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리얼 판타지아 [16 회]가입시험(2) - 1
테이블 끝에 붉은 머리에 검사차림의 남자가 손을 들자 ‘스틱스의검’의 회원들중 몇 명은 불만어린 눈초리로 그를 쏘아보았고, 몇몇은 의아스런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런 눈초리를 모두 무시한 그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든 이유를 말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대장장이 마스터라서 우리 ‘스틱스의검’의 회원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지만 일단 기본적 시험은 해야 하는 것 아냐?”
순간 움찔한 밀레나는 그에게 말했다.
“하지만 질리언 오빠! 지금 희귀한 대장장이마스터가 우리 모임에 들어오는 거잖아. 그정도는 넘어 갈 수 있는 것 아니야?”
“아니지~아니지... 아무리 대장장이라도 한평생 쇠만 만지고 있을 리는 없고 사이토님도 본 클레스가 도둑인만큼 우리 퀘스트에 끼게 될 것인데, 일단 전투능력 정도는 확인해 봐야 하잖아.”
솔직히 밀레나가 회원들을 대장장이마스터라는 말로 얼렁뚱땅 가입을 마치려는 이유가 있었다. 사이토 오빠는 이제 리얼 판타지아를 시작한지 고작 하루도 안된 사람이었기에 그런 사람에게 ‘모임’의 시험인 대결을 하라는 것은 상당히 무리가 가는 일이었기 때문에 밀레나도
최대한 말리고 싶은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지만은 없어! 나는 일단 사이토님의 실력이 검증되길 원한다. 너도 알다시피 실력 검증이 안된 사람과 파티를 이루고 퀘스트에 나서는 것처럼 위험한 것은 없다는 걸 너도 잘 알겠지? 자~ 봐 모두 수긍하니까 말이 없잖아!”
“확실히..”
“그건 그렇지”
몇몇 파티원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밀레나는 당황했다. 물론 자신도 어느정도 수긍이 가는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붙으면 일단 매우 불리할 꺼라고 생각되는 문제를 그대로 인정하기는 힘들기에 최대한 “나중에 대결” 정도로 낙찰을 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럼 일단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로...”
최대한 내일로 낙찰을 붙여보려는 밀레나의 말꼬리를 질리언이라는 남자는 또 잘라먹으며 말했다.
“뭐야! 웬 갑자기 밤 핑계? 혹시 사.이.토님은 무기도 못쥐는 그냥 대장장이 마스터일 뿐이야?”
아까부터 자신을 아니꼽다는 또는 질투난다는 눈빛을 은은하게 풍기며 슬슬 자신의 속을 긁어오는 저 질리언이라는 남자에 열받아가던 사이토는 질리언의 “무기도 못쥐는” 이라는 말이 나온 순간 자리에서 일어나서 조용히 말했다.
“밀레나.. 시험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하겠다!!”
“오빠!”
밀레나는 사이토가 열받아서 시험을 보겠다고 하자 당황스런 눈빛으로 옆자리에 조용히 앉아서 듣고 있던 브렌에게 고개를 돌리며 조용히 도움을 청했다.
“어떡해!!”
“일단 질리언의 말이 옳아. 퀘스트에서 실력검증은 상당히 중요하지. 난 일단 사이토를 믿어보는게 좋을 듯 해. 저녀석 저렇게 나긋나긋하게 생겼어도 Rogas 마스터 학과이기도 하고 고급무기술 실습같은거는 거의 만점을 맞던 녀석이니까 너도 알잖아 우리 학교가 Rogas마스터 학과는 점수가 엄청 짜다는 거.”
“하.. 하지만 아무리 실생활의 실력이 좋아도 사이토 오빠는 아직 하루밖에 안된 초보자야. 아직 케릭터가 몸에 익지도 않았을 거라구!!”
“뭐... 남아 일언 중천금이라.. 일단 사이토가 저렇게까지 말 했으니 대결은 해야겠지. 네가 리더니까 좀 약한 애들하고 붙이면 되지 않냐? 그리고 설마 그 애들이 대장장이 마스터가 들어온다는데 이기려구 들겠냐구.. 냠.. 머리를 좀 쓰세요 동생님”
쯧쯔 하면서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는 오빠의 머리를 솜망치로 갈겨버릴까 하다가 밀레나는 일단 지금 급한 불 먼저 끄고 나중에 손보기로 마음 먹은 뒤 다시 회원들을 향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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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맨트를 원하는 당신 정녕 버림받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