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리얼 판타지아 [63 회]사이토라는 노인의 일상 (외전) - 1
" 이 팔치온 얼마요?"
"허... 역시 덩치에 맞는 걸 골랐구만. 흠..보자.. 3000 골드일세."
"아니!! 이 노인네가 미쳤나!! 아무리 마스터제품이라도 3000 골드라니... 당신이 보기엔 내가 그리 녹록해 보여?!! 나는 주노의검길드의 일원이란 말야!! 당신 사냥터 나가서 한 번 죽고 싶어?!!"
"허..허허.. 거참.."
노인이 자신의 앞에서 머리를 긁적이며 너털웃음을 짓자 사내는 자신의 협박이 주효했다고 생각하며 능글맞은 표정을 지으며 노인의 얼굴앞에 머리를 들이밀었다.
"흐흐.. 그러니 이 무기는 한 1000골드에서 협상합시다. 어짜피 당신은 다시 하나 만들면 되고 또 이 무기는 딱 나한테 어울리는 듯 하니 어서 넘기슈.. 좋은게 좋은거 아니겠소?!!"
감히 주노의검길드라는 이름에 노인이 위축되었다고 생각한 사내는 주위가 조용해졌다는 것을 알지 못한 체 노인의 앞에서 번쩍거리고 있는 팔치온에서 눈을 못떼며 노인에게 넌지시 말했다.
"자네.."
"흐흐.. 탁월한 선택이요"
사내가 이미 김치국마시고 꿈나라로 떠난 표정으로 대답하자 노인은 혀를 차며 말했다.
"뭐... 자네가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든 닥치는 선택이든 마음대로 생각하고 일단 그 기분나쁜 입술먼저 이 늙은이의 신성한 페이스에서 치운뒤 주위를 한번 구경해 봄이 어떠한가.."
사내는 노인이 자신의 머리를 손으로 밀어내며 조용히 말하자 노인의 박력에 잠시 넋이 빠졌다가 노인의 말대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까 그 많던 손님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자신의 주위로는 장사를 하던 몇 몇 노인과 젊은이들 어디선가 달려온 두 노인이 서로 누가 먼저 도착했냐는 둥 하며 아웅다웅하고 있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쯧쯔... 저거 저거 애송이구만.."
"그러게. 애송이면 애송이답게 조용히 배울것이지. 하필이면 쯧쯔.."
반대쪽 떨어진 곳에서 마법시약장사를 하던 친구로 보이는 두 젊은이가 수근대자 사내는 그제야 자신이 뭔가 잘못 건드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순간 싸늘하게 자신에게 집중되는 노인들의 눈초리에 하마터면 주저앉을뻔 했으나 자신의 형이 길드마스터로 있는 주노의검길드의 회원이 그런 추태를 보여선 안된다고 생각하며 의지를 다졌지만 뒤따라 들려온 식료품가게 노인의 한마디에 머리가 쭈삣서는 것을 느꼈다.
"어이..어이..야! 꼬마!!..그래 마!! 너 자식아! 얼지말고 ...너 아까.. 네 녀석이 말하는 그 주노 뭔가 하는 길드의 길마라는 놈이 혹시 나피도라는 녀석 아니냐?"
"엉? 맥스는 자네는 그런 놈은 또 언제 알았나?"
아까 뛰어와서 헐떡이던 노인이 사내에게 질문을 하던 노인에게 묻자 노인은 사내를 한번 쏘아본 뒤 자신에게 묻는 노인에게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아! 거 있잖아!! 누베늙탱이한테 까불어서 손좀봐준 영파워지니길드인가 뭔가하는 놈들 .. 아무튼 그 영파워지니길드라는 놈들이 동쪽구역에 엉덩이 붙이고 있었는데 그 동쪽 구역에서 그녀석들이 없어지니까 후에 웬 힌둥이법사녀석이 하나 와서 그쪽에 자리좀 낼테니 잘 좀 봐달라고 하더라구. 아마 그녀석이 나피도였을껄?
"아~ 그 힌둥이 주제에 힌 로브만 입던 밀가루 녀석?"
"그래 그 힌둥이 새끼.."
두 노인의 일상적일 듯한 대화는 현재 사내의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관통하는 감전효과와 함께 눈물이 망울 망울 맺히며 사내의 다리를 후줄근 하게 만들었고 또 사내의 머릿속에서는 자신을 원망하며 노인들에게 튀겨지는 형의 모습과 그 뒤에서 끌려다니고 있는 자신의 영상이 그림같이 뛰어놀기 시작했다.
"어이! 어이! 맥스! 청천이! 꼬마녀석 지금 울게 생겼으니 장난 그만치고 하던일이나 마져 봐!! 쯧쯔..
"사이토!! 무슨 소린가! 이런 꼬마 녀석이 덤볐으니 최소한 그 길드마스터라는 놈이라도.."
사이토라는 노인이 중간에 끼어들어 이제 꼬마가지고 장난 좀 그만 치라고 말하자 한창 재미있게 꼬마 놀려먹는 장난에 맛들였던 맥스라는 노인은 이제 사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쯧..쯔 어린녀석이 무서웠지~' 하고 있는 사이토라는 노인에게 항변했다. 그러나 사이토라는 노인이 ‘찌릿!’하고 눈치를 주자 모두 슬금슬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고 사내는 자신의 앞에서 사람좋게 웃고 있는 노인이 천사로 보이기 시작했다.
“하..할아버지.. 감사합니다... 흑..”
“쯧... 사내녀석이 그정도 일에 울기는 쯧..”
“흑..그럼 안녕히 계세요..”
사내는 노인에게 인사를 하고는 서둘러 자리를 뜨려했지만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머리끝이 바짝얼며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허허...근데 꼬마야!! 아까 골라두었던 팔치온은 사가야 하지 않겠느냐..”
웃는 얼굴과는 상반된 전혀 포근해 보이지 않는 노인의 목소리에 사내는 뭔가 잘못 걸렸다는 것을 깨닫고 찌그러진 표정을 일부러 손으로 펴면서 노인에게 대답했다.
“저... 그럼 얼마에?”
“헐헐... 뭐 좋은게 좋은거라고 이 팔치온은 네녀석에게 어울릴 듯 보이니 3500골드만 내라..”
아까 자신이 노인에게 했던 말을 그대로 들려주며 3500골드를 달라고 내민 노인의 손을 하마터면 등에 매고 있는 브로드소드로 잘라버리고 싶었지만 사내는 끝내 노인의 조용한 박력을 이기지 못하고 돈주머니를 내밀었다.
“저... 3200골드밖에 없는데..”
“헐헐헐... 뭐 그럼 어쩔 수 없지.. 자네가 매고 있는 그 검이라도 받아주는 수밖에.. 줘봐!! 쩝...녹여서 잉곳이나 만들어야겠군”
사내는 자신의 두둑한 돈자루와 형이 준 브로드소드까지 빼앗긴 체 한손에는 팔치온을 들고서 그렇게 그 자리를 벗어나 골목길로 사라지자 옆에서 식료품장사를 하던 맥스라는 노인은 사이토라는 노인에게 넌지시 말했다.
“자네야말로 꼬마녀석들 가지고 장난치지 말게...쯧쯔.. 2000골드짜리를 3500골드에 팔아먹다니..”
“수완이라네.. 수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