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이드하렘-324화 (에필로그) (324/324)

324화

<에필로그>

도심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지어진 한 성당. 흰색 벽면에 위쪽으론 뾰족이 솟은 지붕, 그리고 그 위에는 십자가가 보였다.

그 주변에는 넓은 정원과 나무들이 자라 있는 이 성당은 아름다운 정경 덕에 평소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그 평소보다도 훨씬 많은 사람이 모여있었다.

그럴만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랑은 신부를 영원히 사랑할 것을 맹세합니까?”

“네. 맹세합니다.”

“신부도 신랑을 영원히 사랑하겠습니까?”

“네.”

“그럼 맹세의 키스를.”

성당 안. 평소에는 미사와 설교를 위해 쓰이는 연단은 오늘 주례를 위해 쓰였다. 결혼식이 있었던 것이다.

성당 안은 이미 식객들로 미어터졌다. 준비되어있는 좌석은 가득 차있었고, 그걸로 모자라 성당 건물 밖에는 이미 테이블을 세팅해두었는데, 거기에도 사람들이 가득했다.

그 사이에서 오늘의 주인공인 신랑과 신부는 서로를 마주 보다가 입술을 겹쳤다. 그 모습을 보며 목사는 흐뭇이 웃다가 말했다.

“이걸로 이 두 사람은 부부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와아!”

짝짝짝짝! 사방에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박수를 받은 신혼부부들은 쑥스러워하면서도 기뻐했다.

그 장면을 두 번째 줄에 앉아서 지켜보고 있던 남녀.

천후와 희주도 마찬가지로 웃으며 박수를 쳤다.

쑥스러워하는 신랑 쪽은 눈에 상처가 남아있는 사람이었다.

그렇다.

오늘은 송칠삼과 최성아의 결혼식이었던 것이다.

*

싸움은 끝났다.

인류를 멸하려 했던 세계수, 악시스 문디는 그 마지막 공격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그 뒤, 한 차례 기적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신위를 사용한 천후와 인류와 일체화되기 위해서 무리를 했던 홍희주는 죽을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그들이 사용하던 힘이 풀렸는데도 무사했던 것이다. 그를 도왔던 수많은 마법사 역시 후유증 없이 무사할 수 있었다.

그렇게…새로운 내일이 찾아와.

1년이 지났다.

“큰 결정 했어, 예빈아.”

“저도 이제 고등학생인걸요….”

레이나드, 송칠삼의 딸인 송예빈은 결국 두 사람의 결혼을 용인했다. 레이나드와 성아는 그녀의 마음을 생각해서 식을 올리지 않으려 했지만.

“그래선…성아 이모, 아니 새어머니의 행복이 희생되잖아요.”

그 말을 들은 날 성아는 그녀를 끌어안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그의 결혼식에는 온갖 명사들이 다 찾아왔다.

1년 전, 세계를 구할 때 공격대장의 일익을 담당했던 남자답다고 할까? 국내 일리미네이터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사람들이 찾아왔다.

그날 이후로 은퇴했는데도 말이다.

“이게 다 천후씨 덕이죠, 뭐.”

“그런가. 하긴. 고마워, 천후야. 와줬구나. 한창 바쁠 텐데.”

“당연히 와야죠, 누구 결혼식인데. 그리고 요즘 전 별로 안 바빠요. 일선에서 뛰는 건 제가 아니니까.”

“하하. 녀석. 그래. ‘프래그먼트’는 여전하고?”

“네. 아무래도 이번 세기 내에는 해결되기 어렵다는 게 주류 학계 분석이에요.”

“그런가….”

레이나드의 표정이 심각해지자, 천후는 그의 어깨를 주무르며 말했다.

“에이, 형님. 오늘은 그런 이야기하지 마시고 얼른 사람들 만나보세요. 자.”

“으악! 아파, 이 녀석아! 알았다. 계속 연락하고.”

“그럼요.”

그 말을 남긴 레이나드는 희주를 향해 한번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다른 쪽으로 향했다. 새신랑이 된 몸이니 얼굴 비춰야 할 곳이 한두 곳이 아닌 것이다.

그 뒷모습을 보면서 천후는 쓴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프래그먼트…라.”

*

세계를 위협하던 신의 대자는 쓰러졌다. 그 힘의 일부였던 악시스 문디 역시 세상에서 없어졌다. 그러나 모든 것이 해결되었느냐면…그건 아니었다.

지구의 화신, 가이아는 인류의 승리를 인정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영구적인 승리인가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이것이 랑크 메이거스의 힘, 마법에 의존하여 거둔 결과라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한 가지 조치를 했다.

그 결과는 악시스 문디가 사라진 뒤 보름이 지나서 나타났다.

전 인류가 마법사가 되는 것으로…….

“결국 가야는 인간 자체를 신인류로 변화시키는 것을 받아들인 거군.”

“그렇지. 보통 그녀의 방식은 모조리 쓸어버리고 그 뒤에 다시금 손을 대는 방식이었단 걸 생각해보면…이례적인 게야.”

하늘과 맞닿을 것만 같은 높이까지 치솟아 오른 방송탑의 철골 사이로 사람들이 보였다.

아니, 그들을 ‘사람’이라 칭하긴 무리가 있었다. 겉으로는 그렇게 보일지 몰라도, 그 본질은 전혀 다른 이질적인 존재들이었으니까.

하나하나가 세상을 끝장내버릴 수 있을만한 힘을 가진 존재들.

아니 가졌던 존재들.

13명의 선조들이 그 자리에 있었다.

“그렇지만 아무리 생존권을 줬다고 해도 벌써 시험을 시작하는 건가? 뭐야, 저것들은?”

그들이 있는 근처의 거리에는 그저 일상적인 풍경이 펼쳐져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눈엔 보였다. 여기서 좀 더 떨어진 저편. 강과 바다를 건넌 곳에….

이상한 것이 보였다.

지상에 크리스털 형태의 꽃과 나무들이 자라나고 있는 풍경이. 그것을 바라보며 흑발의 여자, 예란이 말했다.

“아니. 저것은 시험이 아니다. 그저 악시스 문디의 힘을 아직 가이아가 다 거둬들이지 못한 게지. 그 영향이 남아서 나타나는 잔재물에 불과하다. 물론 지금의 인간들이 저것들을 치우는 건 고생이겠다만….”

한 번 뿌리 내리면 문명의 결과물을 부식시키는 힘을 가진 이것들을 인간들은 ‘프래그먼트’, 파편이라고 불렀다.

“그녀가 별의 화신이고 무한한 힘을 가졌다지만 그녀에겐 그녀만의 리듬이 있어. 저 힘을 완전히 거둬들이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지. 100년일까, 200년일까.”

“흐응. 그럼 그동안은 딱히 시련이 내려오진 않겠군.”

그렇게 말한 금발 소년, 그녀에게 ‘블뤼드’라 불리는 아이는 희미하게 웃었다. 그 모습을 보며 그녀는 가만히 그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후후. 무어냐. 모두 달관한 것처럼 말하더니, 아직도 인간의 때가 계속되길 바라는 게냐?”

“그런 거…아냐.”

얼굴을 붉힌 소년이 부정하자, 여자는 더욱 깊이 웃었다.

“부정할 것 없다. 비록 우리가 인류의 대적이었다곤 해도…그렇기에 우리가 인간을 사랑하는 것은 필연이지. 보아라. 우리의 새로운 왕도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

그 말에 소년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곳엔 철골 위에 걸터앉아있는 소년이 있었다.

긴.

긴 검은 머리의 소년이.

그냥 보아서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그 소년은 줄곧 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모든 미련을 거기에 두고 온 것처럼….

그의 곁에는 세 명의 여자가 그의 팔이나 어깨를 위로하듯이 감싸 안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한참을 그렇게 지켜보던 소년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다시 일어섰을 때. 그는 더는 소년이 아니었다. 소년이 아니라, 짧게 깎은 머리에 키가 190에 가까운―

“가지.”

함께 있던 여자들을 한 차례씩 쓰다듬어준 남자는 그렇게 몸을 돌렸다. 어느새 그는 그 자리에서 사라져있었다.

그러나 그녀, 예란은 보았다.

사라지기 전, 그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맺혀있었음을.

“얼마든지 따르지. 멸망시키지 못한 자들의 왕이여.”

바람이 불었다.

방송탑 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당연하게도 말이다.

*

프래그먼트의 등장으로 일리미네이터가 실업자가 되는 일은 없었다. 다만 전 인류가 마법사화 되면서, 기존에 마법을 가지고 있던 이들은 전체적으로 힘이 약해져 버렸다.

본래 마법이란 1,000년 전 신인류 랑크 메이거스에게 주어졌던 힘을 쪼갠 것. 그걸 지금까진 1/10,000로 쪼개다가 완전히 인구수 대비로 쪼개져 버렸으니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곤 하더라도…본래 마법사였던 이들의 힘이 좀 더 나아서, 그들은 여전히 프래그먼트 처리를 하면서 살아갈 수 있었다. 한두 세대 정도는 이 구도가 유지될 수밖에 없으리라. DS는 여전히 그 최전선에 있는 회사였고, 그의 부와 권위는 유지되었다.

“결국 부케는 하연 씨가 받아 버렸네.”

천후의 가족들은 모두 레이나드의 결혼식에 참석했었는데, 셀레나는 그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모양이었다.

“그게 그렇게 재미있었어?”

“그럼. 분해하는 기색이 아주 선하던데? 뭐 곧 부케를 던지는 쪽이 되겠지만.”

“그래?”

“요즘 사내에서 이야기가 돌던데. 태원 씨 끌고 다닌다고 말이야.”

“아아….”

결국 태원도 그쪽 라인으로 가는 건가…. 천후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 입장에선 포기해줘서 다행이란 생각도 들고….”

“흐응~. 그러셔?”

셀레나의 묘한 목소리에 천후는 쩝하는 소리를 내며 말했다.

“그렇지, 뭐. 여기서 ‘한 명 더’ 결혼했다간 또 무슨 소리를 들으려고.”

그렇게 말한 천후는 뒤를 돌아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근처에서 쑤근덕 거리는 소리가 은근히 들려왔다.

“DS…여자 넷이랑 결혼….”

“제정신…일상…가능….”

은근히 들려오는 그 소리에 천후는 얼굴을 붉히고는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한편 같이 들어버린 강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가 문제인 거지?”

음식을 들고 있는 그녀의 왼손 약지에는 반지가 끼워져있었다. 그녀뿐 아니라 셀레나, 친란 역시 그랬다.

“뭐어. 설마 아랍 쪽 동시 국적자가 되어서 네 명을 다 아내로 맞이하겠다는 소리를 할 거라곤 생각도 못 하긴 했지.”

“이야…. 정말 깜짝 놀랐다니까.”

사건이 끝나고 천후는 가장 먼저 희주와 바로 식을 올렸다. 그리고 그다음부턴…아랍 왕족과 대한민국 정부를 끌어들여서 이 건을 성사시켰다.

이야기를 처음 들은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이 어처구니없어하는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했지만…천후는 해내고 말았다.

“설마 그걸로 안 들어주면 이 나라를 뜨겠다고 할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어.”

“흠흠.”

부끄럽다. 부끄러운 이야기다. 시대의 전설 같은 걸 써버렸다. 이 이야기는 아마 그가 죽을 때까지, 혹은 죽은 이후에도 회자되리라.

“난 재미있었지만 말야. 아빠가 얼이 빠져있는 얼굴을 봤을 때 특히?”

“엔체스터에서야 환영했긴 했었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린 셀레나와 친란은 가볍게 웃어버렸다. 사실상 천후는 1년을 그렇게 결혼 준비만으로 지낸 수준이었다.

그렇게 천후가 은근한 극딜을 맞고 있을 때, 라즈베리와 아이들 무리가 다가왔다.

<우리에게 단백질과 지방은 불필요. 그만 들이대십시오.>

<포크 노우. 스푼 노우.>

“에이. 매일 전기만 먹기 그렇지 않아. 자아. 한입만이야. 한입.”

동그란 공 같은 것을 가슴에 안은 이브와 에바는 그 구체에서 반발이 나올수록 신이 나서 두드리고 있었다. 그때 미다 구체, 프레이, 프레이야는 눈을 점멸하면서 저항하고 있었다.

“그만 괴롭혀.”

“괴롭히는 거 아냐~. 노는 거야. 그치, 프레이야?”

<…친정으로 돌아가고 싶음.>

“응? 유그드라실 박살 나서 친정 없잖아?”

<너무함! 너무함!>

이브의 대답에 프레이야는 휘릭하고 몸체를 돌려 보였다. 그걸 보고 아이들은 더욱 꺄르륵 웃었다. 그걸 본 천후는 쓴웃음을 지어버렸다.

악시스 문디에 직접 떨어져 내린 유그드라실은 말 그대로 박살 나버렸다. 그나마 떨어져 내리기 전에 타고 있던 모든 마법사들이 퇴거한 상태라 그 시도로 죽은 사람은 없었지만…미미르는 완전히 손실되어버렸다.

다만 기적적으로 천후의 학습모듈로 쓰였던 프레이와 프레이야는 남아서, 천후는 그들을 회수해 집에 가져왔다. 거기까진 좋은데 이게 참 저 둘 입장에선 완전히 끝내주는 장난감인지라…매일같이 고생하는 중이었다.

한편 라즈베리는 허리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싸부야말로 그만 괴롭히십시오. 그래서. 제 결혼식은 이제 언젬까?”

그 소리에 천후는 그저 절레절레 고개를 저어 보였다. 그걸 본 라즈베리는 앓는 소리를 냈다.

“큭…. 역시 여동생 컨셉이어야 했는데…!”

“너 여동생 컨셉 맞아. 너무 여동생이라서 그렇지.”

“으아아아…. 이럴수가아!”

천후의 대답에 라즈베리는 그대로 침몰해버렸다. 천후는 그 침몰선을 보며 물었다.

“그런데 희주 씨는 어디 갔어? 화장실같이 갔던 거 아니야?”

“아. 잠깐 사람 좀 만나고 계시지 말입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저쪽에서 희주와 미연이 다가왔다.

이미연은 유그드라실이 끝장난 이후엔 DS에 들어와 의료팀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완전히 희주의 주치의가 되어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아~. 걱정된다, 얘. 완전 만삭이라 정말 언제 나올 줄 오르겠으니.”

“…….”

그녀의 말에 희주는 그저 웃으며 천천히 자기 배를 쓰다듬었다. 잘록하던 그녀의 복부는 크게 부풀어있었다.

아이를 가진 것이다.

“정말…꿈만 같습니다.”

그 사실을 알았을 때 희주는 기쁨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규에 의해서 만들어진 인간인 희주는 자신이 아이를 가질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왔던 것이다.

이것 역시 그녀가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혼례를 올린 이후, 복용하던 경구피임약을 끊은 그녀는 얼마 지나지도 않아 테스트기에 뜬 두 개의 줄을 볼 수 있었다.

“아마도…그녀의 선물이겠지요.”

악시스 문디와의 결전 마지막. 그녀가 갑자기 인도에 나타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하루아침에 모든 네츄럴 소스와 연결될 수 있었던 건 그녀 자신의 힘이 아니었다.

유리관 속에서 회복하고 있던 그때. 희주는 총천연색 눈동자를 가진 소녀를 보았다.

가이아.

신의 대자가 패했을 때 일어날 일을 예측한 그녀는 악시스 문디를 직접 막는 게 아니라, 인류의 마지막 힘을 발휘할 유일한 열쇠인 그녀를 깨운 것이다.

대신 그로 인해 일어날 부작용만은 확실히 해결해주어서…천후와 그녀는 새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이렇게.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앞두고 즐거워하면서.

다른 여자들은 그녀의 부풀어 오른 배를 보면서 부러워하는 시선을 보냈다. 특히 강호가 그랬다.

“아이라…부럽구나. 다음은 나라는 약속이었지, 천후야?”

“아. 음….”

강호의 물음에 천후는 다시금 얼굴을 붉혔다. 약조를 하긴 했지만, 그걸 아이들 앞에서 재확인하는 과정은 부끄러웠다. 한편, 라즈베리는 희주의 곁으로 다가가 그 배에 살짝 손을 올리고선 말했다.

“칫…. 별수 없습니다. 싸부가 안되면 이제 이쪽을 노리지 말임다. 15년만 기다리면…우후후….”

“아직 남자앤지 여자앤지도 모르는데 그런 기대를…. 그리고 그 라인은 정말 위험해. 그때 너 서른다섯이란다?”

경험자인 미연이 그렇게 조언을 건넸지만, 지금의 라즈베리에겐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그저 눈을 반짝이며 중얼거렸다.

“꿈틀아. 얼른 나와줘. 누나가 잘해줄게.”

그 모습을 본 천후는 이마를 짚었다.

“꿈틀이가 뭐냐, 꿈틀이가….”

“응? 안됩니까? 그럼 뭐라고 부릅니까?”

“뭐 태명이야 뭐로 부르던 상관은 없지만…일단 이름은 정해놨어.”

그렇게 말한 천후는 은근슬쩍 자리에서 일어나 희주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순식간에 식구들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었다. 그 눈길을 받으며 천후는 천천히 그녀의 배에 손을 올리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 아이의 이름은―”

레이드&하렘. 끝.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아모리아입니다.

324화를 끝으로 레이드&하렘이 끝났습니다.

즐거우셨나요? 감사합니다.

실망하셨습니까? 죄송합니다. 앞으로 좀 더 노력하겠습니다.

연재 초기부터 봐오신 분들은 이 작품의 최초 제목이 <아포칼립스 마기스트>였다는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사실 이 작품은 10년 전쯤 ‘드림워커’에서 2권 분량 정도 연재했던 <마기스트>라는 작품의 리메이크입니다. 중간에 제목을 레이드&하렘으로 바꿨지만요. 제목에 대한 부분은 이야기가 꽤 많았죠.

돌아와서.

리메이크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부분이 바뀌었는데, 레이드&하렘의 초기에서 중기까지 판단착오의 대부분은 여기에서 비롯됐습니다. 이점은 늘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굉장히 많은 부분을 삐그덕 거렸고, 연재하면서 쉬기도 많이 쉬었죠. 챕터마다 쉬었는데, 챕터 2가 끝났을 때는 집안 사정문제가 좀 크게 터져서 힘들었습니다.

챕터 3 중반에는 병원 입원도 한 번 했어서 비축분이 3화까지 내려간 적이 있었죠. ‘이제 내가 몹이다’ 연재도 같이 하느라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미숙한 작가의 끝까지 봐주신 모든 독자분들께 감사인사 드립니다. 이렇게 한 작품이 끝나니 감개무량하네요.

의향이 있으시다면, 지금 연재하고 있는 ‘이제 내가 몹이다’와 앞으로 제가 연재하게 될 또다른 글들도 봐주십사 하는 마음을 밝히고 이만 글을 줄입니다.

2015. 4. 2

아모리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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