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리얼 판타지아 [67 회]오해(2) - 1
사이토는 2층에 올라서서 밀레나가 쉬고 있다는 5호실로 다가가 문에 노크를 했다.
“똑똑똑!”
“밀레나! 들어가도 될까?”
노크를 해도 반응이 없자 사이토는 그냥 그 자리에서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문을 열고 들어갈 것인가에 대해 잠시 고민했지만 밀레나와 자신과의 사이는 예전의 쑥스러운 사이가 아니었기에 가볍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쿠당탕탕! 쿵쾅!! !!”
한 동안 요란하게 실랑이를 벌이던 질리언은 곧 밀레나를 침대 옆 벽에 밀어붙이고선 밀레나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거칠게 부벼댔다. 밀레나는 순간 질리언이 자신의 입술을 쥐어 뜯을 듯 빨아대기 시작하자 치밀어 오르는 모멸감과 치욕감에 질리언의 어깨와 머리를 마구 때리며 그의 입술을 깨물었지만 질리언은 그것을 무시한 체 서둘러 다음 일로 넘어가기 위해 밀레나의 가슴을 더듬기 시작했다.
사이토가 문을 열어 고개를 빼꼼 내밀고 방안에 대고 말했다.
“밀레나? 뭐하고 있니?”
밀레나는 지금 정신이 없었다. 질리언의 자신의 다른 부위를 마구 더듬기 시작하자 더 이상 이런 상태로 있다가는 정말 당해버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밀레나는 의미없이 내려치던 손으로 밀리계열 유일의 맨손기술인 ‘박치기’를 쓰기 위해 질리언의 머리를 붙잡고 자신의 입술에서 머리를 떼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한동안 질리언의 머리를 떼기 위해서 애를 쓰던 밀레나는 문쪽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에 반가운 마음에 쳐다봤다. 그녀의 동공에 사이토의 모습이 나타나자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기도 했지만, 그에 앞서 너무나도 치욕스러웠기에 자신의 입술이 질리언에게 유린당하는 것을 보이기 싫어서 질리언의 머리로 가려버렸다.
방안에서 질리언의 밑에서 두 손으로 질리언의 어깨를 치며 저항하고 있는 밀레나를 바라보며 사이토는 머리와 가슴에 불꽃이 이는 것을 느끼고 허리에 차고 있던 대거를 빼들고 질리언을 죽이기 위해 달려가려고 했다. 하지만 순간 밀레가 질리언의 머리를 양손으로 잡고 적극적인 듯한 자세를 취하자 순간 사이토는 그 자리에서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밀레나가 어느샌가 자신을 놀라고 슬픈 눈으로 쳐다보며 질리언의 머리를 안고있던 손에 힘을 주고 자신을 외면하는 것을 보고서 가슴에 수십개의 단검이 박히는 듯한 충격과 아픔을 느꼈고 다리에 힘이 풀려 뒤로 비틀 비틀 물러났다.
“뭐... 뭐.. 뭐..야?”
“위이이잉!!”
정신적인 아픔도 몸의 데미지였던가... 이세계의 후드는 전에 없던 오랜 스킬시전시간을 보이며 사이토가 뒤로 비틀 비틀 물러서며 문옆 벽을 뚫고 난간을 뚫고 1층으로 떨어져 탁자를 부수기 전까지 계속 되었다. 사이토는 자신이 지금 어떤 충격을 받았는지도 모른 체 눈가를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못한체 비틀비틀 일어났다.
“뭐가....어떻게 된거야..”
사이토는 방금전 자신의 눈 앞에서 일어났던 일에 혼잣말로 되뇌였지만 다시금 기억속에 떠오르는 저주받을 장면들로 인해서 2층을 지탱하는 기둥을 붙잡았다.
“큭....그..그런건가? 흐.. 웬지 질리언놈 수상쩍더라니..”
사이토는 자조적으로 옮조리며 기계적으로 밖으로 나가는 문을 향해 비틀비틀 걸어갔다.
[혜...혜미가... 지금..까지 나에게 보였던 그 모습들은......정말 거짓인가? 그 날... 날보면서 미소지으며 좋아한다고 말했던....건 다 거짓이었나? 내 앞에서의 그 모습들은 정말 나를 속인 것인가? 단지 그 뿐이었나? 자신을 사랑하게 만든 나를 바라보며 ... 그런 ....거 였나?]
브랜과 ‘스틱스의검’회원들이 갑자기 2층에서 떨어진 사이토에게 다가와 괸찮냐고 물었지만 지금 사이토에게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사이토는 그렇게 부서진 탁자사이를 비틀비틀 걸어 눈물이 줄줄흐르는 얼굴로 도저히 비참하게밖에 들리지 않을 웃음을 흘리며 문을 열고 나갔다.
“흐...흐... 크윽..흐..흑.....”
밀레나는 사이토가 비틀 거리며 문밖을 사라지자 머리가 하얗게 변하는 것을 느끼며 질리언의 머리를 들어 박치기를 해버렸다.
“크악!!!”
밀레나의 저항이 사라지자 순응하는 것으로 안 질리언은 승리감을 느끼며 다음 수순을 밟으려는 찰나 밀레나가 갑자기 자신에게 격렬하게 박치기를 하자 순간적인 데미지에 자신의 몸이 옆으로 넘어감을 느꼈다. 그런 질리언을 검으로 찔러 죽일 생각도 못한 채 뭔가 오해한 듯 한 사이토의 표정에서 불안감을 느낀 밀레나는 문쪽을 향해 뛰어갔다.
“오빠!!!!”
밀레나가 밖으로 나가서 2층 난간에서 본 것은 부서진 탁자와 을씨년스럽게 반쯤 열려서 흔들리는 주점의 문 그리고 자신을 향해 지금의 사태가 어떻게 된 것인지 묻는 ‘스틱스의검’회원들과 브랜의 눈동자였다. 밀레나는 그 자리에서 허물어졌다. 힘들게 얻은 형민과의 사랑이 어디선가 뒤틀리기 시작함을 느낀 밀레나였다. 웬지 사이토가 다시는 자신을 보지 않을 듯 한 기분이 머리속을 잠식해 들어갔다.
“흑...흑...흐아아앙!!”
밀레나는 그렇게 2층 난간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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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훼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