽혀졌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쿠폰, 코멘트 감사드립니다.
어제 조아라 점검이었군요. 어쩐지; 깜짝 놀랐네.
내일 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