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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후우..;; 제 소설 그냥 여기서 읽어 주시면 안될까요?^-^;
퍼가시는 것은 자제를..;; 제가 다른 곳에 올리지 않고 유독 조아라에만 올리는 것도 저 만의 사정이 있답니다. ^-^ 흣..;;
“다리는 좀 괜찮냐?”
“별로...”
혜인이 깁스를 쿡쿡 누르며 묻자 형민은 읽던 책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무미건조하게 대답했다.
“얼마나 더 하고 있어야 하는데?”
“의사 말로는 일 이주일이면 풀어도 된 다더라. 들어보니까 단순히 다리를 쓰지 않 게 하기 위해 한 거라니까.”
“그래.”
일상적인 듯 별다른 톤의 변화 없이 서로 묻고 답하는 그들, 그러나 그들이 지금 앉아 있는 곳의 풍경을 보자면 그들은 지금의 풍경과 매우 이질적인 존재들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제 집 안방인 양 바닥을 쿵쾅거리며 뛰어노는 남자아이들, 바닥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소곤거리는 여자아이들 아마 그녀들의 화제는 이 놀이방 안을 떠억 하니 차지하고 있는 두 남자에 대한 이야기이리라. 거기에 어린나이에 벌써부터 여자아이에게 관심이 있는지 다소곳이 앉은 여자아이 옆에서 치근덕대는 단정한 옷차림새에 얼굴이 뽀얀 핸섬한 꼬마, 남자애들 못지 않은 육중한 박력을 벌써부터 사정없이 주위로 뿌려대며 남자애들을 기죽이는 육중한 여자아이, 등등...
“혜미는 어디 갔냐?”
“아까 놀이방 선생님이랑 이야기 좀 한다고 나갔다.”
“그래.”
혜미가 심심하거나 기분 전환하러 가끔 들린다는 이 놀이방, 솔직히 말해서 이 시끄럽기로는 기차화통을 능가하고 하는 짓은 처키 100명 정도가 달라붙는 듯한 어린 괴물들이 뭐 그리 좋을까 하지만, 일단 꼬마들만 보면 사족을 못 쓰고 달려드는 혜미의 성격을 볼 때 정말 사랑의 힘이 아니라면 따라오기 힘든 것이리라. 물론 혜인은 오빠란 이유 하나만으로 차 운전수로 끌려온 것이긴 하지만...
“그런데 그 여자애는 정말 문제없는 거냐?”
“하하... 걱정도 팔자다. 걔는 그냥 동생으로 데리고 다니는 거라니까. 거기에다 내가 설명해 줬잖아. 인간이 아니라. AI일 뿐이라고...”
형민은 이미 혜미와 혜인에게 가이아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었다. 물론 데이모스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이것저것 이야기 하던 도중 나온 말이었지만, 혜미와 혜인은 그런대로 수궁하는 눈치, 혜미가 조금 어색한 반응을 일으키기는 하지만, 그녀는 형민을 믿는다는 말로 말끝을 흐렸다. 아무래도 여자이다 보니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이유를 알 수 없는 형민은 고개만 갸웃거릴 뿐...
“오빠! 다 끝났어요.”
혜미가 웬 여자아이를 안고서 실내로 들어왔다. 올망졸망 귀엽게 생겨 나중에 남자 꽤나 울릴 만한 미모를 벌써부터 내포하는 듯한 그 꼬마 아이는 형민이 혜미에게 반가운 듯 손을 들자 잠시 형민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혜미의 귀에 대고 소곤거렸다. 아니 말은 소곤거린다지만 그것은 이미 소곤거리는 수준이 아니었다.
“언니! 너무 아저씨 같아! 나한테 시집 와!”
일반적으로 자신이 여성인 경우 그 명칭이 시집이 아닌 장가라는 것과 또 현재 결혼하는 여성들 중 아직까지 남성과의 결혼이 90프로라는데 비추어 볼 때 어린나이에 벌써 너무 높은 경지를 깨달은 듯한 그 꼬마아이의 말은 둘째 치고서라도 형민은 왠지 모를 끓어오르는 분노에 그 여아에게 도끼눈을 치켜세웠다.
“메야!”
“앗! 꼴에 화낸다.”
하지만 다행이랄까...혜미는 그 여아의 말을 당장 수정시키며 형민의 편을 들어주었다.
“미희야! 그럼 못써. 그 분은 언니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라니까!”
“히잉!”
“험험! 혜미야 나가자.”
꼬마의 말에 발끈한 형민이나 그것을 어루만져 달래주는 듯한 혜미의 꼴이 그리 좋지 않은 듯 혜인이 나갈 것을 종용하자 둘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말에 동조했다.
“나가자.”
“네.”
거리로 나선 셋은 목마르다는 혜인의 채근에 근처 카페로 잠시 들어갔다. 노란 꽃들
을 잘 말린 듯 예쁘게 장식해 가게 이곳저곳에 걸어놓은 작고 아담한 아치형 창문들이 있는 카페, 천정은 둥근 돔의 모양으로 오목하게 들어가 있었지만 그 한가운데로 보이는 신비한 문양이 특히나 아름다워 보이는 그런 곳이었다.
“이 가게 주인 리얼판타지아 하는 모양이네요?”
“어째서?”
“저건 리얼판타지아에 등록된 길드문장 중 하나라구요.”
“그래?”
혜미의 감상에 형민은 천장 한가운데에 장식된 문장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어떤 글씨는 아닌 듯 어떤 형상을 나타내는 듯 간단하게 표현된 문장... 문장을 잠시 관찰하던 형민은 혜미에게 눈을 돌렸다.
“...”
“오빠? 왜 그래요?”
창가에서 내리쬐는 햇빛에 반사되어 밝게 빛나는 혜미의 고운 얼굴, 얇고 투명한 피부... 가벼운 베이스 메이크업을 한 듯 하지만 너무나 잘 어울리고 눈은 햇빛에 살풋 깊게 음영 지워지는 듯하지만 짙은 속눈썹이 유난이 아름답다. 티브이나 광고에 나오는 그런 성형미인의 정형화된 인상은 아니지만 뭔가 특색 있는 그녀만의 향기가 묻은 외모, 혜미만이 세상에서 따로 동떨어진 무언가 하나의 존재인 듯한 느낌, 그것은 특별함, 단하나 라는 느낌, 햇빛에 반사되어 자신을 쳐다보는 그 눈길이... 눈길이
“아... 너무 사랑스러워.”
“에에?”
난데없는 형민의 발언에 고개를 포옥 숙이고서는 아무 말도 않는 혜미, 고개 숙인 혜
미의 얼굴이 어떨지는 상상할 수 없었지만, 혜인의 반응만큼은 보지 않고도 느낄 만큼 폭발적이었다.
“젠장! 앤 없는 사람 서러워서 살겠나!”
“뭐.. 별로 미안하진 않군.”
“뭐시라?!”
잠시 소란스러운 두 사람, 하지만 카페 주인인 듯한 예쁘장한 아가씨의 제지로 두 사람은 테이블에 앉았다.
“그럼 전직은 끝난 거예요?
“그렇지.”
혜인이 차를 주문하는 사이 혜미가 형민에 대해 묻자 형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형민은 데이모스로 돌아와 가이아와 잠깐 만나고서 곧 바로 로그 아웃 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미 게임에 너무 오랫동안 접속해 있었기에 특별히 시간 제안 경고음이 없더라도 나가야 하는 상황. 물론 뇌파를 이용한 리얼 판타지아의 특성상 게임으로 인한 정신적인 피곤함이나 육체적인 피곤함은 없었다. 영상을 나타내는데 필요한 것은, 단순히 뇌파를 이용한 인간의 뇌 속에 잠재된 기억들...기계들은 사용자의 기억들을 일깨워 그것을 자신들이 모델링한 모습으로 변형하여 사용자에게 전해준다.
물론 그 모델링할 표본 기억들도 게임 전 어느 정도 주입식으로 인간에 뇌에 저장하지만, 그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써 완벽하지는 않은 상태였다. 아무튼 그렇게 게임에서 나온 형민은 혜미가 너무 집안에만 틀어 박혀 있지 말라는 말에 이렇게 함께 외출을 한 것이었다.