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얼판타지아-77화 (77/169)

“하아아암!!”

사이토는 이틀째 노인정 길드의 중앙 회의실에 끌려가 거의 밤새도록 노인들의 궁금증을 풀어줘야 했다. 하지만 사이토는 게임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또 그리 밝히고 싶지도 않은 기분좋지 않은 기억들이었기에 매일 매일 대략적으로  대답해 주었고 밤늦게가 되서야 길드의 손님용 방에서 잠이 들수 있었다.

“일단 세수가 먼저인가..”

사이토가 손님용 방에 붙은 욕실에서 간단하게 세수를 끝낸 뒤 장비를 걸치고 있던중 문에서 노크소리가 났다.

“사이토군 들어가도 되는가?”

“네 들어오시지요”

문이 열리며 제이드가 들어오자 사이토는 간단하게 목례를 한뒤 제이드에게 자리를 권했다.

“어떤가! 우리 길드에서의 생활이?”

“그럭저럭 어르신들께서 잘 대해 주셔서 편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사이토가  예의바르게 대답하자 제이드는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사이토에게 넌지시 물었다.

“자네! 혹시 우리 길드에 들어올 생각 없나?”

제이드의 난데없는 뜻밖의 제의에 잠시 생각을 하던 사이토는 곧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어르신. 아직은 게임 초보인 제가 길드같은 곳에 안주하기 보단 좀더 리얼판타지아 여러곳을 여행하고 싶습니다. 또 아직 해결해야 할 일도 있기 때문에 그건 어려울 듯 하네요.”

사이토가 의외로 딱잘라 거절을 하자 제이드는 입맛을 다시며 사이토에게 말했다.

“그런가? 음.. 어쩔 수 없지. 그럼 그 해결해야 할 일은 언제부터 시작하려는가?”

의외로 쉽게 포기하는 듯한 제이드의 대답에 사이토는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을 느끼며 대답했다.

“사실 오늘 어르신들에게 몇가지 궁금한 것을 여쭈어 본뒤 다시 떠날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군. 하하. 하필 떠나려는 날 이런 소리를 하다니. 그럼 그 궁금하다는 것이나 물어보게 내 내가 아는대로 모두 대답해주지..”

제이드가 떠난다는 말을 쉽게 수긍하며 자신이 묻고 싶어하던 궁금증에 대해서 묻자 사이토는 자신의 갑옷을 벗어서 제이드에게 보여 주었다.

“이 물건을 좀 봐주시겠습니까?”

사이토가 갑옷을 벗어 제이드에게 보여주자 제이드는 갑옷을 유심히 쳐다보다가 와이어의 사출구쪽에 관심을 보이며 사이토에게 물었다.

“혹시 이 갑옷의 이름이 뭔 줄 아나?”

“예. 얼핏 들었는데 다인슬레터라고 했습니다.”

사이토가 다인슬레터라고 하자 제이드는 상당히 놀란 듯 표정을 짓더니 다시 사출구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렇군.. 그러고 보니 다인슬레터구만”

“아시는 물건입니까?”

사이토가 되물으자 제이드는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사이토에게 물었다.

“몇년전에 눈어림으로 보았던 특급레어아이템을 여기서 보다니 ..그런데 이 갑옷은 이것 하나가 아니고 세가지가 셋트일텐데..”

사이토는 제이드가 다인슬레터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자, 곧 반색을 하며 자신이 차고 있는 뱀브레스와 장갑을 함께 보여주었다. 그렇게 사이토가 보여주는 것들을 하나씩 손에 들고서 유심히 관찰하던 제이드는 사이토에게 다시 착용하라고 한뒤 의자에서 일어섰다.

“일단 이 물건에 대해서 설명하기 위해서는 여기는 적당하지 않고 수련장 쪽이 어울리겠구만 따라오게”

“넵..”

노인정길드의 뒷마당으로 향한지 얼마 안돼서 곧 계단이 나타나고서 계단의 끝으로 상당히 넓은 수련장이 나타났다. 제이드는 사이토에게 수련장 한켠의 공터로 안내한 뒤 천천히 설명을 시작했다.

“자네 그 다인슬레터의 또다른 별명을 아는가?”

뜬금없이 제이드가 사이토에게 다인슬레터의 별명에 대해서 묻자 사이토는 곧 고개를 젖고는 뒤이어 나오는 제이드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뭐... 다인 슬레터의 쓰임새를 잘 모르는 자네에게 그것 까지는 무리겠지. 아무튼 그 다인슬레터의 또다른 별명은 ‘블러디카니발’ 또는 ‘레드카니발’이라고 불리네. .. 별명에서 느끼듯이 이 다인슬레터에 설치되어 있는 와이어들은 공격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지. 하지만 이 다인슬레터는 기존의 방어구들과 틀리게 공격겸용으로도 쓸수 있고 방어력도 상당하면서도 기존의 비슷한 등급의 로열등급의 특급 레어아이템들 보다는  더 낮게 평가되고 있지.

“어째서지요?”

특급레어아이템이면서도 다른 비슷한 등급의 레어 아이템들보다 낮게 평가된다는 제이드의 말에 사이토는 궁금증을 느끼고 물었다.

“일단 이 갑옷셋트는 도둑계열이나 그보다 상위인 어쌔신이나 레인저에 맞도록 제작된 것이지. 음...예를 들어보자면 동급의 아이템으로 드래곤 레더아머정도를 들 수 있겠군. 자네가 알지 모르겠지만 다인슬레터의 금속 부분은 아다만티움이라는 금속으로 되어 있어서 거의 모든 직접공격마법의 무효를 시켜줄 수 있지만 치명적 단점으로 들자면 그 무게와 갑옷자체에 거는 인첸트마법이 걸리지 않는다는 거지. 빠른 공격을 주 무기로 삼는 도둑계열에서는 조금이라도 가벼운 갑옷인 드래곤 레더 아머가 다인슬레터보다 더욱 유리하니, 조금 방어가 떨어진다고 해도 마법방어효과도 있고 인첸트도 할 수 있는 드레곤 레더아머를 더 선호하지.”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그리 무겁다고 느끼지 못했는데요?”

평소 다인슬레터를 사용하면서 그리 무겁다고 느낀적이 없는 사이토가 제이드에게 반문하자 제이드는 잠시 생각하다가 사이토에게 물었다.

“그 케릭터 서브스킬로 마스터한 것이 있는가?”

“예.. 대장장이와 서바이벌, 낙시,직물제조사 그리고 트렙크레프트를 마스터 했습니다.”

사이토의 말에 제이드는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사이토에게 말했다.

“그 영감탱이가 그렇게 서브스킬에 열을 올리더니 다섯 가지나 마스터를 해버렸군. 아무튼 자네는 각 서브스킬이 마스터에 오르면 어떤 보너스가 주어지는 지 아는가?”

제이드가 반문하자 사이토는 자신이 알고 있는 배경지식에 대해서 욺조리다가 떠오른 자신의 추리내용을 제이드에게 말했다.

“혹시 대장장이스킬과 트렙크레프트 스킬 때문에 힘이 +2가 올라서 다른 도둑클레스보다  힘이 더 높기 때문에 다인슬레터를 입을 때도 더 가볍게 느낀다는..“

사이토가 자신의 생각을 제이드에게 말하자 제이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해 주었다.

“맞네.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것 치고는 꽤 배경지식을 잘 아는군. 아무튼 자네도 알다시피 대장장이스킬과 트렙크레프트는 힘을 각각 1씩 올려주지. 또 서바이벌 스킬은 바이탈을 낙시스킬과 직물제조사는 덱스를 올려주는 보너스를 가지고 있다네. 아마 자네가 다인슬레터를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일 걸세”

“그럼 이 다인슬레터는 왜 블러디카니발이라는 별명을 가진 겁니까?”

하나의 궁금증이 해결되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을 하던 사이토는 제이드가 설명 초반에 말했던 블러디카니발이라는 별명에 대해서 의구심이 느껴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단지 와이어가 장착되어 있다고 하기에는 너무 피냄새가 나는 별명이었기에 또다른 이유가 있으리라고 생각하며 제이드에게 물었다.

“허허.. 그 별명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설명해 주지. 자네 그 오른쪽 팔찌의 와이어좀 줘보겠나?

난데없이 제이드가 와이어를 꺼내달라고 하자 사이토는 사출구에 붙어있는 와이어의 고리를 붙잡아 꺼내어 제이드에게 넘겨주었다. 그러자 사이토로부터 와이어의 고리를 넘겨받은 제이드는 수련장한켠에 있는 허수아비 더비에 와이어를 두 번 정도 감은뒤 사이토의 옆으로 와서 섰다.

“자~! 이제 자네 뱀브레스 안쪽에 붙은 그 단추를 눌러보게”

제이드의 말에 사이토는 저번에 실험적으로 눌러보았다가  반응이 없어 실망했던 단추를 누르라는 제이드의 말에 아무 생각없이 단추를 눌렀으나 그 후에 일어난 일은 사이토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피이이이잉!!”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허수아비더미는 와이어가 감긴 형태 그대로 4등분으로 쪼개지며 공중으로 비산했고 더미에 감겨있던 와이어는 내가 언제 밖으로 나간적이 있느냐는 듯 벌써 팔찌안에 고이 그 몸을 숨기고 있었다.

“뭐.. 이런 방법을 사람에게 사용한다면 충분히 블러디카니발이라는 별명을 가질만 하지 않는가?”

“끄덕 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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