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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_-; 슬럼프라고 해야 할까;; 흐음..;; 하필이면 이때..-_-;
뭔가 변화를 꽤하는 데자부입니다. -_-; 보시면 아시겠지만." 챙~!" "차라라락!" 같은 의성어를 모조리 배제해 보았습니다. -_-; 발전일까요?-_- 발전같이 보이기는 하지만..-_-; 음..고민 많이 했죠.-_- 킁킁..;;
흠..그럼..다시..-_-
ps. 혹시 라그나로크 로키썹 하시는 분 계시나요?-_- 흣.;;
하고 계신 분들은 저에게 메시지를 쿨럭..;; [ㅠㅠ 돈좀 주셔여.;;]
짧은 순간이나마 머리를 굴려본 이페는 실키나 엘리오네스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듯 손으로 제지한 뒤 미스틱핸즈를 노려보았다.
“흐음, 비겁이라... 나에게 비겁이라 묻는다면 난 뭐라고 대답해야 하지? 머리까지 빈 대다가 속 좁은 이기주의의 냄새나는 계집들이라고 해야 할까?”
“윽...”
물론 구구절절 사이토의 말이 옳아 떨어진다는 것을 모를 정도로 꽉 막힌 이페가 아니었다. 확실히 그를 이용했고, 또한 죽이려고까지 계획했던 건 어쨌거나 자신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것이 잘못된 일이라 해도 자신에게 있어 사이토는 단순한 도구일 뿐이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도구...
“뭐, 별로 바라는 것은 없고 말이지... 유르를 살리고 싶다면 그 드래곤 아이를 넘기라는 거지. 가뜩이나 계약까지 깨진 마당에 그거라도 챙겨봐야지...”
미스틱핸즈의 제안에 이페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를 지그시 노려보았다. 절대 줄 수 없다. 그녀의 심장은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뭔가 다른 좋은 방법이 있으리라. 어떻게든 다른 방식으로써 저 남자를 구슬리거나 혹은 마음을 돌리게 할 수 있으리라. 부활 퀘스트는 그만큼 희귀한 퀘스트였다. 아이템이라 한다면 돈으로 얻을 수도 있다지만 퀘스트는 그 본인이 아니면 절대 안된다.
게다가 지금 그를 살리지 않는다면 그와 다시 가까워 질 타이밍을 놓쳐버린다. 절대 내줄 수는 없었다. 이페가 망설이며 넘겨주기를 주저하고 있자, 나머지 세 자매들의 얼굴을 서서히 불안감에 싸여 이페를 쳐다보았다.
“언니! 어서 그에게 줘버려요!”
이페의 옆으로 다가온 실키가 그녀의 팔을 붙잡고 빨리 그에게 드래곤 아이를 줘버리라고 채근하기 시작했다. 유르의 살려달라는 메시지, 엘리오네스의 독촉의 메시지... 하지만 이페는 그에게 드래곤 아이를 절대 넘길 수 없었다. 잘 하면 그냥 넘길 수도 있다.
이페의 침묵에 나머지 세 자매는 서서히 불신의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순간 장내를 긴장시키는 위화감...
“미스틱핸즈, 조금 더 생각 할 시간을 주면 안될까요?”
이페의 나지막한 애원
“그게 대답인가?”
“네?”
사이토는 가차 없이 와이어를 있는 힘껏 당겨버렸다. 순간 조각조각 분리되어 공중으로 비산하는 유르의 몸, 공중으로 솟구치는 유르의 얼굴은 이페의 대한 배신감에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그녀의 조각나버린 몸은 눈부신 붉은 빛에 휩싸여 사라져갔다.
“아악!”
갑작스런 유르의 죽음에 이페는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고, 이페는 이 황당한 상황에 대해 아직까지 재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멍하니 사라져 가는 유르를 쳐다보았다.
“이런 이런... 너무 나를 과소 평가한게 아닌가?”
사이토는 이미 엘리오네스의 곁에 앉아 대거로 그녀의 목을 겨누고 있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 사이토는 이미 준비하고 있었는지 유르를 잘라버리자마자 재빨리 엘리오네스에게 다가온 것이다. 이어지는 두 번째 물음,
“자! 다시 묻는다. 내 놔!”
잔인하게 이어지는 사이토의 끈질긴 협박! 아직 몸을 움직이기엔 성치 않은 엘리오네스였다. 단지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사이토를 공포에 질린 눈으로 쳐다보는 것 뿐.
피를 바라는 듯 예리하게 빛나는 사이토의 대거, 그리고 이제는 미스틱핸즈에 대한 공포에 몸을 사시나무 떨 듯이 하는 실키, 그리고 유르가 공중으로 비산해버린 곳을 멍한 눈으로 쳐다보는 이페...
“주...줄게요.”
한참을 멍하니 넋을 잃고 있던 이페가 조용히 대답했다. 미스틱핸즈는 약간의 융통성도 보이지 않았다. 만약 자신이 조금이라도 망설이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는 가차 없이 엘리오네스를 죽여 버릴 것이다. 아무리 드래곤 아이가 중요하다고 해도 자신을 따르는 동생들의 생명과 바꿀 수는 없었다.
“훗, 잘 생각했어.”
“잠시만요.”
이페는 허리춤의 가방을 열고는 드래곤 아이를 꺼내려 손을 집어 넣었다.
“응?!”
이페가 뭔가에 놀란 듯 눈이 휘둥그레져서 황급히 가방을 다시 뒤지기 시작하자 사이토는 기다리기 지루하다는 듯이 엘리오네스의 목에 드리운 대거로 그녀의 목을 슬슬 찔러대기 시작했고, 이제는 잔인한 사이토의 행동에 완벽하게 질려버린 엘리오네스와 실키는 재발 살려달라는 눈빛으로 이페를 쳐다보았다.
“어...없어! 없단 말야!”
이페는 가방을 내동댕이치며 넋을 잃은 얼굴로 맥없이 중얼거렸다. 가방 안에 넣어 놓았던 드래곤 아이는 깨끗이 사라져 있었다. 어떻게 된 것인지 영문을 모를 이페는 다시 한번 마지막 퀘스트 시험에서부터 지금까지의 기억을 차근차근 되새겨 보았지만, 도저히 영문을 모를 일, 혹시나 퀘스트 중 뭔가 실수한 부분이 없는지 세세히 되새겨 보았지만 그녀로써는 알 길이 없었다.
“오호라, 그으래?”
엘리오네스의 목을 대거로 슥슥 그어대던 사이토는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이페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아직 주기 싫은가봐!”
“커윽!!”
“안돼!!”
엘리오네스의 목으로 대거가 깊숙이 꽂혀 들어갔다. 이어 대거를 횡으로 그어버리는 사이토... 절규하며 달려드는 이페와 실키! 하지만 생명이 다한 엘리오네스는 다시금 붉은빛을 뿌리며 사라져 버렸고, 달려들던 이페는 이제 분노에 찬 눈빛으로 사이토에게 덤벼들었다.
“없어! 없는 걸 어떻게 하라는 거야!”
하지만 사이토는 그러 그녀를 상대할 생각이 없는지 가벼운 몸짓으로 그 공격들을 피해가며 묘한 눈빛으로 두 여인을 바라보았다.
이제 주가를 이용한 공격을 포기한 듯 대거를 매섭게 꼬나들고 사이토에게 덤벼드는 이페였지만, 사이토에게는 한여름 파리한마리 잡아보려 바둥대는 어린아기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다! 다 죽어!”
차갑게 굳어 버린 눈으로 이페와 사이토를 번갈아 노려보며 엄청나게 큰 주문을 외우는 양 주위로 대량의 오오라를 발산하기 시작하는 실키, 발밑으로는 거대한 마법진이 휘돌아가기 시작했고 그녀의 몸 주위로는 오오라들이 흡사 태풍을 만난 구름인양 빠르게 소용돌이쳐 그녀를 곱게 감싸던 드레스를 공중으로 펄럭이게 만들었다.
“네년이 살리려는 녀석은 참 복도 많지! 다른 자매들을 모조리 배신하는 한이 있어도 내놓기 싫다는 거냐?!”
“맘대로 생각해! 네놈을 죽이고야 말겠어!”
사이토의 비아냥거림에 이페는 이빨을 뿌드득 갈며 쉴 새 없이 대거를 휘둘러 댔다. 이제 남은 것은 절망과 분노뿐... 실키의 말대로 그와 함께 죽어버리는 것이 더 나았다. 그러나...
“실키! 조심해!”
“아악!”
하지만 사이토가 그런 실키를 그냥 두고 보지는 않으리라. 뒤늦게나마 이페가 소리쳐 경고했지만, 이미 실키의 가슴은 두개의 표창으로 관통되어 있었다. 주인을 잃은 양 공중으로 녹아 없어져 버리는 오오라들, 밝은 빛을 내뿜으며 돌아가던 마법진도 사라져 버렸다.
“흐윽...”
단숨에 심장부위를 관통당해 버린 실키는 라이프가 급격히 떨어져 버리는 것을 느끼며 제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어...언니 미워! 흑...”
슬픔에 찬 목소리로 이페에게 마지막 말을 남기고 서서히 사라져 가는 실키, 그런 그녀를 멍하니 쳐다보던 이페는 이제 모든 것을 포기한 양 두 눈에 눈물을 줄줄 흘리며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가슴 한편을 칼로 도려내는 양 아파온다. 자신을 믿어주던 자신과 항상 함께해주던 이들이 자신의 실수로 인해 모두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모든 것이 자신의 욕심과 집작에서 나온 죄악의 결과인양 이페는 눈물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설 줄 몰랐다.
“음... 정말 없나보네?”
멋적게 웃음지으며 머리를 긁적이는 미스틱핸즈, 양심의 가책 따위는 전혀 없는 마냥, 꼭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 부서져 아쉽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 미스틱핸즈를 노려보는 이페의 눈은 증오로 가득 차 있었다.
“이제 내 차례인가? 훗... 어서 죽여!”
서릿발 어린 목소리로 한자 한자 또박 또박 내뱉는 이페
“하하! 미안미안! 나도 꽤나 손해 막심에다가 마음의 상처도 상당히 크다고... 그리고,”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던 사이토는 이내 눈빛에 엄청난 살기를 담아 이페를 노려보며 한기어린 목소리로 뒷말을 이었다.
“내가 분명 두개의 마음을 가지고 나에게 접근하는 자들을 가장 싫어한다고 말 했을 텐데. 감히 날 이용하려까지 들다니, 이 정도는 인과응보라고 생각되지 않나?”
“...”
이페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평소 때라면 단 한마디도지지 않는 이페였지만, 지금의 이페는 완벽한 실의와 무기력 속에 빠져 있었다. 꼭두각시의 끈이 끊어진 듯, 건전지가 모두 닳아버린 시계마냥,
“흠, 이거 효과 만점인 걸.”
이페의 앞에 서서 팔짱을 끼고 그녀를 내려다보던 사이토는 이페가 너무나도 순순히 절망 속에 빠져들어 버리자 손가락으로 볼을 긁적이며 독백처럼 중얼거렸다. 좀더 발악하고 자신에게 저항하며 저주를 퍼붓는다면 좀 더 속 시원하게 복수를 끝낼 수 있으련만 이페는 너무나도 쉽게 부서져 내려갔다.
“음, 어떻게 하지?”
마무리로 생각해 놓았던 복수가 의외로 재 효과를 발휘하지도 못할지 모른다는 불안함에 잠시 고민하던 사이토는 곧 결심이 끝난 듯 이페의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이런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서 일부러 그렇게 뜸을 들인 것이었다. 효과가 미비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묘안을 짜내기 위한 두뇌회전에 따른 열량소비와 그동안의 공을 생각한다면 아까워서라도 이 것을 말해 줘야 한다. 아무리 관찰해 봐도 이페는 아직 깨닫지 못한 듯 해 보인다. 평소에는 그리 머리가 잘 돌아 가는 여자이기에 그냥 알아서 더욱 절망하기를 바랐지만, 아무래도 지금의 그녀에게는 거기까지는 무리인 듯 보였다.
“어이 이봐! 멍청한 아가씨!”
“...”
머리를 땅에 떨구고 있던 이페는 고개를 힘겹게 움직여 사이토를 쳐다보았다. 이미 캐릭터의 생명은 포기한 상태였다. 아무리 게임이라 하지만, 그것은 그녀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 살릴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지금으로써는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다. 거기에 자신만 살아남는다면 죽어버린 다른 세 동생들을 볼 면목이 없는 것이다.
의외로 차분한 이페의 눈에 사이토는 웃음을 지으며 뒤춤에 감추어 두었던 그것을 손에 쥐었다. 완전히 망가진 장난감인줄 알았건만 아직도 부서트릴 곳이 꽤 남은 듯 보였다.
“아까 전에 저~쪽 구석에서 주었던 건데, 참 예쁘지 않아?”
장난스럽게 손가락을 펼쳐 벽 한쪽을 가리키는 사이토, 그 곳은 처음 사이토에게 습격당한 그 장소, 그리고 사이토의 손에 담겨있는 그것은...
“역시! 네놈이 가져간 것이었군!”
사이토의 손에 들린 드래곤 아이는 예의 그 묘하고 신비로운 광채를 내뿜으며 자신의 가치를 자랑하는 양 수줍게 빛나고 있었다. 이미 처음부터 사이토는 그녀들의 행태를 모두 관찰하고 있었다. 물론 그녀들의 쉴 시간에도 쉴 새 없이 던젼을 돌파하고 또 약간만 돌아가는 길이 나와도 그대로 벽을 뚫고 전진할 수 있는 이세계의 후드를 지닌 사이토만이 가능한 일이었지만, 그 넓은 던젼안에서 그녀들을 발견한 것은 사이토로써는 참 운이 좋았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
잠시 동안 미스틱핸즈의 손에 들린 드래곤아이를 멍하니 쳐다보던 이페는 모든 것을 체념한 듯 낮은 실소를 터트리며 미스틱핸즈에게 물었다.
“훗, 그냥 우리가 보는 앞에서 부셔 버린 뒤 죽이면 될 것을 뭣 하러 그런 연극까지 해댄 거지?
“흠... 글쎄, 난 원래 위험하다 싶은 건 웬만하면 피하는 성격이라서 말이야. 하지만 꼭 해야 되겠다 싶은 건 위험하지 않을 만큼 그 위험도를 낮춰서 일을 처리하지.
아마 너희들 넷과 완전하게 정면대결을 펼쳤다면 자칫 잘못하면 내가 위험할 수도 있었어. 그래서 너희들이 퀘스트를 완수하고 방심한 틈을 타 일을 꾸민 거지. 뭐 물론 드래곤 아이를 네 앞에서 깨 버리고픈 심정도 약간 섞여 있기는 했지만말야.”
미스틱핸즈가 만면에 웃음을 지은 채 차근차근 설명해주자, 이페는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겼다. 확실히 퀘스트를 완수하기 전 팽팽하게 긴장한 자신들과 붙는 것보다는 퀘스트를 완수한 뒤 방심한 틈을 노리는 것이 더욱 좋으리라. 하지만, 그것으로는 아까 미스틱핸즈의 행동들은 더욱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훗... 그리고,”
말을 잠시 끊었던 미스틱핸즈는 곧이어 머리카락으로 가려 한쪽밖에 보이지 않는 눈에 깊은 장난기를 띠며 말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