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얼판타지아-52화 (52/169)

제  목: 리얼 판타지아 [52 회]발렌타인 데이(1) - 1

“후우 ! 끄응....”

근 8시간 동안 누워있었더니 온 몸에서 뼈마디 부딪치는 소리가 실감나게 울렸다.

“에구... 이렇게 오랬동안 게임한지도 꽤 오래됐구나.. 끙... 허리가...

게임 기기를 방에 들여놓은지 얼마 안되서 크고 작은 선이 어지럽게 교차하는 방바닥에 조심스럽게 내려앉아 허리와 목과 손목을 가볍게 풀어주었다.

“우드드득!!  뿌드드득!! 우드득! 우드득! 꽈드드득!!!”

온몸의 뼈들이 뼈나라 삼 중주를 요란하게 울리자 허리를 돌리고 목을 돌리던 형민이 잠시 목을 잡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 어무이.....”

그렇게 방안에서 스트레칭을 하던 형민은 진동으로 해놓았던 핸드메신져의 폴더를 열고 게임에 접속하는 동안 부재 중 수신을 확인했다.

“혜인이 ...두개 ... 어머니 하나  에....이건 뭐야 글씨가 깨졌네?”

핸드 메신져에 뜬 깨진 이름을 보고 누구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하던 형민은 곧 음성메세지가 하나 들어와 있는 것을 확인했다.

“띠딕! 3시 23분에 연락온 메시지입니다.”

형민은 곧 재생버튼을 플레이 시켰다.

“찍....찌직...........사..이..토........ 정..말...........당..신.....은.......사....진........삐~!”

형민은 혹시 핸드 메신져가 고장이 났나 하고 메신져의 자기체크버튼을 눌러보았으나 메신져는 아무런 이상도 없다는 메시지만 뜰 뿐이었다.

“이상하다... 음성도 못알아 들을 정도로 깨져있고... 알아들 수 있는 거라곤 사이토, 사진이라는 거 두개 뿐이니...쩝”

아무리 생각해봐도 현재 상황으로는 도저히 추리해낼수가 없기에 형민은 헨드메신져를 탁자위에 올려 놓고서 침대에 누웠다.

“에휴 ,... 오랬만에 온라인 게임을 했더니 시간관념이 안잡히는 군. 오늘이 몇일이더라?

누워 있던 형민은 빙글 굴러 탁자위에 있던 헨드메신져의 폴더를 열었다.

“보자..보자...... 오늘이...2월 13일이라....2월 13일....쓰읍 뭔가 있는 날 같은데. 어떤날이더라.....아.....기억날 듯 말 듯? 뭔가 중요하면서도 아쉬운 이 기분은...음...”

형민은 잠시 침대에서 물구나무서기, 포복, 엎드려 뻗쳐, 굼뱅이 시늉,시체놀이 흉내를 내며 어떤일이 있는지 생각해 내려고 발악을 했지만 곧 머릿속에서 뭔가가 펑 터지는 소리가 나며 그대로 다운되었다.

“아!!!! 내가 언제 날짜 신경 쓰고 살았던가!!!”

솔직히 형민만큼 무신경한 인간도 없었다.요즘은 헨드 메신져에 꼬박 꼬박 이름을 저장해놓아서 덜하지만 이 인간으로 치자면 3년동안 사귀어온 친구들중 열 중 하나는 이름을 잘 기억 못한다는 것은 아무도 모르는 형민만의 비밀이었고(감잡고 있는 몇몇친구...) 가끔 전면에서 걸어오면서 “어이 형민!” 하면 마주 보고 웃음지으며 인사하고 밥먹었는지 형제는 잘 있는지 어머니 아버지는 잘 계시는지 호구조사, 인적조사, 생활수준조사까지 끝마친 뒤 헤어지고 나서 주저앉아 머리를 부여 잡고 저녀석이 누구더라 할 정도의 기억력의 소유자였고 별명까지 “무신경, 무소유,무감각인 삼무였다. 한때는 병원까지 찾아가 보았으나 저~언혀 건망증이 아니라고 하며 기억력 테스트에서는 유독 이름에 대해서는 엄청난 건망증을 보여 의사가 심각한 어조로 “이참에 머리에 칩하나 박으시죠”라는 따뜻한 권유까지 듣는 인간이었던 것이다. 그나마 그런 유별난 기억력을 가졌지만 의외로 공부하고는 상관 없는지 형민의 성적은 상위권을 유지했고 또한 절친한 혜인이라는 녀석의 이름은 그래도 유별나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 궁합이 맞는 놈이었는지 그 놈 하나만은 잘 키운 친구 하나로 인정하는 형민이었다.

“띠디디디 딩! 띠디 ! 따라라랑 땅..!”

마침 핸드메신져의 벨이 울리자, 침대에 앉아 정말 내 머리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닐까? 아니면 나도 아인쉬타인 같은 천재인가... 하는 전혀 심오하지 않은 고민을 하고 있던 형민은 헨드메신져의 폴더를 열고 엑정에 뜨는 얼굴을 확인했다.

“아..혜미야... 웬일이야? 로그아웃하고 바로 잔다면서...”

눈치없는 형민의 한마디

“네? 아... 지금 막 자려구요. 오빠 내일 무슨 날인지 알죠?”

지금 막 그것에 대한 심오한 자기비하에 빠져 있던 형민은 혜미가 그 날에 대해 물어오자 반사적으로 대답을 했다.

“당연히 알지 ^^;;”

“그럼 오빠 내일 시간 비어요?”

“내일? 음.....”

내일이 어떤 요일인가와 시간표를 혜미옆에 자그마하게 활성화시킨뒤 형민이 말했다.

“금요일이라서 시간표는 아침에 하나밖에 없는데?”

“그럼 저녁 6시에 오빠 학교 입구에 있는 백마상 앞에서 기다릴테니 나오실래요?”

혜미가 만나자는 말에 저녁 사달라는 말인 줄 안 형민은 곧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그러자! 내일 저녁 6시 정문 백마상 앞~”

“네~ 오빠 ^^ 그럼 내일 뵈요. 띠디디디~”

혜미가 전화를 끊자 형민은 혹시나 또 잊어버릴까봐 헨드메신저에 급하게 입력을 시켰다.

“휴...또 까먹으면 안되지...”

침대에 누운 형민은 곧 게임중에 있었던 브랜의 말이 생각났다.

“혜미 어떻게 생각하냐?”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한걸까? 관심있다면 동생하고 이어주기라도 할 참인가?”

형민은 곧 머릿속에 떠오르는 혜미 생각에 웃음을 머금었다.

“쩝... 혜미만 되도 좋지... 흠.. 혹시 혜미도 ...”

잠시 혜미를 생각한 형민은 침대에 누웠다.

“에효... 내일은 혜미를 만나고 하니 일찍 자야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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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발렌타인 데이 좋죠?

앗...앗! 떠오른다..ㅠㅠ 저번 봄 처절했던 발렌타인 데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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